파묻힌 여성 : 여성의 눈으로 본 선사시대, 젠더 고고학의 발견

파묻힌 여성 : 여성의 눈으로 본 선사시대, 젠더 고고학의 발견

$20.99
저자

마릴렌파투-마티스

프랑스의선사학자.파리6대학에서지질학석사학위를받았고,동대학원에서선사학박사학위를받았다.프랑스국립과학연구센터(CNRS)의연구책임자이자프랑스국립자연사박물관선사학과(MNHN)에소속되어있다.주로네안데르탈인과산족의행동및선사시대여성에대해연구해왔다.《야만인과선사시대,서양인의거울(LeSauvageetleprehistorique,miroirdel’hommeoccidental)》《매머드의역사(Histoiresdemammouth)》《폭력과전쟁의선사시대(Prehistoiredelaviolenceetdelaguerre)》《네안데르탈A에서Z까지(NeandertaldeAaZ)》등다수의저서를썼다.2014년레지옹도뇌르훈장을받았다.

목차

프롤로그:조작된선사여성

1장선사시대여성을향한몽상적인시각
선사시대의사람:원숭이에서영웅까지
폭력은선천적인가

2장선사학은어떻게등장하게되었나
열등한존재
종속된자
성차별주의이념의탄생

3장선사시대의여성의재발견
선사시대의여성
신석기시대와금속시대의여성

4장끝없는저항
고대부터중세시대까지
르네상스부터계몽시대까지
혁명의소용돌이속에서
1848의여성들
20세기와그이후

에필로그:여성과페미니즘의과거와현재

인류진화의주요연표
옮긴이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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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젠더고고학의관점에서
새롭게바라본선사시대여성

“이남성적유산,이차별의이유는무엇인가.
수만년의일방통행의뿌리는무엇인가.”_《라리퍼블리카》

선사학은멀게는300만년전에서가깝게는1만년전까지,과거존재했던인류의사회와문화를연구하는학문분야로,19세기중반부터유럽을중심으로시작되었다.당시유럽사회는기독교와고대그리스·로마문화를기반으로하는남성중심의가부장적가치관이지배적이었다.여성을‘신의뜻’으로뿐만아니라‘본질적’으로도열등한존재로여기던당시의시대정신은이학문분야에도그대로반영되어이어졌다.

오랫동안선사학자들은남성을집단의생존을지켜주는강한존재이자진보를이루어내는창의적인존재로그리는반면,여성은약하고의존적이며수동적인존재로묘사했다.각종회화와조각,책,잡지삽화,교과서등도이같은집단상상력을조장하는데일조했다.여성이살림터에서아이를낳아기르고,집안일을하는사이,남성은밖으로나가사냥,낚시,도구와무기제작등을도맡아했다는식이다.그러나이러한묘사는타당한것일까?

《파묻힌여성》은그동안당연한것으로받아들여지던선사시대여성에관한여러해석이사실은과학적논거가취약하며편견으로바라본것이었음을날카롭게지적한다.프랑스의중견선사학자인저자마릴렌파투-마티스는다양하고방대한자료를통해그동안선사시대여성의역할이극히왜곡되어왔음을논증한다.또한여성에대한뿌리깊은편견과오해를지적하고,인류가더나은미래를위해양성관계를건강한방식으로새롭게정의할필요가있다고제안한다.

“구석기시대에여성이남성보다지위가낮았다는
고고학적주장은전혀설득력이없다.”_《르몽드디플로마티크》

프롤로그에서선사시대를바라보는도식화된고고학적해석이과연타당한지문제를제기한데이어,제1장에서는선사시대여성을향한남성적인시각을비판적으로검토한다.또한선사시대사람에게부여된동물적이고폭력적이라는고정관념에대해서도고찰한다.예컨대구석기시대인류화석에남아있는외상의흔적을살펴봄으로써,이들이침략과경쟁만큼이나협력과서로돕기를통해살아남을수있었음을알수있다.

제2장에서는여성에대한폄하와왜곡된시선을형성하고고착되게한역사적·사회적배경을면밀히살핀다.이를위해저자는유럽사상사의바탕을이루는한축인고대그리스까지거슬러올라간다.일부사상가들이여성의지적·도덕적열등함에대한편견에반대하기도했지만,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를비롯한많은철학자는여성을‘미숙한인간’또는‘잘못된남성’으로인식한저술을남겼다.고대의술을대표하는히포크라테스는여성에대한뿌리깊은의학적편견을각인시켰다.이러한시각은유럽문화의바탕을이루는두번째축인기독교가뿌리를내리면서더욱왜곡되었다.여성이인간의모든고통인‘원죄’를불러왔기에모든비난과멸시를받아마땅하다고여겼던것이다.그리하여여성은독립된존재로인정받지못했으며,육체마저남성의소유물로인식되었다.르네상스와계몽시대를거치면서유럽사회는기독교라는획일화된세계관에서벗어났지만,여성에대한부정적인인식은‘과학’이라는틀을빌려오히려공고해졌다.이러한관점과인식이바로성차별적인인식과해석의바탕이된것이다.

제3장은최근새롭게발견된고고학자료와연구결과를바탕으로지금까지의해석을검토하고,젠더고고학을비롯한새로운해석을제안한다.젠더고고학은남성적가치를중심으로구성된현대서구사회의규범을과거사회에적용하거나,생물학적결정주의관점으로과거사회를해석하는것을비판한다.풍부한사례와연구결과를근거로,저자는구석기시대의여성이남성못지않게인류의진화와문화발전에온전한주체로서공헌했음을주장한다.구석기시대‘여성상(비너스)’과‘새김그림’등예술품을통해당시여성의사회적인역할을들여다본다.“구석기시대여성의지위가남성보다낮았다는가설을입증하는고고학적자료는전혀없다.”한편신석기시대는인류의정착생활이보편화되고,농경과목축이시작되면서생산경제로전이되는시점이다.이러한변화는가족관계와양성관계,사회적변화까지불러온다.저자는이때부터여성의사회적지위가낮아지고양성관계가뒤틀리기시작했다고여긴다.예컨대신석기시대까지만하더라도신성한존재로숭배받던여성신은점차지위가약해지다가남성신으로대체되고야만다.

제4장에서는여성의끝없는저항을살핀다.시대마다악조건을극복하고자신들의몫을해내고그릇된인식을바로잡고자애쓴여성들이있었다.프랑스여성들은인권과자유,평등을내세운시민사회를가져온남성들과함께새로운사회를만들고자노력했다.그러나이들의역할은쉽게받아들여지지않았다.20세기에이르러서도여성들은여전히사회적차별과억압에서벗어나기위해서끊임없이고군분투해왔다.에필로그에서는페미니즘의역사와여성이앞으로나아갈길에대한제안을담았다.현대여성의지위가예전보다나아졌다고는하지만,아직도모든분야에불평등은남아있다.고고학을비롯한학술분야도예외가아니다.저자는다가올미래에는하나의성이다른성을지배하는것이아니라상호보완적인사회가되어야함을피력한다.

이책은지금까지선사시대사회에대한남성중심적인식이바뀌어야한다고제안한다.물론저자의말대로지금까지의해석과이해를뒤집을수있는자료가아직충분치않다.하지만그반대도마찬가지다.그저바라보는관점만다양해져도우리는선사시대사람들과사회를제대로이해할수있을것이다.

책속에서

12쪽선사시대여성의존재가잘드러나지않는다는점을지적하면,흔히그시대여성의사회적·경제적역할을확인할근거가거의없기때문이라고들한다.그런데이는남성도마찬가지다!남성이라고해서더많은증거가있는것도아닌데,어떻게남성은대형동물의사냥꾼이자발명가(도구와무기를제작하거나불을다루는자),예술가,혹은더나아가전사나새로운영토의정복자로묘사될수있었을까.

17쪽성에따른역할과지위를구별할수있는확실한증거가없음에도불구하고,선사학자들은선사시대사회를이분법적시각으로바라보았다.남성은강하고창의적이지만여성은약하고의존적이며수동적이라는것이다.

41쪽남자들이보기에여자는어떤존재일까?손사래를치기도하지만,한편으로는갈망하기도하는존재다.여자는얼마만큼은사람이다.크로마뇽사람이네안데르탈사람에게할만한말이다.실패한스케치다.동물임에틀림이없지만,본질이불확실하고불안한존재다.본능때문에권력을갖기도하고권력에소유되기도한다.항상불완전하고,본질에서죄인이다.따라서여자를감시하고처벌해야마땅하다.

171쪽동굴벽화든지닐예술품이든누가만들었는지를알기는매우어렵지만,최근의연구는동굴에여성들이왔음을확인하고있다.프랑스와스페인의8개동굴에서약2만5,000년전에만들어진손자국32개가발견되었는데,그중대다수는여성이만든것이다.

198쪽9세기중반에살았던바이킹전사로일컬어지던이남자는사실은키가170센티미터가량이고나이는30대인여성전사였다.함께매장된장기판이전술연습용이었을것으로보이기때문에,어쩌면그녀는전쟁을이끌던여성족장이었을지도모른다.…여성들이전사였음을입증하는수많은역사적증언이있는데도,역사가와인류학자대부분은이들의존재가신화일뿐이라고한다.

221쪽여성이경제적으로나정치적으로나역할이전혀없는학문적·사회적분위기였던19세기중반의생각이지금도이어지고있지만,이른바원초적인‘여성적특성(naturefeminine)’과연계된신화를비판하고무너뜨릴때가되었다.

282쪽우리의지식이많아질수록가부장제에인류학적근거가전혀없음이드러난다.가부장제는우리사회에서“자연스러운”느낌이들만큼깊이뿌리내리고있지만,기준을바꿔서가장오래된사회로시간을거슬러올라가면,젠더사이의위계화가사실은편견에근거한다는것을이해하게된다.가부장제는그것을지지하는사람들이우리에게믿게만들려고하는것보다훨씬취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