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수업 (양장)

연기 수업 (양장)

$28.38
Description
박찬욱 감독이 극찬한 《사브리나》 작가의 최신작
목정원 작가가 빚어낸 단아한 번역문
영국 〈가디언〉지 선정 ‘최고의 그래픽노블’(2022년)
만화로는 사상 처음으로 세계 3대 문학상으로 일컬어지는 부커상 후보에 랭크되어 화제가 되었던 작품 《사브리나》는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박찬욱 감독, 이동진 평론가 등이 추천하기도 했다. 이 책 《연기 수업》은 해당 작가의 최신작으로, 단조로운 삶을 살아가는 중간 계층 언저리의 여러 군상들을 매혹적인 스타일로 그려내고 있다. 작품 속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연기 수업’에 참여하게 된 열 명의 사람들은 일상과 다른 역할을 연기하며 해방감을 느끼지만, 점점 모호한 현실감 속에서 미지의 세계로 빨려 들어간다.

때로는 오싹하고 때로는 환상적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들의 복잡한 타래를 특히 “새로운 세대의 문장가”라기에 모자람 없는 목정원 공연예술이론가가 정갈한 문장으로 번역했다. 대형 양장 판형으로 보통 책의 두 배 정도 되는 크기이며, 작품의 미니멀한 라인과 풍부한 색감을 온전히 담아내기 위해 원서보다 고급한 종이(초판 한정)를 한국어판에서 적용했다. 영국 〈가디언〉지 선정 ‘2022년 최고의 그래픽노블’ 중 하나.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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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닉드르나소

저자:닉드르나소
1989년일리노이주의팔로스힐스에서태어나거기서자랐다.《비벌리》(2016)와《사브리나》(2018)를썼으며,《사브리나》는‘걸작’,‘충격적인예술작품’이라는평가를받으며그래픽노블로는최초로맨부커상후보에올랐다.《뉴욕타임스》‘올해의책’,《가디언》‘올해최고의책’으로선정되었으며,앙굴렘국제만화축제에서‘새로운재능상’을수상했다.아내와두고양이와함께시카고에살고있다.

역자:목정원
서울대미학과와동대학원을졸업하고,프랑스렌느2대학에서공연예술학박사학위를받았다.여러대학에서공연예술이론및예술학일반을가르치며,변호하고싶은아름다움을만났을때비평을쓴다.산문집《모국어는차라리침묵》이있다.

목차

본문
역자후기

출판사 서평

그래픽노블최초,부커상후보작가의최신작
목정원공연예술이론가의정갈한번역

작가닉드르나소가신작《연기수업》으로돌아왔다.2018년화제작《사브리나》이후4년만이다.당시《사브리나》는만화최초로부커상에노미네이트되며세계독자들에게깊은인상을남겼다.“충격으로산산이부서지는듯하다.”(뉴욕타임스)“문예만화를한단계진전시켰다.”(가디언)“오늘날세계가느끼고있는점을오싹하게증류해냈다.”(NPR)한국에서는박찬욱감독과이동진평론가도《사브리나》에추천사를남긴바있다.

신작《연기수업》에서작가는특유의그림체와진지한주제의식아래새로운이야기를펼쳐보인다.작품속에는저마다의사정으로일상에서불안과무기력,좌절감등에조금씩은젖어있는캐릭터들이여럿등장한다.이들은미스터리한인물존스미스가일반인을대상으로모집한‘연기수업’에지원하며한자리에모이게된다.열명의참가자들은네번의무료세션에서일상과다른역할을연기하며해방감과자유로움을느끼지만,점점모호한현실감속에서미지의세계로빨려들어간다.작가는오늘날불안한평온속에서살아가는중간계층언저리의삶을오싹하게포착해낸다.

이책의대사는그림체만큼이나간결하고단순하지만,그속에는복잡한감정이요동친다.모호하고미스터리하며신비스러운뉘앙스들이곳곳에자리하고있다.이번역을“새로운세대의문장가”라기에모자람없는목정원공연예술이론가가맡아정성스럽게담아냈다.목정원작가는2021년데뷔단행본《모국어는차라리침묵》에서한국어문장이도달할수있는새로운깊이와넓이를보여준바있다.목정원작가의공연예술전문지식역시번역의신뢰성을더한다.아울러한국어판말미에실린‘역자후기’는그자체로아름다운산문으로서독자들에게좋은선물이된다.

단절,불신,조작의태피스트리
작품성을온전히담아내는한국어판물성

닉드르나소는4년동안서서히작품의윤곽을잡아나갔다고한다.다수의캐릭터초상화를그리고이들의피규어를만들며,점점캐릭터를구체화해나갔다.그렇게어느정도현실성을얻게된캐릭터들중상당수가채택되어이작품속에녹아들었다.또한그가평생을살아온미국일리노이주쿡카운티의평범하거나어쩌면흉한공간들이오랜시간에걸쳐캐릭터들과통합되었다.(유튜브다큐멘터리참고:https://youtu.be/4rkwKEGhcUc)

《연기수업》의그림체는미니멀하고윤곽선이분명하다는점에서전작들의연속선상에있지만,컬러의경우한층컬러풀한느낌을준다.이는작품내용상현실과허구의경계가모호해지며환상적인장면들이여러씬어우러지기때문인것같다.한국어판에서는원서의커다란판형크기를고스란히가져오면서,종이의경우에는컬러와선명한윤곽선을보다잘살릴수있도록원서를뛰어넘는고급지(초판한정,앙상블E클래스)를채택했다.

권태로운결혼4년차남편과아내.자기몸을편하게생각하는누드모델.걱정이많은할머니와손녀.친구가거의없고보잘것없는직업을가진여자.어딘지불안해보이는엄마와어린아들.물리치료사와전과자….참가자들은모호한불안감과함께점점더연기수업에빠져들게된다.그과정에서모임의가장깊은두려움과욕망이드러난다.작가는정체성과표현간의긴장을탐구하면서우리를이불안한여정으로안내한다.

‘역자후기’중에서

삶이연극같다는생각을해본적있나.세계가커다란무대같다는생각.어쩌면무언가를견디기위해.어떤납득을위해.그연극을물끄러미바라본적이있나.그때당신은여전히연극속에남아있었나.아니면연극바깥이었나.연극바깥의풍경이어떤지알고있는가.극장을나서돌아갈집이있는가.거기서쉴수있는가.모든이야기의끝에쉼이있는가.아니면이무대가고작세계의끝인가.(중략)

그렇다면왜이토록마음이아픈것일까.단지연극에서연극으로,그들은지나간것에불과한데.왜여전히무언가는가짜같고누군가는속는듯할까.신이사라진세계에서진짜노릇을하는무언가가남아있기라도하듯.(중략)

거기서우리는캄캄한호수위,아무리노를저어도먼불빛하나찾을수없는막막한밤을지나며.각자가찾아헤매는그하나의얼굴이언젠가완성될지라도혼자서는그얼굴을확인할수없다는것을마침내이해하며.삶과연극의유비에서가장강력한것은그것이끝난다는사실이므로.끝나기전까지는하염없이좇을수밖에없는그하나의질문을비틀어보면어떠할는지.이무대위에서다만우리서로에게어떤얼굴이되어줄까.서로에게.

편집자노트

사실저는그래픽노블분야의애독자라고하기는어렵지만,네,닉드르나소의작품만은예외입니다.일상에서아슬아슬하게봉합되어있는지점이라고할까요.그런것들을파헤치고드러내는데작가는발군의기량을가지고있기때문입니다.만약노블(소설)의독자라면,특히문학적인소설의독자라면아마도이책을무척이나아끼게될것입니다.더구나그림이주는감정적인힘은대단하더군요.서사가그야말로온몸에스며들어며칠동안피부바깥으로얇게한층을이루는느낌이었습니다.《연기수업》의출간을준비하면서마침하마구치류스케의영화를보게되었습니다.그리고〈드라이브마이카〉의세계와〈해피아워〉의세계,이책《연기수업》의세계가상상속에서만나고부딪히고섞이는듯했습니다.편집을하면서가장많이들었던노래는뉴진스의노래들입니다.《연기수업》과뉴진스가어떤어울림인지는명확하지않습니다만,제겐‘느른한꿈의입구’라는단어가자주떠올랐습니다.독자여러분은이책을어떻게보실지,저는같은독자의한명으로서많이궁금합니다.삶의한대목을이작품과,이저자와,이역자와함께해서행운이라는생각입니다.

추천사

“실제와가상사이그미세한경계를탐험해가는아마추어연기그룹에관한매혹적인이야기는밤이깊도록책을덮지못하게했다.이책은주체를재구성하는예술의힘뿐아니라그힘에순응하는일의위험을역설한다.기묘하고,완전히독창적이며,지극히만족스러운작품이다.”_에시에디잔,《워싱턴블랙》저자

“능란한서술,정교한레이어,그리고우아한연출.닉드르나소는현재활동중인어떤작가보다도더,특별하게미국적인권태와불길에민감하다는것을이작품은또한번입증한다.”_케빈배리,《탕헤르행밤배》저자

책속에서

20쪽
존:“오랫동안이수업을해오면서거듭확인하게된한가지는모두가예외없이자기만의고유한무언가,누구도따라할수없는무언가를지니고있다는점이에요.우리는그점에집중할거고요.”

54쪽
글로리아:“왜실제우리물건을건드리고있죠?”
토머스:“퍼포먼스의일부예요.그냥연기라고요.죄송해요.”
글로리아:“그냥퍼포먼스일뿐이라면왜사과를하죠?”

69쪽
루:“부탁좀들어줄래?”
소녀:“네?”
루:“문좀닫아줘.”

90쪽
존:“예전에읽었는데,한연구에따르면무언가를믿는사람들이통계적으로오래산대요.행복한사람들도그렇고요.우리임무는명확하다는뜻이죠.뭔가를믿고,행복해질것.”
로지:“나도그거읽었어요.우울한사람들이세상을좀더정확히본다고도쓰여있었죠.”
라얀:“아,그것참우울하네요.”

102쪽
사만다:“물좀틀어볼래?”
글로리아:“이거물낭빈데.”
사만다:“들으면고요해져.”

136쪽
패트릭:“과거의일들은다이유가있는거야.사람은누구나실수를해.세상은지독한곳이지.우리는모두제속에악마를품고있고.넘어서야해.너자신을용서해.도움이좀돼?”
닐:“응.나아지고있어.”
패트릭:“기분이좀나아?”
닐:“응.”

146쪽
토머스:“죄송한데.다른질문하나해도돼요?지난수업때당신씬에서는무슨일이일어났나요?”
루:“좀가물가물해요.거의기억이안나요.잠들었던것같아요.그렇지만행복했어요.그건생각나요.”

156쪽
엔젤:“저자신을마침내돌볼수있게됐어요.이경험이눈을밝혀줬죠.”
로지:“당신자신을돌보고있지않잖아요!”
엔젤:“하염없이걱정만하느라인생을낭비했어요.이젠안그래요.”

180쪽
존:“좋아요.모두공간에퍼져보세요.눈을감고30을세요.그러면서마음을씻는거예요.눈을뜨면연극은시작돼있을거예요.”

207쪽
닐:“남은인생뭐하면서살거같아?”
토머스:“모르겠어요.”
닐:“딱그만한감방에서평생을보낼거다.견딜수있겠어?”
토머스:“바꾸려고노력해봐야죠.”
닐:“너같은인간수없이다뤄봤어.넌안바뀌어.”

223쪽
대니엘:“힘든하루였어요.”
글로리아:“저도요.”

253쪽
존:“그래서,씬은마음에들었나요?”
데이비드:“좋았어요.발전하고있는것같아요.어떻게생각하셨는지여쭤봐도될까요?”
존:“잠재력이있는것같아요.”
데이비드:“감사해요.”
존:“그렇지만더개선할곳도많고요.”
데이비드:“동의해요.”
존:“그럼계속하실건가요?”
데이비드:“물론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