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우크라이나보다영토가큰나라는러시아밖에없다.프랑스도독일도우크라이나보다작다(유럽영토한정).그만큼우크라이나는커다란나라다.더구나이거대한땅을우크라이나라는이름아래하나로모은역사는그리오래되지않았다.가령크림반도만해도1950년대에서야우크라이나에편입되었을정도다.요컨대우크라이나를단순하게파악하기란그태생부터어려운일이다.
이책의저자는무리한단순화가역사왜곡이나국제정치적진영논리에빠지기쉽다고보고,우크라이나전역의다채로운역사와문화를그결대로고스란히보여주고자한다.이를위해전국각권역에서주요도시열네곳을고르게선정해기행문의틀아래제시한다.
수도키이우는물론,동부의드니프로,하르키우,카먄스케,자포리자,남부의오데사,미콜라이우,헤르손,서부의이바노프란키우스크,루츠크,테르노필,돈바스의세베로도네츠크,크라마토르스크,마리우폴이그대상이다.
저자에따르면,“우크라이나영토에사는사람들은수백년동안전혀다른역사적경험”을해왔다.“서로다른역사적유산을지닌여러지역의사람들”을한데묶어놓은것이바로지금의우크라이나다.그렇기때문에이책이취한각도시에대한개별접근이전체로서의우크라이나를파악하기위한가장효과적인방법일수있다.비유컨대,하나의소실점아래장대한풍경화를그리기보다는여러조각조각들의패치워크를만든것이다.
저자는이러한작업을하기에모자람없는전문성을수년동안쌓아왔다.학부와석사과정에서러시아와인접지역에대한공부를했으며,우크라이나한지역의역사적사건을박사논문의테마로삼았다.오랫동안우크라이나역사를전문적으로탐구해온것이다.이책이단지여행자의감상적인인상기를넘어서,뛰어난우크라이나역사교양서로서역할을할수있는이유이다.저자는여행에서마주치는풍경이나유적들의생생한모습을전하는한편,관련된역사지식들을충실히풀어놓는다.
특히이책의현장성을주목할만하다.문헌에바탕한우크라이나역사서들은국내를포함해외국에도제법발간되어있지만,이렇게현장을직접누비면서역사를돌아보는책은본서가유일한듯하다.저자가직접촬영한100컷정도의사진이책에수록되어생생함을더한다.
저자는우크라이나의매력과각지역의독특함을애정을담아전한다.그런한편젊은학자의정직한눈으로우크라이나의어두운면도함께그려낸다.도시의현장곳곳에서소련시절역사흔적지우기가한창진행되고있음을구체적으로알리고,그아이러니와부당성에대해짚어본다.또한우크라이나의극우화경향을비판적인시선으로바라보며우려를표하기도한다.우크라이나의온전한모습을,있는그대로의우크라이나를이책에서만나볼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