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풀

아트풀

$17.00
Description
소설, 에세이, 비평이 마법처럼 결합된 이야기
앨리 스미스의 여섯 번째 장편소설로, 기존의 틀과 형식을 깬 작품에 수여하는 골드스미스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강연 원고를 표방하고 있지만, 텍스트는 소설, 에세이, 비평의 형식을 넘나든다. 상실과 회복이라는 보편적인 주제의 이야기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문학을 비롯한 예술사의 빛나는 대목들을 절묘하게 통합해놓았다.

이야기는 화자가 연인의 망령과 마주하면서 시작된다. 화자는 상실감과 혼란스러움 속에서 죽은 연인이 남긴 강의록을 뒤적인다. 시간, 형식, 경계, 제안 및 반영. 이들 네 개 주제에 대한 강의록은 예술과 그 너머에 관한 밀도 높은 생각들을 담고 있으며, 화자는 이것들과 함께 보통의 일상을 향해 서서히 나아간다.

주요 모티프를 제공한 찰스 디킨스는 물론, 발터 벤야민, 실비아 플라스, 에밀리 디킨슨, 히치콕, 버지니아 울프, 토베 얀손, 마거릿 애트우드 등 수많은 교차점과 평행선으로 텍스트가 빼곡하다. 모더니즘과 리얼리즘, 둘 사이의 새로운 균형점을 제시한다.
저자

앨리스미스

저자:앨리스미스
1962년스코틀랜드인버네스의노동계급집안에서태어나유년기와청소년기를보냈다.애버딘대학교에서영어영문학학위를받은뒤,케임브리지대학교뉴넘칼리지에서미국및아일랜드모더니즘박사과정을밟았다.여러편의희곡을써서에든버러페스티벌프린지무대에선보이다가,1995년첫단편소설집《프리러브》(FreeLoveandOtherStories)를발표했다.그후활발한소설집필을하여《호텔월드》(HotelWorld,2001)로앙코르상,《우연한방문객》(TheAccidental,2005)으로코스타상,《둘다되는법》(HowtoBeBoth,2014)으로베일리스여성문학상과코스타상,《여름》(Summer,2020)으로오웰상등을수상했다.《아트풀》(2012)은작가의여섯번째장편소설로,기존의틀과형식을깬소설작품에수여하는골드스미스상최종후보에올랐다.작가는2007년영국왕립문학협회회원으로선출되었으며,2015년대영제국훈장을받았다.2024년에는문학에기여한공로로옥스퍼드대보들리언도서관의최고영예인보들리메달을수상했다.현재영화감독세라우드와함께케임브리지에서살고있다.

역자:이상아
7년동안회사생활을하다가번역의길로접어들었다.통역번역대학원에서한영번역으로석사학위를취득한뒤번역뿐아니라‘각종언어서비스’라는범주에더어울릴만한여러가지일을경험했다.책을매개로다양한사람들과소통하고있으며,읽고쓰는일을이어가고있다.옮긴책으로는《불볕더위에대처하는법》이있다.

목차


도판

1장시간에관하여
2장형식에관하여
3장경계에관하여
4장제안및반영에관하여

자료출처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앨리스미스는진정으로모던한
천재이다.”_알랭드보통

소설,에세이,비평이마법처럼결합된이야기

앨리스미스는스코틀랜드출신의작가로,국내에제법여러권의책이번역되어있다.계절4부작부터,《호텔월드》,《우연한방문객》등꾸준히소개되어왔다(2024년7월기준장편소설12편가운데9편이한국어로번역됨).자국의일부언론에서는노벨문학상후보로꼽기도할만큼문학성을인정받고있으며,수상경력도화려한편이다.한국독자들에게익숙한맨부커상최종후보에네번올랐으며,코스타상,오웰상,베일리스여성문학상등을받았다.대영제국훈장도수훈했으니국민적인지명도가있음을미루어짐작해볼수있다.

이책《아트풀》은앨리스미스의여섯번째작품으로원서는2012년에발간되었다.작가의모더니즘스타일과예술론이잘드러나는이작품은죽은연인의망령과조우하고그가남긴강의록을뒤적이며서서히일상을회복해나간다는간단한줄거리를취한다.모두네개의장으로이루어져있는데,각장의키워드는순서대로시간,형식,경계,제안및반영이다.이것들을작가의예술론으로읽을수도있고,소설이야기그자체로흥미롭게읽을수도있다.이러한균형감은앨리스미스를새로운모더니즘의기수로위치시킨다.

작품의제목이자이야기의모티프가되는‘아트풀’은기본적으로찰스디킨스의《올리버트위스트》에나오는등장인물의별명이다.잭도킨스혹은존도킨스라는인물은소설에서‘아트풀다저’라는별명으로불리는데,국내주요번역본에서는이를‘교묘한미꾸라지’,‘교활한미꾸라지’,‘꾀돌이얌생이’등으로옮기지만,이책에서는해당단어의발음을단순한글표기했다.작가가이인물의유연함,의미의미끄러짐이라는특성에주목해《아트풀》의주제의식을투영한다고봤기때문이다.이작품에서아트풀의의미가모호하게사용됨으로써,보다폭넓은해석의공간이열린다.

모더니즘소설의현재;
예술과그너머에관한네번의강의

앨리스미스는우리시대의대표적인모더니스트로평가받는다.따라서모더니즘소설에대한약간의지식이있으면,《아트풀》을포함한그녀의작품을즐겁게감상하는데도움이된다.모더니즘이처음나타난것은20세기초이다.그전까지사실주의적작품(리얼리즘)이지배적이었는데,이경향의작품들은시간순서에의해차곡차곡서술되며,앞뒤맥락이질서있게정리되어있고,객관적인시선으로사건들이전개된다.우리가흔히세계명작소설로소비하는19세기작가들이여기에속하며,조지오웰이나코난도일,요새로치면히가시노게이고같은대중작가,전독시같은웹소설등도이런특징을공유한다.친숙하며이해하기쉽고몇가지유형으로스토리텔링방식이정형화되어있다.

그런데당시제1차세계대전이일어나면서그때까지의모든방식에일대의문이제기된다.사람들은문명의가공할파괴성에큰충격을받았고,다른방향을모색했다.소설영역도마찬가지여서,사실주의작품이도전을받게되었다.이렇게등장한모더니즘소설은시간순서에따른서술보다는공간적인구성을주로사용하고,객관적인서술이아닌인물의내면서술에초점을맞추며,흥미진진한사건이나줄거리보다내적경험이나개성을중요하게여겼다.앨리스미스,그리고이작품《아트풀》은바로이러한전통아래서있다.

《아트풀》은모더니즘의전통을계승하면서,거기에새로운숨결을불어넣는다.그것의주요한부분들은대개포스트모더니즘이라고요약되는특징들을담고있다.먼저형식의경계가중첩되거나해체되어있다.작가는이소설의첫머리에아주분명하게이책의내용이강연기록임을명시한다.그런데막상본문으로진입하자마자소설이되었다가,다시강연기록인듯에세이인듯모호한글이제시되고,작품내내이러한서술이번갈아가며반복된다.이렇게경계의중첩과해체는형식에대한해석,혹은음미를불러일으키며독특한미감을자아낸다.

또한《아트풀》은죽은연인의망령과조우한다는설정을가지고있는데,이렇게현실과상상의경계가흐릿해진상태에서널찍한사유의공간이마련되고,작가는이넉넉한영토를화려한상호텍스트성으로수놓는다.찰스디킨스,발터벤야민,실비아플라스,에밀리디킨슨,셰익스피어,히치콕,토베얀손,마거릿애트우드같은친숙한텍스트부터,필립라킨,톰건,크리스티나로세티,엘리자베스하드윅,조지매카이브라운등의다소생소한텍스트까지복잡다단하게얽히고설킨다.기존의의미가비틀리고재해석되면서사고가속박과구속에서풀려나다채로운상징과뉘앙스를띠게된다.

리얼리즘과모더니즘의
새로운균형점을제시하다

기성의눈으로보면,모더니즘계열의소설은어렵다.그러나앨리스미스의글은그리어렵지않다.단적으로20세기초의모더니스트인에즈라파운드나제임스조이스처럼난해하지않다.그녀는독자들과멀어지게만든과거모더니즘의언어적과잉에서벗어나,보다현대적인산뜻한길을가려한다.‘나’는죽은연인의강의록을뒤적이고,알수없는웅얼거림으로부터의미를읽어내려하고,그러나결국에는,아니처음부터리얼리즘의걸작《올리버트위스트》를맴돈다.이는마치리얼리즘과모더니즘의새로운균형점을암시하는듯하다.그렇다,앨리스미스는오늘날의모더니스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