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의 판다

화성의 판다

$15.00
Description
“아름다운 건 인간의 손이
닿을 수 없는 곳에 둬야 해”

김기창 작가가 펼쳐 보이는
기후소설의 새로운 지평
김기창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화성의 판다》가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작가가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이래 10년에 걸쳐 발간한 ‘공간 3부작’ 이후 처음 선보이는 SF 장편으로, 근미래인 2068년의 화성을 배경으로 한다. 화성 개척 임무를 수행하는 대원 중 한 명이 이탈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중심으로, 주인공 그레이의 사랑과 기묘한 꿈, 국가와 자본에 대한 성찰 등이 이루어진다.

서간체 형식으로 쓰인 이 작품은 지구의 기후 위기 가운데 화성으로 파견된 대원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른바 ‘기후소설’로도 읽힌다. 아름답고 세련된 문체와 더불어, 신체 장애를 지닌 대원들의 다층적인 서사, 폐허를 헤쳐나가는 담백한 방식 등이 인상적이다. 아울러 자본주의와 국가주의 같은 오늘날의 첨예한 이슈를 SF 세계 속에 녹여냄으로써, 리얼리즘과 환상문학의 교차점에서 새로운 지평을 연다.
저자

김기창

저자:김기창
경남마산출신으로대학에서사회학을전공했다.장편소설『모나코』,『방콕』,『마산』,단편집『기후변화시대의사랑』,『크리스마스이브의방문객』등을썼다.2014년‘오늘의작가상’을수상했다.

목차


1부
2부
3부
4부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사랑과국가와자본의경계에서
아스라한섬광을좇다

김기창작가의장편소설《화성의판다》가출간되었다.2014년《모나코》로제38회‘오늘의작가상’을수상한이후,《방콕》(2019),《마산》(2024)에이르는‘공간3부작’을10년에걸쳐마무리지은작가는,이번작품《화성의판다》에서근미래인2068년의화성으로독자들을초대한다.주인공마션(Martian)그레이가발신한이메일쉰일곱통으로이루어진서간체소설로,화성개척을위해파견대가행성에진입한이래200일동안의이야기를다룬다.

주인공그레이는화성에서식량을마련하고거주지를확보하는등여러생존활동을펼쳐나간다.그러던중파견대에서대원한명이단독행동을하며이탈하는사건이벌어진다.지구의자국이기주의에서발현된행동이아니냐는의심속에그레이는동료들과함께이탈대원을추적하기시작한다.미스터리한섬광과기묘한판다의형상이혼란을가중시키는가운데,미확인비행체까지가세하면서상황은더급박해진다.한편,그레이는다른대원퍼플을향한사랑을느끼며기묘한꿈을꾼다.

기후위기의벼랑에서
소설을쓴다는것

문명을근본적으로위협하는기후위기는사회적문제로숱하게거론되곤하지만,이주제가문학적으로다루어진경우는한국소설에서거의찾아보기힘들다.그래서김기창작가가2021년《기후변화시대의사랑》이라는단편소설집을펴냈을때많은주목을받았다.그는해당책에서기후위기를주요테마와소재로삼아새로운서사의흐름을발생시켰다.

이번책《화성의판다》에서도그영향을느낄수있다.특히소설의배경면에서그러하다.주인공그레이는전배우자와의추억을얘기하면서기후열대화로인한대홍수를언급한다.엄청난재난으로인해수만명의이재민과수백명의사망자가발생한사건이었다.또화성개척에나선선발대는‘인류의멸종’을염두에두고임무를펼치는데,그멸종의위협이란아마도더이상지구에서인류가살수없는환경조건이되는것임이암시된다.물론《화성의판다》에서이야기를이끌어가는주요동력은국가주의나자본주의로인한갈등이지만,소설의세계를근본적으로규정짓는것은기후위기이다.

리처드파워스같은작가가《오버스토리》로퓰리처상을수상할만큼,서구권에서는기후소설에대한관심과위상이높은편이다.김기창작가는한국문학의맥락에서기후소설의지평을열어나가고있다는점에서주목할만하다.

화성에서
새로운인류를꿈꾸다

작가는화성을단지황량한곳,개척해야할곳,요컨대지구의식민지격으로바라보지않는다.아무것도없기에무엇이든될수있는곳,하얀도화지에가깝다.작가는기후위기로인해인류가지구를‘탈출’한다면그것이과연무엇을의미하는지묻는다.화성에왜,누가가야하며,그곳에서의삶이어떠해야하는가.

《화성의판다》에서화성인들은스스로를한때지구에서멸종위기종보호의상징이었던‘판다’에비유한다.이고립된행성에서화성인들은판다처럼생존과번식을위해보호받아야하는존재가되었다.그리고그들은다시생존을넘어존재의의미와가치를모색한다.

작품속대원들은‘정상성’이라는기준에서벗어나있다.주인공을포함한모든인물들은성별이모호하게설정되고,그레이,핑크,퍼플,아이보리처럼국적이나인종을넘어서는새로운이름으로불린다.이들은새로운문명의초석이될이주민인동시에,기존의정상성을탈피한존재이기도하다.

흥미롭게도이들중대다수가지구기준으로는‘장애’를지니고있다.시력,청력,사지장애등다양한신체적차이를지녔지만,이는오히려화성이라는극한환경에서강점이되기도한다.이를테면불안정한발전상황에서정전이라도되면시각장애를가진사람이모두의안내자가될수있을테니까.이런능력자들이모두불편함없이살수있도록거주지‘플랫원’을설계하는것또한대원들의중요관심사이다.소설은성별,인종,장애를뛰어넘어다른형태의인류를모색한다.이러한‘화성인’들이만들어갈공동체의모습또한새로울것임을소설은암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