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당신의 손을 보여줘요

이제 당신의 손을 보여줘요

$14.00
Description
오직 피아니스트만이, 그 중에서도 알렉상드르 타로만이 들려줄 수 있는 콘서트 피아니스트의 삶!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타로가 자기 자신이라는 존재에 대해 직접 써내려간 에세이 『이제 당신의 손을 보여줘요』. 단순한 자기 삶의 편력이 아니라 다양한 소재들을 자유롭게 이어 나감으로써 훨씬 풍부한 사색을 담은 에세이를 창조했다. 저자가 콘서트 피아니스트로서 겪고 관찰한 일들, 즉 그가 살아가는 세계에 관한 묘사로 확대된다. 일류 콘서트 피아니스트가 아니면 볼 수 없는 풍경들이 가득하다.

공연 직전, 대기실의 거울에 비친 자신을 타인으로 인식하면서 시작되어 한 개인의 편력과 피아노 음악의 역사, 세계의 다양한 장소들과 몰개성한 호텔방들을 이야기한다. 세계 도처에 흩어져 있는 개성적이고도 아름다운 공연장들이나 공연이 끝난 뒤의 박수 소리와 닮은 소리를 내는 자갈들이 있는 작은 해변처럼 실제로 존재하는 공간들을 소개하는 동시에 그는 과거 속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피아니스트가 태어난 지점을 살피면서 거기서 일종의 기원을, 본질을 추출해내는데, 저자는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자기 삶의 모토를 추출한다.
그동안 피아니스트들의 내면은 여전히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작가들은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없고, 피아니스트들은 그 내면을 충분히 묘사할 수 있을 정도로 열렬히 글을 쓰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글솜씨가 좋은 피아니스트들이 여러 명 있지만, 그 솜씨를 자기 자신을 관찰하는 데 사용하지 않았거나 충분히 성공적이지 못했다.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하고, 그것을 통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이 모든 것을 짧은 이야기들의 묶음 속에 담아낸 저자의 에세이는 피아니스트의 내면을 가장 풍부하게 담아낸 기록 중 하나로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저자

알렉상드르타로저,백선희

저자:알렉상드르타로
1968년파리에서태어났다.다섯살에피아노를배우기시작했고,열네살에파리음악원에입학해니키타마갈로프,클로드엘페르,레온플라이셔를사사했다.프랑스바로크부터현대음악까지폭넓은레퍼토리를소화하며세계최고의콘서트피아니스트중한명으로꼽힌다.지금까지서른장이넘는음반을냈으며,매음반을녹음하기전에몽파르나스묘지에있는샤브리에의무덤에가서꽃을놓고온다.미하엘하네케감독의영화『아무르』에피아니스트‘알렉상드르’역할로출연했고,그영화의피아노연주도담당했다.

역자:백선희
덕성여자대학교불어불문학과를졸업하고프랑스그르노블제3대학에서문학석사와박사과정을마쳤다.로맹가리,밀란쿤데라,아멜리노통브,피에르바야르,리디살베르등프랑스어로글을쓰는중요작가들의작품을우리말로옮겼다.옮긴책으로[마법사들],[흰개],[레이디L],[하늘의뿌리],[앙테크리스타],[웃음과망각의책],[예상표절],[울지않기],[랭보의마지막날],[프루스트의독서]등이있다.

목차

시작
욕망

출판사 서평

오직피아니스트만이,
그중에서도알렉상드르타로만이전해줄수있는이야기

-미셸슈나이더가피아니스트글렌굴드에관해쓴책[글렌굴드,피아노솔로]의본문은글렌굴드가마지막실황공연을한날의호텔방을묘사하면서시작한다.그조용한방에서굴드는음악에관한상념에잠긴다.하지만이아름다운도입부는작가의상상력이빚어낸것이다.굴드는자신이왜공연을그만두고녹음에만집중하기로했는지에대해많은글을썼고음성인터뷰까지남겼지만,그마지막공연이있었던날밤에어떤생각을했는지기록하지는않았다.왜냐하면그는자기자신에대해서는거의말하지않았기때문이다.[글렌굴드,피아노솔로]의굴드는독백을하지않는다.아무도그걸들은적이없고,기록에남지도않았기때문이다.굴드의가장내밀한공간은비밀로남겨졌고,후세의작가들은그공간을'창작'할수밖에없었다.

피아니스트들의내면은여전히거의알려지지않았다.작가들은그안으로들어갈수없고,피아니스트들은그내면을충분히묘사할수있을정도로열렬히글을쓰지는않았기때문이다.글솜씨가좋은피아니스트들은여러명있지만,그솜씨를자기자신을관찰하는데사용한이는없었다.혹은충분히성공적이지못했다.

알렉상드르타로는이어려운작업을성공적으로해낸최초의피아니스트일것이다.공연직전,대기실의거울에비친자신을'타인'으로인식하면서시작되는그의에세이[이제당신의손을보여줘요]는자기자신이라는존재에대해직접써내려간이야기다.그래서그는피아노혹은피아니스트에대해이야기하기에앞서자신의꿈과몸을언급한다.어릴때부터겪었던불면증이남긴흔적들이묘사되고,이를극복하기위해복용해온알약들의이름이마치시처럼이어진다.

아르젠툼니트리쿰은시간에게시간을내주고,눅스보미카는여름으로부터보호해주고,브리오니아는겨울로부터보호해준다.에파르술푸리쿰은폭풍으로부터멀어지게해주고,스트라모니움은밤의악령들로부터멀어지게해준다.아룸트리필룸은말에실체를부여해주고,이리스베르시콜로르는말의무게를덜어준다.(20~21쪽)

이러한시적인묘사들은[이제당신의손을보여줘요]의이곳저곳에서아름답게빛난다.무명시절의타로가오르세미술관지하에서무성영화에반주를했던에피소드는환상적인단편소설처럼느껴지고,세상을떠난피아노선생님의장례식에서그가읽은추도사는작은시처럼책속에삽입돼있다.가족을위해바리톤가수의길을포기하고자동차정비사가된아버지가혼자방안에서부르는오페라아리아는짧고도애수어린문장들을통해전달되며,야외공연을마치고분장실에서나왔을때저멀리에서하얀고래를본이야기는마치꿈속의이야기처럼느껴진다.심지어유머도있다.공연중에들려오는기침소리를분석하고분류할때의타로는'우아한유머'가뭔지제대로보여준다.

이시적인순간들은결국타로가콘서트피아니스트로서겪고관찰한일들,즉그가살아가는세계에관한묘사로확대된다.일류콘서트피아니스트가아니면볼수없는풍경들이가득하다.타로는세계도처에흩어져있는개성적이고도아름다운공연장들이나공연이끝난뒤의박수소리와닮은소리를내는자갈들이있는작은해변처럼실제로존재하는공간들을소개한다.동시에그는과거속으로들어가기도한다.그는자신의조상을찾듯이피아노라는악기의역사와피아니스트라는직업의역사를언급하며,이를통해피아니스트가어디에서태어났는가를추적한다.이성찰은간략하고도핵심적이다.타로는피아니스트가태어난지점을살피면서거기서일종의기원을,본질을추출해낸다.그에따르면독주피아니스트는고독과노래속에서태어난존재다.가수를흉내내면서홀로무대에서노래했던19세기의손가락들.타로는이기원에서자기삶의모토를추출한다.한쪽에는고독과격리가있고,맞은편에는흥분과탐구가있다.

이렇게한개인의편력과피아노음악의역사,세계의다양한장소들과몰개성한호텔방들을한데담은이책은확고한주제의식속에서하나의이야기처럼줄곧이어진다.그주제란바로콘서트피아니스트의삶이다.타로는단순한자기삶의편력이아니라다양한소재들을자유롭게이어나감으로써훨씬풍부한사색을담은에세이를창조했다.이는거의수필의전범에해당하는것이다.나는누구이며,무엇을하고,그것을통해세상을어떻게바라보는가.타로는이모든것을짧은이야기들의묶음속에담았다.거울속의이미지에서시작해꿈속의이야기로끝나는이작고도다채로운에세이는피아니스트의내면을가장풍부하게담아낸기록중하나로오래도록남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