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지 않기 위하여 (어느 포로수용소에서의 프루스트 강의 | 양장본 Hardcover)

무너지지 않기 위하여 (어느 포로수용소에서의 프루스트 강의 | 양장본 Hardcover)

$15.00
Description
삶의 막다른 곳에 서있는 당신에게 소개하는 책
감동과 환희가 담긴 유제프 차프스키의 강의
프랑스 현대문학의 영원한 거장 마르셀 프루스트 탄생 150주년을 맞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처음 읽는 이에게, 유폐의 생활을 재현하게 된 이 시대의 이들에게 전하는 감동과 환희의 고백.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어느 포로수용소에서 오로지 기억에만 의지해 이루어진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강의록 『무너지지 않기 위하여-어느 포로수용소에서의 프루스트 강의』는 프랑스 현대문학의 영원한 거장 마르셀 프루스트와 “20세기 최고, 최대의 소설”로 일컬어지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대한 유제프 차프스키의 강의를 글로 옮긴 것으로, 국내에는 처음 소개된다.

폴란드의 화가이자 작가이며 비평가인 유제프 차프스키는 폴란드군 장교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소련군에 포로로 잡혀 수용소에 수감되었다. 그리고 포로수용소에서 동료들을 대상으로 프루스트 강의를 했다. 나날을 죽음과 대면하며 그것에 잠식되어가는 포로들과 정신적, 정서적 유대를 강화하고 그들로 하여금 삶을 포기하지 않게 하려는 목적에서였다. 오로지 기억에만 의지해 이루어진 이 강의는 적지에서 비밀리에 기획하고 실행한 지적 저항운동, 곧 문학을 통한 레지스탕스가 되었다.

『무너지지 않기 위하여』에 기록된 순간들은 전쟁의 포화 속에서 또 다른 투쟁의 형태로 나타난, 한 위대한 작가와 작품에 바치는 경의의 고백이다. 이 책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문학작품을 다룬 친절한 해설서이면서, 동시에 그 자체로 ‘문학을 다룬 문학’이라는 완결된 한 편의 문학작품이다. 미술사에 기록된 저자의 탁월한 업적과 같이, 이 작품은 포스트모더니즘을 예고한 선구적 예술로서 문학사에서 그 빛을 발한다. 사위가 충만한 어둠에 포위되어버린 절망적 상황에서 문학을 통한 영혼의 구원이 가능함을 증명한 숭고한 작업. 독자는 노역에 지친 몸을 이끌고 모여 앉은 포로들 곁에서 그 현장에 동참하며, 그들의 지친 숨결과 더불어 놀라운 기적의 순간들을 생생히 호흡하게 될 것이다.
저자

유제프차프스키

폴란드의화가이자작가.1896년지금의체코프라하에서폴란드귀족가문의자제로태어났다.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법학을공부하고바르샤바미술대학과크라쿠프미술대학에서회화를전공한그는‘카피스트’로활동했다.차프스키는1939년,독일군대가폴란드를침공하자예비역장교로참전했다가소련군에포로로잡혀스타로벨스크수용소에수감되었다.1940년소련군에의해자행된악명높은‘카틴대학살’을피해살아남은그는그랴조베츠수용소로이감된뒤이듬해8월에풀려났다.이후재입대해학살당시사라진폴란드의장교들을수색하는임무를맡는한편,전쟁막바지에이탈리아전선에다시투입되었다.종전후파리에정착한차프스키는화가로서활발히활동하는동시에프랑스의폴란드이민자들을대상으로하는월간지『쿨투라Kultura』의기획및편집에참여하여작가이자비평가로서의입지를다졌다.차프스키는그랴조베츠수용소에함께수감되어있던포로들을위하여1940년부터이듬해인1941년까지마르셀프루스트를주제로한강의를연바있고,그강의록이이『쿨투라』지에발표되면서훗날책으로출판되었다.1993년사망했으며,메닐르루아묘지에묻혔다.

목차

편집자서문
서문

프로스트강의-1941년그랴조베츠

작가연보
옮긴이미주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정신적으로무너지지않기위해,쇠약과불안을극복하기위해
수용소에서‘프루스트강의’를시작했다고
차프스키는초연하게말하고있지만,이것이얼마나비극적이고
부조리한일인지우리는안다.그런데또한얼마나온당한일인가!
닫힌공간속에유폐된영혼을구원할수있는것은
아마프루스트의작품밖에는없었을것이다.
프루스트의『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는현재,과거,미래의
삼분법을취하지않고오로지현재형의시간속으로만
주체를함몰시키는위력을발휘하므로,
다가올죽음에대한불안과공포를그나마잊게만들수있었을것이다.

_‘옮긴이의말’중에서
삶이막다른곳에다다랐을때,
우리는프루스트의『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를떠올렸다!
제2차세계대전이한창이던1941년,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내볼로그다주그랴조베츠에있는어느수도원의차가운방.영하45도까지떨어지는혹한속노역으로녹초가된이들이얼어붙은몸을다닥다닥붙이고앉아무언가를듣는데열심이다.마르크스와엥겔스,레닌의초상화아래모여앉아비밀스럽고성스러우면서동시에불온한의식을치르듯숨죽이고있는이들은바로전쟁포로들.언제어디로끌려가동료들눈앞에서사라질지모르며,기약없이이어지는혹독한환경에서의생존과노역가운데언제병이나사고로목숨을잃을지모르는사람들이다.결코이겨낼수없을것같은죽음의공포에질려다만그것에익숙해져가고,또한익숙해져가기를바라는수인(囚人)들.그들은왜고단한몸을이끌고한밤에이곳에모여있는걸까?그들이빨려들듯집중해듣고있는것은무엇이며,그들에게이야기를해주는이는누구일까?

정신적으로무너지지않기위해
쇠약과불안을극복하기위해
포로수용소에서시작된‘프루스트강의’
폴란드의화가유제프차프스키는그랴조베츠포로수용소에수감된동료포로들을위해마르셀프루스트와그의소설『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를강의하기로했다.포로들의심신을무너뜨리기위한소련군의검열과방해공작에도아랑곳하지않고,차프스키를포함한일련의지식인들은비밀작전을수행하듯포로들을위한강의를준비하고실행했다.눈으로보는것조차시린혹한의눈발위에,서리한칼날처럼앉은죽음의기운…….그한복판에서노역을마치고돌아온이들을모아놓고행한문학이라는미지의세계,금단의세계에관한흥미로운이야기는매일같이꿈대신죽음을꾸는포로들의삶을하루하루지탱해주고연장케하는원동력이되었다.이는셰에라자드의이야기처럼,생명을구하는숭엄한야화(夜話)였다.
그러나유제프차프스키의이놀라운강의는오직그것으로만가치나의미를획득하지않는다.저자는마르셀프루스트와『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를설명하면서작가와그가쓴작품이라는단순한구도,혹은진짜와허구의삶을일치시키려는경직된억측의시각으로만그것을분석하지않는다.집필의배경이된프루스트와그의주변상황,그리고주위사람들의심리를프리즘으로사용하되결코그것에함몰되지않고흡사회화를세심하게스케치하고덧칠해나가듯서서히,주의깊게자신의논지를펴나간다.그렇게프루스트와『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라는재료로써그려지고완성된세밀화가묘사하고있는것은한예민한영혼이다.

『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의입문서이자해설서
그자체로한편의문학작품이되다
강의를듣고있는포로들과마찬가지로죽음과뺨을맞대고살아가던예술가.프루스트는문학이라는이름의구원을갈망하는세속의선지자였다.속물적인면과인간적인면을아울러지니고있으며누구보다예술로써자신을증명하고죽음을극복하고싶었던그에게문학은단하나의,고통스러운죽음이엄습하는순간에마저열병과같은환희를닮은그것에기꺼이스스로를빠지게할궁극적구원이었다.숭고한열정과자기파괴적인삶으로또다른삶을구해내고그에이르는길을찾고자한그의노력은다시포로들에게예술이라는이름의십자가를보여주었다.그리고이는죽음과공포에대한,무너지지않기위한항거가되었다.그리하여예술은허영의불꽃에서태어나,구원의불씨로화하였다.

“이에세이는소련에서보낸몇해동안우리가살아남을수있게도와준프랑스예술에바치는,
내소박한감사의공물이다.”
_‘서문’중에서

아무런책도참고자료도구할수없는상황에서,유제프차프스키는기억에만의지해원전의텍스트를마치그림을그리듯사유안에오롯이복원하고,인용했다.화가만이가질수있는섬세한시각을발휘하여유례없이독특한해석을선보인이경이로운위업을,저자는포로수용소라는절망적인환경에서오로지‘무너지지않기위한’일념으로이루어낸것이다.포로들과같은유폐의생활을재현하게된이시대의이들에게『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의훌륭한입문서이자해설서,또한그자체로도완전한문학작품인이책이어두운가슴에감동의환희를일으키는하나의불꽃이되기를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