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도 평전 : 조용한 혁명가 (양장)

아바도 평전 : 조용한 혁명가 (양장)

$25.00
Description
“음악을 한다는 것은 연주할 줄 아는 것이 아니라 들을 줄 아는 것을 의미한다.”
- 클라우디오 아바도

아바도와 수십 년을 동행한 음악 평론가가 그려낸
인간 아바도, 지휘자 아바도의 첫 평전

작은 소리에 귀 기울였기에
침묵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유일한 지휘자,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를 지휘하는 거장,
클라우디오 아바도

지휘자는 특이한 ‘연주자’다. 지휘자의 지휘봉은 실제로 소리를 내지 않지만 수십 개의 악기에서 소리를 끌어낸다. 기호에 불과한 음표들이 음악으로 현현하는 순간은 그야말로 ‘마법’과 같다. 그래서 지휘자는 소리의 ‘마술사’라고 불린다. 한편 연주자에게 지시를 내리기 때문에 그는 또한 권위 있는 리더로도 비쳤다. 지휘대의 영웅으로 군림하는 지휘자상은 이렇게 탄생했다. 클라우디오 아바도는 이런 전통적인 지휘자상에 넣을 수 없는 새로운 인물이었다.
탈권위적 리더십으로 현대 음악사에 새로운 장을 연 음악가, 2014년 여든한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음악계의 거장 클라우디오 아바도. 그의 일대기를 담은 ?아바도 평전 - 고요한 혁명가?가 풍월당에서 출간되었다. 아바도의 육성은 물론이거니와 그와 함께한 음악가들의 증언을 집성한 이 책은 아바도의 음악적 행보를 세심하고 다채롭게 그려낸 최초의 평전이다. 이 책의 작가인 볼프강 슈라이버는 독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일간지인 『쥐트도이체 차이퉁』에서 음악 평론가로 활동한 저널리스트다. 슈라이버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바도의 예술 행로에 동행하며 자신이 직접 보고 들으며 경험한 이야기를 토대로 인간 아바도, 지휘자 아바도에 대해 입체적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연대기 형식을 취한 이 책은 밀라노에서 보낸 어린 시절과 빈에서의 유학 생활을 거쳐 뉴욕과 런던, 시카고, 베를린 등을 오고 갔던 아바도의 지휘 여정을 담담한 필치로 생생하게 재현해낸다. 그 덕분에 독자는 음악을 사랑한 소년이 어떻게 “우리 시대의 가장 품위 있고 영향력 있는 지휘자”(요아힘 카이저)가 되었는지 재구성할 수 있게 된다.

저자

볼프강슈라이버

1939년독일코블렌츠에서태어난볼프강슈라이버는독일어권의저명한음악비평가다.마인츠,밀라노,레겐스부르크에서철학,독문학,역사,음악학을공부했고,그후에는빈에머물며일간지와방송등에서통신원으로일했다.1978년부터2002년까지일간지『쥐트도이체차이퉁』의문예란편집자겸음악비평가로활약했으며,현재도음악평론을기고하고있다.2002년부터자유언론인으로뮌헨과베를린에서활동하고있다.1970년대부터클라우디오아바도의음악활동을가까이에서지켜보면서그의음악인생에동행했다.

그가직접현장에서수많은지휘자들을관찰하고만나고대화를나누며지휘의현상을깊게파고든생생한결과물로저서『지휘의거장들』을펴냈다.그밖에『말러GustavMahler:MitSelbstzeugnissenundBilddokumenten』(김원명옮김,삼호뮤직,1994)와『SergiuCelibidache』가있다.

목차

1.팬클럽
2.어린시절과청소년기(1933~1949)
‘음악이울려퍼지는집’
‘독서는우리를신비롭게만든다’
3.밀라노와빈의학창시절(1949~1958)
문학사산책:살바토레콰시모도
시에나강좌:주빈메타와다니엘바렌보임첫사랑
빈:스승한스스바로프스키
4.콩쿠르우승과지휘대정복(1958~1968)
파르마에서실내악을가르치다
신세계로떠나다:뉴욕의레너드번스타인
지휘경력의시작
5.오페라의표준:스칼라극장(1968~1986)
밀라노의혁신
클라우디오아바도의오페라‘기본레퍼토리’
6.‘무지카/레알타’:클라우디오아바도,루이지노노,마우리치오폴리니
7.클라우디오아바도와그의청소년오케스트라들
8.지휘대에서얻은많은직함(1972~1985)
9.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1979~1987)
10.‘감정의궁전에서’:빈국립오페라(1986~1991)
‘빈모데른’
프로그램구성
새로운사랑
빈과작별하다
11.베를린필하모닉I(1989~1998)
베를린필과그지휘자들
선출
베를린에서의첫해
리허설방식과음악의이상:빌헬름푸르트벵글러의자취를따라서
‘베를린의음악’
초청공연,연주여행,잘츠부르크부활절음악제
지멘스음악상
12.클라우디오아바도의베를린테마음악회
시리즈1:횔덜린(1993)
시리즈2:파우스트(1994)
시리즈3:고대그리스(1994~1995)
시리즈4:셰익스피어(1995~1996)
시리즈5:알반베르크/게오르크뷔히너(1996~1997)
시리즈6:방랑자(1997~1998)
시리즈7~8:‘트리스탄과이졸데-사랑과죽음의신화’,‘아모레에모르테’(1998~1999)
시리즈9:‘음악은지상의즐거움’(2000~2001)
시리즈10:파르지팔’(2001~2002)
13.베를린필하모닉II(1998~2002)
베를린필재계약포기의충격
베를린필고별음악회
14.친구들과함께만든오케스트라:루체른(2003~2013)
루체른페스티벌오케스트라
언제나다시베를린
15.이탈리아와라틴아메리카
모차르트오케스트라
밀라노스칼라극장으로의귀환
라틴아메리카참여활동:‘엘시스테마’
16.만년의연주활동-내면화한듣기
관현악연주로드러나는세계관
음반제작
17.죽음과변용
한인격과의만남

옮긴이의말
미주
음반과영상물
인명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아바도와수십년을동행한음악평론가가그려낸
인간아바도,지휘자아바도
지난100년간클라우디오아바도(1933-2014)만큼존경을받은지휘자는없었다.한시대를풍미한지휘자클라우디오아바도의주변에는미묘한평판이흘렀다.위대한대가임이분명하나압도적이지는않았던지휘자,매번훌륭한음악을들려주면서도끊임없이고민했던음악가,누구에게나친절하지만좀처럼속마음을드러내지않는사람…….
『클라우디오아바도?조용한혁명가』의저자인저널리스트볼프강슈라이버는클라우디오아바도를둘러싼세간의평가를뒤로하고,수십년간음악계에서자신이직접보고들으며경험한이야기를토대로인간아바도,지휘자아바도를입체적으로그려낸다.아바도의육성은물론이거니와그와함께한음악가들의증언을적재적소에활용하는서술방식은아바도의삶과음악을더깊이이해하게한다.클라우디오아바도라는인물을다시쓰기위해저자는그와의개인적인친분까지반영하기를주저하지않는다.연대기형식을취한이책은밀라노에서보낸어린시절과빈에서의유학생활을거쳐뉴욕과런던,시카고,베를린등을오고갔던아바도의지휘여정을담담한필치로생생하게재현해낸다.그덕분에독자는음악을사랑한소년이어떻게“우리시대의가장품위있고영향력있는지휘자”(요아힘카이저)가되었는지를재구성할수있을것이다.

“음악을한다는것은들을줄아는것을의미합니다.”
음악을듣는최고의방법,침묵에귀기울이기
클라우디오아바도는1933년이탈리아밀라노의음악가집안에서태어났다.그가어린시절을보낸집에서는언제나음악이울려퍼졌다.아바도는어릴적부터가족들과실내악을연주하며자연스럽게음악에친밀감을느꼈고음악적사고능력을길렀다.볼프강슈라이버는클라우디오아바도의성장환경과아버지의독특한교육법이훗날거장이될아바도의음악신념에지대한영향을미쳤을것이라고분석한다.“서로의음악을주의깊게듣는행위야말로음악을심도있게지각하는방법”이라는아버지의지침은아바도가최고의위치에오른뒤에도마음속에늘자리했다.

“아버지가알려준본질적인비밀은함께음악을할때연주자체보다듣는능력이훨씬중요하다는것이었다.아버지는음악에서‘반주’가무엇을의미하는지가르쳤다.그것은주의깊게귀를기울이면서상대방마음속으로들어가,말로표현하지못한것과감정과사고까지포착하려는대화와똑같다고했다.인생에서도음악에서도우리는들을줄알아야상대방을이해하고그의말을따라갈수있다.”_23쪽

클라우디오아바도는지휘자로서음악이주는천상의감동과침묵이주는죽음같은허무사이의아찔한낙차를늘경험했던사람이다.아바도가평생존경한다고밝혔던시인횔덜린의시에서도그는같은것을느꼈을것이다.시인으로서말보다침묵을끌어안고,기교보다진실의무게를앞세운횔덜린에게같은예술가로서경외를느꼈을것이다.침묵을듣는것.이것이아바도가생각한올바른연주의핵심이었다.리허설에서도그는단원들이악기의다양한소리와그안에서진동하는소리의관계를꼼꼼하게인지하고분석적으로들을수있도록유도했다.음악이울리기전과울린후에,음악이흐르는중에,그리고음악이사라진뒤에여운을느끼며정적에귀기울일것…….

“나에게음악이무엇이냐고요?전부입니다.”
인간을지배하지않으며음악을숭배한음악가
클라우디오아바도는여느이탈리아인과는달랐다.아르투로토스카니니의나라에서태어났지만빌헬름푸르트벵글러의예술에감탄했고,대화로노동의독을빼내는대신독서로지친마음을다스리는사람이었다.이특성은나이가들어서까지내향적인지휘자아바도의식별표처럼따라다녔다.천성적으로조용하면서도강한의지와자신감을잃지않는아바도의면모는그의음악에도고스란히스몄다.아바도음악의핵심은어떤압도적인재능에있지않았다.이책은아바도의음악적자산은자기자신을지독할정도로돌아보는성격과탈권위를추구하는그의타고난성향에서왔다고밝힌다.
아바도는연주하는작품을속속들이알고있어도작품깊숙이들어갔다.매번연주할때마다,늘뭔가새로운것을찾아냈다.“작품에대해이미다알고있다고생각하는순간지휘자는끝”이라는신념은자기자신을지독할정도로돌아보는그의성격에서비롯했다.또한아바도는압박아래서는아무것도할수없는인물이었다.예기치못한외압이들어올때,아바도는그의음악을지키기위해투쟁했고,노력이여의치않다고느끼면아쉬움없이무대를떠났다.그는자신의천성에맞게,다시말해‘자율’을무기삼아경력을이어나갔다.아바도는언제나오케스트라단원들에게최대한의자율성을부여하면서그들의음악이자유롭게뻗어나갈수있도록독려했고,그결과물을취합해음악을만들어나갔다.클라우디오아바도는‘인간을지배하지않으며음악을숭배한음악가’였다.

“음악은그시대의메아리이자초상입니다.”
음악과현실,그경계를넘어서
아바도가어린이를위해쓴음악책『음악이울려퍼지는집(Lacasadeisuoni)』(1986)에는‘음악을어떻게들어야하는가’라는질문에대한그의흥미로운답이담겨있다.“음악과현실의관계를언제나눈앞에그려보세요.음악은저마다그시대의메아리이자초상입니다.”
아바도는모든음악이삶과직결되어있다는굳은믿음을가지고남들이가지않은길을걸었다.오페라의성지라스칼라에서독일교향악을올리고,보수적인빈에서잊힌명작들과현대음악을발굴해소개했으며,베를린에서음악의범주를넘어서는범문화적프로젝트를연이어시도하면서음악과사회를연결하고자했다.세계유수의오케스트라에서상임지휘자로일하면서도그는유럽챔버오케스트라등과같은새로운청소년오케스트라를창설했고,호세아브레유박사의‘엘시스테마’같은사회적프로그램에적극적으로참여했다.비록실현되지는않았지만2010년그가밀라노공연의개런티로9만그루의나무를요구한일은유명하다.아바도의관심이음악뿐아니라인간을둘러싼폭넓은환경과문화에있었음을단적으로보여주는사례였다.예술가로서그의명망을최고로올려준사건은당연시되던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상임지휘자자리의연장계약을스스로포기한일이다.아바도에게는지휘자로서의최고영예를안정적으로누리면서전임푸르트벵글러와카라얀처럼세계최고의악단을장기간지배할수있는기회보다더중요한것이있었다.그것은한곳에안주하지않고‘함께음악을할수있는’신선함을잃어버리지않는것이었다.그런그를위암투병도멈추게하지못했다.그는베를린필사임이후루체른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모차르트오케스트라를출범시켰고그와함께하기위해자발적으로모인음악가들과마지막불꽃을태웠다.아바도에게음악은고립된분야가아니라삶의현실이메아리쳐울리는곳이었다.

“음악은함께하는것입니다.”
지휘대에서이룬‘조용한혁명’
지휘자는특이한‘연주자’다.지휘자의지휘봉은실제로소리를내지않지만수십개의악기에서소리를끌어낸다.기호에불과한음표들이음악으로현현하는순간은그야말로‘마법’과같다.그래서지휘자는소리의‘마술사’라고불린다.한편연주자에게지시를내리기때문에그는또한권위있는리더로도비쳤다.지휘대의영웅으로군림하는지휘자상은이렇게탄생했다.
클라우디오아바도는이런전통적인지휘자상과는동떨어진인물이었다.아바도에게음악은함께하는즐거움을뜻했으므로음악을만드는과정역시그러해야했다.그는악단과함께음악을만들고,그즐거움을관객과함께나누기를원했다.무대는지휘자자신의뜻을관철시키는곳이아니었다.그는연주자들에게지시하는대신대화를나눴고그들스스로질문을하게했다.이과정을통해연주자들은그저지휘자를따라가는것이아니라자발적으로함께하는방법을깨우쳤다.이는그의음악활동에서매우중요한자리를차지하는청소년오케스트라창단과교육활동에서도여실히드러난다.아바도와제자들은허물없이소통하며음악적영감을주고받았다.
이처럼아바도는지휘자의권위를주장하지않았고카리스마적인지휘자상에반대했다.그러나그럴수록사람들은점점더그에게권위를실어주었다.자신을앞세우지않을때생겨나는품위와자기삶과신념을일치시킬때오는감동이그들을매혹했기때문이다.스스로권위가주는편의를내던졌으므로그의행보에는정당성이있었다.아바도가지휘대에서이룬‘조용한혁명’은여전히권위주의에기대고싶어하는우리의낡은감성에깊은교훈을준다.비록과묵하고결코요란하지않았지만,그가한것은‘혁명’이었다.음악을생각하고바라보는눈을결정적으로달라지게한듣기의혁명.이책을통해우리의듣기에도잔잔한변화가일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