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적 양식 :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의 음악 언어  (양장)

고전적 양식 :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의 음악 언어 (양장)

$55.00
Description
왜 고전주의 음악은 서양 음악사의 황금기로 불릴까? 음악을 단순한 감정에서 해방시켜 하나의 ‘언어’로 격상시켰기 때문이다. 논리적으로 타당하면서도 극적인 역동성과 우아함을 갖춘 고전적 양식은 소리로 된 언어처럼 소통과 발전이 가능한 체계였다. 이러한 체계의 힘은 음악을 관습과 제의에서 해방시켰고, 최적의 균형과 일관성을 지니면서도 유머와 자유분방함, 격렬한 에너지에 이르는 다양한 표현의 가능성을 갖추게 만들었다.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은 이렇게 음악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며 클래식 음악의 예술성을 위대함의 경지까지 끌어올렸다. 이 책은 세 사람의 음악가가 어떻게 음악의 역사를 뒤바꿨는지를 흥미롭고 심도 있게 조망한다.
찰스 로젠의 『고전적 양식』은 지금까지도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고전주의 음악의 내부를 경험케 해주는 귀중한 안내서다. 이 책은 물론 작곡가와 전문 연주자, 음악학자들에게도 유용한 학술적인 저서다. 그러나 이 책은 동시에 더 많은 독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왜 음악은 우리의 마음을 그렇게 울리는가.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의 음악은 어떤 공통점, 어떤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니는가. 그동안 음악을 들으며 이 같은 궁금증을 가져보았던 독자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새로운 발견의 기쁨과 보다 깊이 있는 감상의 즐거움을 누리게 될 것이다.

저자

찰스로젠

저자:찰스로젠
1927년미국뉴욕에서러시아유대인이민자부모에게서태어나2012년세상을떠났다.모리츠로젠탈을사사했고,프린스턴대학에서프랑스문학을전공하고박사학위를받았다.문학공부와피아노연주활동을병행하다가뒤늦게콘서트피아니스트의길을걸었다.바흐와스카를라티,베토벤,그리고쇤베르크,스트라빈스키,카터,불레즈등20세기작곡가들의음악을녹음했다.
저술활동은한참뒤에시작하여1970년부터칼럼을쓰기시작했다.1971년에그의출세작인『고전적양식』이출간되었고이듬해에‘전미도서상’을수상했다.그외에그가남긴저술로『소나타형식』(1980,1988),『낭만주의세대』(1995),『피아노연주에관한7가지테마』(2002)(국내에번역본이나와있다)등이있다.하버드대학,시카고대학,스토니브룩대학,옥스퍼드대학에서학생들을가르쳤다.2011년인문학에기여한공로를인정받아백악관에서‘국가인문학훈장’을받았다.

역자:장호연
서울대학교미학과와음악학과대학원을졸업하고,음악과과학,문학분야를넘나드는번역가로활동중이다.『뮤지코필리아』,『스스로치유하는뇌』,『기억의과학』,『사라진세계』,『리얼리티버블』,『시모어번스타인의말』,『슈베르트의겨울나그네』,『죽은자들의도시를위한교향곡』,『베토벤심포니』,『하얗고검은어둠속에서』,『클래식의발견』등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초판서문
개정판서문
감사의말
참고자료에관하여
악보에관하여

1.서론
1장18세기말의음악언어
2장형식의이론들
3장양식의기원들

2.고전적양식
1장음악언어의일관성
2장구조와장식음

3.1770년의하이든부터모차르트의죽음까지
1장현악사중주
2장교향곡

4.오페라세리아

5.모차르트
1장협주곡
2장현악오중주
3장코믹오페라

6.모차르트의죽음이후하이든
1장대중적양식
2장피아노삼중주
3장종교음악

7.베토벤
1장베토벤
2장후기베토벤과그의어린시절의관습

에필로그
옮긴이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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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작품명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왜하이든,모차르트,베토벤인가?
서양음악사에서하이든,모차르트,베토벤은고전주의의트로이카로불리며존경받는다.찰스로젠은왜당대의많은작곡가들가운데이세사람이독보적이었는지를밝힌다.또한이세사람의대가들을하나의사조로묶을수있는이유는무엇이며그들의진정한업적이무엇인지를명료하게논증한다.그핵심은조성체계에바탕을둔‘음악언어’다.여기서‘음악언어’란내적인논리성과극적인효과를동시에얻어낼수있는작곡방식을뜻한다.과도기적이고몰개성적이었던18세기말의양식들에비해고전주의의음악언어는더객관적이면서도작곡가자신의개성을드러내주었다.조성및화성의성격을보다체계적으로다룬다는데서는세사람의공통적인객관적태도가나타나지만,음악의새로운가능성을탐구하고실현하는방식에있어서는세사람의서로다른개성이부각되었던것이다.철저한객관성의토대위에서자신의개성을자유롭게드러내는일은일견모순처럼보인다.그러나이세사람은형식안에서자유를누릴줄알았다.이것이하이든,모차르트,베토벤이동시대다른작곡가들보다탁월한점이었다.
세사람이함께매진했던대표적인형식이바로소나타형식이었다.그런데찰스로젠은이소나타형식이반드시따라야할하나의법칙이라기보다는다양한실험의장이었음을강조한다.소나타형식은으뜸조와딸림조사이의관계를이용해극적인음악을만들어내는포괄적인작곡방식이었다.으뜸조에서거리가먼딸림조로이행했다가다시으뜸조로돌아와야한다는것을제외하면주제의개수,도입부의유무,각부분의길이와비율등은모두자유롭게정할수있었다.다시말해소나타형식의목적은화성의안정감과불안감을잘이용하여듣는사람이극적인순간을경험할수있도록하는것이다.이목적을달성하기위해작곡가는재료가되는음들을조직하여관계를만들고,형식을구축하고전체의발전방향을정한다.비록눈에보이지는않지만귀에들리는연극을만들어내려는것이다.그리고그것이곧그곡의개성이된다.

고전주의의트로이카:저마다의개성
로젠이상세하게다루고있지만,이렇게하이든,모차르트,베토벤은이러한목적의식을공유하면서도소나타형식을활용하는방식과스타일은서로달랐다.하이든은재료와형식사이의치밀한연관성과오케스트레이션이돋보인다면,모차르트는폭넓은화성운용이돋보이고,베토벤은형식을밀어붙이고확장해내는힘이특별하다.각각이환기하는정서의측면에서도차이가있다.하이든의핵심적인정서는친숙함일것이다.로젠은호프만을인용해“하이든을듣는것은시골길을산책하는것과비슷하”지만,동시에“가장감동적인것은이런단순함이며,도시의독자들에게예민한향수를자아내는것은시골의단순함이다.하이든의교향곡에는그와같은교묘한단순함이있다”고지적한다.여기에는우리가잘알고있는하이든의유머또한포함된다.하이든은음악가사회와일반대중의절대적인지지를동시에받은작곡가였다.
한편모차르트는직접적으로작용하는음악적순수함을최고의가치로둔다.모차르트는“음악은아무리형편없는상황에서도귀에거슬리게들려서는절대로안되며청자를즐겁게해야합니다.그러니까음악이기를포기해서는안된다는말입니다”라고말했다.로젠은이를“음악의유혹하는물리적힘을모차르트만큼강렬하고폭넓게사용한작곡가는아마도없었을것”이라는말로다시표현하기도한다.그래서모차르트는문학과결합된장르오페라를작곡할때도순수한음악적균형감각을발휘했고,기계적으로형식을다루거나,문학의내용에섣불리기대는대신,조성의성격과극의상황에전체를정교하게설계할줄알았다.“음악적사건과극적사건이일치하는것은모차르트의오페라양식에서빛나는위업”이다.
베토벤의개성은한계를돌파하려는의지와탐험에서나타난다.베토벤은아마도음악의이런탐구적기능을다른모든기능보다우위에둔최초의작곡가였다.즐거움,가르침,때로는표현보다도탐험을우위에두었다.베토벤의가장큰혁신은양식을전례없이확장했다는사실이다.그는어떤작곡가보다당대조성언어에잠재된가능성을잘이해했고,그것을활용하여표현의가능성을확장하는방법을알았다.로젠은이러한작곡가마다의개성을다양한악보예시와상세한분석을통해탁월하게논증한다.
이과정에서그동안감각적으로만음악을들어왔던많은감상자들은작곡이라는활동에대해새로운상(傷)을얻게될것이다.작곡가는그저자기감정에빠져곡을쓰는것이아니다.오히려작곡은고도로치밀하게계획된합리적과정이다.그렇다면감상자들또한감정에치우친듣기를넘어서서-비록전공자가아니라거나악보에밝지않다는한계를지닌경우에라도-음악에들어있는합리적인요소를들어낼수있는것이다.이책은그러한합리적인듣기에큰도움을준다.

장르에관하여
이책은또한하이든,모차르트,베토벤의작품을방대하게해설하면서고전주의음악의핵심장르들을소개한다.하이든은교향곡,현악사중주,피아노삼중주에서최상의결과물을냈다.작은동기에서전체구조를만들어내는작법을고심한끝에이룬성취였다.교향곡,현악사중주등은각동기간의연관성에의해만들어지는고전주의의대표적인장르다.그러나하이든은고도로논리적인작품을쓰면서도결코논리자체에갇히는법이없었다.악보를벗어나실제로들리는효과를예민하게파악했기때문이었다.
한편모차르트를다루면서로젠은그가오페라부파에서이룬성취를강조한다.오페라부파는고전적양식의여러원칙들을이끌어낸장르기도하다.이는단순히음악장르적인측면뿐아니라사회사적으로도의미있는통찰이다.곧즐거움,아름다움,인간다움을더잘다루려고애쓰다보니이전의관습을벗어나더많은자유,표현력을갖추는비법을찾아내게되었다는것이그골자다.오페라부파는통상희가극이라알려져있지만,여기서희극이란그저우스꽝스러운것을말하는것이아니라과거의엄숙주의와권위주의로부터벗어난자유분방함을의미하는바가더크다.모차르트는연극이라는음악외적조건을충실히따르면서도부파의분위기가주는다채로운감정과표현적자유를탁월하게표현해내는데성공했다.
베토벤의핵심장르는교향곡,피아노소나타,현악사중주다.로젠은‘모차르트의혼을하이든의손에서넘겨받은’베토벤의발전과정을주요작품들을통해상세하게분석한다.베토벤은특히그의말년양식을통해미답지의땅에도달한다.로젠은이렇게지적한다.“조각가들은형태를만들어내는것이아니라돌안에숨겨진형태를밖으로드러내는것이라는말이있다(아마도가장자주인용되는것은미켈란젤로일것이다).이와비슷하게베토벤은음악언어안에파묻혀있는의미와감정들을발견한것으로보인다.”베토벤은형식을이용하면서형식너머의의미를가리켰다.고전주의음악언어를하나의심오한철학적사유로심화시킨것이다.

진지한음악감상의오랜동반자가될책
물론일반독자의입장에서이책은술술읽히는책은아니다.일차적으로음악가,전문연주자,음악학자들을염두에둔책이어서방대한악보예시가있고분석도치밀하다.그러나도전못할책은결코아니다.여러음반과음원의도움을받으면충분히읽고누릴거리가많은책이다.더욱이명료하고깔끔한문장,재기발랄한비유가우리가익히듣고있던음악속의비밀을하나하나친절하게밝혀준다.
차근차근음반곁에두고읽을책이다.괴테는한때클레멘스브렌타노와아힘폰아르님이편찬한민요모음집『소년의마술뿔나팔』을두고“작곡가와음악애호가의피아노위에올려두어야할책”이라고추천의글을쓴바있다.우리의현시점에서-다소늦은감이있지만-이책또한비슷한의미를지닐수있다.한번에독파하는것보다는내게익숙한작품을들을때해당부분을찾아읽으면좋을것이다.그렇다면굳이전공자가아니라도음악듣기가보다체계적이되고깊어지는계기로삼을수있을것이다.
찰스로젠은여러애호가들에게피아니스트로알려져있지만활발하게저술활동을하며많은성과를남긴작가요음악학자이며『고전적양식』은그의대표작이자전미도서상수상작이기도하다.그동안음악을들어오면서숱하게가졌던질문들을떠올려보라.‘하이든,모차르트,베토벤의차이는무엇일까?’,‘이세사람을고전주의로묶을수있는이유는무엇일까?’그런궁금증에대한답을이책은제시한다.그답은로젠이공들여논증하는고전적‘음악언어’에있다.음악이감정만이아니라논리와일관성을갖춰모종의의미와메시지를전달하는수준까지나아갔다는그의설명은우리의음악이해와감상의폭을넓혀줄것이다.말하자면고전적양식은‘합리’와‘정서’라는두마리토끼를다잡은음악언어였다.이언어는변화하고역동하는시민사회에적합하게음악을탈바꿈시켜이후의예술과문화를몰라보게바꾸는원동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