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힘 : 꿈, 유령 혹은 우리가 일상이라고 부르는 것 (양장)

투명한 힘 : 꿈, 유령 혹은 우리가 일상이라고 부르는 것 (양장)

$23.00
Description
시인을 위한 인류학
『투명한 힘(Ordinary Affects)』은 우리의 일상에 존재하는 작은 미스터리들을 관찰하고 보고한다. 그 힘은 무의식적인 단계에서 누군가의 인생에 영향을 끼치며, 내면을 자극하고 이끌어 가는 동력원이다. 인류학자인 캐슬린 스튜어트는 한 인간을 둘러싼 환경과 형태에서 피어나는 각성의 순간에 주목한다. 훗날 누군가의 인생을 변화시킬, 그러나 아직은 너무 미약해서 이름을 붙일 수도 없는 작은 불꽃이 태어나는 순간 말이다.
캐슬린 스튜어트는 문화기술지 연구의 새로운 흐름을 대표하는 미국의 문화인류학자다. 그는 “하나의 문제이고 결론 없는 질문이며, 호기심의 대상”인 삶과 일상에 대해 『투명한 힘』이라는 실험적인 작업으로 답한다. 캐슬린 스튜어트는 말한다. “이 책은 이론적인 범주들과 실제 세상 간에 조심스럽게 연결선을 그어주는 믿음직한 안내서가 아니라, 충돌과 호기심과 마주침의 지점 자체다.” 이 새로운 실험은 미국 인류학계에, 나아가 인문학과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충격을 안겨 주었다. 지금까지도 꾸준히 전공 교재로 채택될 정도로 과감한 실험을 완수한 인류학 프로젝트인 동시에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글쓰기의 전범 중 하나로 꼽힌다.
『투명한 힘』은 ‘거의 모든 것으로부터 촉발될 수 있는 거의 모든 형태의 각성’을 텍스트의 형태로 재현하기 위해 텍스트가 품은 가능성을 최대한 넓게 열어 놓는다. 스튜어트의 글쓰기는 이 주제 의식에 완벽히 부합한다. 그녀의 글쓰기는 특정 순간의 뼈대를 빠르게 파악하고 스케치하면서 독자에게 그 이면에 흐르는 심리적인 에너지를 예감케 한다. 파편적인 조각 같은 각 장면에 담긴 이야기는 불확실하고, 예측 불가능하며, 완성되지 않았다. 이야기를 완성하는 건 독자인 당신이다.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긴 신해경 번역가가 이 낯선 인류학 보고서를 “시집”이라 칭한 이유도 그래서일 것이다.

“황량하면서도 아름다우리만치 정직하게 인간의 조건을 관찰하는 이 책은 사회과학을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재서술한다. (…) 저자는 ‘현실’의 표현을 구조화하기 위해 우리가 현실이라고 부르는 거품 밖으로 걸어 나왔다. 이것은 기적이다.
_마이클 타우시크(콜럼비아대학 인류학 교수)

저자

캐슬린스튜어트

문화기술지연구의새로운흐름을대표하는미국의문화인류학자로현재미국텍사스대인류학과교수이며아메리코파라데스문화연구소장을역임했다.정동과실험적인민족지학적글쓰기,비재현이론,탈현상학,신유물론,세계짓기,장소등의주제를중심으로실험적인작업을해왔다.두번째저서인이책은웨스트버지니아주롤리카운트와디트로이트시,네바다주라스베이거스시,캘리포니아주오렌지카운티등에서진행한현장조사를기반으로일상적인삶의방식들로이미정립되고상상된것들이힘을발휘하는잠재적형태들에질문을던진다.첫번째저서인『길가의공간―‘다른’미국에서의문화시학』(프린스턴대출판부,1996)으로시카고민속학상과빅터터너민속지학상을수상했고,집단적생존과이해의방식들에접근하고자하는시도인세번째저서『세계짓기』(듀크대출판부,근간)가곧출간될예정이다.

목차


옮긴이의말
서문

감사의말
미주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황량하면서도아름다우리만치정직하게인간의조건을관찰하는이책은사회과학을완전히새로운방식으로재서술한다.(…)저자는‘현실’의표현을구조화하기위해우리가현실이라고부르는거품밖으로걸어나왔다.이것은기적이다._마이클타우시크(콜럼비아대학인류학교수)

모든인간과세계사이에존재하는마음의중력
이름도,실체도없는그힘을관찰한실험일지

이책은어떤결론이아니라하나의실험이다.이미널리알려진세계상世界像에부합하는사실들을밝히고해명하기보다다양한추론과호기심,구체적인상황에집중함으로써(…)가시화되는여러힘의존재에주목하고자한다.하나의사건이자하나의느낌으로서‘무언가’가순식간에구성된다.그자체로살아있는동시에다른것을품어살릴수있는‘무언가’가._서문중에서

어떤세계나체계를깊이파고들다보면언젠가미지의세계와마주하게된다.인간은‘거기에그것이존재한다’는사실을알지만,그게무엇인지이해하지는못한다.대개사람들은그런신비한물질이나힘이대개저먼곳에있으리라고생각한다.우주의총에너지중27퍼센트나차지하고있지만그정체가밝혀지지않은‘암흑물질’처럼말이다.실제로,반쯤은눈을감고도해낼수있을정도로익숙한일상속에도불가사의한힘이숨어들어있다고믿기는어렵다.

그러나인류학자캐슬린스튜어트가쓴『투명한힘』은우리의일상에(심지어무수히)존재하는작은미스터리들을관찰하고보고한다.미스터리한힘들은거의무의식적인단계에서누군가의인생에영향을끼치지만,너무작고순간적인데다형태조차무한히다양해서이름을붙일방도가없다.비유하자면그힘들은인생이라는우주의암흑물질이다.여기서무의식적인원동력이라는단어는반사적으로정신병리학이나임상심리학을떠올리게하지만,『투명한힘』은인간의식의내면보다는그체계에공급되는동력원을추적한다.더정확히는현대자본주의세계의외곽부근에서살아가는이들의내면을자극하고이끌어가는다양한반짝임을관찰한다.

각성의순간을텍스트로재현하며
새로이탄생시킨이야기문학

그렇다면『투명한힘』은자본주의와인간욕망의상호작용을분석한책일까?그렇지않다.이름을얻고분류까지마친사회적·심리적동력사이의역학을계산하는일은사회학자의몫이다.인류학자인스튜어트는선배학자들이새로운부족을찾아정글로떠난것처럼중산층의삶속에서지속적으로발생하는미개의순간속으로떠난다.훗날누군가의인생을변화시킬,그러나아직은너무미약해서이름을붙일수도없는작은불꽃이태어나는순간말이다.그순간을점화시킬수있는동력원은자본주의,가족,친구,동네와도시,날씨,학력,거시경제와미시경제,미디어,독서량따위를포함한,말그대로한인간을둘러싼환경전체다.그리고그순간태어나는불꽃역시감정,기시감,깨달음,회상,정신적발작,몽상,희망,체념따위의모든‘형태’로피어날수있다.말하자면이불꽃은거의모든것으로부터촉발될수있는거의모든형태의각성이다.

이각성의순간을담으려는스튜어트의도전은심각하지만그만큼매력적인문제에봉착한다.공통점을찾을수없어서규정지을수도없는,따라서통칭할이름조차가질수없는그힘들을어떻게언어로담아낼것인가.스튜어트는발터베냐민의『아케이드프로젝트』에서필요한도구들을가져왔음을밝힌다.“물질적세계에서도여전히공명하는꿈의세계에관한그의파편적기록,느슨한아상블라주로모인오브제조각들,단편들에해설을붙이는그의글쓰기과정,그리고대상들로부터영향을받기위해사고를대상에밀착시키는그의방식.”스튜어트는이와닮은도구들을이용해자신의직관을스냅사진과같은현실-광경속에침투시키고,그럼으로써그광경속의디테일을자신의것으로흡수한다.이어서자신의내면에서소화시킨디테일이하나의불꽃을피워올리는과정을감지하고기록한다.이과정에서이야기가탄생한다.즉,이‘인류학저서’속의이야기-서사는(인류학학술도서에서기대할수있는방식으로)채집된것이아니라탄생한것이다.그렇다면그건문학이라보아야지않을까?그럴수있다.

시와소설의아름다움을가져온
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인류학보고서

『투명한힘』은‘거의모든것으로부터촉발될수있는거의모든형태의각성’을텍스트의형태로재현해야했고,따라서텍스트가품은가능성을최대한넓게열어놓아야했다.이책의텍스트는세계를포착해욱여넣지않고반대로세계속으로흩어져사라진다.스튜어트의글쓰기는이주제의식에완벽히부합한다.그녀의글쓰기는특정순간의뼈대를빠르게파악하고스케치하면서독자에게그이면에흐르는심리적인에너지를예감케한다.이글쓰기에서레이먼드카버의산문이나현대작가들의시를떠올린사람이그토록많았던건우연이아니다.그렇게『투명한힘』은미국인류학계에,나아가인문학과문학을사랑하는독자들에게충격을안겨주었다.지금까지도꾸준히전공교재로채택될정도로과감한실험을완수한인류학프로젝트인동시에장르의경계를허무는글쓰기의전범중하나로꼽히는이독특한책은틀에박힌세계안에서맴도는사고를깨부술도끼가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