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운을 벗은 의사들

가운을 벗은 의사들

$21.00
Description
한때 의학을 공부하고 의업에 종사했으나,
혁명, 정치, 문학, 음악, 교육, 문화 등
전혀 다른 분야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한
‘가운을 벗은 의사’ 18인의 이야기
클레망소, 안톤 체호프, 서머싯 몸, 체 게바라, 몬테소리, 쑨원, 코넌 도일, 서재필, 올리버 색스….
역사나 문학작품 속에서 이 이름들을 한번쯤 들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모두 ‘의사’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정치가, 작가, 혁명가, 교육자, 음악가이기 이전에 의사였고, 개인의 열망과 시대의 부름에 따라 저마다 다른 이유로, 다른 분야에서 새로운 역사를 쓴 사람들이다.

이 책은 이 인물들이 새로운 세계에서 자신의 또 다른 꿈을 펼칠 때, 의학과 의업에서 갈고닦은 지식과 경험을 다른 분야와 융합하여, 더 넓고 다른 세상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나가는 모습에 주목했다.
이들을 ‘가운을 벗은 의사들’이라고 표현했으나, 그것은 이들이 의사라는 역할보다 다른 업적들로 더 잘 알려져 있다는 의미에서 그렇다는 말이다. 이들 중에는 실제 의업으로 돌아가지 않은 사람도 있고, 다른 일과 의업을 병행한 이도 있으며, 이미 다른 분야에서 성공한 뒤 나중에 의사가 된 경우도 있다.

이처럼 이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가운을 벗고 자신의 역사를 새롭게 써나갔으나, 이들에겐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용기 있게 자신의 길을 선택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타인에 대한 사랑으로 그 길을 걸었다는 것이다. 의학이란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학문이므로, 그 근간에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자리한다. 따라서 이들의 의학적 지식과 경험은 그들이 다른 길을 걸을 때도 현실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의학자만의 남다른 족적을 남겼다.

이 책은 이들의 과감한 결단력과 행동하는 지성을 보여줌으로써 ‘인간은 끊임없이 성장하는 존재’임을 일깨워준다. 보통 사람은 한 번의 인생에서 한 가지도 이룩하기 힘든 것이 대부분인데, 이들은 한 인간이 어떻게 그토록 다채로운 삶을 살았는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끊임없이 성장하고 변화하는 삶 속으로 과감하게 뛰어들었다. 그것은 이들의 사상과 관심이 근본적으로 고통 받고 억압 받고 소외된 자들과 분열된 사회를 향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이들은 가운을 입지 않았을 뿐 의사로서의 사명을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인간을 고치는 의사에서 세상을 고치는 의사로, 더 넓은 세상에서 더 큰 꿈을 펼친 것이다.
저자

박종호

1960년부산에서태어나1986년부산의대를졸업하고정신과전문의로개업의활동을했다.2003년풍월당을설립했으며저술과강의로대부분의시간을보내고있다.음악,오페라,예술전반,여행등에관한다수의저서를출간했다.저서로는『클래식을처음듣는당신에게』,『예술은언제슬퍼하는가』,『내가사랑하는클래식』1,2,3,『베르디오페라:26편의오페라로읽는베르디의일생』,『불멸의오페라』I,II,III,『박종호에게오페라를묻다』,『오페라에센스55』,『유럽음악축제순례기』,『박종호의이탈리아여행기:황홀한여행』,『빈에서는인생이아름다워진다』,『탱고인부에노스아이레스』및문화예술여행시리즈『잘츠부르크』,『리스본』,『뮌헨』,『빈』,『베를린』등이있다.

목차

서문우리가모르는곳까지날아갔던새들이있었다 …7

조르주클레망소 …23
안톤체호프 …41
주세페시노폴리 …55
서머싯몸 …71
살바도르아옌데 …85
모리오가이 …101
체게바라 …117
게오르크뷔히너 …135
프란츠파농 …151
마리아몬테소리 …167
미하일불가코프 …183
알베르트슈바이처 …199
아르투어슈니츨러 …217
쑨원 …233
아서코넌도일 …249
서재필 …265
조너선밀러 …281
올리버색스 …297

참고서적및자료 …313
도판목록 …320

출판사 서평

“우리가모르는곳까지날아갔던새들이있었다”

자신의길을택하는용기와,타인에대한사랑으로
병을고치는데서벗어나세상을고치기로한의사들

위기에처한나라를위해
자신의모든것을바친구국의영웅들

이책에서소개하는18인의의사가운데이러한면면을가장잘보여주는것은정치가나혁명가의이름으로더나은세상을꿈꾼이들일것이다.제1차세계대전에서프랑스를구한조르주클레망소,가난에허덕이는칠레를사회개혁으로구하려했던살바도르아옌데,남미전역을누비며혁명의상징이된체게바라,피식민지의문제는피식민지인의관점에서해결해야한다고주장한프란츠파농,중국의양체제에서시조로떠받드는쑨원이그들이다.그리고마지막으로,우리에게는독립운동가이자『독립신문』의창간인으로더잘알려진서재필이있다.

“서재필의일생을직업이라는단어를사용하여열거하자면,무엇보다도혁명가였으며독립운동가였다.그러면 서군인이었고언론인이었으며정치가였고,작가였고또한사업가였다.그러나그는평생을통해서의사라는 직업을바탕에지니고의업에종사했던의사였다.”

그는조선의개혁을시도했으나실패하자미국으로건너가의학을공부했고,미국에서의원을개업하여모은전재산을바쳐조국의독립에정신적·물질적으로투신했다.그의이러한결단과헌신이조국으로부터멸문지화를당한고통속에서이루어진것이기에,그의조국애는더숭고하고더애틋하게느껴진다.비록해방된조국이아닌미국에서였지만,그는죽는날까지진료활동을멈추지않고자신을필요로하는곳에서의술을펼쳤다.
전세계가좌·우로나뉘고가난한자와가진자의차이가그어느때보다큰분열의시기에,이책은이러한열정적이고행동하는혁명가의존재를다시금되새기는기회가될것이다.

문학의힘으로세상의부조리를고발하고
사람들의마음을어루만진위대한작가들

그런가하면의학자의시각으로세상을진단하고문학의방식으로치유하려했던이들도있다.
안톤체호프는촉망받는미래를뒤로하고죽음의땅사할린으로가서세상에서버림받은곳의실상을널리알린『사할린섬』과다수의단편을남겼다.서머싯몸은뜻하지않게의사의길을선택했지만문학과행동으로병들고가난한사람들에관심을보여주었다.
의학자이자의사이며군인의신분으로문학과예술에서최고의지성으로인정받은모리오가이,탐정소설의효시라할수있는‘셜록홈스’시리즈의작가이자모험과도전으로가득한삶을살았던아서코넌도일도빼놓을수없다.
의사로서나작가로서오로지다른이들의행복을위해헌신하며『보이체크』를비롯한걸작들을남긴게오르크뷔히너,거대권력에의해날개가꺾였으나날갯짓을멈추지않고『거장과마르가리타』라는작품을남긴미하일불가코프도우리는기억해야한다.
또한오스트리아의정신분석학자아르투어슈니츨러는자연과학과정신의학을바탕으로인간의성(性)심리를세련되게분석한희곡작품들을남겼고,올리버색스처럼문학작품에버금가는아름다운임상기록으로많은이들의기억속에작가나소설가로남아있는정신의학자도있다.
자연과학자의냉철함과따뜻한인문학적감수성이절묘하게결합된이들의문학적유산은,시대를뛰어넘어기술로서의의술이다룰수없는우리의마음과정신에치유의힘을발휘한다.

그밖에역사학과인류학,정신의학과뇌과학그리고음악이라는세분야를하나로융합하며가히천재의반열에오른주세페시노폴리와,‘르네상스적인박학다식함’으로의술과예술의경계를허문조너선밀러의삶은우리의지식욕을자극한다.또한세상에서가장약한존재인어린이와여성을사회의엄연한존재로인식하며교육계의한획을그는마리아몬테소리,숭고한의사의상징이전에신학자이자철학자이자바흐음악의대가였던슈바이처를통해이타적인삶의의미도되새겨본다.

인생은길고가지않은길은많다
모두가자신만의인생을개척하기를…

이책의저자역시정신과개업의로활동하다,평생간직해온인문과예술에대한한없는사랑으로남들이가지않은길을걸었다.의대생시절적잖이방황하며의학공부를포기하려던시간도있었지만,저자의인문학적관심과예술에대한열정은인간의마음을치유해주는정신과의사로서의삶에크나큰원동력이되었다.
‘의사’라는직업은물론그자체로도숭고한목표이지만,저자에게직업이란꿈을이루기위한하나의수단이지목표그자체는아니었다.저자는의사로서소위말하는사회적·경제적성공을이루었으나,그성공의순간에그동안접어뒀던꿈을향해과감하게가운을벗고세상에필요한일을시작했다.저자의이런용단은의사라는직업과자신의꿈사이에서방황하는많은의학도들에게적잖은울림을주었다.이책은바로그울림에응답하고그들의방황을응원하는저자의애정어린메시지다.
그러나이책은의학도만을위한것이아니다.우리사회의젊은이들뿐아니라많은이들이지금자신이서있는자리에서방향을잡지못하고흔들리기때문이다.그러나또한인간은성장하는존재다.우리가지금하고있는일,갖고있는꿈,중요하게생각하는가치는성장과정에서변화할수있고,또변화해야한다.

“많은이들은자신에게날개가달렸다는사실을잊고있다.
그래서는작은나무한그루에도오르기어렵다.”

이책은스스로날개를달고우리가모르는곳까지날아간위대한인간이있었음을전한다.우리는그들만큼멀리또높이날아갈수없을지모른다.그럼에도우리는날갯짓을멈추지말아야한다.이세상에는아직날아오를가치가있는높고아름다운산들이많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