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레 뮌터

가브리엘레 뮌터

$29.00
Description
칸딘스키, 파울 클레, 프란츠 마르크와 나란히
현대 미술을 주도하며 독자적인 구상화를 창조한
가브리엘레 뮌터의 생애와 작품
인상주의가 저물고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시기에, 현대 미술의 탄생을 주도한 독일의 여성 미술가 가브리엘레 뮌터 삶과 작품세계를 조명한다. 뮌터는 추상이라는 현대 미술의 거대한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독자적이고 독보적인 구상화의 세계를 창조했다. 이러한 뮌터를 ‘미술가’로 인정하기까지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일까?

가브리엘레 뮌터는 여성 미술가를 ‘여자 환쟁이’라 낮잡아 부르고 ‘선천적인 아마추어’로 경멸하던 시대를 살았다. 또한 미술사에서는 여전히 칸딘스키와의 만남을 주요 사건으로 기술하면서, 뮌터가 일방적으로 칸딘스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만 설명해 왔다. 그러다 그녀가 70대에 이른 1950년대에야 비로소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고 전환기를 맞는 듯했다. 그러나 이로 인해 뮌터는 오히려 칸딘스키를 중심으로 한 독일 표현주의 그룹 ‘청기사’의 주변인으로 축소되고 만다.

이 책은 가브리엘레 뮌터를 둘러싼 이러한 오해와 부정적인 평가를 걷어 내고, 그녀의 독립적인 삶에 초점을 맞춘다. 그녀는 시대적·인간적 한계 속에서도 묵묵히, 그러나 거침없이 자신만의 방식을 자유롭게 실험했다. 특히 뮌터는 칸딘스키의 제자였던 시기에도 소묘, 사진, 판화에서 그를 뛰어넘는 재능을 보였다. 이 책에 실린 뮌터의 작품들을 보면 특이한 것을 알아보는 안목, 유머 감각, 일상적인 대상과 풍경에 대한 애착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가브리엘레 뮌터가 후대 미술에 끼친 영향을 재평가하고, 이를 통해 그녀가 미술사에서 마땅히 있어야 할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저자

보리스폰브라우히취

독일미술사학자이자사진가이며작가이다.사진작가의아들로태어나,프랑크푸르트암마인에서자란그는어려서부터집중적으로사진에몰두했다.1983년부터1988년까지프랑크푸르트암마인,본,베를린대학에서미술사,고고학,역사를공부했고,1991년에사진작가헤르베르트리스트HerbertList를주제로쓴논문으로박사학위를취득했다.1992년부터는여러기관에서전시회기획자로활동했다.그밖에다양한주제를다룬미술사서적과사진관련서적을출간했다.지은책으로『레오나르도다빈치의삶』,『짧은사진의역사』,『카라바조,삶,작품그리고영향』,『베를린,묘지공원안내서:역사적묘지공원으로가는이정표』등이있다.현재베를린과라스팔마스에거주하며작가와사진작가로활동중이다.

목차

서문?유수프왕자와아무것도아닌여인9
유년기와청소년기의장소들17
미국여행29
선천적인아마추어43
뮌헨으로떠나다51
칸딘스키와함께한여행71
여성을위한교육의가능성93
오버바이에른에서보낸늦여름101
사람을꼼짝못하게마비시키는뮌헨121
최후의심판139
자신의법칙을따를자유149
청기사와좀나방155
칸딘스키와의긴이별177
추상화,비구상성,그리고점박이개가있는정물화189
귀를활짝열다199
회색빛1920년대213
새들의아침식사233
시대의증인,기증자그리고미술사에서의한자리255
참고문헌269
저자미주273
도판및사진출처279
옮긴이의말281

출판사 서평

현대미술의거대한흐름을헤치고나아간
거침없는자유의고요한힘

“겉으로눈에띄지않지만예술에대해확실하게말할수있고,진지하게문제를제기하며,모함을냉정하게견디는화가가있었다.그녀역시강했고그녀역시철저한예술가였으나,그녀의힘은고요함에있었다.극적인등장따위는그녀에게어울리지않았다.”

인상주의가저물고새로운시대가시작되는시기에,현대미술의탄생을주도한독일의여성미술가가브리엘레뮌터삶과작품세계를조명한다.뮌터는추상이라는현대미술의거대한흐름에휩쓸리지않고독자적이고독보적인구상화의세계를창조했다.이러한뮌터를‘미술가’로인정하기까지왜이렇게오랜시간이걸린것일까?
가브리엘레뮌터는여성미술가를‘여자환쟁이’라낮잡아부르고‘선천적인아마추어’로경멸하던시대를살았다.또한미술사에서는여전히칸딘스키와의만남을주요사건으로기술하면서,뮌터가일방적으로칸딘스키의영향을받은것으로만설명해왔다.그러다그녀가70대에이른1950년대에야비로소새롭게주목받기시작했고전환기를맞는듯했다.그러나이로인해뮌터는오히려칸딘스키를중심으로한독일표현주의그룹‘청기사’의주변인으로축소되고만다.
이책은가브리엘레뮌터를둘러싼이러한오해와부정적인평가를걷어내고,그녀의독립적인삶에초점을맞춘다.그녀는시대적·인간적한계속에서도묵묵히,그러나거침없이자신만의방식을자유롭게실험했다.특히뮌터는칸딘스키의제자였던시기에도소묘,사진,판화에서그를뛰어넘는재능을보였다.이책에실린뮌터의작품들을보면특이한것을알아보는안목,유머감각,일상적인대상과풍경에대한애착을고스란히느낄수있다.이책은가브리엘레뮌터가후대미술에끼친영향을재평가하고,이를통해그녀가미술사에서마땅히있어야할자리를마련하고있다.

“여성은‘선천적인아마추어’이기때문에‘생산적인미술가’의역할을할수없고,여성이거둔주목할만한미술적성취는필연적으로여성성을배신하는행위이며,‘미숙하거나병약하거나과도한성감수성,혹은성도착이나생식불능’과관련이있다.”

20세기에도여성은‘온전한인간’으로대접받지못했다.여성이‘예술가’로인정받을가능성은말할필요도없었다.미술이생겨난이래여성미술가들과그들이남긴작품은항상존재했지만,그들은늘익명에머물렀다.당시여성은‘미술가’라는직업을가지는것은물론이고,공공기관에서미술교육을받을수있는기회도없었다.19세기후반,사설미술교육기관들이여성에게문을열었지만,교육비나교육내용에있어서여성들은여전히불평등과차별을감수해야했다.
이처럼뛰어난여성들이미술가로활동하게된이후에도,여성이교육을받고미술을하는것에대한오래된반감은쉽게사라지지않았다.소위진보적이라자부하던예술가들도여성들의능력을공공연히멸시했고,심지어적대적인태도를보이기도했다.이들은보수적인사회에서당연시되던남녀의‘성적역할분담’과예술체계내의‘위계질서’,‘성별에의한능력차’를은연중에내면화한것이다.
또한20세기초반독일현대미술을이끈프란츠마르크,아우구스트마케,파울클레,알렉세이폰야블렌스키는미술가인자신들을위해부인이나동반자들이예술적재능을포기하고내조하는것을당연시했다.청기사그룹에서이런불평등한관계에매몰되지않은것은오직가브리엘레뮌터와칸딘스키뿐이었다.

“비구상을향해가는칸딘스키를따라가지않고추상적인실험을시도했음에도,땅과의접촉그리고자연과의관계를유지하려는절실한욕구가여전히그녀안에남아있었다.”

가브리엘레뮌터는칸딘스키를위해자신의미술을포기하지않았다.그녀는칸딘스키의의견에공감했지만,결코그에굴복하거나종속되지않았다.그녀도추상화를시도했고작품도여러점남겼지만,구상적으로사물을재현하려는노력을,현실에존재하는일상적인대상과풍경에대한애착을생의마지막까지버리지않았다.
이처럼뮌터는미술에서나삶에서항상독립적인태도를유지하려애썼다.뮌터의이러한면모를가장상징적으로드러내는것은아마도자전거와카메라일것이다.그녀는기회가있을때마다카메라를메고자전거를타고다니며삶의다양한모습과풍경을‘자신만의’시선으로재현했다.또한사물을바라보는자신의방식에들어맞는낯선것들을향해주의깊게카메라초점을맞췄다.당시많은예술가들이카메라를기록의수단으로만여겼으나,뮌터는사진을개방적인태도로받아들여회화주의를표방한사진술을시도하기도했다.
실험과새로운영향에항상열려있었던뮌터는동판화,석판화,초상화등여러새로운기법을시험했다.그중에서도그녀가그린여성동료들의초상화에는세련되고자신감넘치는아름다운여성들이담겨있다.그녀는전통적으로남성의영역으로여겨지던산악풍경에도도전하여산이가진야성과아름다움을강렬하게표현했다.

“청기사여러분,조심하십시오!그사이좀나방이생겼어요.”

그러나청기사그룹의동료들조차,삶과예술에서독자성과고유함을유지하려는뮌터의태도를이해하지못했다.그들은칸딘스키라는렌즈를통해서만뮌터의작품세계를바라보려했고,그녀의독자성과‘평범한’그림들을비하했다.처음에는그녀에게열광했던동료들도뮌터를‘좀나방’에비유하며청기사가해체된책임을뮌터탓으로돌렸다.이후제1차세계대전이발발하면서러시아,독일,프랑스등다양한국적을지닌청기사소속화가들은동료에서적이되고,전장에서싸우다목숨을잃는다.이렇게청기사는자연스럽게해체되었지만,전운을피해중립국스웨덴으로건너간뮌터는이곳에서청기사의공동창설자대우를받으며다양한작품을선보인다.

“내일은눈으로보고그림과스케치를그리는것이지,연설을하는것이아니다.하지만계속해서사람들은내가나와내작업에대해이야기하고,내가현대미술이생성되는과정의한가운데있었던지난시절에대해말해달라고요구한다.”

청기사는사라졌지만,나치의광풍이휩쓸고간1949년의뮌헨에서그들의작품이다시한번사람들앞에등장한다.그러나이제뮌터의역할은주연에서시대의증인으로바뀐다.1950년대는그녀를재발견한시기였으나,다른한편으로미술사에서그녀를청기사의주변인물로‘강등시킨’시기이기도했다.전후의독일은나치의만행을지우기위해,과거나치정권으로부터박해받은모더니즘미술을부각시키는데몰두했다.그러다보니당시의일상적삶과연관된소재들을다룬미술은상대적으로소홀히다뤄지는부작용이있었다.뮌터는바로그부작용의희생양이었다.청기사시대의뮌터,특히칸딘스키와연관된시대에집중함으로써,북유럽에서활동했던뮌터와일상적소재를다룬1920년대와1930년대뮌터가제대로조명받지못한것이다.
이책은가브리엘레뮌터의삶과작품에칸딘스키가미친영향을부정하지않는다.대신이제까지뮌터를가리고있던수많은수식어들을거둬내고,다양하고새로운관점에서뮌터를다시보려고노력한다.즉뮌터는칸딘스키와일방적이아닌상호적으로영향을주고받았고,자신의법칙에따라자유롭고조용하게작업했으며,남녀동료화가들을위해노력을쏟았고,한가지주제로다양한연작을시도했다.이러한사실들은19세기말“여성이미술을할자격이있는가?”라고물었던에른스트굴의무례한물음에충분한답이될것이다.가브리엘레뮌터를다시수용하는움직임은이제야올바른방향을찾아가고있다고할수있다.이러한작업을통해뮌터뿐아니라재능있는많은여성미술가들이미술에서제대로된자리를찾을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