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만 남다

먹만 남다

$18.00
저자

홍순관

저자:홍순관
열살에서예를배웠고대학에서조소를전공했다.
이후,35년간싱어송라이터로활동하며15개국가에서공연했다.
꽤다양하고많은일을하고있지만조그만작업실에서혼자있는것을가장좋아한다.
음악,미술,무대,방송등다양하게활동한경험과정서를
모아유일한분단국가에아트피스뮤지움을짓고자하는것이오래된꿈이다.
지금용인에서비영리단체'춤추는평화'를꾸려나가고있다.

목차

여는글7
여백13
글씨라는마을14
종이위의길15
먹을갈다17
숨을쓰다19
묵향20
먹만남다21
쓰지않고쓴22
먹은물이있어24
먹은한지를만나25
내몸에맞는27
눈을감은듯,쓰는29
전체를보고31
획을긋듯32
그냥33
글씨를쓴다는것은34
글씨라는장르36
서예39
까다로운유머45
슬픈유머47
다른한세상49
그들의선물53
향기기운정서55
낯선58
아주오래된62
가리지않는64
획하나에하루가담기고66
생긴대로68
개,머루먹듯70
글씨체와건축72
겉과속76
경계78
글을빼앗기면80
동주의떨리는획82
조선학교복도에서만난한글서예84
우리사이에86
세종의언어,정음87
정음에서다시한글로90
모어92
한글서예94
모음과자음99
쉬운100
여성이진화시킨글씨,한글궁체103
궁안,그시간에서나온109
민체,그냥다른111
저다운114
글꼴로가두지못하는,글씨116
문을열고나가면117
말하려는것118
모래에쓴글씨,힘을뺀힘으로쓴121
농현과발묵123
붓은언어가되어125
이세상모든글씨127
붓의길128
맺는글130
덤,뒤풀이일곱수다
한글서예를두고‘컨템퍼러리’라는,133

출판사 서평

한글서예에세이“먹만남다”

저자에관하여:싱어송라이터에서한글서예로
미술대학에서조소를전공한홍순관은현대무용무대미술,행위예술등다양한예술분야에서장르를넘나들며활동했다.그러던그는돌연기타를들고세계를돌아다니며노래하기시작했다.직접가사를쓰고곡을붙이고노래와반주까지도맡아말그대로현대의음유시인이되었다.일본군성노예문제를알리기위한공연이10년,평화박물관건립을위한공연이10년,결식학생을돕기위한공연이5년,그외에통일,환경,디아스포라등의주제로200회가넘는공연을하며무심한세상의고독한나팔수를자처했다.그렇게내놓은정규음반이10집에이른다.
싱어송라이터로알려져있는홍순관의이력은대부분동료이웃을위해부른노래로가득채워져있다.예술가를자처하는많은이들이세간의인기와금전적이익을쫓을때,그는다만자신이불러야할노래만을부르고자신의만들어야할작품만을만들며35년의세월을묵묵히걸어온것이다.그렇게음악과미술과문학을아우르며여러무대를넘나든그의이력은모든예술이사실하나이며각장르의표현방식이란수단에불과하고예술가가나타내려는것은오직작가의정신이라는진실이뚜렷하게보인다.
그런그가이번에는서예를통해서그동안감춰두었던그만의세계를세상에내놓는다.아버지로부터물려받은한글서예를향한뜨거운사랑과열정,기나긴수련과노고로빚어낸한글서예의정신과생명을,이제한편의에세이로펼쳐놓는다.

고요한마음과뭉근한열기
홍순관의한글서예에세이『먹만남다』는독특한울림을가진다.낭송하고픈마음을불러내는문장들의음조는고요하고그시간은천천히흐른다.마치먹을가는것처럼,글씨를쓰는것처럼홍순관의글은내용만이아니라상황이며분위기까지통으로옮겨놓는다.글이정갈하다는것은불필요한미사여구가없이맑다는것이요,쉬이흐르기보다머물러있는듯한정적인느낌은느림을기꺼이머금어가벼움에저항하겠다는뜻이다.맑음과무게감의병행이라는독특한운치가그의글에살아있다.글쓴사람의마음과글이함께하고쓰인내용이말하는대상과함께하기에그운치는그저휘발되지않고그윽한묵향처럼책전체를아우른다.
그러나그의글에는잘다스린불꽃의이글거림이숨겨져있다.오래데운뭉근한열기다.한글서예를향한뜨거운사랑이오랜세월을만나변한형태다.읽는이를다치게하지않으나글쓴이안에오래살아있는사랑과열정을기꺼이전달하겠다는사람다운온기가그의숨결안에깃들어문장너머로전달된다.

노래처럼,몸처럼
홍순관의에세이『먹만남다』에는공감각적상상력이깃들어있다.서예만큼이나길었던노래의이력때문인지처음에고요하던그의글에는점점굽이치는가락이생겨나고거기시간이와엮인다.서예에대한고요한묵상이이책의시작이라면중후반부터는보통사람들이제뜻을펼칠때나오는자연스러운춤의기운을신명으로풀어놓는다.
아마도저자홍순관은그가쓰는에세이의내용과그대상인한글서예가한가지로공명하기를바랐을것이다.한글서예의어떠함이그의에세이와그문장에도반영되게끔고심한흔적이그리길지않은이책안에그득하다.한글서예의획마다고요함와세참,안온함과거친생명력이모습을드러내듯이그의글안에도같은변화가미묘하게넘실거린다.특별히그가서예라는고즈넉한공간을떨치고나와우리민족과우리나라와우리사람의지금,여기에대해말할때그의문장은보다더음악을닮아넘실거린다.현재화되는것이고,더뜨거워지는것이며노래처럼공간을굽이치며퍼져나가는외침이되는것이다.
이처럼글씨와글을기호로보지않고하나의기운이요생동하는힘으로보는것은『먹만남다』를이해하는중요한열쇠다.그의글은육화된다.마치먹이몸인것처럼,그몸의흔적이글씨에남는것처럼,한지가제몸으로물에스민먹의몸을끌어안는것처럼,사람의뜻도행위를통해시간에흔적을남긴다.물론이또한저자홍순관의이력에서비롯하는독특한개성이다.조소를전공하고공간을다루는예술에몸담았기에그의글은살에닿는감각을,온몸으로받아들이는촉각을생생하게피워낸다.그의글에는체온같은것이있어그따뜻함이일정하다.
그러나더중요한면은글쓰기의지향과관련된부분이다.홍순관은실천적으로한걸음더나아간다.“우리눈앞에역사청산,분단,통일,평화라는숙제가놓여있다.이렇게쌓인문제들을뒤로하고서예에서다루는이야기가산수와격언에갇혀있다는것은고루함을넘어신랄하게말한다면죄다.”그러니한글서예란관념일수가없다.내피부에와닿는것이어야한다.모어로쓴다.내몸을거쳐나온것을쓴다.내현실을반영한것을쓴다.그러나정갈하게다뤄내어고요한가운데쓴다.그의글이육화되는글이라면응당읽는이에게삶으로응답할것을촉구하기마련이다.그는우리글에대한관념적사랑을한글서예를향한눈과손과숨의사랑으로옮겨내기를힘있게권한다.무엇을쓸것인가고민하고삶을돌아보며그렇게쓰고쓴대로산다.그렇다면이것이곧한글서예의시작이라는것이다.
그의글에서글씨라는이미지,시간과한데엮이는굽이치는음악,피와온기가머물러있는살의감촉이동시에전달된다.공감각적으로한데열려있기에그의글은굳이시의형식을취하지않았더라도시를닮았다.

한글날을맞이하여한글서예를생각하다
풍월당은홍순관의『먹만남다』를10월9일한글날에맞춰출간한다.한글서예는세종께서창제하신훈민정음의본뜻을되살리고일제의민족말살정책에맞서우리한글을지켜낸선각자들의정신을오늘날여전히이어가려는실천적삶의일부다.‘훈민정음’에는백성을가엾이여기는연민의정신이들어있었다.홍순관은이연민의정신을실행하는것이야말로한글서예를포함한모든예술이나아가야할방향이라고말한다.그의수십년노래인생도같은것을지향해왔고,그의이번책에도그울림은여전하다.홍순관의이번책은한글을자랑스럽게생각하는우리모두에게새로운지향을던져준다.우리시대에맞는우리한글은어떤모습일까.이책말미에우리시대의한글서예를고민하는‘수다’일곱마당을추가한것도그런뜻이다.우리의마음속에있는한글사랑을어떻게현실에서풀어낼수있을까.어떻게새로운취향으로연결시킬수있을까.어떻게다듬어새로운세대를길러내는자양분으로삼을수있을까.이에세이는우리모두에게이러한맑고도무게있는질문을남겨놓는다.

한글서예전시회도함께열려
이번출간과함께홍순관의한글서예작품세계를한눈에확인할수있는전시회도열린다.누구나배워쓰기쉬우나구성은단촐하다여겨지는한글로작가홍순관은그동안어떤붓의길을만들어왔을까.『먹만남다』가한글서예에관한홍순관의뜻을한권의책에모은것이라면이번전시회는그뜻이종이위에서실현된바를하나의시공간에모아겪어볼수있게한것이다.글로알게될뿐아니라,눈으로,마음으로,온몸으로끌어안는데까지가기를바라는마음에서열게된전시다.전시회를기해도록『저녁꽃을아침에줍다』(풍월당)도함께출간된다.전시회장소와기간은아래와같다.
일시:2024년9월28일(토)~2024년10월10일(목):매일오전11시부터저녁7시까지
장소:아르떼숲(서울특별시종로구관훈동인사동5길12)
문의:010-3331-7490(박혜정)/02-512-2356(풍월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