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 평전

바그너 평전

$49.00
Description
끝없는 욕망과 엄청난 재능이 결합하면 어떤 인간이 태어나는가?
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젖힌 문제적 인간, 작곡가 바그너의 모든 것
바그너의 삶은 그의 음악만큼이나 드라마틱하고 모순적이었다. 그는 낭만주의자이면서 기회주의자였고, 사회주의를 지지하면서 자본의 영향력을 탐했으며, 많은 여성들과 염문을 뿌리면서도 이상적인 사랑을 노래했다. 그는 〈음악에서의 반유대주의〉와 같은 저작으로 논란을 일으켰고, 사후에는 히틀러의 우상이 되었다. 이 복잡하고 모순된 삶은 부풀려지고 왜곡된 인상들을 탄생시켰다. 때문에 바그너는 지금까지도 많은 분석과 연구가 이어지는 인물이다. 이번 『바그너 평전』은 전작 『인간 바그너』을 보완한 것으로서 보다 객관적인 바그너의 모습을 그려내려 노력한 노작이다. 사실상 바그너에 대한 국내 최초의 총론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을 통해 그의 복잡한 인간성과 끝없는 욕망 그리고 천재적인 음악성을 동시에 조망해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오해수

저자:오해수
음악교양서작가.저서로『신의소리를훔친거장(상,하)』,『혼을깨우는음악』,『노래극의연금술사』,『인간바그너』,『바그너의마지막인터뷰』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제1장악극같은삶을산예술가
제2장종합예술가의등장
제3장종합예술가의산실
제4장종합예술가의길잡이
제5장바그너음악의정체
제6장바그너의천재성과인성
제7장바그너와유대인문제
제8장바그너와여성
제9장리가로부터의탈출
제10장바그너와혁명
제11장망명으로시작한제2의창작여정
제12장재난,그리고구원
제13장바그너의수호천사와젊은호적수
제14장바이로이트로가는길
제15장오페라의금자탑니벨룽의반지
제16장거장의마지막임무
제17장비판과찬사
제18장베네치아에서맞은임종
맺음말
바그너의가계도
바그너의음악작품목록
바그너의저작물목록
연보
참고문헌
인명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끝없는욕망과엄청난재능이결합하면어떤인간이태어나는가?
음악의새로운지평을열어젖힌문제적인간,작곡가바그너의모든것

바그너의삶은그의음악만큼이나드라마틱하고모순적이었다.그는낭만주의자이면서기회주의자였고,사회주의를지지하면서자본의영향력을탐했으며,많은여성들과염문을뿌리면서도이상적인사랑을노래했다.그는<음악에서의반유대주의>와같은저작으로논란을일으켰고,사후에는히틀러의우상이되었다.이복잡하고모순된삶은부풀려지고왜곡된인상들을탄생시켰다.때문에바그너는지금까지도많은분석과연구가이어지는인물이다.이번『바그너평전』은전작『인간바그너』을보완한것으로서보다객관적인바그너의모습을그려내려노력한노작이다.사실상바그너에대한국내최초의총론이라할수있는이책을통해그의복잡한인간성과끝없는욕망그리고천재적인음악성을동시에조망해볼수있을것이다.

모순적인간,종합적예술가
그는어떻게인간적모순을예술적으로종합할수있었는가

바그너의현대성:바그너는여전히살아있다

흔히고전음악작곡가라고하면흘러간시대의음악을떠올리게된다.하지만몇몇천재들의성과는현재까지도많은영향을끼치고있다.특히리하르트바그너가그렇다.그가기존의오페라를완전히혁신시켜새롭게내놓은장르인‘악극(뮤직드라마)’은시각적인스펙터클과강렬한음악을동시에선보임으로써관객들의넋을빼놓았다.이는요즘에가장인기있는예술장르인영화,특히스펙터클한힘을가진영화에커다란영향을끼쳤다.바그너가확립한유도동기(특정인물이나환경에테마선율을부여함으로써그선율이연주되면대상을자동으로떠올리게만든다)는영화음악의기틀이되었고,그가열어젖힌불협화음의세계는20세기예술영화들을거쳐이제는블록버스터영화의사운드트랙에서도쉽게들을수있다.작곡당시에는충격적이고전위적인음악으로받아들여졌던바그너의음악언어는긴시간이흘러대중들에게도친숙해질정도로가까워졌다.
이렇듯바그너는이전까지누구도생각하지못했던독자적인방식으로음악의영토를넓혔다.예를들어스토리자체는길다고할수없는『트리스탄과이졸데』의공연시간은네시간가까이되는데,그긴흐름을유지하기위해음악의긴장감을해소시키지않는불협화음을끝없이이어간다.게다가그불협화음자체가너무나도매력적이라는점은경이적이다(라스폰트리에감독의영화「멜랑콜리아」에서그위력을실감할수있다).바그너는누구보다도명성과인기를원했지만,당대관객들이원하는작품을쓰지는않았다.그는관객의취향을바꿔버릴음악을쓰기를원했다.

종합예술가의탄생

바그너는단순한음악가가아니었다.그의영역은음악에갇히지않았고,심지어예술영역에갇히지도않았다.그는작곡가이자지휘자요,대본가이자연출가,신화연구자이자음악이론가,저널리스트이자기획자,극장설립자이자사업가이기도했다.그가이렇게다방면으로자신을넓힌것은그때까지존재하지않던새로운형태의예술을꿈꾸고실현시키려했기때문이다.그런데바그너가꿈꾼이예술은역사,현실,사회와두루연결되어있었다.그가독일신화를소재로다룬것은물론독일민족의자유와독립이라는민족적사명을인식한결과였다.그러나이신화는독일인만의것이아니어서권력과욕망,연민과사랑같은보편적인간성을깊이있게건드린다.또한자본주의와그파국이라든지,무의식과억압된환상등과같은현대적인면면을다루고있다.
대부분의음악가들이예술이라는순수영역에머무르며작곡과연주라는음악활동에자신을제한시켰다면,바그너는자신이꿈꾸는예술을위해세상그자체를변화시키고자했다.말하자면그는극장이라는무대뿐만아니라인생과사회라는더큰무대를늘인식하고있었다.그리하여바그너의음악극은예술양식의문제너머로나아갔다.그가창안한종합예술작품Gesamtkunstwerk의이상은단지문학,음악,연극,미술만의결합이아니었다.근대성과역사적지평,심리와무의식,형이상학,자본등의문제를깊이반영하는새로운작품이되었다.그가바이로이트에별도의축제극장을마련한것은그의예술인생에클라이막스에해당하는일이었다.

욕망과모순으로가득한처세의달인

사람들의사랑을얻기위해내가그들을바꾸어버리겠다는생각은아무나할수없다.하지만바그너는당연하다는듯이그런삶을살아온인간이었다.그는자신의욕망을좀처럼제어하거나숨기려들지않았다.아무대책없이빚을져서호화로운생활을하다가독촉에시달리게되면야반도주를했으며,자신의작품만을공연하는대규모전용극장을세우리라는꿈을갖고있었고(놀랍게도이꿈은이루어졌다),기혼자를포함한수많은여성들과사귀었으며,자신이원하는만큼자신을지원해주지않은이에게는악담을퍼부었다.그는자신이원하는것을가져야만했다.아부와아첨,읍소,협박,지키지못할약속…바그너에게는그모든수단은말그대로수단일뿐이었다.
심지어그는모순적인행동도서슴지않았다.그는드레스덴시민봉기의주요인물로좌파인사들과도친분이있었지만,돈을얻기위해서라면어느권력자에게도고개를조아릴수있었다.또그는유대인들을비난하는글을쓰면서당대의유대인혐오풍조에힘을보탰지만,자신에게도움이되는유대인들과는끝까지친밀한관계를유지했다.이런점에서‘처세의달인’바그너는주로자기안으로가라앉아서작품을탄생시킨낭만주의의여느거장들과는커다란차이를보인다.체면이나윤리,관습이나법칙에얽매이지않고자신의욕망만을좇았던그였기에당대음악의틀을부수고그바깥으로나아갈수있었는지도모른다.바그너는그야말로복잡한내면을지닌,그리고그다양한면모를모두스스럼없이표출하는인간이었다.많은사람들은바그너의이련면모를알고있었지만,대부분그를거부하지못했다.그중가장유명한사례는바그너에대한애증으로얼룩진인물,프리드리히니체다.그는이렇게말했다.“어쩔수없다.우리는일단바그너주의자가되어야한다.”

모순을통합하다

바그너가창조한인간상들에는이러한모순들이가득하다.예를들어딸을사랑하는아버지인보탄은동시에약속을어기고보물을강탈하는‘악당’이다.권위있는신이지만,약점많은존재다.바그너의악극은여전히미덕을말하지만,미덕을실행하는존재들은실수투성이요,욕심에사로잡히며결함으로인해잘못을저지른다.
이모든것의중심에는보물이놓여있다.바그너<니벨룽엔의반지>에나오는‘보물’은모두를윤택하게해주지못한다.탐심을불러일으키지만,소유하는이에게저주를건다.영원히사랑을단념해야한다는저주말이다.바그너가물질과사랑의관계를이처럼양자택일적으로다룬다.사랑할때의인간과욕심에이끌리는인간은같은존재가아님을선명하게드러내기위해서다.바그너악극에나타나는모순적인간상은바로여기서나온다.
바그너또한성취할때와사랑할때다른모습을보였다.그런데다면적예술가인그에게물질과사랑은복잡하게엮여있었다.왕이아니고서는이룰수없는거대한꿈을힘없는예술가인그가꾸고있다.현실적인문제때문에그위대한꿈을포기할수는없다.그래서그는왕을이용하기로한다.바그너는꿈을포기하는죄가,타인을이용하는잘못보다더크다고여겼던것일까?만일그렇다면꿈을성취하는도정에서바그너는자기를크게하려는욕심에이끌린것일까?아니면예술을사랑하는마음에온전히헌신한것일까?이둘을가르기란쉽지않다.

악명과루머를넘어서

오직애호가로서바그너의음악과삶을오랫동안연구해온저자오해수는바그너의복잡한면모를알려주면서거기에드리워진편견과환상을벗기고자한다.특히바그너를추종한히틀러가대량학살을자행했고그의음악을정치에이용했으며,실제로반유대주의를주장하는글을쓰기도했던바그너도응분의책임을져야한다는주장은오래도록논의의대상이되고있다.저자는바그너의반유대주의가진심이었다기보다는자신의기회주의를포장하려는술책에지나지않으며,따라서이부분에대해서는그를비판하는시점이달라져야한다고주장한다.물론바그너의과오를모두옹호할수는없으며,저자역시바그너의특정한면모에대해서는‘뻔뻔하다’거나‘용서하기어렵다’는등의표현을쓰기도한다.하지만실제로행한과오와그것을부풀린루머사이에는큰차이가있다.저자는이책을쓰면서자신이종종바그너의편에섰다고말하지만,명성보다더부풀려지기쉬운악명을바로잡으려는저자의노력은의미있는결과물로태어났다.
이처럼『바그너평전』는엄청난명성에비해국내에서는제대로된사료를찾아볼수없었던바그너에대한최초의총론이다.저자는전작의구성에서제13장,제15장,제16장을보충했다.바그너의후원자루트비히2세,그의숭배자였다가반대자로돌아선니체관련내용이보강되었고,바그너의바이로이트프로그램인<니벨룽의반지>와신성무대축전극<파르지팔>이별도의장으로더깊게다뤄지면서분량도160페이지가량추가되었다.
바그너의복잡한인간성과끝없는욕망그리고천재적인음악성을모두조망하는이책을통해서양음악사상가장거대한인물중한명을비로소조감해볼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