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의 쓸모

교양의 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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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소멸하는 시대의 마지막 품위, 교양
“나를 지켜낸 것은 지식이 아니라, 삶에 밴 교양이었다.”
AI가 사고를 대체하고, 급변하는 기술이 인간을 끊임없이 몰아붙이는 시대에 교양은 더 이상 문학적 수사가 아니다. ‘얼마나 많이 아는가’보다 ‘어떤 태도로 세상을 바라보는가’가 우리 시대의 핵심 화두다. 장석주 시인의 『교양의 쓸모』는 바로 이 물음에서 출발한다. 그는 교양이 생존의 방식이며, 지식보다 오래가는 힘이라고 말한다. 밥을 짓고, 걷고, 일하고, 늙어가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인간을 지탱하는 최소한의 품격과 태도의 여러 가지 모습을 포착한다. 속도가 지배하는 시대가 놓치고 있는 것은 ‘깊이에 대한 감각’이다. 『교양의 쓸모』는 그 감각을 잃어버린다면 인간은 결국 기술의 부속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조용하지만 날카롭게 경고 한다.
저자

장석주

집필노동자.출판사를경영하고,글쓰기를가르쳤다.평생읽고쓰는보람으로책을쓰며살아왔다.지금까지시집여럿과『이상과모던뽀이들』,『글쓰기는스타일이다』,『은유의힘』,『어느날니체가내삶을흔들었다』,『에밀시오랑을읽는오후』,『노자의마음공부』등을냈다.지금은파주에서고양이‘당주’와‘헤세’,그리고아내와산다.

목차

서문

1교양의쓸모
들길
정원예찬
밥과꿈
어른의품격
나이유감
자화상
나는여전히뭔가를찾고있어요
카르페디엠
노스탤지어은하계
독서는교양의기초토대다
그건교양이아니에요
교양의쓸모
교양의소멸

2인생의의미
웃는사자가온다
지는해를바라보며
벚꽃필때죽음을생각하라
전직,이직,휴직
세상에나가면일곱번을태어나라
쇼펜하우어열풍
해남엔못간다
시,바슐라르,촛불
음악의필요
한국문학을크게칭찬함
장소와장소성

3계절의감각
여름의의무는행복
지중해에서보낸여름한철
장마와「청포도
템플스테이를하며보낸여름
대학기숙사에머물며글쓰기
가을의기척
죽고싶을만큼살아봐야겠다
가을과고양이
겨울의들머리에서
눈이많이내리는고장에서
봄날은무슨꽃으로내가슴을문지르는가?
봄은꽃만으로는충분치않다

4생활의사상
살아라,기뻐하라,감사하라
밤의고독
쇠를달구고망치질하며노래하라
강연소동
K리그를보러가자!
팬데믹과낙인찍기
정치가국민행복지수를높일수있을까
우정:두몸에깃든한영혼
가족:가끔은내다버리고싶은것
폭력:우리곁을떠도는유령
희망:새로운것을내놓는산파
피로:얼굴없는유령
신념:우리정체성의일부
벌새:이세상에서가장작은스승

출판사 서평

교양은사람을사람으로살게하는것

교양이란무엇일까.저자는교양을“본성이나피의기질과는다른올바름이며,품성의고결함”이라고말한다.교양은삶이주는경험과깨달음에서직조되는것이고,몸에밴앎이자덕의실천이며,그실천에서배어나는기품이다.핵심은그것이삶의흐름속에자연스레배어있어야한다는데있다.

그래서저자는들길을걷고,밥을지어먹고,나이를겪어내는과정속에서마주한작고느린풍경들,카페의낮빛,도서관의서늘한기척처럼자신의몸으로겪고지나온것들을바탕으로교양을말하고자했다.몸으로겪은것이란어쩌면별것없는일상일뿐이다.그러나삶의‘경유지’들에서부딪히고,생각하고,깊이들어가보아야비로소마음에남는다.그래서교양은결국‘용기’를전제로한다.

작가는묻는다.“우리를사람답게버티게하는힘은정말사라진것일까?”그는‘교양’이라는오래된단어의먼지를털어낸다.교양은지식의높이가아니라,삶을바라보는태도와시선이다.『교양의쓸모』는바로이질문을따라간다.



일상의결을읽어내는예민한감각

일상을기계적으로처리하는대신,그결을읽어내는일.장석주는바로그것을교양의시작으로본다.그에게교양은거창한학문이아니라,몸이기억하는감각이며마음이던지는질문이고,삶이남겨놓은무늬에서비롯된다.노동과책임의무게,나이듦의체감,타인의고통을흘려보내지않는민감함등작가가천천히꺼내놓은장면들은독자에게도묻는다.“지금내가지켜야할품격은무엇인가?”

『교양의쓸모』는속도전을잠시멈추라고말한다.밖으로만향하는시선을안으로돌리라고권한다.그래야“내하루의결을살피고,내존재에게말을거는태도”를얻을수있기때문이다.주의를기울이고,몸의감각을세심하게깨우라고도한다.그렇게느껴야만비로소깊게호흡할수있고,일상속에서마음에남는풍경을건져올릴수있다.교양은낮은곳에서아름다움을알아보는감각에서시작된다고그는말한다.

밥과노동과꿈

속도의시대,파편화된공동체,낮아진정신의지붕아래서작가는우리가마지막까지놓치지말아야할인간적품위로서의교양을이야기한다.그의경고는단호하다.“교양의소멸은곧인간다운주체의소멸이다.”

『교양의쓸모』는밥과노동,꿈의이야기에오래머문다.밥은생존의행위가아니라삶을대하는태도이며,노동은정신을붙드는힘,꿈은지치지않고내일을바라보게하는불씨다.밥을대하는태도가흐트러지면노동이건실해지기어렵고,노동이힘을잃으면정신도약해진다.약해진정신으로는눈앞의것이상을바라보기어렵다.

그래서작가는청년시절의가난과흔들림,하루의무게를숨기지않는다.그땀어린시간을지나며깨달은것은,교양이란삶의무게를정직하게견뎌낸사람에게서배어나오는빛이라는사실이다.평범한밥과꿈의이야기속에서오히려인간다운품격의토대는한층선명해진다.


어른이사라진시대,사람사이를생각하다

교양은자기자신을다스리는힘이자,사람과사람사이의온도를조율하는예술이다.
상처받기쉽고,분노하기쉽고,판단이앞서는세태를작가는‘어른의부재’로설명한다.참된어른은나이로결정되지않는다.자기삶의책임을다하고,타인의고통에귀기울일줄아는사려깊은사람이바로어른이다.“어른이란타인을쉽게상처내지않는태도로완성된다.”

그러니교양이란말을아끼고,귀를기울이며,다정함을잃지않으려는작은의지다.관계가쉽게마모되는시대에교양은보이지않는완충재처럼서로를상하게하지않고,조금씩더나은쪽으로이끄는품위로작용한다.


책과문장들이삶으로배어드는과정

책의중반부에서펼쳐지는독서와사유의장면들은문학과철학의문장들이어떻게한사람의내면을바꾸는지를인상적으로보여준다.읽는다는것은곧자신을다시쓰는일이다.그래서읽은문장들은책속활자에머물지않고,책밖의체험들과자연스럽게이어진다.정신과감각이어우러진다.헤세의문장은지나온계절과겹쳐읽히고,카뮈의사유는제주에서만난바람처럼마음의방향을바꾼다.데릭월컷의문장은한여름빛아래서더욱선명해진다.그렇게독서와삶이겹쳐질때,삶을읽어내는감각깊어진다.머리로만알던것이몸과마음에서살아움직이기시작하는순간이다.

그가머물렀던파주·안성·제주·강원산골과절집의시간이책속문장들과포개지며새로운울림을만든다.‘문장은저자를닮는다’는말처럼,사람은자신이읽어온문장들에의해천천히빚어진다.이책에는저자가평생읽어온문장들과그시간의결이고요히배어있다.

나이듦과자화상,삶을고요히바라보는기술

우리는나이듦을감추려하지만,작가는거울앞에천천히선다.그에게나이는결핍의표식이아니라지나온시간의질감이다.자화상은세상의목소리가아닌자신의목소리로자신을부르는작업이다.책속에서그는자신의취향과습관,두려움과기쁨을조용히펼쳐보인다.그과정은독자에게도묻는다.“당신을만든풍경과기억은무엇인가?”

교양은외부에서끌어오는장식이아니라,삶을정직하게살아온사람이자기삶을투명하게바라보는태도에서비롯된다.

AI시대,인간을지탱하는마지막힘

우리는새로운기술이축적된삶의지혜를단번에뛰어넘는듯보이는시대를맞이하고있다.그러나AI는체험을축약하고,숙성할여유를주지않는다.과정과과도기,중간단계에서생겨나는다채로운경험들은생략되고,결과만이빠르게산출된다.

경험이사라져가는시대에장석주시인의『교양의쓸모』는하나의여정으로서의‘교양’을강조한다.들길을걷는시간,책을읽고사유하던순간,노동과관계속에서배운마음의자세들을통해그는교양을창의성과자유,그리고삶을단단하게만드는태도라고정의한다.

들길에서시작해교양의바다로나아가는이책은지금우리에게필요한것이속도가아니라,내면의밀도와천천히쌓여가는품격임을조용히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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