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한 춤

불가능한 춤

$18.00
Description
『불가능한 춤』은 오늘날 춤의, 무용의 자리를 다시 살피고 새롭게 마련해 보는 책이다. 수년간 다원 예술 축제를 만들며 플랫폼을 구축해 온 공연 예술 기획자 김성희가 현장에서 작품과 이론을 두루 발표하며 동시대 예술의 한계를 넓혀 나가는 여러 무용가와 안무가를 초대해 춤의 활로를 찾는다. 이들은 무대 위에서, 무대 뒤에서, 무대 밖에서 쓴 글을 통해 지난 성과와 한계를 돌아보며 안무 ㆍ 관객 ㆍ 무대 ㆍ 신체 ㆍ 언어 등 무용의 기반으로 여겨져 왔던 개념을 다른 관점과 태도로 다룬다. 이 책은 그렇게 지금 다원 예술이 나아갈 길을 모색해 보는 단초가 된다.
『불가능한 춤』은 2020년 10월 9일부터 29일까지 서울 곳곳에서 열리는 첫 번째 ‘옵/신 페스티벌’(http://obscenefestival.com)과 연계해 기획되었고, 필자 중 메테 에드바르센과 마텐 스팽베르크의 작품이 축제 기간에 공연된다.
저자

라시내

공연예술연구자,연출가.동시대공연예술에대해글을쓰고,움직임기반의공연을만들고있다.서울대학교협동과정공연예술학전공박사과정중이다.

목차

서문
김성희

상상의예술에대한믿음
보야나스베이지

직전의순간
메테에드바르센

몸과교감에관한몇가지광경
서현석

실천속에서:무용가의노동하는몸에관한몇가지사유
보야나쿤스트

69포지션:대본
메테잉바르트센

코레오그래피와포르노그래피:탈시간적사드,동시대의춤
안드레레페키

포스트댄스,그변론
마텐스팽베르크

출전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가능한춤을위한질문들

기획자는책의「서문」에서신체나내면등개인의영역에서벗어나문화적ㆍ정치적ㆍ역사적ㆍ사회적맥락을직면하게된무용이그동안재정의되어왔음을밝히고,그러한재정의에대한질문이다시피어나고있음을알린다.무용을성립시켜온조건이지금갖는의미,관객이무대ㆍ신체ㆍ작품을감각하고이해하게만드는장치들이존재하게된방법과그이유에대한의문,예술가의역량이나직관등을관계의망속에서파악할때작품이갖게되는다른의미와가치…1990년대에출현한담론을지켜보던2010년대의좀더다른,보다새로운목소리들은질문에질문으로답하며다음단계를예비한다.

첫번째글「상상의예술에대한믿음」에서,예술이론가보야나스베이지는‘포스트댄스’라는용어를두고내용을풀어나간다.그는안무를춤에서분리해낸이득이미술관과예술교육기관에돌아갔다고일갈하면서,안무가공연예술을점령하고났을때춤에는무엇이남게될지묻는다.이어오늘날무용을다른곳으로데려가는‘비육체적’인작품들을소개한다.무용가이며시인인브리야나프리츠는작품「불가결한블루」(2016)에서노트북스크린에시를무용으로선보인다.손가락을따라표면이움직이고,커서가단어들을이어붙이고오려낸다.역시무용가이자시인인잔느카밀라라이스터는작품「도피와변형」(2015)에서다섯명의무용수를한편의시와함께선보인다.무용수들은안무지시없이지속시간만적힌스코어를마음속으로읊으며텍스트를움직임으로옮긴다.보야나스베이지는이러한텍스트기반의작품들을지나자신이믿는예술의미래를이렇게그린다.“내가믿는포스트댄스의미래는특정한불투명성을보존하는춤이다.나는설득력있는자기퍼포먼스를요구하는잘정돈된이세계속에서,어느정도의의지와강도로기묘하게과소수행하는존재를만들어내는고집스럽고비효율적인무언가의출현을상상한다.”(본문32쪽)

안무가이자무용가인메테에드바르센은무대뒤에서「직전의순간」을쓴다.“아침여섯시반,나는며칠간의공연을끝으로어젯밤마지막공연을올렸던극장의분장실에앉아있다.일요일이다.(…)난이공간에글을쓰기위해앉아본적이없음을깨닫는다.”(35쪽)글을쓰기위한공간이아닌그곳은몸을위한공간도아닌데,무대에서공연하는그가판단하기에는무대에오르기‘직전의순간’혹은공연이끝난‘직후의순간’을위한,무대와연결된공간이다.이곳에서그는의자에앉아움직여가면서몸을가능한한미세하게체험하며,자신의몸과관람객의몸을위한글을쓴다.

전작『미래예술』(2016)에서“오늘날예술이야기하는가능성들을질문하고구체화”했던서현석은글「몸과교감에관한몇가지광경」에서질문을이어나간다.데즈카나쓰코,울라이와마리나아브라모비치,발리엑스포트,티노시걸,르네폴레슈와파비안힌리히스,윌리엄포사이스와필리프부스만,메테에드바르센,엘콘데데토레필을경유하며그들이관객과의교감을위해신체와언어를달리사용해온방식을면밀히살핀다.“오늘날예술이무엇을할수있는가의질문보다절박한것은오늘날예술이무엇을할수없는가의질문일지모른다.”(66쪽)

자본주의와예술이,동시대노동과춤이어떻게연결되는지탐구해온철학자보야나쿤스트는「실천속에서:무용가의노동하는몸에관한몇가지사유」에서예술과정의핵심에있는잉여성을주목하며,노동의생산성이라는환영에도전하는춤을생각한다.즉무용가의노동은무언가를고되게지속적으로생산하는잉여성덕분에춤을창의적으로확장하고상상할수있는힘을갖게된다고판단한다.“춤은고된노동이고,노력이며,시간과공간에깊이얽매인과정이라는점에서실천적힘을갖는다.동시에,춤은정확히그런실천이며,깊이체화되어있기때문에,춤이무엇이되어야한다는그어떤가정에도묶이지않는상상과사변의장치가된다.”(90쪽)

안무가메테잉바르트센은자신의작품「69포지션」의대본인「69포지션:대본」을공개한다.이대본은섹슈얼리티와공적영역간관계를드러내는여러영상과이미지,텍스트를통해그가섹슈얼퍼포먼스를구현하는과정을담고있는데,자료들은섹슈얼리티가개인적이고내밀한지점을넘어사회와정치에개입하는요소임을드러낸다.

국내에번역출간되기도한『코레오그래피란무엇인가』(원제‘춤을소진하기:퍼포먼스와움직임의정치학’)의저자안드레레페키는「코레오그래피와포르노그래피:탈시간적사드,동시대의춤」에서안무와포르노그래피라는두가지몸의기술의관계를살핀다.17세기후반부터18세기전반에동시에등장해사유화되어기계적으로움직이는몸을묘사하고규정하는데집중한두분야를들여다보는데,특히동시대무용에서어떻게이두가지가구성되는지숙고한다.그대상은18세기소설가마르키드사드,그리고랠프레몬의「그래픽리딩룸」(2015)과메테잉바르트센의「21포르노그래피」(2017)다.레페키는이들의근작에서사드가우연히호출되지않았다고보고,『소돔120일』을통한사드의재등장이신자유주의적ㆍ신식민주의적ㆍ약리포르노적자본주의에시달리는이시대에불가피한안무적선택임을밝힌다.또한이렇게탈시간적으로반복되는이미지와주제는과거에멈춘것들을휘저어혼란시키고열어젖히기위해반드시필요한움직임이라고말한다.

‘포스트댄스’로시작된책은‘포스트댄스’로끝난다.안무가마텐스팽베르크는「포스트댄스,그변론」에서포스트댄스를통해미래의춤과안무실천을규명하겠다고선언한다.방점을‘춤’에두고서.“포스트댄스를통해서‘포스트’를옹호하는것이아니라,‘댄스’,즉춤을옹호하는겁니다.우리가해야할일은춤을역사적으로고정된위치에서구출하는것,그유산의족쇄로부터해방하는것입니다.새로운조건,상황,환경속에서춤에관해이야기하는법을배우고,지금여기있는춤과미래의춤에공명할수있는새로운종류의행위주체성을발견하는겁니다.”(159쪽)춤이단순한춤을넘어사회의능동적힘으로서사회를위한구상에참여할수있도록춤에역량을부여하는시작점으로서의포스트댄스.“이것이나저것에대한춤이아니라(…)춤그자체가역량을갖는순간”(159~60쪽)을향한길을인식론과존재론,기법과기술,퍼포먼스와춤,가능성과잠재성,새로운것과진짜새로운것등을경유하며찬찬히살펴나간다.“미적경험”,“잠재성의경험”에서생겨날“진짜새로운”예술이만들어나갈미래를희망하면서.

- 옵/신페스티벌
“장(scene)으로부터/벗어나다(ob).”2020년첫회를맞이하는옵/신페스티벌(예술감독김성희,프로덕션총괄김신우)은오늘을통찰하고이를자신만의예술형식으로표현하는작가를소개한다.기존예술의경계를넘나드는작품을통해국제동시대예술을함께그려나간다.2020년10월9일부터28일까지문래예술공장을비롯한서울곳곳에서열리며,프로그램은공식웹사이트(http://obscenefestival.com)에서살펴볼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