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어 자본주의

고어 자본주의

$19.00
Description
트랜스페미니스트이자 철학자, 시인, 퍼포먼스 예술가이자 활동가인 사야크 발렌시아의 『고어 자본주의』가 출간되었다. 부를 생산하는 도구로서 자본주의와 공모한 폭력이 어떻게 우리 삶을 위협하는 현실이 되었는지 살피고, 이것을 규정할 언어를 발명하고, 이를 넘어서는 반격을 제안하는 이 책이 말하는 바는 뚜렷하다. 우리가 당장 무언가 하지 않으면, ‘이것’이 우리에게 무언가 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저자

사야크발렌시아

1980년멕시코티후아나출생.트랜스페미니스트,철학자,시인,퍼포먼스예술가이자활동가.스페인마드리드의콤플루텐세대학에서페미니즘철학,이론및비평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2002년학제간페미니스트연구및활동그룹인라리네아를공동창립했으며,레즈비언여성,트랜스젠더,흑인여성,성노동자와이민자여성,이성애반대자여성들의투쟁인‘트랜스페미니스트반란선언’을주도하기도했다.현재티후아나의프론테라노르테대학교연구교수로재직중이다.

목차

경고
처음
서문
고어에대한주석:스너프되기

1.정치적형성체로서의국가의붕괴
2.문화적구성물로서의자본주의
3.새로운마피아
4.시신정치
5.국경의가장자리에선나의이름은칼날:고어자본주의와페미니즘(들)

결론
맨처음
역자후기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맨처음
미국과멕시코의접경지대티후아나.오후6시.몇년만에고향을찾은사야크발렌시아는동생과함께집으로향하던도중앞을달리던픽업트럭에서떨어진검은자루와마주친다.도로에튕기며그들의눈앞에서찢어진자루에서튀어나온것은토막난몸통.아직머리가붙어있는,짙은색머리카락과커다란눈을가진한남성의절반.순간닥쳐온쇼크와긴장증,실어증,무력감.사야크는잠시후떨리는목소리로조수석에앉은여동생에게간신히묻는다.“저거뭐였어?”자신이본것이제발헛것이었기를바라는그질문에,동생은차분히어깨에손을얹으며말한다.“토막난남자몸통이었어,사야크.여기티후아나야.”이책은“여전히어떤밤에는반복해서,느린동작으로떨어지는”그몸통에대한저자의응답이다.

고어의수도티후아나에서보내온자본주의와폭력의공모에대한고발
이책에서말하는‘폭력’은상징적인것이아니다.말그대로신체를파괴하고,시신을훼손하고,내장을전시하는,살아있는‘몸’을대상으로한정당화할수없는폭력이다.그것이어떻게현자본주의체제에서상품으로변하고,전세계에유통되고,부를생산하는‘합리적인’선택지가되었는지설명하는것이이책의첫째목적이며,미국과멕시코사이의국경도시티후아나의사례를통해이현상에접근한다.도덕적이거나윤리적인잣대로옳고그름을논하는대신,그폭력에꼬리표를달아안보이는곳으로밀어넣는대신,현자본주의담론이이현상을설명하기에역부족임을입증하고새로운이론을세우고자한다.
이를위해저자는공포영화장르에서‘고어’라는용어를,중세문학에서‘엔드리아고’라는용어를빌려온다.생생한폭력을묘사함으로써육체의취약함을드러내고몸의훼손을극화하는고어적행위는이미스크린을뚫고나와우리를위협하고있으며,이것이우리를완전한치사상태에빠뜨리는스너프의단계로신속히이행하고있음을경고한다.
『갈리아의아마디스』에등장하는인간과히드라,용이섞인괴물엔드리아고는이고어적행위를실천하는주체로서,“현재의세계는괴물들의귀환에의해통치되고있다”고주장한메리루이스프랫의논지를따른선택이다.저자는자본주의의세계화기획이어떻게노동과자본에대한가치의해체와재구성을가져왔는지추적하고,남성우월주의적인이성애가부장제아래에서어떻게엔드리아고라는극단적인주체가탄생했는지밝히며,창의적이고합리적인기업가정신을장착한이들이어떻게폭력을자본을생산하는직접적인수단으로활용하는지낱낱이고한다.

어느누구도자기와는상관없는일이라고자신할수없다

“얼마전에한멕시코신문에이런만평이실렸습니다.악마가굉장히근심스러운듯이지금국가적으로심각한폭력사태에대해서동료와이야기하는데요,악마가말합니다.‘수십년동안우리는멕시코가콜롬비아처럼될까봐두려워했는데지금은지옥이멕시코처럼될까봐무서워….’”(41쪽)

2008년의인용문이다.2020년멕시코에서는3만4515명의살인피해자가발생했으며,그중티후아나에서만2000명이넘는사망자수가기록됐다.코로나19로인한비대면상황탓인지전년보다줄어든숫자다.저자는티후아나와같은국경지대는고어자본주의가좀더확연히드러나는곳일뿐,고어적관행은이미소위제1세계가당면한문제라고말한다.오히려고어자본주의에대해무지하고설명할논리도부족한,그동안고어자본주의의최대소비자로서이를자신과상관없다고여겨온곳들이더취약할수도있다.
역자도후기에서밝히듯,고어적관행과이를실천하는엔드리아고주체는이미우리곁에와있다.“한창이책을번역하고있을때N번방사건이세상을뒤흔들었다.죽은몸,학대당하고훼손당한몸이살아있는몸보다더많은가치를생산하는,남성우월주의적폭력을휘두르는새로운범죄계급의탄생과거대한성착취카르텔.고어자본주의의세계를이보다더잘설명할수있을까.”저자가책에서밝히는“윤리적이고휴머니즘적인규범과의이러한단절을명확히보여주는”또하나의사례로서“합법경제의테두리안에서,수백만생명을구할수있을특정의약품을사유화하고상업화하는제약회사”역시,우리는현실에서목도한다.
이제더는“그저자신이사는방식은다르니까어떤위험으로부터도안전하다고확신하는것만으로는충분치않”은시대로접어든것이다.

질문하고저항하는새로운인식론적범주로서트랜스페미니즘
서두에서경고하듯,저자는서구세계가제공하는“온정적인위계질서”내에서고어자본주의를바라보고해석하는것을단호히거부하며,주변화된남성성에뿌리내린엔드리아고주체성을전복할저항의축으로서이주제를복수의페미니즘(들)과연결한다.엔드리아고주체는단순히자본주의시스템에부적응한실패자가아니기때문이다.그들에게고어적행위와시신정치는헤게모니적남성성과패권적자본주의가결합해선사하는좌절과실패의감각을뒤바꿀하나의돌파구이자,버팀목이기도하다.
그반대편에트랜스페미니즘이있다.둘다세계화의맥락속에서등장하고,반체제적투쟁의방식으로형성되었지만,엔드리아고주체성과달리디스토피아적이지않은다른방식으로자본주의를움직이는힘에반격할하나의가능성으로서존재하는트랜스페미니즘은우리에게주어진선택지의한계를넘어생각하는길을열어준다.좁은의미의사회적운동이아닌,질문과저항을위한새로운인식론적범주로서트랜스페미니즘은퀴어다중을통해우리몸을해방시킬가능성을열어젖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