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포스트텍스처』는 시간을 탐구하는 예술가 오민의 새로운 개념을 다룬다. 미술과 음악과 무용의 교차점에서, 시간 기반 설치와 라이브 퍼포먼스의 접점에서 주로 음악의 구조를 빌려 신체가 시간을 감각하는 방식을 면밀히 주시하고 치환해 온 작가는 보편적이고 위계적인 체계와 선(음악에서의 선율, ‘텍스처’)을 벗어난 오늘날의 덩어리적 감각을 ‘포스트텍스처’(post-texture)라고 명명하면서 동시대적 동시 감각을 새로운 언어로 사유하고 선언한다. 책은 오민의 글 세 편(포스트텍스처의 시작을 알리는 「폴리포니의 폴리포니」, 시간 예술과 관련된 여러 개념들을 점검하는 「시간」, 포스트텍스처를 구체적으로 선언하는 「노래해야 한다면 나는 당신의 혁명에 참여하지 않겠습니다」)을 주축으로 오민이 동시대 음악가 및 연구자와 ‘물리적 감각과 지적 구조와 선험적인 것’(장피에르 카롱) ‘퍼포먼스에서의 기술의 의미’(요세피네 비크스트룀) ‘시청각적 텍스처 개념’(앤드루 유러스키)에 대해 나눈 대화, 오민과 함께 음악을 여러 관점에서 탐구해 온 작곡가 문석민과 비평가 신예슬의 비선형적 음악에 관한 글, 책과 같은 방향을 공유하는 오민 개인전 『노래해야 한다면 나는 당신의 혁명에 참여하지 않겠습니다』(일민미술관, 2022년 8월 23일~10월 2일) 학예사 백지수가 새로운 시간 지각을 조망하는 글을 오가며 포스트텍스처의 비위계를 다각도로 드러내고 거듭 증명한다. 그동안 『토마』(2021) 『부재자, 참석자, 초청자』(2020) 『연습곡 1번』(2018) 『스코어 스코어』(2017) 등의 디자인과 출판 과정을 통해 오민의 작업과 연구를 함께 기록해 온 디자이너 슬기와 민은 『포스트텍스처』(2022)에서 여러 글이 지면을 나누어 함께 평행하게 가로지르며 다성적이면서 정보의 덩어리 상태를 이루어 가는 포스트텍스처적인 본문 디자인을 구현하는 한편, “덩어리적 음향 현상에 관해 사유할 새로운 언어로서 ‘포스트텍스처’를 상정”(129쪽)하기 시작하는 본문을 표지로 삼아 개념을 제시하는 선언문으로서 책을 위치시킨다.

저자

문석민,백지수,신예슬,앤드루유러스키,요세피네비크스트룀,장피에르카롱

저자:문석민
작곡가.일반적인악기소리부터소음까지감각가능한다양한소리를발굴하고또그소리재료들을유기적으로구성하는방법을탐구해왔다.미술가,안무가등과의협업을통해비음악적인재료를음악안으로흡수할수있는가능성을모색하고있다.최근공연으로「물질과시간」(2020년,오민과공동기획)이있다.그의작품은한국,미국,독일,이탈리아,러시아,리투아니아등에서디베르티멘토앙상블,MDI앙상블,네오콰르텟,앙상블미장,앙상블TIMF등에의해연주되었다.

저자:박수지
큐레이터.큐레토리얼에이전시뤄뤼(RARY)를운영하며,기획자플랫폼웨스(WESS)를공동운영한다.이전에는현대미술의정치적,미학적알레고리로서우정,사랑,종교,퀴어의실천적성질에관심이많았다.이관심은수행성과정동개념으로이어져,이를전시와비평으로연계하고자했다.최근에는예술외부의질문에기대지않는,예술의속성그자체로서의상태가무엇인지고민하며전시를기획하고글을쓴다.한국해양대학교에서경제학을전공했고,부산대학교대학원예술문화영상학과에서미학을수료했다.독립문화공간아지트큐레이터,미술문화비평지『비아트』편집팀장,제주비엔날레2017큐레토리얼팀코디네이터,BOAN1942큐레이터로일했다.

저자:백지수
학부에서서양화를,석사는예술학을전공하며퍼포먼스이론을공부했다.눈과손과몸을통해목격하고경험한것의진실함에대해생각한다.여기서비롯되는작품과관람자의관계나생산과수용사이에서벌어지는특수한현상에관심을둔다.2019년부터일민미술관학예팀에서『언커머셜:한국상업사진,1984년이후』,『IMAPicks2021』,『GhostComing2020{X-ROOM}』등의전시기획에참여했다.

저자:신예슬
음악비평가,헤테로포니동인.음악학을공부했고유럽음악과그전통을따르는근래의음악에관한호기심에서비평적글쓰기를시작했다.『음악의사물들:악보,자동악기,음반』을썼고,종종기획자나편집자로일한다.『오늘의작곡가오늘의작품』편집위원을맡고있다.

저자:앤드루유러스키
미술사가,미디어문화역사가.스토니브룩대학교현대미술과미디어학부의부교수로재직중이며,현대미술사와비평석/박사프로그램,철학과인문학석사프로그램,미디어,예술,문화,기술준석사프로그램을운영한다.영화,비디오,사운드,설치,퍼포먼스를중심으로,시간을다루는매체가어떻게미학적생산,전시,관람성,사물성의사례를재맥락화하는지탐구한다.『블랙박스와화이트큐브사이:확장영화와전후시대예술』(BetweentheBlackBoxandtheWhiteCube:ExpandedCinemaandPostwarArt)의저자로,근대와동시대미술,영화,시각문화에대한글이『옥토버』,『그레이룸』,『오거나이즈드사운드』를비롯한다수의학술저널과비평집에실렸다.최근출간된『요나스메카스:카메라는항상켜져있었다』(JonasMekas:TheCameraWasAlwaysRunning)와『확장하는시네마:동시대미술을통한영화이론화』(ExpandingCinema:TheorizingFilmthroughContemporaryArt)는여섯개언어로번역되었다.『키네틱심상:전후미국미술에서시간성과운동의출현에관한다원적역사』(TheKineticImaginary:AnInterdisciplinaryHistoryoftheEmergenceofTemporalityandMovementinPostwarAmericanArt)를출간할예정이다.

저자:오민
예술가.시간을둘러싼물질과사유의경계및상호작용을연구한다.주로미술,음악,무용의교차점,그리고시간기반설치와라이브퍼포먼스가만나는접점에서신체가시간을감각하고운용하고소비하고또발생시키는방식을주시한다.서울대학교에서피아노연주와그래픽디자인을,예일대학교에서그래픽디자인을공부했다.그의작업은국립현대미술관(서울,2021년/과천,2018·2014년),MAIIAM(치앙마이,2021년),MCAD(마닐라,2021년),대전시립미술관(2021년),토탈미술관(2021년),수원시립미술관(2021·2016년),독일모르스브로이미술관(레버쿠젠,2020년),플랫폼엘컨템포러리아트센터(서울,2020·2019·2017년),포항시립미술관(2019년),아트선재센터(서울,2018년),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2018년),네덜란드드메이넨미술관(시타르트,2018년),대구시립미술관(2017년),아르코미술관(서울,2017·2016년)등에서소개되었다.네덜란드국립미술원과삼성문화재단파리국제예술공동체에서거주작가로활동했으며,『올해의작가상2021』4인(2021년),에르메스재단미술상(2017년),송은미술대상우수상(2017년),신도작가지원프로그램(2016년),두산연강예술상(2015년)을수상하였다.『토마』(박수지와공동편집),『부재자참석자초청자』,『스코어스코어』,『연습곡』등을출간했다.현재암스테르담,파리,서울에서작업하고있다.

저자:요세피네비크스트룀
비평가.동시대예술에서퍼포먼스와무용을중심으로문화이론과후기칸트-마르크스철학의교차점에대해연구한다.현재쇠데르턴대학교미학과의후원을받아1989년이후예술의자율성의가능성에대한프로젝트를진행하고있다.스톡홀름의유니아츠에서책임강사로일하고있으며,2017년런던의킹스턴대학교에서철학전공박사학위를받았다.『태스크-댄스와이벤트-스코어에서의관계의실천:퍼포먼스비평』(PracticesofRelationsinTask-DanceandtheEvent-Score:ACritiqueofPerformance,2021년)을썼고,마이야티모넨과함께『페미니즘의사물』(ObjectsofFeminism,2017년)을공동편집했다.『쿤스트크리티크』와『다겐스뉘헤테르』의무용크리틱에기고한다.

저자:장피에르카롱
철학자,음악가.리우데자네이루연방대학교에서철학을가르치고,음악레이블‘세미날레코드’를공동운영한다.

저자:전효경
큐레이터,번역가.회화와미술사학,전시학을공부했고,서울을기반으로활동한다.공동체가지속적인대화를통해감각과생각을공유하고이를기반으로전시를만드는데관심이있다.2011년작가들과함께서울목동에전시조직이븐더넥을만든후현재까지전시와전시관련출판물을만들고있다.박가희,조은비와함께『스스로조직하기』(2016년)를번역했고,『하루한번』(2018년),김희천개인전『탱크』(2019년),이미래개인전『캐리어즈』(2020년),기획전『호스트모디드』(2021년)를기획했다.아트선재센터,아르코미술관등에서큐레이터로일했고,영상매거진『오큘로』의편집진을맡고있다.

목차

오민―폴리포니의폴리포니

오민―시간
오민·장피에르카롱―구성적해리와선험적미학에관하여
오민·요세피네비크스트룀―퍼포먼스기술의변증법
오민·앤드루유러스키―시청각적‘텍스처’―다원적장르를향해
오민―노래해야한다면나는당신의혁명에참여하지않겠습니다
문석민―비선형적,비서사적음악
신예슬―노래?
백지수―별미빵을만들겠다는제빵사의마음으로

저역자소개

출판사 서평


책은오민의글세편(포스트텍스처의시작을알리는「폴리포니의폴리포니」,시간예술과관련된여러개념들을점검하는「시간」,포스트텍스처를구체적으로선언하는「노래해야한다면나는당신의혁명에참여하지않겠습니다」)을주축으로오민이동시대음악가및연구자와‘물리적감각과지적구조와선험적인것’(장피에르카롱)‘퍼포먼스에서의기술의의미’(요세피네비크스트룀)‘시청각적텍스처개념’(앤드루유러스키)에대해나눈대화,오민과함께음악을여러관점에서탐구해온작곡가문석민과비평가신예슬의비선형적음악에관한글,책과같은방향을공유하는오민개인전『노래해야한다면나는당신의혁명에참여하지않겠습니다』(일민미술관,2022년8월23일~10월2일)학예사백지수가새로운시간지각을조망하는글을오가며포스트텍스처의비위계를다각도로드러내고거듭증명한다.그동안『토마』(2021)『부재자,참석자,초청자』(2020)『연습곡1번』(2018)『스코어스코어』(2017)등의디자인과출판과정을통해오민의작업과연구를함께기록해온디자이너슬기와민은『포스트텍스처』(2022)에서여러글이지면을나누어함께평행하게가로지르며다성적이면서정보의덩어리상태를이루어가는포스트텍스처적인본문디자인을구현하는한편,“덩어리적음향현상에관해사유할새로운언어로서‘포스트텍스처’를상정”(129쪽)하기시작하는본문을표지로삼아개념을제시하는선언문으로서책을위치시킨다.

덩어리라는동시감각

“언제부터인지동시대음악에서‘선’이들리지않는다.”(128쪽)
포스트텍스처는음악에서선율을조직하는방식과그결과발생하는음향을지칭하는텍스처이후,도처에이미도래해있다고여겨지는현상을새롭게가리키는용어다.하나의선(모노포니)으로시작한음악은선을다수로확장하며(폴리포니,호모포니,헤테로포니)여러선적체계를만들어갔지만20세기이후조성이무너지고,선이사라졌다.그리고음향의덩어리가떠다니기시작했다.오민은이렇게음악의기본단위처럼여겨졌던선대신나타난비선형적덩어리가음악에서뿐만아니라여러예술분야를비롯해일상에서이미부유하고있다고보고,그것을동시대적동시감각으로명명한다.
덩어리적감각은그동안위계관계에의해주인공이되었던선아래가려져있던다른것들이드러난결과다.덩어리적감각은자연히“비위계적관계를지향”(31쪽)하고,“주변적이라생각하던것들을내부로흡수”(31쪽)하며,“한방향이아니라여러방향으로운동”한다.그러면서“선형적감각보다강도높은독해를요구”(32쪽)한다.덩어리적감각으로서포스트텍스처는작품외부의위계적현실에대해이야기하기보다는“작품의내부에서비위계를작동시키는구성언어를실험”(137쪽)하는데집중하면서“시간의수직적또는동시적측면에서감각정보사이의비위계적관계를모색”(137쪽)하고,관습적으로의미를생성하지않는‘비(非)노래’의감각을찾아나간다.

비(非)노래라는형식

오민은우리에게익숙한단어‘노래’를다음과같이정의한다.“소통지향적으로정돈된감각정보의위치,방향,질서.”(135쪽)그리고‘비(非)노래’를이렇게말한다.“관습을벗어나는새로운관계로연결된감각정보의집합양상및그행동.”(135쪽)음악을통해처음인지된노래와비노래는이제음악을넘어보다보편적인감각언어로지시된다.
책『포스트텍스처』와같은주제를두고공명하는오민의개인전『노래해야한다면나는당신의혁명에참여하지않겠습니다』는페미니스트이자무정부주의활동가였던옘마골드만의말,“춤출수없다면나는당신의혁명에참여하지않겠습니다.”를비튼것이다.춤은대의에어울리지않는경박한행위라는동료의훈계에춤을부정하는혁명에는참여하지않겠다고한골드만의비위계적태도를주목한오민은이시대의미술에서형식이(당시의춤처럼)부차적인것으로간주되고있지않은지의심한다.그리고내용없는형식이정말로문제인지,내용없는형식이란실은이미내용이집적된형식이아닌지질문한다.그렇다면내용과형식은더이상위계관계아래있지않다.이는노래의반대항으로서비노래가오늘날예술에서효과적인표현방식으로떠오른노래의바깥에서“곧바로의미로연결되지않는생소한소리와생소한운동성을탐구하며시간감각과어울림을재정의하기위해”(136쪽)힘쓰는모습과맞닿아있다.

“춤출수없다면혁명에참여하지않겠다는말이,대의를손상하는하찮은것을대의주변에서배제하겠다는생각에반대하듯,노래해야한다면혁명에참여하지않겠다는말은,하찮은것이든하찮지않은것이든대의에봉사하는대상으로포섭하겠다는생각에반대한다.이는어떤훌륭한대의가예술계를관통하는중이더라도형식을그대의의하위위계에두지않겠다는결심이기도하다.어떤노래가대의를효과적으로받들기위해불러진다면,그런노래는부르고싶지않다.
시간예술에서형식실험은여전히완료되지않았다.많은실험이축적된시간동안새로운재료와기술과사유와태도가끊임없이도래했기때문이다.이미모종의답을얻었더라도,오늘얻은답이내일역시여전히답이라확신할수없다.매일매일달라지는그답을찾는것이나에게는가장긴급한문제다.즐거움이고또대의다.”(134~13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