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야이! 문학의 비명 - 제안들 32 (양장)

아야이! 문학의 비명 - 제안들 32 (양장)

$16.00
Description
엘렌 식수의 『아야이! 문학의 비명』(이혜인 옮김)이 워크룸 문학 총서 ‘제안들’ 32권으로 출간되었다. 알제리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학자, 소설가, 극작가 엘렌 식수는 1970년대에 발표한 에세이 「메두사의 웃음」과 「출구」를 통해 ‘여성적 글쓰기’를 널리 알린 페미니스트이다. 현재 파리8대학인 뱅센실험대학의 창립 멤버였던 식수는 이후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여성학 연구소를 신설하고 여성학 박사 학위 과정을 도입했다. 70여 편의 픽션과 에세이, 희곡을 쓰는 한편 40년간 서양 고전 작품을 면밀히 읽어 나가는 문학 세미나를 진행해 오기도 한 엘렌 식수의 이 책은 식수의 문학관이 특유의 문체로 집약된 에세이이다. 식수는 문학의 비명과 외침을 책의 형태로 함께 기억하기 위한 동반자로 자신의 눈에 “고통의 예술가이자 잔혹함의 조련사”(16쪽)로 비친 알제리 출신 미술가 아델 압데세메드를 불러들여 단상의 사이마다 타 버려 잿더미가 되고 짓뭉개지고도 다시 발을 떼는 이미지들을 더했다.
저자

엘렌식수

프랑스의영문학교수이자작가,극작가,시인,문학평론가겸탈구조주의철학자이자페미니즘사상가이다.프랑스령알제리오랑에서유대인가정의장녀로태어나프랑스에서고등교육을받았다.제임스조이스에관한박사논문을준비하던중에자크데리다와자크라캉을만나공동작업을했으며,같은알제리출신유대인프랑스인인데리다와는탈구조주의비평및분석방법론을함께구상하며평생에걸쳐교유하며공동집필등을이어나갔다.1968년에출간한《제임스조이스의망명또는대리예술》로평단의격찬을받았고,1969년에출간한《안으로》로메디시스상을수상했다.프랑스68혁명의성과로교육부산하에구성된위원회의의장을맡아파리제8대학설립을주도했고,이후영문학부초대학과장을맡으면서유럽에서는처음으로학내에여성학연구소를설치했다.1970년대프랑스페미니즘흐름을이끈중심인물로서,1975년에현대페미니즘의중요작품으로평가받는《메두사의웃음》을출간하여기존의남성중심적언어체계와사고체계를전복하는이론적틀이자대항담론으로서‘여성적글쓰기’개념을제시했다.활발한사회참여활동과더불어왕성한창작활동을지속하여시와소설,희곡,문학이론,예술비평등90여권에이르는저서를출간했다.

목차

작가에대하여
이책에대하여

잿더미에서나를꺼내줘!

아야이!
영원히―꿈(Ever―Reve)
59
살인이일어난방을환기하기
우선테올레폰(Theolephone)에게호소한다
밤도아니고낮도아닌
내가네게말했던그(녀)(ElQueTeDije)
발송

옮긴이의글
엘렌식수연보

출판사 서평

다시-생각하는문학

문학을다시-생각하기(Re-thinkingLiterature).2013년뉴욕대학교에서열린학술대회에참여한식수는당시의주제에서촉발된사유의연장선상에서죽음과망각에저항하는문학을곱씹기시작한다.환각에서깨어나자신이저지른살육을보고외치는그리스신화속영웅아이아스의외마디“아야이!”를문학의비명을잊지말라는부름으로받아들이고,소포클레스,셰익스피어,포크너,도스토옙스키,프루스트,카프카,블랑쇼등시대와언어를망라한작가와작품을종횡무진인용하며죽음을살리는글쓰기를논하고입증한다.

엘렌식수,샹탈아케르만,아니에르노의애도의글쓰기에대해연구하고있는옮긴이가읽기에식수가다시-생각한문학,실천하고이야기하는문학은“무조건적인환대”(데리다)를실현하는글쓰기이며,그환대는산자와죽은자를고루품으면서끝을유보한다.“「메두사의웃음」이여성주의적견지에서(저자의젠더와무관하게)새로운여성을도래하게하는글쓰기를‘여성적글쓰기’라명명하고,여성의‘또다른양성성’으로부터환대하는글쓰기의가능성을역설했다면,『아야이!』는환대의범주를망자(亡者)에로,다시말해삶이가장불가능해보이는존재에까지확장한다.이글에서식수는애도를품는문학,즉망자에게죽음을주지않고삶을주는문학을그린다.일반적인의미에서애도작업이부재를받아들이고,떠난이의빈자리를다른사람으로대체하는것이라면,‘상상불가능한것을상상’하는문학은애도작업을완수하지않고,끝내기를끝내지않는다.현실에서는설자리를잃은온갖감정과인물에게끊임없이자리를내어주고삶을고수하는것,그것이엘렌식수가이야기하고실천하는문학이다.”
(옮긴이의글105~6쪽)

환대하는애도

한편의연극처럼수많은문학가들과그들이창조해둔인물들을또다른무대에새로운등장인물로불러들이는이에세이는방대한문학사에식수자신의개인사를겹치며임종을앞둔어머니를애도한다.첫장편소설에서부터아버지의죽음을다루었던식수는문학사와개인사를글쓰기의전면에고루내세우며삶속에서죽음과의동행이문학을통해가능할수있음을역설한다.이러한식수의시도는삶과죽음을둘러싼작은역사들을하나하나불러들여주목하려는면밀한태도로해석할수있다.이는여러언어를오가며글을쓰고중의적인의미를자유롭게활용하며새로운단어를생성하는데거리낌없는식수의글쓰기방식과결합되면서읽는이에게극도로세심하고적극적인독서를요구한다.저자의글쓰기를수동적으로따라갈수만은없는,독자스스로읽는방식을만들어가기를요청하는이책은환대로서의애도의방식을펼쳐나가며삶과죽음사이의문을열어둔다.

책속에서

우리는죽어가면서우리의삶을산다.
우리는간혹죽음한참이전에이미-죽는다.때로는죽기를그치지않기도한다.사람은하나이상의죽음으로죽는다.가끔엘페노르처럼죽음에이르지도못한채,삶을잃어버려서참혹한고통을겪기도한다.사람은죽는다.
사람은삶없이살아간다.그게삶이다.(30~31쪽)

문학은분노가송가가되고,리듬이되고,문장이된것이다.(45쪽)

누군가내비명을앗아갔다!누가내비명을빼앗았지?내가도로가져와야지!

그런다음글을쓴다.우리는글쓰기라는극단의침묵(ultrasilence)에서현실에울려퍼지는날카롭고짧은비명을해석한다.문학이라는것은오래도록울부짖기위해,음악이될때까지비명을내지르기위해존재한다.문학에의권리혹은현실과공동체안에서는금지된비명을지를권리.(59쪽)

문학이우리에게무죄를선고한다.문학은사형에맞서결집한다.그러므로문학은우리의살인행위를담은장면이고심복이며,우리의망상에대한관대함이다.우리가저주하는삶,즉각회신으로증오에찬고함을내지르게한그삶을,사실은우리가열렬히사랑한다는방증.(72쪽)

삶이없어도살수있음을안다는것,이얼마나끔찍한일인가.더이상원치않을때조차삶을갈구한다는건삶이지닌경이로운공포(73쪽)

우리는폐허와묘지에서공연한다.(8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