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학생의기초·기본학력을보장하며책임교육을실현하는교육과정
코로나19팬데믹의장기화는세계사회전반에큰변화를가져왔고,교육도예외는아니다.특히팬데믹초반에는강력한사회적거리두기가시행됨에따라학교도문을닫아야했고,학교수업은한동안비대면으로이루어졌다.그런데비대면수업기간이길어질수록상·하위권학생들의학력격차가심화되었다는결과들이속속보고된다.심지어이러한학력격차는쉽게회복되지않은채당분간지속될전망이다.지금까지의학교교육에서는경쟁에서이긴소수의학생들만주목받았다.특히저학력학생들은아예소외되기일쑤였다.한명의학생도놓치지않으려는현장의교사들의마음과달리,현실적으로교사개인이감당할수있는지도범위를넘어서는학생들도적지않았다.
한편고교학점제는모든학생의기초·기본학력보장을강조한다.즉2/3이상전체출석률만채우면심지어0점을받아도고등학교졸업이가능했던과거와달리,앞으로학생들은모든교육과정에서반드시최저성취기준이상을수행해야한다.이를위해학교는모든학생이기초소양과기본학력을보장하는교육과정을편성하여운영하게될것이다.특히학생들의학력수준을감안하여다양한난이도의과목을개설함으로써보편적이면서도학생들이모두‘배울수있는’과목을편성하는것이중요하다.나아가과목별로이수여부를가르는구체적인‘최소성취수준’을설정하고,미이수학생을지원하는체계적인프로그램이나시스템등을통해모든학생의책임교육을실현하는것이다.
다양성을존중하며,모두가‘배울수있는’차별화된맞춤형교육과정
특히나우리나라고등학교는오랜시간명문대를목표로하는소수의성적우수자를주인공으로한교육과정을편성하고운영해왔다.그외나머지학생들은교육과정에서그리주목받지못하거나사실상소외된것이다.하지만학령인구마저나날이급감하는상황에서앞으로더이상학교수업에서소외되는학생이있어서는안된다.이에고교학점제는학력수준이높은성적이우수한학생들이학교교육을통해학업역량을한층더심화해갈수있는교육과정의필요성을강조함은물론,진학외에다른진로를꿈꾸는학생들도교육과정에함께아우르고자한다.학생모두의꿈과미래가치를존중하는학교교육을지향하는것이다.고교학점제시대에모든학생은저마다자신이설계한교육과정의주인공이될수있어야한다.이처럼모든학생을아우르는책임교육을실현하려면획일화된교육과정이아니라모두가배울수있는,다양성을존중하는교육과정으로진화해야한다.
다양성을존중하는차별화된교육과정을편성하기위한첫번째미션은바로‘학교지정과목의최소화’이다.고교학점제가도입되면학교는학생들의다양한맞춤형교육과정을운영하기위해학교지정과목을최소화하는대신다양한선택과목들을개설해야한다.물론우리나라고등학교졸업자의70%이상이대학에진학하는만큼입시를위한교육과정도잘편성해야할것이다.하지만대학진학자체가목표인교육과정보다는학생들이자신의진로를체계적으로탐색할수있는교육과정이더욱절실하다.대학에진학한학생들의70%가까이전공선택을후회하고있다는조사결과도속속보고되는점은입시에매몰된우리교육과정에시사하는바가적지않다.앞으로는모든학생이학교에서자신의진로에맞는과목을선택하여배우고,저마다미래를차근차근준비할수있게함으로써교육과정에서소외되는학생이없도록해야할것이다.이를위해서학교지정과목은최소화하는한편,학생들의요구를최대한반영한다양한선택교육과정을운영해야한다.이책에는이러한학생맞춤형교육과정을편성하고운영하기위해연구하고노력한학교들의이야기들이담겨있다.
선택과책임을모두강조하고,역량있는시민을키우는교육과정
고교학점제시대의학생들은자신의진로를고려한과목들을선택함으로써학교생활3년을넘어장기적으로자신의미래를차근차근설계하게된다.이과정에서학생들은스스로선택한과목의이수라는책임을완수하는경험을쌓으면서선택에대한책임감도키우게된다.이처럼교육과정을이수하려면선택못지않게책임도중요하므로,고교학점제는자율적인선택만강조하는것이아니라선택에따른책임또한강조하는교육과정운영체제이다.
앞으로학교는기초소양을키우는공통과목은물론다양한선택과목들을개설하게될것이다.학생들은형식적으로출석일수만채우는것이아니라3년간모든교육과정을이수하는동안반드시최저성취기준을달성해야한다.이는모든학생이공통으로수강하는학교지정과목을포함하여학생저마다진로에맞게스스로선택한과목들도마찬가지이다.이를위해학교는경쟁에서뒤처진학생들이낙오된자의쓴맛을홀로감당했던과거와달리학생한명도포기하지않고모든과목을이수할수있도록지원하는체계를마련함으로써끝까지함께해야한다.학교에서의이런경험은학생에게배움을넘어삶의방식을변화시키는계기가된다.끝까지포기하지않고자신을응원하고지지하며함께하는학교교육과정을경험한학생은삶이홀로견디며싸우는고독한과정이아님을깨닫기때문이다.나아가공동체가함께협력할때더나은사회로나아갈수있음도깨닫게될것이다.그리고이런경험이쌓일수록학생은학교를넘어지역사회,국가,더나아가세계에서자신이어떠한역할을수행할것인지를자각하며,자연스럽게민주시민,세계시민으로성장할것이다.
무늬만학점제가말고,진정한학생맞춤형교육과정을만들어가기위하여
고교학점제가학교현장에성공적으로안착하기위해서는일부교원의노력만으로는불가능하다.학교교육공동체가서로긴밀히소통하고협력해야할뿐만아니라,지역사회도함께할때가능하다.이렇게모두가함께역동적으로만들어가는교육과정은그자체로민주적이며,이러한교육과정을통해학생들의배움과삶또한역동적이고민주적으로성장할것이다.
아직도학교현장에는고교학점제가가져올새로운변화에대한설렘과기대만큼이나부정적인식이적지않다.예컨대학력주의사회인우리나라특성상어차피수능과목중심으로교육과정이편성될수밖에없고,이로인해고교학점제가본연의취지대로운영되기어려울뿐만아니라,공연히현장에혼란을부추기며,교원업무만과중해질것이라는등의우려이다.하지만모든학생에게입시용교육과정을강제하는것과꿈을이루기위해대학에진학하려는학생이스스로과목을선택하는것은전혀다른차원의문제다.게다가이미주요대학들도고등학생들이전공학습에도움이되는어떤선택과목들을이수했는지점점더주목하고있다.학생의진로와적성에맞는맞춤형교육과정의운영은이미입시에서도중요해진것이다.따라서이제는우려보다는실천적고민이필요한때다.
이책은고교학점제의성공적안착을위한학생맞춤형교육과정을편성하고운영하는데실질적인도움을주고자한다.모든학생의진로와선택을존중하는학교교육과정의편성과운영에관한아이디어를얻을수있을것이다.아울러이러한교육과정을학생맞춤형진로학업설계와어떻게조화를이룰것인지에관해서도고민해볼기회를마련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