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불

죽은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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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읻다 시인선 12권. 훗날 마오쩌둥에게 “루쉰의 방향이 바로 중국 민족 신문화의 방향”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중국 현대문학의 선구자 루쉰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소설과 산문 이외에도 89편에 달하는 시를 남겼다. 중국의 근대화와 삶의 이력을 함께 한 루쉰은 고전시와 현대시를 함께 남겼는데, 이 중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은 1927년 발표된 《들풀野草》에 수록된 산문시 23편이다. 시 선집 《죽은 불死火》은 루쉰의 자유체 시, 산문시, 민가체 시를 포함하는 현대시 35편과 5·7언의 율시와 절구, 초사체楚辭體 시, 보탑시寶塔詩를 포함하는 고전시 54편에서 각기 23편과 10편, 총 33편을 가려 뽑았다.
저자

루쉰

魯迅,1881-1936

본명저우수런周樹人.저장성浙江省사오싱紹興에서태어났다.소설집《외침吶喊》과《방황彷徨》그리고《화개집華蓋集》,《이이집而已集》,《차개정잡문且介亭雜文》등에수록된수많은수필과비평으로중국현대문학의기틀을다진선구자로서훗날마오쩌둥에게"루쉰의방향이바로중국민족신문화의방향이다"라는평가를받았다.루쉰은소설과산문외에도별도로89편에달하는시를남겼다.고대와근대에걸친삶의이력으로인해구어문으로쓴현대시가35편,고문으로쓴고전시가54편이며이중가장잘알려진작품은1927년발표된《들풀野草》에수록된산문시23편이다.이시들에서루쉰은산문에서와는달리본인의존재론적고뇌와일상의감정을가감없이표현했다.

목차

아우들과이별하며·1
연꽃송이
아우들과이별하며·2
내사진에부쳐
판아이눙을애도하며
꿈
사람과시간
《들풀》서시
가을밤
그림자의고별
거지
복수
복수·2
희망
눈
연
아름다운이야기
죽은불
개의질책
잃어버린좋은지옥
묘비문
쇠약한선의떨림
의견
죽고나서
이런전사
마른잎
희미한핏자국속에서
한가지깨달음
긴밤에익숙해져
무심코쓴시
《방황》에부쳐
무제
을해년늦가을에무심코짓다

주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시대적정열’과‘진실성’
시인루쉰의문학적이상

《죽은불》은루쉰의대표적인산문시로알려진작품뿐만아니라그의고전시를포함시켜,루쉰의일생에서시인으로서의면모를부각시키고있다.1900년2월,신학당수학기에쓴〈아우들과이별하며〉를시작으로1935년12월에쓴〈을해년늦가을에무심코짓다〉까지담은이선집은루쉰이고전시로시쓰기를시작하여현대시쓰기를병행하다가다시고전시를쓰는여정을보여줌으로써루쉰의문학관을드러낸다.

“보통사람의마음에도시가없을수없으니,시인이시를짓는것과다르지않다.시는시인의전유물이아니다.시를읽고마음으로이해하는사람은그자신에게도시인의시가있는것이다.그렇지않다면어떻게이해할수있겠는가?시가있기는하지만말로표현하지를못할뿐인데,시인이대신말로표현하여채를잡고현을퉁기면읽는사람마음속이현에공명한다.그소리는영부에까지울려모든감정있는생물로하여금아침해를바라보듯고개를들게하고,더나아가서아름다움과위대함,강력함과고상함을발양시켜더러운평화가그로인해파괴될것이다.평화가파괴되면인도人道가증대된다.”
-〈악마파시의힘을논함〉

루쉰은1908년봄에발표한〈악마파시의힘을논함摩羅詩力設〉을통해자신의문학적지향인‘시대적정열’과‘진실성’이라는신문학의이상적명제를처음드러내며시의본질과시의정치적·계몽적효용등에대해논한다.하지만우리에게루쉰의문체로잘알려진계몽적이면서도전복적인힘에대한믿음만이루쉰의유일한시론은아니다.‘노골화된정치적파시즘의횡행’속에신시창작에대한절망감,그리고자신에게익숙한구문화미학의영향아래,신시창작을포기하게된루쉰은이렇게회고하기도한다.

나더러시에대해서말하라니실로천문에대한이야기를하라는것이나다름없이무엇이라말해야좋을지모르겠습니다.정말나는한번도연구해본일이없으므로속이텅비어있습니다.
-더우인푸竇隱夫에게보낸편지중에서(1934년)

역사와반응하며변화하는루쉰의시쓰기

루쉰의시작법과시에대한입장은중국의역사적사건들과함께반응하며변화한다.선집에소개한33편의시의끝에시를지은연도를표기한것은이러한흔적을살피는하나의지표이기때문이다.《죽은불》의역자김택규는스스로봉건중국과신중국이라는역사단계사이의중간물中間物이라고여긴루쉰이일생동안지속해서썼던시를통해,문필가루쉰에게서시인의특성을다시발견하길바란다.
초기고전시창작시기에루쉰은반청反淸운동과함께봉건중국에서탈피하고자했으며이는〈전진가〉와〈전투가〉등정치성을짙게띤시로나타난다.이어서1919년5·4운동이후1927년4·12정변에이르는시기까지현대시창작에매진한다.이시기의결과물이우리에게잘알려진《들풀野草》이다.이작품은“산문과운문의중간적특성을지닌산문시형식의이점을이용하여”,“루쉰자신의서정성을폭넓게발휘할수있는여지를확보”했다.1918년,자신의최초의현대시인〈꿈〉을발표한루쉰은신문화의적극적수용과함께외국문학수용과정에서습득한“상징적표현과철학적알레고리”를실험하며,자신의미학적목표를향해나아간다.

고전시로의회귀
익숙한언어로일상과사회를그리기

저우선생은눈을감고있어도꼭잠을자는건아니었어요.왕왕이때묵묵히시구를읊조리곤했어요.[...]그분이낮잠을깨고하는첫번째일은책상앞에앉아쪽지하나를꺼내고는완성된시구를적는거였어요.한연이나혹은두연인적도있었으니까반드시한편을다쓴건아니었어요.그러고는서랍안에넣어두었어요.새로운시구를얻었을때는즉시쪽지에적어두었고,새로운시구가안나오는날엔쌓아둔여러시구들을펴서다시읽어보고는몇구를첨가해한편을완성하기도하고맘에안드는시구를몇자고치기도했어요.또는꾸깃꾸깃뭉쳐서휴지통에버리기도했고요.

-루쉰의서거후쉬광핑許廣平인터뷰,〈옮긴이의말〉중에서

1927년이후,루쉰은사회적관계와거리를둘수있는일상공간에서현대시보다문언문문학토양에서자란자신에게익숙한고전시창작으로회귀한다.신문단의첨단에서있던루쉰의이러한행보는일관되지않는것처럼보인다.하지만,이선집의구성을통해,신문화의전사의모습을한루쉰으로만그의문학을바라보는편견을걷어내고시대의경계에놓인중간자로서의루쉰,형식을넘어동시대의정열과함께자신의체험을솔직하게전달하고자했던시적진실성을추구하는시인루쉰으로이해하는단초를마련해보고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