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시기언어의혼재와
스물한살김해경의시
임의의반경의원(과거분사의시세)/원안의한점과원밖의한점을연결한직선/두종류의존재의시간적영향성/(우리들은이것에대해무관심하다)/직선은원을살해했는가
―〈이상한가역반응〉중에서
이상이본명김해경으로『조선과건축』1931년7월호에기고한이상한가역반응외5편의시는그의첫시발표작이다.시인은이후1932년7월까지총28편의일본어시를발표했지만,그의이름앞에우리에게익숙한‘천재’‘모더니스트’‘전위시인’등의수사가붙은것은이후의일이다.해당지면은건축전문잡지로당대에도독자층이매우국한되어있었을뿐만아니라,일본어로쓰여졌다는이유로역사인식의결여나현실과의단절로평가되어오랜시간구체적인작품분석이이루어지지않았다.당대에쓰여진일본어시를한국문학으로호명하는것은분명낯설고조심스러운일이다.다만작가의역사인식이논의의쟁점이라면,1910년에태어나1936년에짧은생을마감한이상의삶전체가식민지조선의역사와함께했다는것을헤아릴때,이작업은하나의가능태가된다.
『영원한가설』은우리말사용이제한되었던굴절된역사의한단면을배제하지않고오히려조명함으로써일본어시에내재된이상문학의연속성을발견하는계기가되길바랐다.독자는이책을통해훗날“정신이상자의잠꼬대”라는사람들의비방에도오히려“아무에게도굴하지않겠다”라고선언하며문단의후진성을지적했던,한국문학의‘충격적사건’이될한문제적시인의첫출현을‘다시’목격하게될것이다.
책속에서
발달하지않고발전하지않고/이것은분노다.
---「이상한가역반응」중에서
정말로/「함께노래부릅시다」/라고하며나의무릎을두드려야만했던것에대해/▽은나의꿈이다.
---「파편의경치」중에서
1/눈이있지않으면안되는장소에는삼림인/웃음이자리해있었다/2/당근/3/아메리카의유령은수족관인데매우유려하다/그것은음울하기도한것이다/4/계류에서―/건조한식물성인/가을
---「수염」중에서
천체를찢는다면소리쯤은나겠지/나의보조는계속된다/언제까지나나는시체이고자하면서시체이지않은것인가
---「BOITEUX·BOITEUSE」중에서
이손은이제는더이상아무것도소유하고싶지도않다소유한것의/소유한것을느끼는것조차하지않는다/×/지금떨어지고있는것이눈이라고한다면지금떨어진나의눈물은/눈이어야한다/나의내면과외면과/이것의계통인모든중간들은지독히춥다
---「공복」중에서
천진한촌락의집개들아짖지말아라/나의체온은적당하고/나의희망은감미롭다.
---「공복」중에서
▽이여힘겨루기에서이긴경험은어느정도있는가./▽이여보아하니외투에뒤덮인등밖에없구나./▽이여나는그호흡에부서진악기다.
---「신경질적으로비만한삼각형」중에서
진녹색의편평한뱀류는무해함에도수영하는유리의유동체는무해함에도반도도아닌어느무영의산악을도서처럼유동하게한것이고그로인해경이와신비와또한불안마저도함께개워낸바투명한공기는북국처럼차기는하나양광을보라.
---「LEURINE」중에서
배고픈얼굴을본다./반드르르한머리카락밑에어째서배고픈얼굴은있는가./저사나이는어디에서왔는가./저사나이는어디에서왔는가.
---「얼굴」중에서
여자의피부는벗겨지고벗겨진피부는날개옷처럼바람에나부끼고있는참으로서늘한경치인것을깨닫고모든이는고무같은두손을들어입을박수하게하는것이다./나여행에서돌아옴,잘곳없어요.
---「광녀의고백」중에서
(입체에의절망에의한탄생)/(운동에의절망에의한탄생)/(지구는빈둥지일때봉건시대는눈물날만큼그립다)
---「선에관한각서1」중에서
미래로달아나서과거를본다,과거로달아나서미래를보는가,미래로달아나는것은과거로달아나는것과동일한것도아니고미래로달아나는것이과거로달아나는것이다.확대하는우주를우려하는사람이여,과거에살라,빛보다도빠르게미래로달아나라.
---「선에관한각서5」중에서
빛을즐겨라,빛을슬퍼하라,빛을웃어라,빛을울어라./빛이사람이라면사람은거울이다./빛을가져라.
---「선에관한각서7」중에서
사각인케이스가걷기시작한다.(소름끼치는일이다)/라디에이터근처에서승천하는잘가요./밖은비.발광어류의군집이동.
---「AUMAGASINDENOUVEAUTES」중에서
이상책임의사이상
---「진단0:1」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