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이카의 아프리카 민담들 1

자메이카의 아프리카 민담들 1

$15.79
Description
이 책은 Martha Warren Beckwith의 Jamaica Anansi Stories(1924)의 일부를 번역한 것이다. Martha Warren Beckwith는 1919년 여름과 1921년 겨울 두 차례에 걸쳐 자메이카를 방문하여 60명이 넘는 흑인 그리오들로부터 이야기를 채록하였다. 아프리카의 전통 서사 전달자인 그리오들은 단순하게 이야기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악기 연주와 노래, 춤을 동반한 공연의 형식으로 이야기를 전달한다. 오늘날의 시각에서 보면 세련되지 못하고 꾸밈없는 공연이지만 그리오들의 공연은 진정한 아프리카의 민속 예술을 대표한다. 그렇기 때문에 채록의 과정에서 공연 당시의 생생하고 드라마틱한 동작, 어조의 변화, 청중들의 반응 등 많은 부분이 손실되는 것은 안타까운 점이다. 하지만 각 이야기들의 스타일이 가능한 한 거의 보존되어 있다는 것은 다행이라 할 수 있다.
저자

홍명희 옮김

홍명희 교수는 프랑스 부르고뉴 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경희대학교 프랑스어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경희대학교 아프리카연구센터 소장직을 역임했다.

목차

역자 서문 1

아난시 이야기

물고기 양동이 12
호랑이 나무에 묶기 16
왕의 두 딸 18
굽굽완두 나무 21
호랑이 올라타기 25
호랑이의 양가죽 수트 28
아난시가 물 밑으로 다니는 이유 32
도둑 바꿔치기 35
벙어리 아내 37
지붕 꼭대기에서 탈출하기 40
아난시의 배가 하얀 이유 44
새알과 전갈 46
호랑이의 뼈 구덩이 48
버터통과 세례식 50
호랑이 내장 먹기 52
원숭이의 노래 54
칼 버리기 55
양과 숟가락 56
원숭이와 아난시 58
염소와 아난시 60
낮에 겪는 어려움 61
들쥐와 아난시 63
호랑이 잡기 65
새로운 이름 67
염소에게서 심한 악취가 나는 이유 70
솥뚜껑을 닫아라 73
아난시 뒤쫒기 75
천국으로 올라가는 토끼 77
악마의 공중 집 79
까마귀 집의 열쇠 81
언덕 위의 염소 83
개와 개의 머리 84
타쿠마의 옥수수 85
호랑이에게서 도망치기 87
뒤집어씌우기 89
거미가 서까래 밑에서 사는 이유 93
황소 뱃속 96
아버지보다-더-교활한 놈 101
두카노 나무 110
잘생긴 조롱박 112
나이프와 포크 115
수수께끼 117
아난시와 죽은자 119
염소와 바나나 122
죽은자와 얼룩무늬 강아지 124
코위치 나무와 바보 126
아난시와 고롱고 128
드라이-헤드 131
데드(Dead) 132
얌 언덕 133
오리의 꿈 136
기니-닭 139
이발소에 간 드라이-헤드 141
1마일 던지기 142
버트버트와 아난시 149
말똥구리와 아난시 152
말과 염소와 아난시 154
원숭이 나라의 아난시 156
원숭이 나라의 아난시2 158
물고기 치료하기 160
여섯 아이 162
아난시, 화이트-벨리 그리고 물고기 167
폭우 내리는 날 염소의 탈출 170
아소노와 댄스파티 172
염소와 댄스파티 174
거북이의 탈출 175
불과 아난시 176
퀴트-퀴트와 아난시 177
아난시와 호랑이 179
원숭이의 딸과 결혼한 거미 180
희생자 사슬 183
말똥구리는 왜 말똥을 굴릴까? 186
어째서 까마귀는 대머리가 되었을까? 188
댄스파티와 까마귀 189
어째서 개들은 언제나 주위를 살필까? 190
왜 강가의 바위들은 이끼에 덮여 있을까? 191

동물 이야기

어째서 땅비둘기는 우는 소리를 낼까? 194
돼지가 꿀꿀거리는 이유 195
두꺼비가 꽥꽥거리는 이유 196
딱따구리가 나무에 구멍을 내는 이유 197
어째서 게는 어둠을 무서워할까? 198
왜 생쥐는 더 크지 않는 걸까? 199
시궁쥐의 결혼식 200
수탉과 바퀴벌레 202
바퀴벌레의 꾀병 204
아난시의 꾀병 206
동물들의 북 207
사냥꾼과 기니 닭, 그리고 물고기 209
토끼와 타르 기둥 213
여우의 기도 215
죽은 척하는 여우 216
말과 거북이의 경주 217
비둘기와 앵무새의 경주 219
인간은 강하다 221

출판사 서평

아프리카는 역사적으로 오랜 세월 동안 외세의 강압에 의해 비자발적인 이주를 당한 지역이다. 16세기부터 19세에 이르는 오랜 시기 동안 노예무역을 통해 카리브해 지역, 아메리카 대륙 그리고 유럽 등지로 강제 이주를 당했으며, 이 과정에서 수 많은 아프리카인들이 고향을 떠나 타향에서 생존을 위한 투쟁을 하여야 하였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은 오늘날 전 세계에 퍼져있는 아프리칸 디아스포라를 구성하는 원인이 되었다. 아프리카인들은 비록 비자발적인 디아스포라였지만 낯선 타향에서 살아가면서도 그들의 고유한 문화와 습성을 최대한 간직하였다. 그 흔적들은 그들의 이야기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 민족의 신화와 전설, 민담은 세대 간 의사소통의 체계이자 세대를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신화와 전설 민담은 그 주체들의 정신세계가 반영되어 있는 이야기이며, 그 안에는 그들의 정신적 유산이 담겨 있다. 트랜스아프리카 연구의 일환으로 기획된 이번 번역에서는 카리브해 지역에 전승된 아프리카 신화와 민담들의 원형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이야기의 원출처인 아프리카 지역과 카리브해 지역 이야기의 변형 과정을 통해 아프리칸 디아스포라의 문화적 측면의 일부를 엿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보듯이 자메이카 지역의 아프리카 민담의 특징 중의 하나는 사기꾼 캐릭터인 아난시 이야기가 원출처인 서아프리카 지역보다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아난시는 서부 아프리카의 수많은 신화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캐릭터이다. 마무어(語)로 ‘거미’라는 뜻의 아난시는 가나 아샨티족의 전래 이야기에 처음 등장한다. 아난시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서부 아프리카인들의 이주에 따라 카리브 지역, 수리남, 네덜란드령 앤틸리스 등으로 퍼져나갔고, 지역별 버전에 따라 ‘아나즈Anase’, ‘케쿠 아나즈Kweku Ananse’, ‘아난시Anacy’, ‘낸시Nansi’, ‘난지Nanzi’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등장하기도 하며, ‘낸시 이모’라는 친근한 표현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아난시는 어떤 이야기에서는 태양과 달, 그리고 낮과 밤을 만들어 낸 창조신으로, 다른 이야기에서는 인간에게 농업기술을 가르쳐준 기술의 신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아난시의 모습은 신이라기보다는 교활하고, 비열한 그러나 어리석은 인간 혹은 거미의 모습으로서의 아난시이다. 어떤 형태이든 아난시의 일반적이고 전형적인 유형은 남을 속이는 사기꾼으로서의 모습이다. 아난시는 남을 속여서 이익을 얻으려 하거나, 타인에게 비도덕적인 일을 하도록 사주하여 결과적으로 자신이 이익을 취하려 한다.
자메이카에서 돌아다니는 아난시 이야기들의 특징은 원출처인 서부 아프리카 아난시 이야기들보다 더 다양하고 풍부하게 변형되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야기 내용의 핵심인 아난시의 성향이 더 독해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서부 아프리카 아난시 이야기들은 남을 속이는 아난시의 시도들이 일견 순박하고 소박한 내용들이 많다. 경우에 따라서는 인간들에게 이득을 가져다주기 위한 선한 거짓말을 하는 존재로 등장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난시의 거짓말은 대개 실패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듣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인생의 교훈을 준다. 그러나 카리브해의 아난시 이야기들은 아난시를 자신의 원초적 욕망을 위해 거리낌 없이 악을 행하는 존재로 그리고 있다. 아난시는 아무런 죄책감 없이 살인을 저지르고 친구를 배신해서 잡아먹는다. 가족 간의 속임수도 거침없이 저지른다. 이러한 아난시 이야기의 변형은 노예로 끌려와 참혹한 생활을 하던 당시의 아프리카인들의 삶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아난시로 대변되는 아프리카인들의 웃픈 이야기들은 참혹한 현실에 대항하는 그들만의 저항정신의 표현이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보듯이 아프리카 신화와 민담들의 특징들 중 하나는 이야기의 전개가 매끄럽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야기 전개가 앞뒤가 맞지 않는 경우도 많고, 황당한 전개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또한 이야기 전개가 중간에서 중단된 경우도 있다. 이것은 구전에 의해 전해지는 특성상 그리오들이 이야기를 하는 상황에서 청중들의 반응에 따라 즉석에서 임기응변으로 이야기의 전개를 변경하는 경우도 있고, 채록 과정에서 누락된 결과일 수도 있다. 이러한 결함들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남아 있는 아프리카의 신화들과 민담들은 자신들만의 고유한 건강한 생명력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이 책을 번역하는 데 있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무엇보다 이 책의 번역 상의 어려움 중의 하나는 본문이 자메이카 크리올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자메이카 크리올은 자메이카와 자메이카 디아스포라 지역에서 주로 사용되는 서아프리카의 영향을 받은 영어 기반 크리올어이다. 영어의 음성 표현을 기반으로 하면서 많은 단어들이 지금의 가나, 코트디부아르를 중심으로 하는 서아프리카의 아칸어에서 왔다. 현재 자메이카인의 대다수가 모국어로 사용하고 있는 이 언어는 영어와 아칸어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이해할 수 있다. 나름 많은 자료를 참조하여 번역하였다고는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찾아볼 수 있을 몇몇 번역상의 오류들은 오로지 역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