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곳에 갈 거예요

좋은 곳에 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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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더 좋은 곳을,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목소리들
김소형의 두 번째 시집 『좋은 곳에 갈 거예요』가 출간됐다. 첫 시집 『ㅅㅜㅍ』에서 “동화적이고 그로테스크한 무의식의 세계”를 그려냈다는 평을 받은 김소형은 새 시집을 통해 꿈과 현실을 오가며 대안적 공간을 모색한다. 그는 시위 현장 옆에서 크레인이 새 빌딩을 짓고 있는 세상, 인간의 생명과 영혼까지 거래될 것 같은 이 세상을 조망한다. “이 시대는 나에게 할 말 없”냐며 원망하는 그의 목소리는 그러나 아직 이 시대에 남아 있는 순수와 마주하며 신비를 얻는다. 고작 영화관에 갈 뿐이지만 “오늘은 좋은 곳에 갈 거”라고 희망차게 말하는 아이들을 통해, 출퇴근길 가방에서 굴러다니던 빵 한 조각의 발견을 통해 그는 여기 아닌 더 좋은 곳을,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한다. “우리는 달라졌다는 것을 뚜렷하게 알면서.”
저자

김소형

서울에서태어났다.2010년《작가세계》로등단했다.시집으로『ㅅㅜㅍ』이있다.작란(作亂)동인이다.개를좋아한다.

목차

크레인
일요일
왕과왕자
세친구
세번째정원
여름공원
초콜릿이녹는동안
품위없이다정한시대에서
그음악좋았지
있는듯없는듯이
당근
삐삐
모르겠어
버터밀크바
지각하는인간
그사랑
숨겨둔이야기
산책
좋은곳에갈거예요
비밀없이
무신론자의테이블
아무것도없는빈방에
잊은거없어?
구원을말해준사람이
울리포
나중된자
나선계단
겨울쓰기
음풍경
enclave
7월4일
죽으려고한날에는죽지않고살고싶은날에는죽는영혼에대해
얼린다는넌녹는다는말
라가아줌마
개의신
미안하지도않나
유리갑옷
땅콩
구빈원
우리가왜여기서?

부록|나를만나려고그랬나봐요

출판사 서평

사라진뒤에도여기에남아
우리에게영향을주는것들에대하여

지금우리가있는여기는앞서있었던무언가가사라진곳이다.모든존재들은서로다른시간대를살아가기에,오는때도가는때도제각각이기마련이다.시인은자신의주위를둘러싸고있다가어느틈에사라진존재들을반복해서그린다.그존재들은품위나단어와같은무형의것들부터한때유행하던사물,사랑하던개,너무나쉽게죽는사람등등다양하다.
시인은이미그의곁을떠난,당근을좋아하던개를생각하며묻는다.“거기에도있을까.풀숲이,도요새가,천사가?거기에도당근이있을까.”이물음은달리말하자면‘거기’가있기를바라는마음과다르지않다.구원에대해궁금하지않고거기가없다고생각하지만,사랑하던존재들이거기로가는거라면거기가존재하기를바라는마음이다.이는즉다른방식으로구원을바라는일과다르지않다.그래서시인은구원에관해궁금하지않다고말하는방식으로구원에관해말한다.

기억에무슨가치가있어요?
책을덮고그는묻는다.
-「삐삐」부분

한때넘쳐났으나어느새거의다사라진삐삐를두고시인은아이와대화를나눈다.아이는묻는다.사라진것을기억하는일에가치가있느냐고,아니,그때에도가치라는게있었느냐고.아이의말을듣고서시인은자신의탄생에대해생각한다.시인은자신의가치에관해비관하는사람이다.그러면서도사라진사람과사물들을기록하는사람이다.그러나서로다른시간대를살다가여기를떠난것들에관해기록하는것은가치있는일이다.기록이과거와현재를이어미래로전달해주는일이기때문이다.그것이빛의태피스트리를직조하듯,시인이창가에앉아빛을받으며시를쓰는이유아닐까.

불쑥찾아와낯설게만드는
엉뚱함과농담들

생각을해봐요
언제나어른들이했던말
모르겠어
어른이되고서가장많이하는말
생각하기를배우는아이처럼

-「모르겠어」부분

시집에실린김소형의에세이에따르면,그는아이들을가르치는일을업으로삼고있다.이때문인지그의시에는어린이들에관한이야기가종종등장한다.
어린이는아직관습적인사고에길들여져있지않은존재다.그렇기에관습에서비껴있는그들의생각은엉뚱하고낯설다.가령“이시대에돈으로생명과영혼을사고팔아서는안된다”고어른이가르칠때,어린이는네,라고대답하지않고반문한다.“선생님,영혼은어떻게팔아요?(…)호리병에훅담아팔아요?”이관습적이지않은아이의생각과말에의해관념과상징에불과하던영혼은별안간용기에담을수있는물질이된다.그엉뚱한말이시인의관심을이끌고,시에낯선활력을준다.

결코늦지않을겁니다

그는찾아온신에게도
손짓한다

잠시면돼요

아시죠?
십분이면충분한거
-「지각하는인간」부분

그러한엉뚱함과함께시집곳곳에숨어있는건서늘한농담이다.죽음에관한생각들이자주등장하면서도그것이너무무겁게느껴지지않도록찬물같은농담이이어진다.점심시간에“잠시죽을게”라고말하는사람에게“금방올거지”라고받아치는사람,누군가의장례식소식을듣고는“말도없이언제돌아가셨대?”라고의아해하는사람등을주의깊게살피는시인의눈길에서는죽음을대수롭지않게생각하는태도가드러난다.이러한낯선말과생각을함께읽으면서독자들은잠시동안이상한기분을공유하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