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나비 철수

하얀 나비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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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씩씩하고 자유로운 시적 투쟁의 기록, 윤유나의 첫 시집 『하얀 나비 철수』가 아침달에서 출간됐다. 윤유나는 등단이라는 관례를 거치지 않고 한 권의 시집을 통해 처음 독자 앞에 선다. 그는 첫 시집에 약 41편의 시와 산문을 통해 씩씩하게 전진하는 언어의 힘을 담았다. 사회와 여성과 예술에 관한 사유들은 때로는 직진으로 솔직하게, 때로는 앞 문장이 뒤 문장을 배반하는 둔갑의 형식을 선보이며 자유롭게 도약한다. 이원 시인은 이러한 윤유나의 시를 두고 “여성으로부터, 가족으로부터, 사회로부터 ‘나 데리고 나오기’”라고 평하며, “그 투쟁의 기록”이라고 덧붙인다.
저자

윤유나

1986년문경에서태어났다.낮과밤이자주바뀐다.
『가장아름다운괴물이저자신을괴롭힌다』를엮었다.

목차

1부
전편에서시간이필요하다고말했을텐데

공기중에떠다니는미란
세리에게
종이해변
인간의여기
에비친메시지
더좋은날
여기배속에는여름이들어있어
구원투수
마담
헤어진순이
안녕,하나
쓰레기
혁명의거짓말
나의친구예진이
꽃은부엌에두고사람들이코트를입고나간다

2부
어디로가야분리될수있지

애완모리
아마느리게이미부서진노래
다이해한다는것
강원도사냥개
천도복숭아
우리집
네가침대로다가와옆에눕지않는다면
마음그후
예쁘지않아
한사람을사랑하고더못생긴뚱보가됐어
착한눈메우기
이발소차녀의기도
텅비기시작한순간을산은보았지
비만데이지
둔갑의즐거움


3부
사회에서만난여인을떠나보내고

님과함께
잠자리나라의잠자리클럽
고적대
국립묘지
주머니에
지네
아름다울리없는
잘가,잠꾸러기
채소밭에서잠수연습
예술에있어서인간적인것

부록
편지에게-김정은
나의사회에서

출판사 서평

인간을이해한다는것,
인간을지켜주고싶다는것

“씩씩해,씩씩해미치게하소서”
-「더좋은날」부분

윤유나의시는당돌하다.그의시는직진하는언어로가득하다.이는윤유나자신이산문에서밝히고있듯이“시는언어로쓰는것”이라는진실을깨달은데서오는목소리인듯하다.시는당연히언어로쓰는것이지만,이말의속뜻을정말로이해하는시인은그리많지않다.일례로어떠한시를보면마치시로그림을그리려했거나음악을만들려고했다는것을알수있다.윤유나가전술한깨달음에앞서“나는시가소리로그리는그림인줄알았”다고말하는것은이러한생각에관한표현과다르지않다.“세상을다알것같”은깨달음은다른깨달음으로이어진다.「쓰레기」라는시에서오랫동안잃어버렸던‘나’(라는주어)는느티나무밑에서발견된다.지쳐숨을내쉬는거리,지나치게따뜻한거리.“눈알굴러다니는공중전화박스”가있는거리.“달아나고”싶다는생각이들만큼세상은아름답지않다는것.어쩌면세상은쓰레기라는것.그런세상에서“달아나고싶지않다”고말하는것은“느티나무밑에서발견된”나또한길고양이들조차눈길을주지않는‘쓰레기’라는걸알기때문이다.이러한연속된부정의인식속에서반대로세상은살아보고투쟁해볼만한장소가된다.

당신들은쓰고싶고,당신은말하고싶다/권위있는지면위에서자폭하고싶다
-「종이해변」부분

잘들어두세요사회에서만난여인이내게서나가는데기억이/세상을내버려둬요우리를//이제야평등을생각해요두서없이말하지만나한테서나갈거예요나는
-「더좋은날」부분

다리를조금벌리고쉽게죽은여자의몸을파고드는그/수뇌부가타고있군/창자까지/불없이/색없이
-「마음그후」부분

시와사회,몸과죽음,그리고인간과여성성에관한화두가깨달음속에서꼬리를물고이어진다.행과행이서로배반하는동시에아주익숙한속어들로구성되는것은윤유나시의특징이다.김정은문학연구자는이에관해“윤유나의시는평범한사람들이내는평범한목소리에대해서우리의언어가충분히형용하지못한다는점역시예민하게가리키고있”다,라고지적한다.
더불어행간의배반과속어의전개는독자가너무깊이시에침윤되는것을막아내려는시인의의지처럼보이기도한다.“나쁜새끼/적어도네가아픈지는알아야지(…)시만사랑하라는법있어”(「혁명의거짓말」)라고시인은직설한다.“시로부터인간을지켜주고싶었다.시를둘러싼욕망이인간을망가뜨리는모습을보면서.시는언어로만드는물질에불과하다.인간을망가뜨릴수는없다.”라고,무력함을느끼면서도용기내어말하는윤유나에게서시와인간의관계를재정의하고,시로부터인간들을,누구보다시인들을보호해내고자하는의지를엿보게된다.그것은또한윤유나가꾸준히시에서말하고있는사랑의한얼굴일지도모른다.“‘사랑’에서‘사람을사랑하는것’으로확장된질문위로”날아가는헬리콥터같은모습말이다.

추천사:생생하고직진이고솔직한

윤유나는오래시를써왔어요.그러니그시간에‘울고불고’가있었겠지요.그러나멈춤은없었지요.윤유나의시집을읽다보면탐정의조끼를입게돼요.‘주술적’과‘감각적’이만나면어떤시가탄생하는가,그런독특함이죠.그런마력이죠.
여성으로부터,가족으로부터,사회로부터‘나데리고나오기’.이과정은생생하고직진이고솔직해요.그투쟁의기록이라고도할수있는데,아는방식으로는안써요.“먼저사라지는쪽을살아”가는,뒤문장은앞문장을배반하는“둔갑의즐거움”을선택해요.“나한테서나갈거예요나는”,“평등”에이를때까지이행위를거듭하겠다는다짐은“모두가사랑하나아무도사랑하지않는바다”가존재하는것을알아버렸기때문.“그런데다같이노래하는지옥은왜필요한가”,질문이계속되기때문.“시가잠을자고있다완성되는과정의당연한노동이며여자의일이다”,이수행을의무가아니라권리로선택했기때문이죠.
이지점에서멈추지않는다,윤유나만이가진힘이죠.“아름다운건비겁한게아니니까”,눈물솟게하다가도반드시웃게만드는지점에다다르죠.“사랑했지만잘안됐”는데,“왜인간을뜨겁게사랑하면안되는데”,그러잖아요.(그러니까요!)“씩씩해,씩씩해미치게하소서”,그러네요.(그러니까요!)“어머,다시사랑할수있을것같다”,그러잖아요.방점은“어머,”에있죠.넘어진바로그자리를가뿐하게들어올리는,짐짓모르는척하는유머.이러니“이발소차녀의기도”가당당하게깃드는이곳에,“하얀나비철수”가날아드는새로운이곳에어찌멈추지않을수있겠어요.-이원(시인)

추천사:인간의언어가인간을보호해줄수있다는믿음

아침달이오래고민하며선택한새로운시인을선보입니다.“다같이노래하는지옥”에서“정말로인간을보호해주고싶었다”라고선언하고있는윤유나의첫시집『하얀나비철수』를만나고서당신이부디괴롭다가즐거워졌으면좋겠습니다.당신의경험이윤유나의경험들과겹쳐질때마다당신이더없이무서워지고동시에더없이건강해지면좋겠습니다.아무리자유로웠던시도더자유로울수있다는걸윤유나시인을통과하며저처럼당신도느낄수있으면좋겠습니다.“온갖미사여구를바쳐야끝나는생의모든걸건아첨”따위는하지않을때에,오히려시인의언어가아름다울수있다는것을부디실감하셨으면좋겠습니다.무언가가집약될법한지점에서돌연도약을감행하는시인의용감한걸음을기꺼이따라가주세요.매번끝에서멈추지만,그끝은끝너머의끝이며우리가살아온이곳의한가운데라는것이놀랍고도반가울겁니다.이렇게해서인간의언어가인간을보호해줄수도있다는믿음이우리에게다시한번도착할것입니다.-김소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