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밤의 낱말들 (유희경 산문집)

반짝이는 밤의 낱말들 (유희경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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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밤을 수놓는 다정하고 쓸쓸한 이야기들
시인 유희경의 첫 산문집
유희경 시인의 산문집 『반짝이는 밤의 낱말들』이 아침달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근작 『우리에게 잠시 신이었던』(문학과지성사, 2018)까지, 총 세 권의 시집을 펴내며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시인이 데뷔 12년 만에 선보이는 첫 산문집이다.

『반짝이는 밤의 낱말들』은 유희경 시인이 십 년에 걸쳐 쓴 산문이다. 시 쓰는 틈틈이 ‘적요’를 느낄 때마다 기록한 135편의 이야기를 한데 엮었다. 시인이 오랫동안 애정을 갖고 쌓아 올린 이야기 속엔 당신에게 다정히 건네는 사랑과 삶의 문장들이 별처럼 반짝인다. 하루의 끝에 매달리는 겹겹의 감정들을 포착해 섬세한 시인의 언어로 그려냈다. 애틋하게 ‘당신’을 호명하는 이 이야기 속에서, 독자들은 자신과 닮은 수많은 ‘당신’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당신이랑 걷는 일. 나의 걸음은 빠르고 당신의 걸음은 느리니까 나는 언제나 걸음의 수를 센다. 어느 정도의 속도로 세면 되는 것인지, 그건 마음이 안다. 생각보다는 빠르고 마음보다는 느리게. 그러면 당신은 내 곁에 있다.
-p.24, 「걸음」 일부
저자

유희경

서울에서태어났다.서울예술대학에서문예창작을,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극작을전공했다.조선일보신춘문예를통해시인이되었으며시집으로『오늘아침단어』『당신의자리-나무로자라는방법』『우리에게잠시신이었던』이있다.
시를쓰는틈틈이작은글을썼다.『반짝이는밤의낱말들』은그렇게10년동안모은글이다.

목차

prologue
당신에게 16

Ⅰ.밤의낱말들

제1부낯설고먼곳의오래된성당에서

걸음 24
손금 26
졸음 28
책상 30
일초 32
왼편 34
바람 36
불안 38
목련 40
벚나무 42
벚꽃 44
첫사랑 46
자리 48
일기 50
고양이 52
주인 54
대화 56
아이 58
지움 60
웃음 62
봄날 64
얼굴 66
안녕 68
거리 70
성당 72
손톱 74
전생 76
장대비 78
우산 80
버스 83
구름 86
그늘 88
능소화 89
베란다 81
커튼 93
화분 95
향수鄕愁 97
부슬비 100
멀미 102
어둠 104
선물가게 106
노래 108
수첩 110
늦잠 112
눈썹달 114
장마 116
선잠 118
고담古談 120
물음표 122
답장 124
공 126
퇴근 128
노크 130
테이블 132

제2부 우리는저녁에만났다

낯섦 136
별 138
전도傳導 140
낙엽 142
부재 144
알약 146
사직서 148
맥주 150
서운 152
기차 154
비행 156
꽃집 159
생일 161
안부 163
선풍기 165
그날 167
밤산책 169
연필 171
불면 173
정리 176
뒷모습 178
고속버스 180
괜찮다 182
가을 184
사진 187
터널 189
첫눈 191
약속 194
입동 196
두시 198
귀가 201
전화 203
겨울 205
다시 207
국수 212
아침 214
트리 216
허기 219
사연 221
노래 223
빈곤 225
언덕 227
엽서 229
술집 231
이어폰 233
빈방 235
머뭇 237
장면 239
감기 241
마음 243
소식 245
하얀 247
이불 249
바다 251
코트 253
사무실 255
장갑 258
컵 260
라디오 262
연주 264
이야기 266

Ⅱ.밤의문장들

어젯밤엔행사가있었습니다 270
긴의자에두사람이앉아있어 272
두고잊지못하는벚꽃의시절이있습니다 274
나는주로혼자있고싶어하지만 276
보셨는지요.오늘은날이참좋았습니다 278
어린시절엔착하다는말을참많이들었어요 280
아끼는가수의새앨범이나온날입니다 282
이제우산선물은원하지않아요 284
테이블이고식탁이고책상인사물을가지고싶어요 286
색너머떠오른채가라앉지않는 288
약병의색만큼묘한것이또있을까 290
생일이봄인사람은다정하대요 292
자는모습을더없이사랑합니다 294
사진을찍을때멎고마는무언가를생각합니다 296
나는새벽두시에잡니다 298
한끼식사에도참많은것을담게되지요 300
당신,하고적으니스르르잠드는당신 302
어쩐지,당신은꿈을잘기억할것만같아요 304
오늘아침엔당신이더좋아졌습니다 306
운동장구석에가만한나의사랑정글짐 310

epilogue
당신에게 314

출판사 서평

세계의첫밤과도같은적요속에서
당신께속삭이듯전하는빛나는서정

마냥착해져도괜찮을
지금은당신의시간
-p.5

『반짝이는밤의낱말들』은당신의안녕을바라는시인의밤인사가담긴,한편의시로시작된다.풋잠에빠진사람곁에서나지막한목소리로불러주는자장가같은다정한다독임이다.“세계의첫밤을생각”하며시인은“나도당신도없고추억도막막함도없는”공간을우리곁으로불러와그조용한세계에서밤의서정을노래한다.

『반짝이는밤의낱말들』은‘밤의낱말들’과‘밤의문장들’,두개의장으로나뉜다.첫장‘밤의낱말들’에서는115개의낱말에얽힌이야기들이쏟아진다.낱낱의이야기들은사계절의정서에맞추어흘러간다.시인이삶을살아내며겪었던여러감정을다양한이야기의형태로풀어냈다.사계절의온도와맞닿으며,어떤날의채비와분주함과흩어짐을고백한다.시인의순간들을포개어우리안에맺혀있던밤의낱말들을다시꺼내게한다.

나의기척은당신오른편에서안녕한지.아니,이러한나의기척을당신이알고는있는지.그래서나를보고있는것인지아닌지.여전히나는돌아보지않았고여전히벚꽃잎은쏟아지고있었고당신은,나의왼편에있을거였다.
-p.35「왼편」일부

창밖은더어두워질수없을때까지어두워졌고차들은여전히내달리는중이었다.옆방에서누가짧게헛기침을했을뿐건물안에서들려오는소리는없었다.나는오래눈을감고있었다.움직이면넘칠까봐겁내는한컵의물처럼.가만히.
-p.186「가을」일부

두번째장인‘밤의문장들’에는다정한편지와도같은20편의산문을실었다.「두고잊지못하는벚꽃의시절이있습니다」「생일이봄인사람은다정하대요」「자는모습을더없이사랑합니다」「당신,하고적으니스르르잠드는당신」등,글의첫문장으로만든제목을통해알수있듯이,시인이직접말을건네는듯한이야기들로읽는이에게한걸음더다가선다.


?
당신의밤을환히밝히는
시의언어로적힌연서

『반짝이는밤의낱말들』에서시인은자주‘당신’을호명한다.시인과당신은가깝지도,멀지도않은거리속에서바라봄과기다림으로마주한다.시인은그경계를서성이며“깊어진밤에도여전히살아있는것들”을살핀다.그리고“어떤것이기억되고또어떤것은기억되지않는지.기억되지않는순간들은어디로사라져버리는것인지”에골몰한다.

열린창문으로들어오는바람.부풀어오르는낡은커튼.왁자지껄한하교시간의소란이잦아들어찾아오는어색한고요.그뒤를따라오는평온.그때만큼은교실도포근해진다.(…)거기그녀가있다.혼자있다.무심히운동장으로향한눈길을거두지못하고있다.
-p.46~47,「첫사랑」일부

나는당신을기다리고있었다.도저히올것같지않은당신을.매번봐도볼때마다기꺼운눈같은당신을.손으로받아낸조용한눈송이몇개를쥐고주머니속에넣으면당신이올것같았다.당신을위한첫눈.그최초의기억.(…)시간은멈춘게아니라한꺼번에지나간것이다.왜기억위로눈이내리는건지.나는통증을지우려고두눈을감았는데.사박사박당신이오는소리가들렸고그렇게듣고싶었던소리가가까워지기시작했다.
-p.193「첫눈」일부

깜깜한밤이되면사람은누구나오롯이혼자가된다고시인은말한다.그렇게말해주고곁에있어준다.당신의마음에서길어올린,생활의낱말들을밤의이불위에펼쳐놓고가만히기다린다.그중하나를당신이가리킬때까지.그리고그것에가장어울리는이야기를입혀주고한낮의사나운기억과고단함의얼굴을씻어준다.오롯한혼자처럼,반짝이는밤의낱말만남겨지도록.밤의고요보다더깊고가만한언어로조용한인사를건넨다.

『반짝이는밤의낱말들』은시인유희경이어두운방에서스탠드불빛에의지한채십년을타박타박적어내려간이야기들이다.시인은이이야기속에어두운밤의적요,그익숙한듯낯선,처음인동시에처음이아닌감정들을담고있다.잠못이루는한밤의적요를당신으로여기고있을,수많은당신들에게시인이건네는사랑의낱말들이가닿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