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답하는 시 : 사랑은 어떤 모양인가요?

사랑에 대답하는 시 : 사랑은 어떤 모양인가요?

$13.00
Description
사랑에 대답하는 시와 산문의 물결
열다섯 명 시인이 수놓는 사랑의 갈피들
‘사랑’이라는 말에 스며든 다양한 감정과 형태들에 대해 새로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앤솔로지 『사랑에 대답하는 시』가 출간되었다. 열다섯 명의 시인이 사랑에 도착해 있는 질문을 직접 고르거나 선정하여, 그에 응답하는 시와 산문을 수록했다. 사랑을 새롭게 정의 내리기 위함이라기보단, 질문과 대답이 막 도착해 있는 한 권의 책 속에서 다양한 언어로 사랑을 이야기하고, 그리하여 무한한 사랑에 이르렀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늘 제자리에 머물러 있지만, 파도와 물결 속에서 매 순간 다른 표정을 짓는 바다처럼, 이 책도 시와 산문의 물결 속에서 다양한 사랑의 얼굴을 찾아 나선다. 시인들은 서로 같은 질문을 통해 다채로운 답변으로 뻗어 나가기도 하고, 개개인에게 여전히 유효한 사랑의 질문 속에서 시적인 순간을 마주하기도 한다.

사랑을 보듬는, 이해하는, 가로지르는
각양각색의 이야기

열다섯 명의 시인들이 들려주는 시와 산문 속에는, 궁극적으로 자신이 상정한 질문에 근접해가는 대답이 깔려 있으면서도 동시에 독자들에게 질문이 된다. 각자 경험했던 순간들에서 난반사되어 나온 사랑을 다시금 보듬고, 이해하고, 가로지르며 지금 도착해 있는 사랑에 응답하는 것이다. 아는 게 별로 없었기에 사랑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태어났음을 깨닫는 임유영의 산문부터, 첫사랑과 퀴어의 교차점에서 규정하는 언어에서 탈주하는 언어를 쓰고 싶게 된 김선오의 산문은 많은 물음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버려진 ‘스크류바 빈 봉지’에서 “바래도 예쁜 분홍색”의 이미지를 길어 올리는 신용목의 시와 귤 상자를 들고 ‘너’의 집을 찾아가는 짧고도 긴 여정으로 부재하는 사랑을 새로이 쓰는 안희연의 시는 지나간 사랑에 대해 다시금 헤아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잠 속의 몽롱함처럼 사랑을 영원으로 착각하는 양안다의 산문, 젊은 날 지배했던 사랑에 대한 정서를 진솔히 고백하는 황인찬의 산문도 만나볼 수 있다.

사랑이 입장하는 아름답고 따뜻한 순간을 포착하는 최지은의 시 「흰 개가 달려오는 결혼식」은 한 사람을 위해 쓰였지만, 사랑을 향해 바라보는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사랑의 무수한 모양을 맨손으로 헤아리며, 다시금 용기가 되어주자 말하는 강혜빈의 산문, 함께 했던 자욱한 시간을 부정하지 않는 태도로 “까닭 없는 슬픔의 까닭”에 대해 말하는 목정원의 시도 사랑의 새로운 얼굴처럼 나타난다. 카자흐스탄에서 유래한 손을 오목하게 받쳐 드는 기도법에서 사랑을 읽어내는 이혜미 의 산문, “당신의 인생 이야기가 한 문장이 되지 않아서” 다행인 날들의 사랑을 회상하는 김승일의 시, 소유하지 않되 다시금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계절의 방식에서 사랑을 감지하는 송승언의 산문, 흔들림과 번짐과 내면의 음악으로 사랑의 풍경을 재구성하는 이제니의 시, 사랑이라는 관념을 코너로 몰아세우며 사랑의 의문점을 추리하는 구현우의 시, “우리는 모두 먼저 간 푸른 점이었다”라고 “여름 감기”했던 슬픈 전염에 대해 말하는 이규리의 시까지, 빼놓을 수 없이 모두 주옥같은 사랑의 순간들이다. 단순히 사랑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니다. 파다한 얼굴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사랑의 의미를 구축하며, 각자의 사랑을 비춰보는 것. 그 마주침의 시간 속에서 우리는 한 번쯤 사랑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저자

임유영,김선오,신용목외

2020년문학동네신인상을수상하며시를발표하기시작했다.

목차

임유영_사랑도배울수있나요?
시―사랑의열매
산문―나홀로뜰앞에서

김선오_당신에게사랑은어떤모양인가요?
시―껌종이
산문―유령과은박지

신용목_당신에게남아있는사랑의흔적이있나요?
시―스크류바빈봉지
산문―마음살해자의미래

안희연_사랑은우리를어디까지데려다놓을수있을까?
시―단차
산문―귤상자를안고

양안다_당신에게사랑은어떤모양인가요?
시―백일몽
산문―우리사랑은냉장고속얼음처럼

황인찬_사랑한다고말할수있나요?
시―금과은
산문―사랑때문에죽을수는없어서

최지은_누군가의사랑을기쁨으로바라본순간을기억하나요?
시―흰개가달려오는결혼식
산문―오늘,연가교

강혜빈_당신에게사랑은어떤모양인가요?
시―호두정과
산문―사랑을발명하는사람

목정원_우리는만나지않는채로사랑할수있을까?
시―끝없는해안
산문―무람없는사랑

이혜미_당신에게사랑은어떤모양인가요?
시―원테이크
산문―모아든두손에잠시의영원이

김승일_나를사랑하는사람과같은이유로,당신자신을사랑하나요?
시―내아내
산문―단추

송승언_사랑은어떻게경험되는걸까요?
시―불량목다음
산문―아무것도사랑할수없고모든것을사랑할수있는

이제니_영속적으로이어지고있는사랑이있나요?
시―영원이너의미래를돌아본다
산문―영속적으로이어지고있는사랑이있나요

구현우_사랑이떠난후당신은무엇으로남아있나요?
시―LETTERING
산문―흔들린다흔들리지않는다

이규리_당신에게남아있는사랑의흔적은무엇인가요?
시―블루노트
산문―너무늦게당신을말해도되나요?

출판사 서평

사랑을보듬는,이해하는,가로지르는
각양각색의이야기

열다섯명의시인들이들려주는시와산문속에는,궁극적으로자신이상정한질문에근접해가는대답이깔려있으면서도동시에독자들에게질문이된다.각자경험했던순간들에서난반사되어나온사랑을다시금보듬고,이해하고,가로지르며지금도착해있는사랑에응답하는것이다.아는게별로없었기에사랑에대한많은이야기가태어났음을깨닫는임유영의산문부터,첫사랑과퀴어의교차점에서규정하는언어에서탈주하는언어를쓰고싶게된김선오의산문은많은물음을가져다주기도한다.버려진‘스크류바빈봉지’에서“바래도예쁜분홍색”의이미지를길어올리는신용목의시와귤상자를들고‘너’의집을찾아가는짧고도긴여정으로부재하는사랑을새로이쓰는안희연의시는지나간사랑에대해다시금헤아릴수있는좋은기회가된다.잠속의몽롱함처럼사랑을영원으로착각하는양안다의산문,젊은날지배했던사랑에대한정서를진솔히고백하는황인찬의산문도만나볼수있다.

사랑이입장하는아름답고따뜻한순간을포착하는최지은의시「흰개가달려오는결혼식」은한사람을위해쓰였지만,사랑을향해바라보는모든이들에게전하는시처럼느껴지기도한다.사랑의무수한모양을맨손으로헤아리며,다시금용기가되어주자말하는강혜빈의산문,함께했던자욱한시간을부정하지않는태도로“까닭없는슬픔의까닭”에대해말하는목정원의시도사랑의새로운얼굴처럼나타난다.카자흐스탄에서유래한손을오목하게받쳐드는기도법에서사랑을읽어내는이혜미의산문,“당신의인생이야기가한문장이되지않아서”다행인날들의사랑을회상하는김승일의시,소유하지않되다시금자신에게로돌아오는계절의방식에서사랑을감지하는송승언의산문,흔들림과번짐과내면의음악으로사랑의풍경을재구성하는이제니의시,사랑이라는관념을코너로몰아세우며사랑의의문점을추리하는구현우의시,“우리는모두먼저간푸른점이었다”라고“여름감기”했던슬픈전염에대해말하는이규리의시까지,빼놓을수없이모두주옥같은사랑의순간들이다.단순히사랑에대해말하는것이아니다.파다한얼굴로나타났다사라지는사랑의의미를구축하며,각자의사랑을비춰보는것.그마주침의시간속에서우리는한번쯤사랑에대해구체적으로말할수있게되지않을까.



책속에서


사랑은언제나모호하고,모호한채나를잠식하지만,우리가이렇게사랑이라는유령을공유하고있다는사실이나는기쁘다.
―김선오,산문「유령과은박지」중


언젠가는알겠지,내차례가오겠지,선고를기다리는죄인처럼사랑의처분을기다렸다.
―임유영,산문「나홀로뜰앞에서」중


창밖에나무한그루가보인다는건내가나무를사랑하는것처럼보이게만든다.
―양안다,시「백일몽」중


너는플라스틱컵,깨진액정,한쪽뿐인이어폰,이면지,어설픈맞춤법,끝물과일을사랑한다고했어.불완전해서유일해진것들만을
―이혜미,시「원테이크」중


사랑의미래는시보다이르게도래합니다.미움도이겨낼사랑으로진창같은세계를환대하겠어요.아,비가내려요.
―강혜빈,산문「사랑을발명하는사람」중


꿈이라는마음의
길가마다띄엄띄엄돌멩이가받치고언젠가먹다버린스크류바빈봉지가
바래도예쁜분홍색으로
―신용목,시「스크류바빈봉지」중


아흔아홉계단을내려갔어도살아서는내려갈수없는단하나의계단이있어서.귤상자를끌어안고있어.두번다신쏟지않으려고.
―안희연,시「단차」중


사랑에대해말하고,또사랑해야만한다.내가사랑을위해무엇을할수있는지,그리고사랑을통해내삶이어떻게동력을얻을수있는지시행착오를반복하며고민해야만한다.
―황인찬,산문「사랑때문에죽을수는없어서」중


없던문의손잡이가생기고
천사들이달려가는길이열리고
천국의지도를바꾸고
날씨를잊고시간을뒤바꾸며생활을지키는사랑을믿게되는것입니다.
―최지은,산문「오늘,연가교」중


내가살리지못한당신
거기서잘사세요

남은마음을안고
여기서사는것은
내몫입니다
―목정원,시「끝없는해안」중


반려인의그림자에사는개처럼.우리고양이가내옆에계속붙어있었다.나는고양이에게좋은소식이다.내가일어나서움직이면고양이에게좋은일이생긴다.
―김승일,산문「단추」중


나는당신을이겨울처럼사랑한다.이사랑은내것이아님에도늘나에게돌아온다.
―송승언,산문「아무것도사랑할수없고모든것을사랑할수있는」중


계절이멈춘옷을입고서보이지않는두팔을흔들면서.받고싶었던사랑을오늘의들판에게주려고.바람은기억이되어들판으로불어온다.
―이제니,시「영원이너의미래를돌아본다」중


그사람이없으면나와사랑둘이서는별로할말이없는그런사이말입니다.
―구현우,시「LETTERING」중


꽃밭이펼쳐졌을때왜나는나를바꾸었을까
아름다운건내것이아니야

어디선가사랑은잘못말하라했다
다말하지말라고도했다
―이규리,시「블루노트」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