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했다가 귀여웠다가 : 마음의 양면을 건너는 그림 에세이

쓸쓸했다가 귀여웠다가 : 마음의 양면을 건너는 그림 에세이

$17.00
Description
섬과 육지를 오가며 기록한
다정한 마음의 여정
태어나고 자란 제주를 배경으로 지은 그림책 『귤 사람』, 『고사리 가방』 등으로 자신이 머물러 있는 풍경을 구체적이고도 섬세하게 풀어내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김성라 작가의 그림에세이 『쓸쓸했다가 귀여웠다가』가 출간되었다. 섬과 육지를 오가며 마음이 양면으로 만나 포개어지는 생활 속 순간들을 그림과 에세이로 담아냈다.

작고 고요한 얼굴로 우리 곁을 이루는 존재들에게 따뜻한 눈인사를 건네며, 자신의 시절을 건너가고 있는 작가는 이번 그림에세이를 통해 육지와 섬을 오고 가는 생활에서 발견하게 된 깨달음을 그림과 에세이로 촘촘하게 기록했다. 일상을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생기 있고 천진한 상상력의 그림과 일상의 체험을 반추하여 써 내려간 에세이는 오롯이 ‘내가 되어가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작가는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상의 굴레 속에서 쓸쓸함과 귀여움이 교차하는 자리에 우두커니 남겨져 오롯이 자기 자신이 되어가는 방법에 대해 골몰한다. 출발이 있기에 도착이 있고, 떠남이 있기에 머무를 수도 있는 양면의 마음을 섬세하게 어루만지며, 자신을 다독였던 순간을 독자들에게 전한다.
저자

김성라

제주에서태어나고자랐다.그림책을짓고일러스트레이터로활동한다.그림과글로이야기하는것을좋아한다.『귤사람』,『고사리가방』등을쓰고그렸고『고르고르인생관』,『오늘부터배프!베프』등여러책에그림을그렸다.

목차

[제주]
010하늘을나는집
014돌아오다
017작업실을구하다
019간판달기
0203월사쿠라
0264월의축제①
0284월의축제②
032움직일수있는나무
044공터
046창문
048익숙해진다는것
050핫둘핫둘반짝반짝
053버찌가말했다
054버찌가말해준다
058지지않고
060확실한무화과
062반짝반짝초록불
064어디서든바다가보이는것은아니라서
066짙어진다
068날씨이야기
070태풍이지나간다음날
072밤의태풍이지나가는바닷가
073아침의태풍이지나간바닷가
074‘전국’으로시작하는일기예보

[여행하는마음]
080여행의성향
086드륵드륵
088여행의순간①
090여행의순간②
091여행의순간③
092거꾸로걷는바다
094유채꽃
096바람받이골목
098쓸쓸과다정
102????
103유해한나와무독한깅이,돌,풀
105노란얼음
108담팔수
110퇴근길의코끼리
112도심으로가는길
114고양이오거리
116미용실
118바닷가로가는길
120우듬지
121뷰티아야자나무
126긴호기심,짧은호기심
130작업실창밖
132작업실,겨울창밖
134작업실,창안
136금귤나무
138네모난달
140통화
142아빠의옷장
144할머니의귤밭
147둥실둥실
149좋고아름다운것
152엄마의문자메시지①
153말하는갈비
154화분
158윤슬
163머무른다는것
164공항①
166나의일을나에게

[지금,여기]
170공항②
172마중
173배웅
174여기
176도시의틈
178전진하는초록
180여름이되었던날
182큰비가오기전에①
184태풍이지나간산
188가을의기념품
190곧시들거나떨어질텐데
194가을이되었던날
196오로로①
197오로로②
198겨울이되고싶지않은것들
199색,모양
200큰비가오기전에②
202아이쿠아이쿠
204첫눈
206대봉감다섯개
208움직일수없는나무
210머리자른날
211한파
212마주앉아이야기하는것보다
214조그만의자
218목련
220요즘의큰즐거움
221요즘의취미
222어린이를그리기
226우이선
229어디서든강이보이는것은아니라서
230도시의바다
232한강
233유리
234드로잉
235엄마의문자메시지②
236사랑
238시간은어디살고있을까
242왼발행복오른발괴로움

[창안에서]
248창가에서본것
250수수수
251심심한것을골랐다
252올리브영세일
254당일버스여행
264봄의스팟
268모르는곳

[섬으로부터]
272질문의책
274밤비행기에서본것
276완?
278겨울바람
280다시
281260번버스
284섬에있다

출판사 서평

“누군가가나를기다리는것이아니라
내가거기먼저도착해그들을기다렸으면”

1부제주를시작으로,5부섬으로부터까지,여행하는마음으로일상을살다가도이곳이‘남쪽섬’임을잊으며살아가는작가의여정이생생하게담겨있다.이번그림에세이는‘제주’와‘신도시’를오가며보내는생활의면모도엿볼수있지만,무엇보다‘마음’을장소로두고양면의마음을지니는우리모두를초대한다.서로에게다정한말들을나누는모임에서,담벼락을오르며무성히자라는풀을응원하는자리에서,제철과일을만나며계절을실감하는거리에서,엄마의문자메시지속에서작가는삶의장면에함유된다채로운감정을동시에읽어내며마음을어루만진다.

또한,이번책에서자주등장하는소재는바로‘창문’이다.작가는섬과육지를오가며다양한얼굴을하고있는창문을읽어준다.비행기와작업실의창문이나건물에가려진작은건물의창문등을등장시키며창안에있는나와창밖에있는풍경을나란히겹쳐본다.창문은작가가간직하고있는투명하고맑은시선이자,무언가를구분하거나나누는방식이아닌,건너편을마주보는방식으로다시그려진다.

작가는정직하게찾아오는계절을보다가깝게만나며,우리에게주어진시간의소중함과애틋함을그림으로담아낸다.뿐만아니라,삶의여러장면을켜켜이기록하며쓴밀도높은에세이는작가자신이체험한순간을생생하게전달한다.그리하여금세웃음을짓다가도돌아서면이내쓸쓸해지는마음의갈피에대해이야기한다.도망친것이아니라,우리에게더어울리는곳을찾아왔다고생각하자말하는작가의따뜻한메시지는마음둘곳없이시간에휩쓸려정작자신을돌보지못한우리의어떤시간에게보내는위로가된다.

책속에서

오랜만에종이를꺼내과수원으로향하면서보았던겨울의깜깜한새벽공기를먹으로그렸다.깜깜함위에바닷가집들의불빛을주묵으로점점이켜낼때,하나둘씩빛을내뿜으며귤의얼굴처럼밝아오던마음을기억한다.
―15쪽,「돌아오다」

그렇게‘나’는짓궂은친구가내등뒤에붙여놓은쪽지처럼내눈에는잘보이지않아서로의등을보고이야기해줄누군가가필요하다.(중략)우리는더다정하고더쓸쓸해질수있을까,둥글게모여앉아,그래,얼마든지할수있을것만같은밤이었다.
―101쪽,「쓸쓸과다정」

늦은밤,길을걷다가금귤나무를보았다.모두가더워좀처럼가만히들여다보던이가없던한여름에굵은소금을뿌린듯,하얗게꽃을피웠던나무가어느덧열매를맺고노랗게익어가고있었다.깜깜한한밤중에도늦겨울에도조금씩,천천히제철로가고있었다.
―137쪽,「금귤나무」

이야기를듣고나면그곳의모두가알게된다.나의일상도모두의일상처럼평범하면서도특별하다는것을.기록에는그것을알게하는힘이있다는것을.
―161쪽,「여행하는마음」

사람도,
높다란건물도아직은오르지못하는곳을
그러거나말거나
오르는너의천진함을,
넘어서는너의담대함을
좋아해.
―179쪽,「전진하는초록」

미움을가진커다란것보다사랑을품은작은것이되고싶어.그러면너처럼죽음같은추위도,어떤것도무서워하지않을수있을까.커다란온기보다잠깐의차가움과미움을믿어버리는나는작고작은네앞에서더작아지고말았던거야.
―211쪽,「한파」

궁금한게생기면질문을해야지.길끄트머리에서조금더걸어가무언가를처음만나봐야지,그러다무서움이밀려오면무서워해야지,그리고다시걸어야지,별일없는편지를써야지.슬프면이불을뒤집어쓰고그안에서실컷울어야지,그러다가이불밖으로슬쩍,얼굴을내밀어퉁퉁부은눈과가벼워진마음으로일어나세상과화해해야지,그리고꼭안아야지.
―224쪽,「어린이를그리기」

반짝이는바다,겨울에도초록으로반짝이는나뭇잎,나무에매달려노랗게반짝이는귤이‘너는지금남쪽의섬에있어.’라고내게말해준다.
―285쪽,「섬에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