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과 거울 - 아침달 시집 35

몽상과 거울 - 아침달 시집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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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꿈과 현실의 교차로에 서서 인간에게 찾아드는 감정과 관계의 현상을 밀도 높게 투시해온 양안다 시인의 새 시집 『몽상과 거울』이 아침달 시집 35번째로 출간되었다. 올해 초 시집 『천사를 거부하는 우울한 연인에게』로 관계의 이면을 시적 언어로 탐구해온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인간의 불완전함을 더 견고하고 섬세하게 구축했다. 2부 ‘가운데에는 거울이 있다’를 두고 1부와 3부에는 동명의 제목으로 적힌 시들이 서로 역순으로 수록되어 있다. 거울을 매개로 거울의 안쪽과 바깥쪽을 동시에 펼쳐보는 시도를 통해, ‘우리’의 모순과 착란을 서로 바라보게 만든다.

시집 『몽상과 거울』은 마침내 시인이 헤매고 있던 인간의 마음과 관계, 감정을 총체적으로 출연시키는 극장이자 영사기의 역할을 한다. 현상할 수 없는 필름처럼 끌어안은 어렴풋한 환상이 시인의 언어를 통해 더 사실적으로 만져지는 것은, 우리 모두가 시에 등장하는 인물 ‘로, 이드, S, 히나토’의 잔상이기 때문이다. 해설을 쓴 시인 봉주연의 말처럼 이번 시집에서는 “어설픈 위선보다 무구한 위악을 선택하고야 마는 어린 사람들”을 등장시켜 새로운 차원의 인간을 묘사한다. 시인이 초대한 세계로부터 우리는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는 대신 모든 것을 의심하게 되는 거울의 문을 통과하게 된다.
저자

양안다

저자:양안다

2014년《현대문학》신인추천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으로『작은미래의책』,『백야의소문으로영원히』,『세계의끝에서우리는』,『숲의소실점을향해』,『천사를거부하는우울한연인에게』,동인시집『한줄도너를잊지못했다』가있다.창작동인‘뿔’로활동중이다.

목차

1부거울안에는우리가있다

악보가육체라면,음악이영혼이라면
꿈일기
문라이트
돌림사랑과절망노래
실패한룸펜들의밤
입원
데크레센도
성냥
모래시계가깨지고난뒤
목련경전
구정물이흐르는내리막에서
목련밭
새의눈으로본풍경
one
12월
잉걸불
killingmesoftly
더짙은블루
개두마리
사계
거울과거울

2부가운데에는거울이있다

xanax

3부거울밖에는내가있다

거울과거울
사계
개두마리
더짙은블루
killingmesoftly
잉걸불
12월
one
새의눈으로본풍경
목련밭
구정물이흐르는내리막에서
목련경전
모래시계가깨지고난뒤
성냥
데크레센도
입원
실패한룸펜들의밤
돌림사랑과절망노래
문라이트
꿈일기
악보가육체라면,음악이영혼이라면

부록|우리는얼마나겹쳐있습니까/봉주연

출판사 서평

우리의전위서정을위한거울극(劇)
위악의공동체가헤매는마음모험

시인양안다의세계관을가장선명하게관측할수있는시집『몽상과거울』이출간되었다.이번시집은총3부로구성되어있으며,2부에수록된한편의시를중심으로1,3부가각각동명의시로역순수록되었다.로르샤흐테스트에쓰이는잉크카드혹은데칼코마니처럼양쪽으로펼쳐지는반전된서로의모습으로마침내균형을이루듯이,이번시집또한독특하게구성되었다.물성으로연출한시인의의도를파악해보는재미도더해진다.
1부에서는‘로,이드,S,히나토’라는인물을등장시켜우리가우리이기를선택했을때의이야기가등장한다.그동안시인이인간의관계와마음,감정에대해골똘히탐구해왔다면이번시집에서는그구체성을선명하게구현하기위해극적인장치를차용하기도한다.“우리의마음이우리였어?”(「실패한룸펜들의밤」)라고관계의근간을뒤흔드는물음이나“네가나에게도움을청하면/우리가달려간다./우리가분열한다.”처럼겹쳐포개어지는형태의‘우리’가아니라분열하고흩어지는방식으로호명하는공동체의관계를새로이그린다.‘위악’을선택한공동체로부터혼곤한마음의모험이시작된다.
1부에서는사랑과우정을분명하게구분하고,영원과죽을때까지의한계치를미묘하게달리말하면서엉겁결에지나오고말았던‘우리’의의미를새롭게수정한다.“연인들은왜사랑한다는말을하는걸까./증오하지않겠다는마음이더중요한데”와같은문장은시인양안다가의심과부정으로탐구해온시간을여실히증명하는문장이다.

“나를위한.너를위한.마지막은다신돌아가지않을.”
몽상과거울로비추는마음의트라이앵글

올해《현대문학》으로등단한시인봉주연은발문「우리는얼마나겹쳐있습니까」를통해마침내분열하고파편처럼깨지는‘우리’로부터“당신과온전히겹쳐질수없는포옹일지라도(…)나는기꺼이이멋진무력감을견뎌보겠”노라이야기한다.‘불화’라는‘화음’을쌓으며,마침내“어설픈위선보다무구한위악을선택하고야마는”방식은마음에생존하기위한‘우리’의새로운입장이기도하다.이번시집은“온전히하나가될수없다는무력감을이겨내고끌어안은포옹”의현장이다.

3부에서는우리가질서없이겹쳐져있던거울속풍경을빠져나와거울밖에서있는화자가단독자의운명을쥐고우리가나누고있었던현장의폐허를누빈다.시「개두마리」에는“사람들은마음에대해/쉽게말하죠.모든마음의주인이된것처럼./나는나와너무너무친하지만/나는나에대해너무너무몰라요.”친밀했던거리만큼이나무아지경으로의미를분실하고야마는,비좁은내안에서의길잃기를몸소실감하기도한다.“나는꿈에서쫓겨난사람”(「악보가육체라면,음악이영혼이라면」)이지만“내일만들이야기를당신에게들려주고싶”(「꿈일기」)은사람.내가녹고사라지는경험이이상하지않은거울밖에서의화자는무기력한초점으로멀어지는거울속풍경을응시한다.혼자됨의풍경안에서무엇이유실되었는지,무엇이분실되었는지목격하는일은,‘우리’의근거였던일을되풀이하는일일지도모른다.3부에수록된시「데크레센도」에서처럼“누구나세개의바다를가지고있다.나를위한.너를위한.마지막은다신돌아가지않을.”이바다에대한정의를이번시집에구성된각부를이해하는근거로삼아도좋을것이다.그렇다면우리는지금어떤바다를견디고있는것일까.

이번시집은시인의기획을보다선명하게구현하기위해표지디자인부터내지구성에도요소가더해져있다.시인은2부의거울을사이에두고1부의안쪽과3부의바깥쪽나뉘는시집구성을구현하기위해동명의제목가진두편의시를서로역순으로배치하기도했다.시집『몽상과거울』은시인양안다가그동안헤매면서걸어왔던인간과마음의윤곽을상연하는자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