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골골송이 흘러나올 게다 (조은 산문집)

고양이의 골골송이 흘러나올 게다 (조은 산문집)

$16.00
Description
공존에 다가서는 시인의 실천적 온기
고양이의 존재를 호명하는 일상의 기록
시를 비롯하여 산문, 동화 등 다방면의 언어로 삶 속에서 그을려 가는 진실을 노래해 온 시인 조은의 산문집. 등단 40주년을 앞둔 시인은 2013년에 출간한 산문집 『또또』로 〈전숙희문학상〉을 수상하며 정신분열증을 앓는 반려견 ‘또또’와 함께 살아낸 이야기를 인상 깊게 건넨 바 있다. 인간과 함께 공존하는 존재에 대해 따뜻한 시선과 깨달음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대해 물음을 던졌던 시인이 이번 산문집에서는 서울 사직동이라는 자신의 터전에서 일어나는 길고양이와의 생존, 그 생존을 위한 투쟁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묘연(猫緣)’으로 뒤엉킨 사직동의 길목을 거닐며, 떠돌던 수십 마리의 고양이를 구조하고 입양 보낸 바 있는 시인은, 현재 여섯 마리의 고양이를 돌보며 지내고 있다. 그가 지내고 있는 사직동은 인근 재개발과 이름만 들어도 호화스러운 아파트가 거대하게 들어서면서 점점 오갈 곳 없이 터전을 잃어가는 고양이들의 마지막 벼랑과도 같은 곳이 되었다. “고양이들에게 모델비로 닭가슴살 반쪽도 던져주지 않으면서 온갖 각도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앵글을 피해” 고양이 밥 주는 일에 앞장서는 시인은, 거리에서 만난 고양이를 비롯해 고양이로 얽힌 이웃들 간의 선한 인연과 악연에 대해, 피할 수 없이 부딪쳐야만 했던 지난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낸다.
저자

조은

저희들끼리똘똘뭉친여섯고양이와살고있다.오랫동안온몸에붕대를감고살았기에구조한나를원수로알거나,비슷한사정이있는녀석들이다.시집으로『땅은주검을호락호락받아주지않는다』『무덤을맴도는이유』『따뜻한흙』『생의빛살』『옆발자국』이있다.

목차

1부다시여행하다,라는뜻을지닌나무

고양이가왔다013
짧은환각,긴현실022
당신을좀알아요033
깨어진하트044
나는스타야051
무섭도다,인생총량의법칙066

2부마음을주면다준거지

커다란루비한알077
캔디와순자085
1층에는릴리향이094
내고양이들의노래104
그를두고하는농담들113
젠틀맨을들이다121
호박이는럭키세븐129
너떠난뒤136

3부우리의인연은그렇게시작되었다

내가만난탐정들149
나의아름다운정원158
누가준선물일까169
의사캣대디177
두청춘,두캣맘185
잃은것과얻은것193
식물대동물204

출판사 서평

고양이의필터로본세상과사람들
아이러니한삶을이해하는뜻밖의여정

시인은한때인간에대한낭만을품고있었지만이웃의이기심으로드러난악행들을겪어내며더는기대하지않게되었다.책속에서고양이는인간에의해무참히죽어나가기도하고,벼랑끝에서구원받기도한다.호기심에뗀한발자국의걸음으로생사가오고가는고양이의아슬아슬한생존속에서시인은온기로싸여있는단호함으로세상의선입견이나인간의이기심,부재중인공존과싸우며투쟁한다.실제로이책에는경찰조사가익숙한강철한시인의모습이담겨있으면서도동시에동물병원에서겁쟁이로통하는모습이양면적으로담겨있다.늘위기에처해있던아픈고양이를품에안고허겁지겁병원에찾아갔기때문이다.삶의아이러니속에서깨닫는여러의미가고양이라는필터로하여금보이게된다.
삶이라는빛과어둠에가려져생긴그늘속에서도시인은고양이라는존재를실천적으로호명하며함께아름답게공존할수있는방식을고민하고또되묻는다.총3부로이루어진이번산문집에서는시인과인연이된고양이와사람들에관한이야기로구성되어있다.함께있을때최선을다하기로한시인의온기는,살아생전아버지와함께하지못했던가족여행에대한아쉬움에서,17년이란세월을동반했던반려견또또에대한추억에서,내면에어둡게드리워져있던지난회사생활의회상으로시작하여이제는지금눈앞에서지켜나가야할아름다운공존과그질서에앞장서고있다.위급한상황속에서안타깝게살리지못한생명을두고시인은자신을책망하기도하지만곁에잠깐이라도머물러있었던존재를실천적온기로불러주며작은이름들을이책속에돌올히새겨넣었다.

더불어살아갈수있는용기를
나아가사랑할수있는이해를

추천사를쓴심윤경소설가는시인의오랜이웃으로서“사직동에그의직심스러운발걸음이닿지않은땅이한조각이라도있을까?”라고묻는다.시인이그동안어떻게살아왔는지짐작하게한다.‘독립투사’처럼자신의기조를지키면서도고양이를위해헌신해온시인을“위태로움과유머,세상을바라보는자기만의영민한눈,그리고세상이조각나도변하지않을강인함을한데섞은사람”이라고표현한다.거리에도사리고있는인간의이기심과무자비함속에서생긴균열은지금의단단하고올곧은시인의발걸음이되었다.
책속에는현장감있는이야기와끊임없는사건사고가연속적으로이어진다.고양이의생사가오고가는긴박한장면속에서도시인은자신의감정에쉽사리매몰되지않고오히려냉소적이면서도단호한자세로상황을판단하고헤쳐나간다.고양이라는사랑스러운존재뒤에는이처럼하루를앞다퉈생존의문턱에서있는생명들이더많기때문이다.다양한존재들과공존하는방식을고민하는우리앞에놓인이이야기가,이름도없이태어나인간의이기심과무질서속에서자신의앞길을헤쳐나가야하는여린생명앞에놓인이이야기가오늘도무사히살아내기위해애쓰는여러마음을다독인다.크고작은분란속에서생명의존엄을온기로지켜가고있는한시인의노래가,어느고양이의털을빗겨주고,여린숨을붙들고살아가려는고양이의골골송을불러일으키는시간으로뒤바뀌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