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릿한 포옹 : 삶을 끌어안는 반동의 시선으로부터 (양장)

아릿한 포옹 : 삶을 끌어안는 반동의 시선으로부터 (양장)

$18.00
Description
삶과 나 사이의 이격을 끌어안는 카메라의 존재를 통해, 세상에 대한 저항과 투쟁을 실천해나가는 사진작가 황예지의 산문집 『아릿한 포옹』이 출간되었다. 지난 첫 산문집에서 가족에 대한 눅진한 서사로부터 회복과 용기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이번 산문집에서는 자신의 토대가 되었던 삶의 현장 속에서 마주한 저항과 투쟁, 싸움과 용서에 관한 이야기를 촘촘히 기록했다.

2019년 홍콩 민주화 운동으로 진통이 일었던 홍콩 몽콕역부터, 자신의 근원을 순례했던 학교 운동장까지. 크고 작은 둘레를 단단히 지키고 서 있던 작가는 자신을 이뤄온 이격의 현장에 다시 참전한다. 무엇과 화해할 수 있었는지, 또 무엇을 끝끝내 지켜봐야 하는지를 사진이라는 반동의 시선들로 이야기한다. “까만 방에 있다가도 존재를 드러내어 보이는 것이 사진의 생장”이라고 말하는 작가는 결코 쉽게 어둠에 물러서지 않고 자신이 저항해온 순간들을 삶의 새로운 토대가 될 수 있도록 눈부시게 인화하여 우리 앞에 놓는다.

저자

황예지

1993년서울에서태어났다.수집과기록을즐기는부모님밑에서자랐고그들의습관덕분에자연스레사진을시작했다.사진과에세이,인터뷰등다양한형식을다루며개인적인서사를수집하고있다.개인의감정과관계,신체를통과해사회를바라보고자한다.사진집『mixerbowl』과『절기,season』,산문집『다정한세계가있는것처럼』을출간하고개인전〈마고,mago〉를열었다.

목차


죽음의계보
몽콕스테이션
낸골딘처럼
넘나드는사람들
엄마관찰기
상담실
얼굴들
CryingPics


추위
어떤우정
데이트
우울하고,어린,여자

돌,기림,세월
작은공간
현지와예지
다음날
아라키노부요시를좋아하세요?
무형의운동장


절망
일어나면아침이다
꿈노트
연속성
은은한가난과사진
상실사진
낭독회
홍콩에서쓴편지
내가한없이작고나를감싼것은하염없이클때
엉성한출구
맺음말

출판사 서평

삶의명암을주파하는반동의시선
사진의토대를세우는저항과용서의기록들
사진가황예지의새산문집『아릿한포옹』출간

사진을통해관계에서있는‘동시존재’를호명하며자신의근원과타자에게건네는위로를발명해온사진작가황예지의새산문집『아릿한포옹』이출간되었다.세상과나사이의크고작은이격을저항,투쟁,화해,용서라는이름에기대어기록한29편의산문은책제목처럼아릿한포옹에참전하는현장이자,다음날을위해벼랑을딛고서는몸짓이기도하다.

첫산문집에서가족과주변인의관계를집요하게탐구하며사랑과증오가버티고서있는자신의근원적존재를이야기했다면,이번산문집에서는카메라에대한사유와사진속에서불화할수밖에없었던일화를바탕으로창작의토대를조감한다.한세계가구성되기까지겪어야했던이이야기들은,단지지나온궤적을복원하는데그치지않고다음날을살게하는힘으로다가오게된다.사진이사회적관계망에서가질수있는힘을,윤리적태도를,개인의서사안으로개입하여결속시키는다양한형태의감정을자신의경험에근거하여진솔히이야기한다.

불화로부터끌어안음까지
황예지식동시존재넘나들기

황예지의산문에등장하는주변인물들은단순히나와경험을공유하는자들이아니라작가의말처럼“저주하는마음과환대하는마음”이동시에깃드는양면적인관계망이다.근원적으로자신에게질문을쥐여주고삶에대한어떤여지를만들어가게하는존재들인것이다.사진을함께하고있는동료,연인,엄마와할아버지,상담선생님,작품으로우정을나눈작가등을통해자신을지탱하고있던생각들을재구성한다.그동안황예지가작업해온사진과산문속에는이와같은‘동시존재’를호출하는황예지식넘나들기가선행된다.이는저항과투쟁을마다하지않음과동시에화해와용서를수반할수밖에없는삶의모순적인진실에가닿는발구름이된다.

이넘나들기의여정에서카메라는어디에도치우치지않는평행감각이된다.양면적인삶의국면을더첨예하고예리하게바라볼수있는시선으로작가와함께동반한다.사진에담긴피사체를넘어그대상이지니고있는존재의빛과어둠을함께이야기하며,그의미를자신의자리로가져와침잠하여표류하고있던생각에게길을내어주기도한다.

무형의운동장에서홍콩몽콕역까지
시간을흐르게두는사진의생장

홍콩민주화운동으로몸살을앓던2019년황예지는동료들과함께홍콩으로떠난다.투쟁의현장을몸소지나며느꼈던이야기는그때그날의기억으로끝나는것이아니라사진으로옮겨와계속흐르게된다.이렇듯황예지는사진이한시간을포착하여가두는형태가아니라,그것을들여다보고간직하는동안에계속흐르는시간으로둔다.“사진을하나하나찍으며함께시간을건너고있었기에믿어주었던”(「낸골딘처럼」)보통날의순간들을떠올리며흐르는시간과함께작가는다가올시간앞에서게된다.이폴리트바야르,프란체스카우드먼,낸골딘,노순택,홍진훤등작가가다른작가의작품을통해기대어있는또다른세계는사진에대한생각을멈추지않고가속하게하는원동력이된다.

“나는이런싸움,저런싸움에동떨어져있지않았다.누가나대신싸워주고있었을뿐이었다”(「홍콩에서쓴편지」)라고고백하는황예지는,“카메라를들고투쟁의자리에서면내가누락한장면들을단번에이해할수있으리란터무니없는기대가있었”지만자신의서사와겹쳐보이는순간을마주하며다시새롭게상실을깨닫고,복원과회복의기로에서게된다.그런의미에서이책은완성된이야기가아니라,함께흐를수있는가능성을남겨둔미완의이야기다.상처와회복이서로를끌어안는이포옹의현장속에서우리는새로운반동의시선을세상에겨눌수있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