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책 읽기

오래된 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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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일곱 권의 시집을 상재하고 〈미당문학상〉, 〈대산문학상〉, 〈김현문학패〉 등 국내 유수 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그 문학성을 인정받아온 시인 김언의 독서산문집 『오래된 책 읽기』가 출간되었다. 역동적인 문장과 실험을 주저하지 않으며 한국 시단의 독보적인 영토를 구축해온 시인은 이번 독서산문집을 통해 시간을 제법 보낸 책을 꺼내어 유효한 의미들을 되짚어본다. 실제로 이번 산문집에서 다뤄지는 책은 절판되거나 품절된 책도 더러 있는 2000년대 출간 도서로, 시인이 그동안 독서일기처럼 연재해온 산문 등을 엮은 독서견문록이기도 하다. 긴박하게 호출되는 시의적인 해석에서 벗어나, 책 속에 깃들어 있는 삶의 의미를 통찰하고, 이를 문학적으로 재해석하며 우리 앞에 꼭 필요한 질문들로 함께 나누는 현장이 된다.

올해로 등단 26년 차가 된 시인은 그동안 자신의 창작 경험과 책 속의 지혜를 균형 있게 교차시키며, 더 웅숭깊은 독서 현장으로 안내한다. 시인은 책이 고유히 나아가는 방향을 친절하게 제시하면서도, 한 번쯤 되돌아볼 만한 의미를 문학적으로 되짚어보면서 텍스트의 변방을 만들지 않는다. 그 미덕을 지니기 위해 책이라는 폭풍우를 수도 없이 만나온 시인의 안내는 산문집에서 다뤄지는 책을 읽어보지 않더라도 충분히 사유할 수 있게 한다. 지나간 것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시동을 찾는 일로, 오래된 책 읽기의 기쁨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저자

김언

저자:김언

1973년부산에서태어났으며,1998년《시와사상》을통해시인으로등단했다.시집『숨쉬는무덤』『거인』『소설을쓰자』『모두가움직인다』『한문장』『너의알다가도모를마음』『백지에게』,시론집『시는이별에대해서말하지않는다』,평론집『폭력과매력의글쓰기를넘어』,비평연구서『끝없이투명해지는언어―오규원의현재성과현대성』(공저),산문집『누구나가슴에문장이있다』등을썼다.미당문학상,박인환문학상,김현문학패,대산문학상등을받았다.현재추계예술대학교문예창작과교수로재직중이다.

목차

들어가며들어가는것이있어야나오는것이있다

1부그래서나는지루하지않다

우리가걷는모습을사랑스럽게봐야하는이유
―리베카솔닛,김정아역,『걷기의인문학』(반비,2017)

그래도행복한패배자들
―볼프슈나이더,박종대역,『위대한패배자』(을유문화사,2005)

돼지고기만먹으면우는인간
―김언수,『캐비닛』(문학동네,2006)

고양이는그렇게말하고또달아나버렸다
―T.S.엘리엇,김승희역,『캣츠』(문학세계사,2003)

한마리성깔있는개
―산도르마라이,김인순역,『하늘과땅』(솔,2003)

눈물실은은하철도
―박천홍,『매혹의질주,근대의횡단』(산처럼,2003)

왜하늘은파란색일까?
―K.C.콜,이충호역,『구름을만들어보세요』(해냄,2003)

나는느낀다,고로존재한다
―다이앤애커먼,백영미역,『감각의박물학』(작가정신,2004)

문학이이렇게이해되어도좋은가
―다카하시겐이치로,이승진역,『사요나라,갱들이여』(향연,2004)

전원은좋고도시는나쁘다?
―존리더,김명남역,『도시,인류최후의고향』(지호,2006)

시라는것은사실상존재하지않는다
―E.H.곰브리치,백승길·이종숭역,『서양미술사』(예경,2003)

등은거짓말을할줄모른다
―미셸투르니에,김화영역,『뒷모습』(현대문학,2002)

영원히미스터리로남았을호텔의정체
―강동진,『빨간벽돌창고와노란전차』(비온후,2006)

빛을사랑하는두더지가있었습니다
―슈테판슬루페츠키,조원규역,『양한마리양두마리』(문학동네,2001)

한반도의하늘만이푸르다
―다니엘네틀·수잔로메인,김정화역,『사라져가는목소리들』(이제이북스,2003)

말에대한고민이곧사물의편이다
―프랑시스퐁주,허정아역,『테이블』(책세상,2004)

2부나무의말이라면어느나라말이라도좋다

우리가정말반성해야하는것
―진중권,『앙겔루스노부스』(아트북스,2013)

머리로일어선자,머리로망하리라
―커트보니것,박웅희역,『갈라파고스』(아이필드,2003)

우리모두는서로연결되어있다
―류시화,『나는왜너가아니고나인가』(김영사,2003)

죽음이후의삶
―메리로취,권루시안역,『스티프』(파라북스,2004)

세상의룰을바꾸는특별한1%의법칙
―마크펜·키니잴리슨,안진환·왕수민역,『마이크로트렌드』(해냄,2008)

이제는과학적감수성이다
―다치바나다카시,태선주역,『21세기知의도전』(청어람미디어,2003)

길위에서만나는한시인의풍경
―허만하,『길과풍경과시』(솔,2003)

일본시인이쓴한국시집
―사이토마리코,『입국』(민음사,1993)

왜아직김수영인가?
―김수영,『김수영전집2-산문』(민음사,1981)

청록집재출간의의미
OOO을꼭읽어야하나요?

3부우리는모순으로인해비옥해진다

나는왜먼지인가?
―한나홈스,이경아역,『먼지』(지호,2007)

사실상침묵하고있다
―울리히하세·윌리엄라지,최영석역,『모리스블랑쇼침묵에다가가기』(앨피,2008)

영원히도착하지않는말
―프란츠카프카의단편들

나는왜다른것이되었나?
―미르체아엘리아데,임왕준·최건원역,『메피스토펠레스와양성인』(문학동네,2006)

4부이길로가면어디가됩니까?

내가만난이별의시두편
―박세미와이승훈의시

아무도길을가르쳐주지않는다
한국시의풍토에서가장예외적인존재
그의자와도같은마음을다시생각하며

후기를대신하며이보다더고요하게읽을수없는책을

출판사 서평

“오래된책읽기의즐거움”
시인김언의삶에흔적을남긴독서목록

등단후일곱권의시집을세상에선보이며한국시단의독보적인영토를구축해온시인김언의독서산문집『오래된책읽기』가출간되었다.올해로등단26년차가된시인은이번산문집에서,근래에출간한책들의독서기록이아닌주로2000년대에출간되어잊혀가는책들을다시호명한다.지나간것에서다시출발할수있도록책속의유효한질문을데려와문학적으로사유한다.스물여덟권의책과함께건너가는독서현장에는세상에대한궁극적물음,존재에대한감각,문학적체험등을펼치며책이라는폭풍우속지나온시인의목소리가맺혀있다.책의줄거리나내용의의존하지않고,함께골몰해볼수있는날카롭고예리한사실을토대로사유의무대를만든다.

시인은“어떤책은글쓰기를동반하면서,그러니까기록하고사유하는시간을거치면서기꺼이내문학의자양분이되어주는일을마다하지않았다”고고백하며스물여덟권으로채워진오래된독서목록을소환한다.총4부로구성되어있으며,1부에서는문학,예술,인문서에대한짧은인상기를토대로한독서일기형태의산문이수록되어있다.2부에서는옛날이야기로흘려보낼수없는‘인간’의이야기를담은산문으로1편을제외하고모두2000년대에집필한것이다.3부는시인에게문학적자양분과길잡이가되었던책,이외에4부에서는시와시인의풍경을거닐며쓴산문이수록되어있다.

책이라는폭풍우를지나며쓴독서견문록

프란츠카프카,커트보니것,미셸투르니에,프랑시스퐁주부터김수영,이승훈,허만하,김언수까지.시대와국경을불문하고많은독자에게열렬한지지를받았던책부터,예술저변에서한번쯤만나본적있을것같은생소한책까지『오래된책읽기』에서소개하는독서목록의스펙트럼은다양하다.전부는아니더라도,삶그자체를담았다고해도과언이아닌책의내밀한면모처럼그읽기의풍경또한그윽하고드넓기만하다.

책의줄거리나내용에기대지않고,책을지나는시인의보폭에맞춰흐르는산문들로책을읽어보지않았더라도충분히음미할수있다.시인은어떤경계에서함부로판단하거나기울어지지않고책과사람,세계와문화의중심에서균형을‘새로고침’하며한발씩나아간다.그것이독서라는폭풍우를건너는방법일것이다.

시인은책을온전히마주하면서도,어긋날수있는지점또한피하지않으며독서가선사하는다채로운감각과경험을문장으로적는다.“직전까지지켜왔던나의신념을한순간에깨부수기도”했던지난독서의순간을‘고요하게만읽을수없었던’스물여덟권책들과함께담아낸『오래된책읽기』.뜻밖의발견과지나간것에대한탐구,세계의속도에휩쓸리지않는자기속도탐닉,폭풍우속의길찾기……시인의삶에새로이흔적을남겼던책이야기가전하는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