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굳이 시집을 낼 필요가 있겠냐는 말에 그럴 가치가 있을거라고 등을 떠밀어 여기까지 왔다. 오랜 시간이었고 오랜 바램이었다. 그동안 그녀는 ‘놀랄 만큼 성장했고 잘 여물어서’ 나로서는 기다린 보람이 있고, 채근한 보람이 있다.
‘물러빠져서 아무런 말에도 풀어질까 봐, 연해 빠져서 쌀 말 무게에도 목이 꺾일까 봐, 답답해서 숨 쉬지 못하는 관계로 썩어갈까 봐, 속이 비어서 빈 데 마다 좋잖은 것들 들어찰까봐, 좁아서 받아들이지 못해서 사랑도 못 넣을까봐, 느려터져서 아무것도 때를 놓칠까 봐 안타깝고 애 닳았던’ 시인이, 술자리가 무르익으면 홀로 불콰해져서 정선아리랑을 불러주던 시인이, 이제 자신의 아리랑을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녀의 붙여쓰기는 그녀의 것이다.
그녀의 띄어쓰기는 그녀의 것이다.
그녀의 언어는 그녀의 언어다.
나는 그녀의 생각을 지지할 뿐이다.
이제 우리는 꿈속인 듯 꿈 밖 인 듯 낮은 소리로 전하는 그녀의 아리랑에 귀 기울일 시간이다.
_강송숙
‘물러빠져서 아무런 말에도 풀어질까 봐, 연해 빠져서 쌀 말 무게에도 목이 꺾일까 봐, 답답해서 숨 쉬지 못하는 관계로 썩어갈까 봐, 속이 비어서 빈 데 마다 좋잖은 것들 들어찰까봐, 좁아서 받아들이지 못해서 사랑도 못 넣을까봐, 느려터져서 아무것도 때를 놓칠까 봐 안타깝고 애 닳았던’ 시인이, 술자리가 무르익으면 홀로 불콰해져서 정선아리랑을 불러주던 시인이, 이제 자신의 아리랑을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녀의 붙여쓰기는 그녀의 것이다.
그녀의 띄어쓰기는 그녀의 것이다.
그녀의 언어는 그녀의 언어다.
나는 그녀의 생각을 지지할 뿐이다.
이제 우리는 꿈속인 듯 꿈 밖 인 듯 낮은 소리로 전하는 그녀의 아리랑에 귀 기울일 시간이다.
_강송숙
영월, 아리랑 (홍정임 시집)
$1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