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둘기

나는, 비둘기

$13.63
Description
어떠한 절망이 찾아와도
‘나’를 잃어버리는 것보다 슬픈 일은 없습니다.

날개가 꺾이고 다리가 부러져도
나는 비둘기입니다!
하늘을 날던 비둘기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나무에 내려앉다가 반짝반짝 빛나는 전구에 걸려 날개를 다쳤습니다. 이제 비둘기는 다시 가고 싶은 곳으로 훨훨 날아갈 수도 없고, 높은 곳에 앉아 아래를 내려다 볼 수도 없습니다. 날 수 없기에 비둘기는 자유롭게 날 수 있는 다른 비둘기보다 먹이를 빨리 찾을 수 없습니다. 비둘기는 이제 두 다리로 부지런히 멈추지 않고 걷습니다. 멈추지 않고 걷다 보니 구석구석 벌레가 많은 곳을 알게 되었고, 음식 찌꺼기가 많은 곳도 제법 잘 찾아냈습니다. 음식 찌꺼기를 많이 찾은 날에는 눈먼 늙은 쥐에게 나눠 주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 비둘기는 눈먼 늙은 쥐에게 자신의 마음속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리고 그날의 대화는 비둘기의 모든 것을 바꿔 놓았습니다.
저자

고정순

그림책〈가드를올리고〉〈철사코끼리〉〈어느늙은산양이야기〉〈최고멋진날〉〈슈퍼고양이〉〈점복이깜정이〉〈엄마왜안와〉〈오월광주는,다시희망입니다〉〈솜바지아저씨의솜바지〉〈시소〉〈나는귀신〉과산문집〈안녕하다〉를쓰고그렸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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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비둘기야,다시하늘을날고싶니?”
“네,꼭한번만이라도좋으니다시하늘을날고싶어요.”
“나는네가나는모습을볼수없지만
세상에서가장멋진날개로날수있기를기도하마.”
“고맙습니다,쥐아저씨.”

■“쥐아저씨가말씀하신세상에서가장멋진날개가아닐까?”
비둘기,부풀어오른검은비닐봉지와함께희망을꿈꾸다.
늙은쥐아저씨의간절한기도도잠시,얼마뒤비둘기는길위에부서진유리조각에발목한쪽마저잃고맙니다.날개를잃었을때도묵묵하고성실하게땅위를부지런히걸으며삶을이어갔듯이이번에도비둘기는남은한쪽발로콩콩콩,뒤뚱뒤뚱자신에게주어진환경에익숙해지려노력합니다.그러던어느바람이세차게불던날,검은비닐봉지하나가날아와비둘기목에감겨떨어질줄몰랐습니다.비둘기는어떻게해도떨어지지않는검은비닐봉지를보며늙은쥐아저씨의기도를떠올립니다.그리고이제자신이무엇을해야할지정확히알게됩니다.하루도쉬지않고자신이해야할그무엇을말입니다.

‘이게뭘까?’
검은비닐봉지속으로바람이들어오더니
조금씩동그랗게부풀기시작했습니다.

【만만한책방】나는,비둘기②
■절망끝에서도‘나’를잃지않기위해
같은길을걸었을모든비둘기에게박수를!

〈가드를올리고〉를통해절망끝에선모든사람들에게간절한파이팅을보내고,〈철사코끼리〉를통해가슴아픈이별의상처를극복하는한소년의마음을전하고,〈어느늙은산양이야기〉를통해가장멋진죽음은있는그대로의자신의모습이란걸깨닫게준고정순작가가이번에는계속되는시련속에서도‘나’의정체성을찾기위해외다리걸음을멈추지않았던〈나는,비둘기〉로돌아왔습니다.

“죽어마땅한존재들이된비둘기는오늘도도시를떠돌며사람들이남긴음식물찌꺼기와토사물을먹는다.그나마다친데없이온전한비둘기들은운이좋은편에속한다.깨진유리조각이나캔에찔려발가락이나발목을잃은비둘기들은쩔뚝이며걷는다.언제부터비둘기들의발가락을유심히보기시작했는지기억나지않지만,기형으로변한비둘기발가락을볼때마다그냥지나치지못하게되었다.
새는보통자유를상징하지만나는날지못하는새를통해고통안에서생명은어떻게생을살아내는지묻고싶었다.그리고아무의미없는생은없다고비둘기에게그리고나에게말하고싶었다.”

고정순작가는〈나는,비둘기〉에서어떠한절망속에서도불평과비난없이,슬픔과아픔을직접적으로이야기하지않으면서도,정제된듯고스란히감정을느끼게하고있습니다.
날개가꺾여도발목이잘려나가도,벌레를잡아먹어도쓰레기더미를뒤져도비둘기는불평하지않습니다.아프다고소리치거나눈물을흘리지도않습니다.도심속에서각종위험물에고스란히노출되어있는비둘기를안쓰럽게좇는독자의불안한시선만이존재할뿐입니다.그가그려내는비둘기캐릭터는외부환경에취약한약자의모습이지만,그안에숨겨진놀라운생명력과자기정체성에대한고민을드러내고,자신만의방식으로자기것을지켜냅니다.
번쩍이는도심의전깃줄과어디선가날아온검은비닐봉지에의지해하늘을날아오르는꿈을꾸게하는아이러니는현대사회에서인간이가진위태로운모습과닮아있습니다.그래서인지고층빌딩숲사이로다시날아오르기위해외다리로계단을오르는훈련을하며하루하루를지극히성실하게살아내는비둘기의당당함을보며어느새우리는비둘기를응원하게됩니다.
그건자신의현실을이토록담담하고또당당하게받아들이고살아가는비둘기의모습에서한없는애정이느껴지기때문일것입니다.어딘지모르게익숙한,비둘기같은사람이우리주변어딘가에서묵묵히살고있을것같은느낌이들기때문입니다.비록마지막일지라도최선을다해다시하늘을나는희망을간직하면서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