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

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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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야고를 보고 있으면
사방에서 야고가 핀다
빗방울화석 시인들이 시선집 「야고」를 냈다.
1994년부터 시 창작 모임을 시작한 빗방울화석 시인들이 2024년 30년 만에 첫 시선집을 발간하였다. 그간 현장 체험을 바탕으로 백두대간 시와 정맥 시 등으로 11권의 공동시집을 발간해 온 시인들이 각자 고유의 시 세계를 드러내는 작품들을 이번의 시선집에 함께 담았다.
빗방울화석 시인들은 시선집을 통해 분단과 역사, 환경의 문제를 다루었을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각자의 개성적인 시각과 사유를 독창적인 방식으로 구현하였다. 하나의 목소리로 울리면서 다양한 색채가 빛을 발하는 이 시집은, 빗방울화석의 새로운 이정표를 보여주는 동시에 예술과 현실에 대한 찬가로 은은하게 퍼져 나갈 것이다.
지금도 사방에서 야고가 핀다.
저자

빗방울화석시인들

저자:빗방울화석시인들
신대철1945년충남홍성출생
김일영1958년전남순천출생
손필영1962년서울출생
조재형1964년충남당진출생
이성일1967년강원주문진출생
최수현1970년전남여수출생
이승규1972년서울출생
박성훈1975년강원묵호출생
장윤서1975년서울출생
한국호1983년경남김해출생
오하나1983년서울출생
김연광1986년충남홍성출생

목차

신대철

저녁눈
바람불이2
눈부신소리
첫목도리
북위38도15분
흐르는길1
북사면
야고
구룡산방화선길

김일영

바람모퉁이
그때그동네
시소
시래기
수종사에서
분재
집을버리고
안개새벽
노을
원통사에서
여인

손필영

새알
타이하르촐로
하얀달래밭에서
언바람속
되새
탑돌이
속잎
검은등뻐꾸기
來蘇寺에서來來蘇寺로가는길
가을에

조재형

노을꽃
빙하
식량을올리며
수평선을감아올리는수차
너도양지꽃
별똥별
아그배떨어지는소리
아주작은별꽃옆에서
통일전망대에서
논물을대며
이성일

바다가보인다는
팽목항눈사람
팽목항에서불어오는
사랑,개같은거라고
어제내린눈처럼
공원마로니에4
가을숲환하도록
가시연꽃
쌀을씻다가
시계제로

최수현

여우비
놀이터
다국적휴게소
만남
빛이밀려온다
발자국
아침가리
들리지?그소리
가리왕산
1호선소년
대기의숨소리
눈사람을향해

이승규

갈수없는동네
가죽일체수선
검룡소
대추나무이력서
칠장산에서
열원을지나며
군락
고한에뜨는해
냉기가향기롭다
흘리

박성훈

빅뱅
양자(量子)역학혹은양자(兩者)역학
역사의현장
전공
단순한물음
지동설
종의기원
늦여름
알레르기
도미당약국

장윤서

나니1
나니2
나니3
나니4
나니5
나니6
나니7
나니8
나니9
나니10

한국호

콩잎김치
새색시들
용궁장날
동행해도될까요
차,차이나
히말라야별자리
동네한바퀴
가장긴해
가을아침에
인사

오하나

늦은밤
사부2

여름
봄2
공놀이
아아아아아
정을다해
외출
더위
점심시간

북동향

김연광

마침내린비
섬을보는일1
섬을보는일2
참깨

출판사 서평

<야고>신대철

억새풀숲을슬쩍비집는햇살
노란잎집틈새로
곱게분장한야고한송이
발간빛깔을내민다.

장터에천막치고
나팔소리날리다
곡마단떠나던저녁
줄타던처녀맨발로도망쳐
할머니집뒤꼍으로숨어들었고
바람바뀔때마다온동네
분내쓰다듬은아리아리한길.

꼬마야,저리가,저리

구경꾼들무서워한곡마단처녀
그겨울무사히넘겼을까?

오랜시간흘렀는데
바로앞에서다시들리는
숨죽이며외치는소리,

저리가,저리

“저리가,저리”

맨발로곡마단을탈출한처녀가숨죽이며외치는소리.남의집뒤꼍에숨어들었다가,호기심에다가온아이를황급히내쫓는절박한소리.아이에서이미어른이된시인에게그소리가바로앞에서들린다.그것은누군가의위기와불행,나아가세계의참상에어찌손쓰지못하는문학의무력함을꾸짖는소리처럼들린다.현실이더나빠지는동안,시인이구경만하며괴로워한다고끝없이자책하는동안,어느새겨울을넘긴시한편이피어난다.억새틈새에서야고가발간자홍색꽃잎을반짝드러내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