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이 모여드는 산골기업, 군겐도를 말하다 (양장본 Hardcover)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산골기업, 군겐도를 말하다 (양장본 Hardcover)

$18.00
Description
인구 500명, 한때 일본 최대의 은 산출량을 자랑하던 이와미 은광이 폐광하면서 쇠락한 산골 마을. 이곳에서 100여 명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한 기업, 군겐도의 리더 마쓰바 도미가 일본 내셔널트러스트 이사를 지낸 환경 보존활동가 모리 마유미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도미는 30대 젊은 시절 아이들을 데리고 남편 고향으로 들어간 일, 바느질하다 남은 자투리 천으로 시작한 수작업 소품 일이 켜져서 일본 전역 30여 개의 직영점을 낸 패션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오래된 것의 가치를 살려 빈집을 고치고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은 일 등을 솔직하게 들려준다.
이 책은 군겐도가 단지 물건만 만들어 파는 기업이 아니라 삶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새롭게 볼 것을 제안하며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하는 일이 특정 인물이나 기업 또는 지역의 전유물이 아님을 역설한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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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모리마유미

1954년도쿄분쿄구에서태어났다.1984년부터2009년까지지역민의목소리를담은잡지〈야나카,네즈,센다기(谷中,根津,千?木)〉를출판했다.또한일본내셔널트러스트의이사직을역임한환경보존활동가이기도하다.우에노음악당,도쿄역등도쿄의역사적건물보전운동과‘시노바즈노이케(不忍池)연못보존운동’등에앞장섰으며,현재마루모리마치에서농사를지으며그지역의역사를취재하고있다.주요저서로〈도쿄유산〉,〈단발의모던걸〉,〈여자셋이경험한시베리아철도〉,〈자주독립농민〉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
마쓰바도미와만나다

학교가기싫었습니다
마쓰바도미의유년시절

옆방의수상한학생이남편이되기까지
스무살의겁없는독립생활
취중인터뷰,다이키치씨에게듣는다

남편의고향,오모리마을로!
핸드메이드소품만들기와블라하우스의탄생

군겐도,사람이모이고뜻이모이는곳
지역에뿌리내린물건만들기

나다운옷에대한생각
소재,색,무늬,형태

회사라는하나의집
젊은이가모여드는시골마을
군겐도에서온소식1

공간을프로듀싱하다
보존과복원프로젝트

잘먹고잘사는일을꿈꿉니다
‘물건만들기’에서‘음식만들기’로

여성을위한축제를열다
시골의히나마쓰리

세계유산등재,과연좋은일일까?
세계유산등재의빛과그늘
군겐도에서온소식2

사랑이식지않는거리는?
도미씨에게던진열가지질문

에필로그
도미씨의편지

오모리마을과마쓰바도미연표
한국어판을출간을축하하며
역자후기

출판사 서평

두아이를데리고남편의고향으로
큰아이가초등학교들어갈무렵남편의고향,오모리마을로들어간마쓰바도미는이제일본전역에30곳넘는직영점을둔라이프스타일브랜드군겐도의리더가되었다.수량과속도에압도되지않는일을하고싶다는남편의뜻을따라고향마을에정착한뒤수작업으로패치워크제품을만들어판것이군겐도의시작이다.도미는주문이늘어나자마을주민들과함께하며천천히기업을일궈나갔다.처음시작한이름인‘블라하우스’간판을그대로걸어둔채,한사람이일방적으로결정하는방식이아니라여러사람이내놓은의견을모아좋은방향으로나아간다는의미의‘군겐도(群言堂)’로바꾸고그뜻을실천하는일을기업의철학으로삼았다.

사람들이모여드는산골기업,군겐도
이와미은광이있던오모리마을은전성기때는20만명이넘는인구로번성했으나1943년폐광이후500여명이사는한적한마을로변했다.하지만군겐도가점차알려지면서일자리를찾아젊은이들이하나둘모여들었다.사무실바로앞논에서모내기를하고마을주민들과축제도벌이는여유로운시골생활은번다한도시를떠나고픈사람들을불러모았다.이제군겐도는풍요로운자연속에서자신이하고싶은일을할수있는일터라는인식으로젊은이들에게인기있는직장으로자리잡았다.

오래된집을고쳐마을을살리고
오모리마을은인구가줄면서빈집이늘었다.마쓰바도미는오래된것의가치를되살리고생활에아름다움을더하고자빈집을매입해보수를하기시작했다.지금은에도시대촌장의집을사들여10년도넘게손보아군겐도본점으로사용하고있다.외지로나가고비어있는집을하나하나매입한것이어느새열채가넘는다.그렇게되살린집을본점으로,직원숙소로,살림집으로사용하고원하는젊은이들에게임대도해주고있다.타향아베가는그중가장크고개보수작업에오랜시간이걸린경우인데220년된무사의집으로1950년대후반부터빈집이어서상태가매우안좋았다고한다.그런집을10여년넘게고치고되살려지금은게스트하우스로운영하며마을을찾는손님들을맞고있다.

잘먹고잘사는일을꿈꾸며
처음에패션소품등물건만들기로시작한군겐도는점차사업영역을넓히며음식만들기에도관심을쏟았다.‘원래나는뭘하고싶었던걸까?오로지옷만만들고싶었나?’이런생각을하던도미는‘생활을즐겁게,아름답게만들고싶은나머지생활방식자체를디자인하고싶었고그러다보니먹는것과관련된일을하고싶어졌다’고한다.지금은타향아베가에서손님들에게음식을내며같이이야기나누는일을즐긴다.텃밭에서키운식재료로음식을만들고뒷산에서채취한나물로상을차린다.시골이라는이유로향토음식만내는건아니다.제철재료나어울리는재료가있으면뭐든준비한다.아베가요리의기본은가정식요리,즉집밥이다.엄마의손맛이느껴지는정성들인음식으로잘먹고잘사는일을실행해나가고있다.

지역소멸의위기를말하는지금,산골에서오래된것의가치와버려진것의아름다움에특별한관심을쏟는마쓰바도미의생활은우리에게도시사하는바가크다.천천히지속가능한방식으로환경을생각하며사는삶에관심있는독자라면한번쯤들어야할마쓰바도미와군겐도의이야기이다.마을살리기,더불어잘살기,문화적기업을소리높여외치지않으면서도일상속에서자연스럽게몸으로실천해온도미의말에귀기울여야할것이다.

■역자후기

스물여덟,여러우연이겹치며산골생활을시작했다.초가을부터시작한눈이이듬해5월에야다녹는강원도의첩첩산골이었다.아궁이를때서방을데웠고샘터에서끌어온물을받아식수를해결했으며동네사람들이자구책으로연결한사설전화선으로외부와소통하며살았다.스물일곱해를도시에서만살았던나로서는매일매일이새로웠다.머리가아니라몸을쓰며살았다.불땀좋은나무에대해배웠고먹을게열리는나무에대해서배웠다.도끼질을할때는옹이를피해내리쳐야한다는것도배웠다.책으로쌓은지식은때로유용했으나대개는태부족이었다.내가발견한‘풀’이나물인지독초인지알기위해서는이웃집순녀할머니네로가면됐다.도감에는없는풀이었지만‘배앓이할때댓뿌리캐서폭폭다려먹으면된다’는순녀할머니말은언제나믿음직했다.
어쩌면그때부터였을지도모른다.나는언제나할머니들의이야기가좋았다.그다음으로좋은건할아버지들의이야기였다.할아버지들은대체로허풍을버무리기때문에외길에서만난멧돼지가,외길에서싸운멧돼지로둔갑하기도했다.“내가왕년에말이지”가자주등장한다는공통점도있었다.그런데할머니들은“그땐그랬지뭐.별거있간디?”하는말투로밭에서김매다가막내딸을낳았다는이야기를했다.그러다가우수수,일기장에적어두고싶은말들이내앞에쏟아졌다.“산에뻗대면안돼.산이주는대로먹고,‘아이고감사합니다’그러고살면돼.”할머니,할아버지들의말에는살아온인생만큼꾹꾹눌러담은진실이있었다.
13년의산골생활을접고나는지금제주에살고있다.적당한밭을빌려귤농사를짓고짬짬이번역일도한다.초록청귤에얼룩얼룩귤색이들기시작할무렵‘군겐도할머니’에대한이야기를들었다.산골에서기업을일으켜일본전역에매장을늘려가는멋진할머니라고했다.‘산골’과‘할머니’라는단어만으로도가슴이뛰었다.
당장원서를받아밤을새워읽었다.그리고다른지점에서놀랐다.군겐도를창업한마쓰바도미는우리가흔히알던사업가가아니었다.이익에방점을찍고확장에재화를쏟아붓는보통의사업가와는달랐다.거의정반대편에위치해있다고해도좋을사람이었다.그런데도그녀는쇠락해가던이와미의산골에100명이넘는고용을창출해냈으며젊은이들이스스로찾아오는마을로만들었다.이첨예한자본주의시스템에서어떻게그럴수있었을까?이와미라는산골에사람들이몰려드는건어떤힘때문일까?이질문이이대담집의출발점이었다.
어린도미는그림그리기를좋아했다.사람들이상식이라여기던것들을달리보는아이였다.상식의눈에그녀의그림은‘아이답지않은’그림이었다.마쓰바도미는만들어진틀을천성적으로거부하는사람이었다.예술적으로예민한촉수를지닌사람이기도했다.새로운것을두려워하지도않았다.고등학교졸업후도시로나간도미는화구점과갤러리에서일을하며장사꾼의감각을익혔다.그녀의20대는예술적감각이라는씨줄과장사꾼의면모라는날줄이교차되며하나로직조되던시기였다.크고작은성공을맛봤다.그대로도시에살며커리어를쌓았어도흔히들말하는부와명예를거머쥘수있었을것이다.하지만그녀는부족함을느꼈다.의심이들었다.경제활황으로돈이넘쳐나는세상이었지만그것만이다는아니라는생각이들었다.
자본과사람이도시로흘러가던그때,마쓰바도미는도시를떠났다.어린딸의손을잡고남편과함께이와미산골로향했다.사람들이말하는상식에‘아니’라고말할수있는도미였기때문에그런선택을할수있었을것이다.그렇다고거창하고원대한꿈을품었던건아니다.일단은먹고살아야했다.그날그날자신이할수있는일에최선을다하며살았다.지역민들과함께아플리케소품을만들어팔았고시대에쓸려가지않기위해군겐도를만들었으며망가져가는옛집들이안타까워이와미의빈집들을고치기시작했다.그런그녀의성실한40년이지역을살리는불씨가됐다.
‘지역재생’,‘공생’,‘선한기업’이라는슬로건을내걸지는않았으나그녀의발걸음은자연스레그쪽으로향했다.그녀자신이그런사람이었으니목소리를높여주장할필요도없었다.당장의이익은그녀를움직이는원동력이아니었다.그녀는속도와경쟁하지않았다.효율성에함몰되지도않았다.매순간좀더선한것을선택해왔다.느리고비효율적이라고내치지도않았다.그녀를찾아온젊은이를품어안으며다음시대를모색했다.옛것과새것의조화를꾀하며오래되었으나낡지않은세상을만들어나갔다.
여성복브랜드로시작한군겐도는이제라이프스타일전반을아우르는브랜드로성장했다.사람들은이제그녀가만든물건뿐만아니라그녀의삶까지본다.속도와이익과효율성이전부가아닌세상에대해서도생각해보게된다.그녀는자신의삶을살았고느리지만확실한변화를일궈나갔다.
그녀의옷,그녀의부엌,그녀의말은마쓰바도미와정말잘어울린다.마쓰바도미는머리로하는말이아니라몸으로살아낸말을하는사람이다.어려운말을쓰지도않는다.굳이인생철학을논하지도않고애써자신을치장하지도않는다.“여기시집올때얘긴데”하며시작하던순녀할머니이야기같다.그러면서도그저옛날이야기에머무르지않는다.그녀의옛날이야기는나의지금으로치환되어갔다.마쓰바도미는주어진환경과조건에순응하면서도그자리에안주하지않았다.의심이들면의심의머리채를잡고돌파해나갔다.그녀의인생을들여다보다가‘아!’하고반짝이는것들을발견한시간들이었다.
그녀의말을읽고,생각하고,옮기는과정들이즐거웠다.열두살도미는애틋했고스무살도미는흥미로웠다.서른,마흔,쉰,예순의도미는내게끊임없는영감을줬다.이제는일흔이됐을마쓰바도미.그녀의이야기가계속궁금한까닭은그녀가한자리에머물러안주하는사람이아니기때문이다.그세월동안쌓였을그무언가,몸으로살아내꾹꾹담아낸진실이그녀의말속에담길것을알기때문이다.

-2020년5월,정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