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동안 매일 (엄혜숙의 산책 일기)

100일 동안 매일 (엄혜숙의 산책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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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수백 권의 어린이 책을 번역하며 아동문학을 연구해온 엄혜숙 작가가, 모처럼 어린이가 아닌 ‘어른이’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출간했다. 2021년 2월부터 5월까지 100일 동안 매일 쓴 일기를 엮은 이 책에는 작가가 한 시기 동안 읽고, 쓰고, 보고, 말하고, 먹고, 마시고, 잠자고, 걷고, 나누고, 생각하던 일상의 풍경들이 안개꽃처럼 수수하게 담겨있다. 일상을 찬찬히 살아가면서도 사색의 틈을 잃지 않고 자신을 꾸려나가는 그는, 한국의 아동문학가이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 한 사람의 자연인으로서 삶의 순간들을 솔직담백한 문장으로 써냈다. 대장천을 걸으며 새와 나무와 꽃의 계절 변화를 바라보는 작가의 발걸음을 따라가다 보면 지금의 그를 만든 다양한 작품 세계와 인생 경험을 엿볼 수 있다.
저자

엄혜숙

책읽기를좋아하다가책만드는사람이되었다.대학에서문학을공부했고출판사에서책을만들었다.어린이잡지를만들다가그림책이란매체를알게되었고,독서프로그램을만들다가아동문학을공부하게되었다.그림책좋아하는사람들과그림책동인지「꿀밤나무」를만들었고,그림책과아동문학을공부하러이웃나라일본에다녀오기도했다.지금은주로그림책번역과창작,강연과비평을하고있다.살아있는동안‘걷는인간’이되고자2년넘도록동거인K와매일걷고있다.걷고대화하면서사람사는세상이야말로커다란책이라는것을알게되었다.매일걷고,읽고,쓰는삶을살아가고싶다.

목차

001검정콩푸렁콩
002창문
003입춘
004틈
005유리창
006봄날같은날
007자명종
008뉴스를보며
009싱어게인35
010개천에서용난다
011시의힘으로
012나무
013시간
014바닷마을다이어리
015별별초록별
016참새들의겨울나기
017누구를위하여종은울리나
018우수雨水에함께걷기
019창작실과창작
020달력을보며
021창작자의실상
022여성인물이야기유감
023마감1
024마감2
025세상어디에도숨은고수가있다
026대보름달
027따로또같이
028잃어버린자아를찾아서
029책,책,책
030서울나들이
031하늘과바람과별과시
032포도주한병,빵한조각
033취미
034밤
035노래는힘이세다
036오늘은나도탐조인
037커피한잔
038미나리
039순천만을걷다,보다
040놀라운일,놀라운세상
041성장한다는것
042두근두근캠핑로드
043봄동
044원앙을보러갔다
045고향생각1
046과학과마법사이에서
047봄-우수雨水이야기
048춘분
049세심한맛
050이야기
051끝없이배운다
052함께살기,함께먹기
053책읽기라는것
054고향생각2
055재미있게살고싶다
056동네산책
057만남
058관계맺기
059꽃구경1
060꽃구경2
061기대지않고
062별을보며
063벚꽃
064나무의꿈
065하루살이
066행주산성에서
067그림책의마음
068평범한하루
069호모에로스
070갑작스런만남
071책방나들이
072오늘도걷는다
073만남의날
074몸의말을잘듣자
0754월,목련이질때
076전화통화
077어쩌다영화
078배우고익히니
079골목길
080소수자로산다는것
081함께걷기
082팬데믹과의료공백
083알도,나만의친구
084축제의노래
085영화,「자산어보」를보고
086그림책강의를준비하며
087생쥐와새와소시지이야기
088브레멘의음악대
089흐린날의대화
090자연의힘
091어린이문학의의미
092음식과기억
093꿈꿀자유
094아이들은기다리고있어
095책방의매력
096삶의또다른틈새
097하느님의왕국
098지렁산을걸으며
099셋이서수다방
100100일과수수팥떡

출판사 서평

아동문학가엄혜숙이어른이들에게털어놓는
솔직담백한이야기
오랫동안그림책을번역하며우리나라어린이들에게좋은책을소개해온아동문학가엄혜숙이모처럼자신의이야기를들려준다.『100일동안매일』은저자가2021년봄여름을지나는100일동안매일쓴일기를엮고틈틈이취미로그린그림을덧붙여소담스럽게담아낸책이다.솔직담백한문장들로풀어낸일상의풍경들속에그의인생과추억,문학과세계를바라보는시선이안개꽃다발처럼포개져있다.‘지금여기’의순간들이모여찬란한생애를이루듯,점점이지나가는매일의기록들은엄혜숙이살아온결코만만치않았던삶과우리시대의궤적까지건져올려보여준다.그와중에도그의글은텃밭에서자라나는채소처럼,길가에핀들꽃처럼수수하고질박하다.
그가100일동안보고듣고향유한것들의목록을보다보면독자들은그가얼마나치열하게하루하루를살아내는지가늠할수있다.매일같이대장천을걸으며자연과계절을좇는발걸음에선결코잃지않는삶의여유와균형이느껴진다.100일이란짧은시간동안의편린들을담은이책은한국의아동문학가로서,이시대를살아가는여성으로서,그리고한사람의자연인으로서지금의엄혜숙을만든다양한작품세계와인생경험을꺼내보여준다.간간이시를읽으며삶의틈새를찾는그의말들은그림책을읽는어린이뿐아니라숨쉴틈없이살아가는지금의어른이들에게도큰위안을준다.

삶의틈새에서숨쉬듯시를읽는다
엄혜숙작가의2021년한시기가고스란히담겨있는『100일동안매일』은그가‘매일써보자’는다짐으로써내려간일상의기록이다.꾸밈없고질박한문장들속에때론담담하고,때론애상적이고,때론날서있고,때론다정다감하고,때론진중하고,때론TMI수다같은이야깃거리가가득하다.그는원고를마감하고,강연과심사를하고,온라인독서모임을하고,출판사미팅을하고,도서관에서책을빌려읽는한편TV로뉴스나「싱어게인」같은예능프로그램을보고,김치를담가지인에게나눠주고,시댁식구와외식을하고,급체한동거인을보살피고,단골병원에서치료를받고,대장천을산책하고,지인들과탐조를나서는등크고작은일들로언제나분주하다.그의일상은많은사람에둘러싸여다단한일들로빼곡히채워져있다.
바쁜삶에틈을내기위해그는시를읽는다고말한다.비닐봉지에든검정콩을보며정지용의시「말1」을떠올리고,하늘의별을보며아담자가예프스키의「별」을떠올리고,박화목의시에곡을붙인「망향」을흥얼거린다.그는폴엘뤼아르의「이곳에살기위하여」를손가락에꼽으며한때문학을신앙으로취하려했음을고백한다.그림책의말을옮기는그의비옥한토양은시로부터연유하는지도모른다.

지금은그런마음도다타버리고없지만,그때만해도문학이,시가나를살게해준다고믿었다.내삶의의미를찾아줄열쇠라고생각했다.세속적으로가치있어보이는것들,그것을모두모아서문학에바쳐야한다고생각했다.…돌이켜보니나는그즈음기독교신앙을버린대신에문학이라는또다른신앙을취하려했던거같다.-42쪽

그는어린이는어른의기본형이며,아동문학은평생세번읽는문학이라고말한다.100편의일기속에는문학작품뿐아니라영화,노래,전시등저자가감화를받은수많은작품이언급된다.그가참고하는자료의방대한넓이와이에대한깊이있는감상은이책에서아동문학가엄혜숙을읽어내는실마리가되기도한다.

대장천을산책하며나의속도로‘걷는인간’
『100일동안매일』을읽고나면엄혜숙작가가특별한일정이없는평범한하루를어떻게보내는지무리없이그려진다.먼저아침에일어나달걀과커피,빵한쪽을먹고책상에앉아그날할일을정리한다.그리고책을뒤적이거나메일을확인한다.그러다보면밤늦게까지작업하는동거인K가일어난다.두사람은함께점심을먹고대장천에간다.
대장천은이책에서매우자주등장하는장소다.저자가‘걷는인간’이기때문이다.엄혜숙작가는대장천을산책하며자연을관찰하고다른사람과교류하고사색의시간을가진다.밤에걸을때에는하늘에빛나는달과시리우스를올려다보며심상에젖는다.독자들은저자의시선을따라대장천을둘러보며주변에서식하는매화나무,살구나무,목련이며무궁화나무등다양한과수와,참새,원앙,흰뺨검둥오리,쇠오리,백로,물닭등조류의목록을자연히꿰게된다.함께걷는동거인K와의티키타카는읽는재미를더한다.
바쁘게굴러가는시간속에서도자연과교감하고자신을살피며여유를누리는생활을하고있지만,엄혜숙작가도한때는생계를고민해야했다.출판사에다니던그는40세에더이상학습교재를만들며과로하는것이힘들어직장을그만두고나왔다.그리고공부를다시시작해50세가지나박사학위를땄으나생계를유지하기어려웠다고말한다.

“…나는뭘하든2%가부족해요.편집자가되기에는근성이부족하고,작가가되기에는독창성이부족하고,공부하다보니까탐구심이부족하고.프리랜서로살수밖에없어서이렇게살아요.”더크게웃는다.농담처럼말했지만,사실이게내가생각하는나다.-240쪽

최고의그림책번역가로손꼽히는저자는슬럼프에빠진지인을위로하며,자신은빠르게변화하는환경을따라가기역부족이라매일2시간씩산책한다고말한다.어쩌면그에게서보이는삶의여유와균형은이처럼경쾌하면서도자신을돌아보는겸손함에서비롯되었는지모른다.모든어른은어린이였다고말하는그에게서,어린시절고향집의텃밭과동네친구착한이를추억하는그의회상에서,독자들은시에탐닉했던그가어떻게최고의그림책번역가가되었는지넌지시짐작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