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읽은 책 (삶은 명징하고 죽음은 위대하다)

내 맘대로 읽은 책 (삶은 명징하고 죽음은 위대하다)

$23.58
Description
KBS 엔지니어 출신의 시인 안덕상. 그가 ‘내 맘대로’ 읽은 책을 엮어 묵직한 서평집을 냈다. 독서 버킷리스트로 삼을 만한 양서 68편에 대한 감상과 해석, 사유가 고삐 풀린 듯 펼쳐진다. ‘혹사한 눈’과 ‘망가진 허리’에 이별을 고하는 서문을 초대장 삼아 방대한 책 읽기의 시공간을 종횡하다 보면, 지성과 야성이 뒤섞인 문장들이 가슴에 와닿는다.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에 대한 감상으로 시작하는 본문은 미망과 속죄, 삶과 죽음의 무수한 갈림길을 산책하게 한다. 『반야심경』에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상감에 일필휘지로 써낸 문장에서 언제까지고 그의 몸과 정신 안에서 들끓을 듯한 청춘의 번민이 꿈틀거린다. 의심과 불화의 늪을 건너 화해와 평정의 삶으로 나아가는 동안 망라되는 책은 인류 문명과 역사, 윤리와 정치, 문화와 종교 등 개인과 사회 문제의 핵심 이슈를 드러낸다. 이 과정을 거쳐 저자가 이르는 곳은 읽고 쓰는 고통 속의 기쁨이다. 인생의 강 건너편이 바라보이는 조각배 위에서 시인은 한평생 사랑해온 호메로스, 괴테, 헤세, 마르케스, 도스토예프스키, 레이먼드 카버, 손자, 노자, 공자, 김정희, 박지원, 이상화 등 선배들의 글을 곱씹는다.
저자

안덕상

충남한산에서출생했다.KBS방송기술직으로입사해서정년퇴직했다.시인이되고싶어전봉건선생시절인1987년10월현대시학에서처음추천을받았다.그후2006년봄,이수익선배님추천으로시와시학에서다시추천을받았다.시집으로『나는너의그림자조차그립다』,『그때그대는어디있었는가』,『두눈뒤집힌사랑』이있고,방송사시인끼리모여서낸시집도두어권있다.『뉴미디어시대의라디오프로듀서되기』라는책을공동집필한적도있고국악활성화를위해작사가로도활동했다.독립운동가를기리는사업이나시민사회단체에이름을올리기도했다.KBS기술인협회장,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장을지낸적도있다.

목차

제1장죽음과삶을사유하며밤길을홀로걷다
미망과속죄에관한웅장한대서사|『일리아스』,강대진
고전에길라잡이책이왜필요한가|『오뒷세이아』,강대진
슬프고잔인한이야기의원형|그리스비극걸작선
죽음은들어오고삶은물러나는곳|전쟁은속임수다-리링의「손자」강의
죽음의도道,불로장생|노자도덕경하상공장구
인생여정과함께완성한추사체|추사김정희-산은높고바다는깊네
이만하면내가군자가아니었겠느냐?|나는고양이로소이다
빼앗긴들에가려진역작「역천」|이상화
환상의접시위에올려놓은부조리와실존|필경사바틀비
파우스트를천상계로이끈힘은?|파우스트1~2
헤세가만난니체와융|데미안
무심하게피고지는대자연속전쟁의비참|고요한돈강1~2
자유와신을향해올라가는천개의봉우리|영혼의자서전상ㆍ하
중국문화대혁명의파노라마|민주수업
읽을수없지만또한읽지않을수없는노래|초사
무시무시한공空의경전|달라이라마반야심경
일리야레핀을읽다가죽은동지를생각하다|일리야레핀-천개의얼굴천개의영혼
자연과인간의조화에관하여|아주,기묘한날씨

제2장의심하고불화하며답을찾아가다
무엇때문에우리가이런위험을무릅써야하나|침묵의봄
잎,돌,물,이작은사색의창을열고|숲에서우주를보다
현생인류는침입종인가|침입종인간
동서문명교류의흔적찾기
예술은지배계급에봉사하는가|다른방식으로보기
전인류가거쳐가야할성장통|풀꽃도꽃이다1~2
외모강박의늪|거울앞에서너무많은시간을보냈다
자기감시와복종,그어두운세계|파놉티콘:제러미벤담
먹고싸려고사는게아니라고?|밥보다더큰슬픔
불안과수치심에바치는레퀴엠|무엇이든가능하다
악은정말나쁜가|거대한후퇴-불신과공포,분노와적개심에사로잡힌시대의길찾기
모호함으로세상을휘어잡은글쟁이|백년동안의고독
스페인내전의초상|카탈로니아찬가
광기어린베트남전,그소용돌이속으로|전쟁의슬픔
우리의월남전|베트남전쟁-잊혀진전쟁,반쪽의기억
세세하게기억하기|친일과망각
허구가만든힘,희망|호모데우스
유발하라리에게극단적편향성은없을것이다

제3장실사구시,그양날의검을어루만지다
종교는윤리와도덕을초월하는가|신없는사회
무엇을비르투로삼을것인가|마키아벨리의네얼굴-군주론너머진짜마키아벨리를만나다
공자가꿈꾼세상|우리에게유교란무엇인가
죽은고전,그흰목을어루만지며|우리가간신히희망할수있는것-김영민논어에세이
기획자만이살아남는다|지적자본론
한발은현실에,한발은미래에|12가지인생의법칙-혼돈의해독제
텅빈군중속에사는생기,그러나…|부족의시대-포스트모던사회에서개인주의의쇠퇴
존재는허무하고,허무는내적혁명을추동한다|모멸감-굴욕과존엄의감정사회학
금융,지옥문을열다|근시사회
모든성장을즉시멈추라고?|이것이생물학이다
모호하고짜증나는묘한마력|칠레의밤
똥누며독립투쟁하기|구원의미술관
전태일평전을읽고이소선여사를만나다|전태일평전
건축의완성은소멸이다|풍화에대하여-건축에새겨놓은흔적
다시가보고픈그리운유리창琉璃廠|18세기한중지식인의문예공화국
대중예술인과온갖술이야기|열정적위로,우아한탐닉
미국과러시아농촌문학의선동성찾아보기|개척되는처녀지상ㆍ중ㆍ하
마술적리얼리즘이쓴자서전|이야기하기위해살다

제4장침잠과사색,읽고쓰는즐거움에매료되다
문학으로할수있는일|황현산의사소한부탁
단편소설이지닌맛|대성당
삐딱선을탄달관의문장가|지금조선의시를쓰라-연암박지원문학선집
질기고모질게순응하기|외람된희망
근현대사를꿰뚫는자전소설|관촌수필
장어와소신공양燒身供養-『동다송東茶頌』을읽다가착각에빠지다
조명발받는맞춤양복|임헌영의유럽문학기행
흥미진진한총합본|찰스디킨스,런던의열정
슬픔에빠져내하루를다바친책|숨결이바람될때
읽어도그만안읽어도그만|마르케스의서재에서
다섯번을읽어도다다르게읽힌다는책|페터카멘친트
내맘대로책읽기
새로운시대정신을만들어라|직업으로서의소설가
레이먼드챈들러와소설의재미
도스토예프스키의삶과글|악령,학대받은사람들,백치를중심으로
점성술이만든여백,그위에수놓은욕망|루미너리스1~2
빛도없고영광도없는길위에서|배를엮다
돌연변이가악이아닌적은단한번도없다|종의기원
글쓰기의어려움

출판사 서평

죽음과삶을헤쳐나가는불화의항해에서
돛이되고닻이되어준책읽기
공영방송국의엔지니어로정년을마치고시인이자작가로활동하는저자가그간읽고쓴글을엮어묵직한서평집을펴냈다.그의화두인죽음과불화에관한사색이주제도서의목록을따라강물처럼흐르는가운데,활자를읽는눈길과책장을넘기는손길,읽고쓰는시인의사유와숨결이곳곳에물결친다.때론숨가쁘게몰아치는번뇌로,때론암중모색의더듬거림으로,때론통렬한일침과사자후로말이다.
죽음과삶,불화를생의화두로삼아온저자는『일리아스』를선두로오뒷세우스의모험과같은대장정을시작한다.파리스의사과로부터비롯된트로이아전쟁은10년이넘게이어지며수많은사상자를냈다.그러나참혹한전쟁의비극이끝나고나면마치새생명이태동하듯이전과다른새로운문명이시작되고,이는또다시훗날벌어질살육과죽음의예고가된다.삶과죽음이잇달아전복되며나아가는『일리아스』이야기를저자는미망과속죄의서사로읽어내며,이책의부제가된문장‘삶은명징하고죽음은위대하다.’를읊조린다.이어서저자는고대그리스로부터서양정신의뿌리였던‘아레테(Arete)’또는‘비르투(Virtu)’에대응하는지금우리의정신적가치는무엇인지묻는다.이러한물음은동서양과시공간,분야와장르를뛰어넘어종횡무진오가는저자의독서여정에계속등장한다.
손자의전쟁터에서,노자의무위자연에서죽음의도를응시하는저자는괴테의『파우스트』와헤세의『데미안』을거치며선과악,삶과죽음의변증법에골몰한다.그리고『고요한돈강』에서묘사된전쟁의비참을바라보며자유와신을향해나아간다.무시무시한공空의경전『달라이라마반야심경』에이르러서는생과사,존재와무를나누던둑이허물어지는광경을눈앞에서목격하듯,하나의생이품을수있는모든응어리를토해내듯처절한독백을쏟아낸다.

헛되고헛되니모든것이헛되도다
바람처럼파도처럼유랑하는전방위적독서가
저자의책읽기는동서양과시공간,분야와장르를가리지않는다.이책은일반적인도서분류방식이아닌저자의마음가는대로목차를구성함으로써책을읽는독자또한전방위적인독서와자유로운생각의흐름을타게된다.『침묵의봄』,『숲에서우주를보다』,『침입종인간』을읽으며자연과인간의공존을모색하는가하면,『다른방식으로보기』,『파놉티콘』,『거대한후퇴』를통과하며개인과사회가나아갈방향을찾기도한다.『백년동안의고독』의모호함을즐기고나서는『카탈로니아찬가』,『전쟁의슬픔』,『베트남전쟁』을통해역사속에서벌어진전쟁의소용돌이로휘몰아쳐들어간다.그는다시『호모데우스』의유발하라리를거쳐우리시대의종교와윤리(『신없는사회』,『우리에게유교란무엇인가』,『우리가간신히희망할수있는것』),나아가우리의현실속이데올로기와금융경제,노동과인권,문학과예술의세계를바람처럼유랑한다.

‘네게서떨어져살아라.분노를삭이고더고독해져라.그러면세상은그저연민의대상일뿐아름답지도사악하지도않다.모든것이다허무하고그냥헛될뿐이다.’ -369쪽

10대이후로줄곧이러한생각을품고살아왔던저자는허무와헛됨의섭리에침잠한다.『호모데우스』편의말미에서도그는「전도서」의말을인용해‘전도자가이르되,헛되고헛되며헛되고헛되니모든것이헛되도다.’라는문구로글을맺고있으며,조정래의『풀꽃도꽃이다』편에서는저자가중학생때광활한우주에비해모래알처럼작고보잘것없는자기존재를깨달으면서일생허무에천착하게된성장담을들려준다.이따금실밥처럼튀어나오는저자의개인사를실타래처럼감아올리다보면그의삶에드리워진짙은그늘과녹록치않았던삶의궤적을어렴풋이짐작할수있다.
그럼에도저자는단지허공에붕뜬염세주의적세계관을거부한다.체계를두지않는그의전방위적책읽기는세계와존재의허무를받아들이면서도현실에발을디딘채어떻게든삶의의미를탐색하려는노력이다.그러한침잠과사색끝에그는읽고쓰는즐거움에매료되는자신을발견한다.

이심오하고무서운뜻을
어찌내글이받아낼수있으리
주제도서외에도이책에는수많은책의이름이언급되고배경지식이상술되며저자의방대한독서량과학구열을보여준다.독자들은작품자체에관한설명과함께작품외적인사실들까지다양한각도에서흡수하며저자의해설에접근할수있다.문학작품의감상또한작가연보나문예사조,시대적배경등과함께저자의소탈한언어로쓰인해설을읽으며,그야말로종횡무진의책읽기에따른자유분방한감상의세계를즐길수있다.

누구나읽고쓰면생각이깊어진다.삶의목적은번식이나쾌락에도있지만평등이나다양성에도있고이타적삶의성찰이나통찰에도있다.이런것들이삶의질을끌어올리고인식의층위를고양한다.문화는장구한세월에서나오고교육으로전승되어새로움을창조한다.이책은마르케스가쓴자서전이다.이책한권에그가살아온인생과그가쓴책이다모여있다.읽다보니나도쓰고싶다는생각이절로든다.-446쪽

저자는문장과글을탐닉하다깊이매료되어직접글을쓰게되었다.깊이있고방대한독서경험은그가자신을낮추고또낮추는겸허의태도로글쓰기에임하도록해주었다.성인과대가들의수많은저서를읽어온그의마음안에는어쩌면최고경지의문장과사상들이항상그를노려보고있는듯하다.그래서그는때로자신을낮추는겸양의자세로혹여있을지모를곡해를막기위해절절한주석을달며조심에조심을거듭한다.독자들은책장을넘기며벼는익을수록고개를숙이고,깨우침이란자신이얼마나모르는지를알아가는것이라는사실을행간에서목격하게된다.

세네카는문장을사상의옷이라고했고,정몽주는반드시말해야할것을말해야하고써야할것을써야하는게문장이라고했다.그러나반드시말해야할것이라고해서꼭말해야하는게아니고,반드시써야할것이라고해서꼭써야하는것이아닌것또한문장이라고했다.이말은『장자』의제물론에나오는천예天倪를말함이니,문장이란무심의경지요희구하거나치우침이없는절대순수의상태라야함을말한다고나할까.이러니이심오하고무서운뜻을어찌내글이받아낼수있단말인가. -543쪽

고전부터현대까지,철학,인문,사회,과학교양서부터시와소설,수필등문학작품까지68편의독서감상을담은『내맘대로읽은책』속에는저자의삶과철학,우리사회와시대를관망하고통찰하는시선이녹아있다.이책은청소년부터성인까지독서버킷리스트로삼아도손색없을훌륭한양서들의목록과주해로꽉꽉눌러채워져있다.책읽기를통해어렵고도즐거운글쓰기의세계로빠져든저자가가장좋은것을남김없이주기위해모든공력을쏟아부은이책은,독서의즐거움뿐아니라읽고쓰는삶으로나아가는데필요한방향타를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