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호퍼 : 그래픽 노블 (양장)

에드워드 호퍼 : 그래픽 노블 (양장)

$21.00
Description
에드워드 호퍼를 평전 형식으로 다룬 최초의 그래픽 노블. 저자는 미국을 대표하는 화가 호퍼의 삶과 죽음을 개괄하면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독자적인 스타일을 찾기 위해 일생을 바친 사람의 단호하고 매혹적인 초상을 보여준다. 미술학교 학생 시절부터 상업적인 일러스트레이터로 이름이 알려진 시기, 인생의 전환점이 된 유럽 여행과 아내 조세핀과의 관계 그리고 인생 후반부의 놀라운 성공에 이르기까지 호퍼 자신의 언어를 빌려 그의 뿌리를 추적한다. 그림 작가는 호퍼의 담백한 선과 색채 사용법을 이어받아 그의 삶과 스타일을 되살려내며, 자신의 비전을 결코 잃지 않았던 화가의 창조성을 신선한 관점에서 다시 볼 수 있게 해준다. 그동안 호퍼의 작품을 화집으로만 접했던 독자들은 이 책에서 현실과 부딪히며 예술혼을 불태운 위대한 화가의 내면을 생생히 느끼게 될 것이다.
저자

세르지오로씨

이탈리아페루쟈출신으로물리학을전공했고,볼로냐에거주하며출판분야에서일하고있다.2009년부터어린이잡지《Gbaby》에만화시리즈를연재중이고,만화의역사에정통한전문가로서《중국의연기FumodiChina》라는비평지의편집을맡고있다.어린이를위한소설『한방에이기다ScaccoMatto』(Disneylibri,2005),이탈리아에로코믹선집『제길,당신들을사랑할거야Malette,viamero』(NeriPozza,2007),1970년대이탈리아의정치를풍자한만화『상상력과권력L’immaginazioneeilpotere』(Rizzoli,2009),그래픽노블『뒤샹,레디메이드인생Duchamo,Unavitaready-made』(Centauria,2020)등을썼다.

목차

서문

1.나이액과뉴욕에서(1900-1906)
2.대서양을오가며(1906-1910)
3.푸른저녁(19140)
4.감춰진삶:아내와함께이룬성공(1924-1965)

에필로그:내가그리고싶은것(1965-1967)
주요등장인물
참고문헌
감사의말

출판사 서평

영화처럼보는호퍼의생애
이책은그래픽노블로서그동안출간된호퍼관련도서와몇가지다른점을보여준다.먼저형식의측면에서눈에띄는것은영화적접근방식으로,텍스트보다인상적인이미지가스토리의흐름을주도한다.저자는호퍼의마지막작품「두코미디언」에서영감을얻어,호퍼와그의아내가대화를나누며과거를회상하는형식으로서막을연다.두사람이손을잡은부분이클로즈업된첫장면은호퍼가아내를인생의파트너로인정한다는것을암시한다.당연한듯보이는이장면에서독자들이호퍼부부의알려지지않은삶을짐작하긴어려울것이다.생의끝자락에서아내의존재를인정한다는것은,그동안의우여곡절을반증하는것일지도모른다.호퍼자신이말했듯이‘내부와외부를동시에그리는건어렵기’때문에,한인간의모습도보는시점에따라크게달라질수밖에없다.이런점에서위대한화가호퍼의인간적인면모를그의아내,조세핀의관점에서예리한앵글로포착하는저자의시점은신선하게느껴진다.

침묵의화가를생각하며
내용의측면을살펴보자.만화의역사에정통한작가세르지오로씨는호퍼의생애를네개의장으로요약한다.기승전결의구성을이루는각챕터는호퍼가겪은생의터닝포인트와그에따른시대적배경을압축해서보여준다.전체스토리는무대위에대칭적으로등장하는두인물에의해전개된다.호퍼와아내조세핀이그주인공으로,그동안남편의압도적인존재감에가려져있던아내역시무대에오른것이다.이야기의한축을맡은조세핀은호퍼가평생을바쳐구축한예술혼을일상적인말투로풀어내는역할을한다.간결하지만핵심을꿰뚫는대화가핑퐁게임처럼펼쳐진다.호퍼가당대미술계의주류에서벗어나자신의영역을어떻게구축했는지,사람들이생각하는‘미국의미술’은왜존재하지않는지등등묵직한주제도등장한다.한사람의생을,그것도호퍼처럼촘촘한생애를한권의그래픽노블로담아내는건쉽지않기에스토리는중간중간생략될수밖에없지만,저자는함축적인대사와시적이미지를제시하면서이단층을메워나간다.

호퍼부부를그리는마음
그림작가조반니스카르두엘리는자신의스타일을유지한채,호퍼의전기를그림으로표현하기위해고심했다.어떻게접근해야할까?호퍼안에내가얼마나들어있을까?거장의스타일에의존하다가자신의정체성을잃게되면어떻게할까?고민끝에조반니는호퍼의세계로직접뛰어들기로하고,호퍼의화면구성과색채사용법을반영하기위해그에게익숙한재료와작업도구를바꾼다.그리고호퍼가습작기에그린수채화를레퍼런스로삼고붓작업을처음으로시도한다.이렇게조반니는호퍼의스타일을닮은담백한선과색채사용으로위대한화가의일상적모습을되살려냈다.스토리가진행되는과정에서여러명의화가와지인들이등장하는데,작가는이들의초상과더불어이들이남긴대표작도함께그려독자들의이해를돕는다.
이책의뒤표지에있는호퍼의대표작「밤을새우는사람들」을패러디한장면은그림작가의역량을여실히보여준다.원작에선실내에서관람자의시선을받던인물들이,이제는밖에서안쪽을들여다보는가운데호퍼가아내의상반신누드를그리는장면으로바뀐것이다.여기서시선의흐름은묘한연쇄반응을일으킨다.실내의두사람을바라보는사람들을바라보는우리의시선!이때주목하게되는것은모두가뒷모습을보이는상황에서조세핀이유일하게우리와얼굴을마주한다는점이다.이는포즈를취하는것자체가공부라고했던그녀의언급을떠올리게도하지만,그림속인물을통해관람자와심리적긴장관계를조성하는호퍼특유의스타일을환기하는것이기도하다.

본문처럼읽게되는역자주
옮긴이는통상그래픽노블에첨부되는것보다많은역주를달았다.읽기에방해가될수있음에도‘길고잦은’설명을덧붙인이유는,저자가스토리를전개하면서건너뛸수밖에없었던공백과암시적인이미지로인해독자들이자칫길을잃을까염려했기때문이다.또다른이유는,호퍼의과묵함이다.‘침묵의화가’로알려질만큼호퍼는자신의작품에대해서아무런설명을하지않았고,일상생활에서도거의말이없었다고한다.그의개인생활은주로그의아내가남긴일기를통해서사후에외부로알려졌는데,두사람은외모뿐아니라성격도대조적이었다.조세핀이생기있고사교적이었다면,호퍼는수줍고내성적이라혼자지내길좋아했다는것이다.옮긴이는이같은호퍼의성정을십분이해하는심정에서기꺼이그를대변하고싶었다.독자들이역주를본문처럼읽고행간의의미를파악한다면,한권의그래픽노블속에서납작해진호퍼의생애가조금이라도더펼쳐질수있지않을까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