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지의 중국인: 냉전 시대 서사에서 영토는 어떻게 상상되었는가 (양장본 Hardcover)

경계지의 중국인: 냉전 시대 서사에서 영토는 어떻게 상상되었는가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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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세기의 식민과 냉전으로 이어지는 시기에 대해, 역사는 국가라는 범주에 매몰되어 종종 개별적인 삶을 외면한다. 『경계지의 중국인 - 냉전 시대 서사에서 영토는 어떻게 상상되었는가』는 국민국가가 수립되고 영토 분쟁과 이념 갈등이 격돌하던 60여 년 전 여러 국가권력이 동시에 개입하던 경계지borderland에 주목한다. 특히 다양한 층위의 갈등상황에 놓였던 중국인의 이주는 이와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문학비평가인 저자 류저우하우는 비교문학적 관점을 기반으로 냉전 시기 중국 접경지와 영토 바깥에서 살아가던 중국인의 삶을 다룬 문학작품들을 분석한다. 국가를 국가 간 분쟁을 기억하는 중심점으로 이용하는 기존의 역사나 정치적 비평과는 달리, 상상의 여지가 많은 문학은 영토나 국가 범주로 재단되지 않는 사람들이 처한 상황과 갈등을 효과적으로 그려내며 성찰의 여지를 제공한다. 이는 국가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초국가적 이슈와 문화가 공유되는 오늘날, 우리가 과연 냉전의 논리로부터 얼마나 멀리 와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저자

류저우하우

LiewZhouHau(廖卓豪)
중국계말레이시아인으로,미국프린스턴대학에서철학을전공하고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비교문학과문학이론으로박사학위를받은신진연구자이다.하버드대학마힌드라인권센터에서박사후연구를하며2019년도국립아시아문화전당방문연구프로그램(ACC_RFellow)에참여했다.현대중국문학과아시아문화를연구하며이주와생태,냉전의유산에대한책을쓰고있다.

목차

part1만주와거제도의접경지서사
역사적접경지만주
『전쟁쓰레기』에나타난한국전쟁의접경지
국가범주밖에놓인사람들

part2냉전시대말라야의강제재정착에관한생태적서사
농촌중국인정착지와영국이만든발전서사
재정착에부치는웡윤와의생태적기념비
재정착이라는폭력과땅으로부터의소외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특수하고도보편적인냉전시대서사

이책은두편의글「만주와거제도의접경지서사」와「냉전시대말라야의강제재정착에관한생태적서사」로구성되어있다.첫번째글의분석대상은한국전쟁시기중국인민지원군으로복무한체험을르포처럼생생하게그려낸장편소설이며,두번째글이비평하는작품은말라야비상사태시기게릴라와농촌중국인의결탁을막기위한영국정부의강제이주정책이시행되던유년시절을회상하는자전적시와수필이다.서로다른공간의실제역사를기반으로하며장르도서로다르지만,두편의글에서다루는주요작품은냉전시대의경계지역을배경으로중국인의운명을그렸다는삼았다는공통점이있다.
냉전시기는여러국가의이해관계가복잡하게얽히면서이념적갈등이첨예화되었기에작품속에재현된갈등역시복잡하고다층적인양상으로나타난다.저자류저우하우는조선과청과일제가토지소유권을다툼에따라주민들의생계가위협당하는접경지만주,돌아갈국가가확정되지않은한국전쟁포로들이수감된중간지대거제도,영국식민정부가중국계주민을대상으로강제이주를단행한말레이농촌취약지에주목하는데,그곳에서살아가는사람들이땅과맺는관계,신체적이고물리적인상호작용에초점을맞춤으로써개별적인장소의특수성을넘어이주와정착을둘러싼서사의보편성까지획득한다.특정한국가나이념지향에서비껴나삶의터전인땅과관계맺으며살아가는사람들이어떻게땅에서소외되고단절되며훼손당하는지를분석하고있는것이다.

어떤국가의국민도아닌,경계에놓인사람들

첫번째글은국가간의정치적분쟁에휘말린인물들이살아가는경계지로서만주와거제도라는장소를조명하면서,먼저한국과중국의지리적국경인압록강과계속해서주인이바뀐만주를둘러싼역사적갈등을다룬다.먼저1930년대에쓰인최서해의단편소설「탈출기」와리훼이잉李輝英의소설『완바오산萬寶山』에나타난접경지만주의의미를살피고,이어서하진HaJin(哈金)의2004년작장편소설『전쟁쓰레기WarTrash』를통해국가정체성을잃은포로들이정치적선택을강요당하는중간지대로서거제도를살피며경계지의의미를다각적으로고찰한다.
주된논의는한국전쟁에뛰어든중국인민지원군을주요인물로삼은『전쟁쓰레기』를중심으로전개된다.저자는압록강을넘어남의나라전쟁에뛰어든중국인들이생존위기를겪고신분을속인채거제도의포로수용소에수감된이후중국본토와타이완중택일을강요당하며겪는다양한갈등양상이땅이나신체와관련되어나타난다는점에주목한다.이러한논의는국가적서사를개인의경험으로재구성하고,전쟁이생태에미치는영향,공간과상호작용하지못하는단절된신체를부각하며특정국가의국민개념에포함되지못하는개별인간이치르는대가를강조한다.

식민정부가아닌생활인의시각으로다시쓰는생태서사

두번째글에서는1948~1960년말라야비상사태기간에농촌거주중국인소수민족50만명을대상으로시행된강제이주를다룬문학작품을분석한다.당시영국식민정부는농촌지역게릴라와중국인이결탁하는것을막기위해중국인을새로운터전으로이주시키고강력하게통제했다.그럼에도이곳을‘새마을’이라이름붙인데서알수있는것처럼,인프라보급과경제적향상,민주주의발전이라는성과를앞세우며‘민심'을얻었다는표현으로정책을정당화했다.이런태도는영국이만든소책자『페르마탕팅기새마을이야기TheStoryofPermatangTinggiNewVillage』에서잘나타난다.이책자는농촌중국인을역사가없는원시민족이었으나이주이후생산적이고충성스러운시민으로탈바꿈한것으로소개한다.
그렇지만실제로유년시절강제재정착을경험한작가웡윤와WongYoonWah(王潤華)가쓴수필과시,그속에녹아든구전역사와문화적산물은전혀다른이야기를전해준다.중국본토남동부사람들은기원전3세기부터동남아시아해안지역을'남쪽바다'라는의미로'난양南洋'이라부르면서오갔는데,웡윤와는난양사람들과그환경사이에신비로운공생관계가있어왔음에주목한다.2012년출간된시집『새마을TheNewVillage(新村)』속웡윤와가그리는열대우림은신화적이고영적이다.중국인은라틴아메리카에서말라야의토착식물처럼번성한고무나무와비슷하게이식된존재로서뿌리내렸고,영국인이주석광산을파내고남긴상처인웅덩이에서사는가물치처럼생명력넘치는존재다.그런데비상사태의혼란이생태에교란을일으키고,향토에서중국인정착민을몰아낸다.땅으로부터소외된기억을우화적으로그린이작품은원시와낙후를동일시하고파괴와성장을동일시한새마을의수사修辭에분명하게저항하고있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