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을 시로 변화시킨 연금술사들 (개정판)

건축을 시로 변화시킨 연금술사들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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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988년 창덕궁 연경당에서 시작해 30여 년간 답사하고 연구한 작은 결실이다. 현대에 활약하는 최고 건축가들의 생각이나 특징을 이해하고 답사 다니면서 실제 건축물에 적용해 보고 직접 느낀 것을 담았다.
인간은 세상에 태어나서 말을 하기 전에 공간과 환경을 먼저 인지한다. 그리고 건축 속에서 살며 사랑하고 울고 웃는다. 인간의 삶을 담은 건축을 설계하는 일은 대단히 힘들지만 어느 무엇 못지않게 가치 있는 일이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외롭고 힘든 건축가의 길을 걸어가거나 그것을 알고자 하는 지적 호기심을 가진 그대에게 이 책이 작은 동반자가 되어 줄 것이다.
저자

황철호

현재㈜에이프러스씨엠건축사사무소대표소장(사장)으로재직중이며,연세대학교겸임교수이고수자원공사공공건축가이다.
네덜란드델프트대학에서연구교수를했으며,경기대학교건축전문대학원,연세대학교,인하대학교,세종대학교등에출강했고,연세대학교및광주대학교겸임교수와서울시건축심위위원을역임했다.

1988년창덕궁연경당을시작으로우리나라와아시아의일본,중국,인도,대만,방글라데시,네팔,싱가포르,홍콩,베트남을거쳐북미의미국,캐나다,중동의UAE,오만,바레인그리고유럽의네덜란드,벨기에,룩셈부르크,스웨덴,덴마크,핀란드,노르웨이,독일,프랑스,영국,오스트리아,스위스,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아프리카의이집트등을여행하고건축답사를했다.답사를하면서많은건축물과건축가를만나는것은물론우리와는다른문화와다양한문명들을접했다.답사를다니면서수많은스케치를하고사진을찍었다.답사이야기는월간〈건축문화〉와〈플러스〉등에오랫동안연재했으며,“꿈쟁이건축가”란필명으로운영하는“그림집”이라는네이버블러그에도꾸준히올리고있다.대학뿐아니라여러공공기관이나미술관그리고문화센터등에도강연을하며건축과건축문화를대중에게알리는데에도노력하고있다.

주요작품으로는〈연세대학교새새브란스병원〉,〈교보생명생명보험일산사옥〉,〈유한대학타워〉,〈국제수돗물종합검사센터〉,〈교원대학교교육자료박물관(안)〉,〈수도권수도통합운영센터〉,〈TEPIA〉등이있다.

저서로는문화체육관광부선정우수도서인〈건축을시로변화시킨연금술사들〉과,〈Detail&Design1-디테일의기본으로돌아가자,2003〉,〈Detail&Design2-디자인과디테일,2005〉,〈Detail&Design3-디자인과드로잉,2005〉등이있다.
월간건축문화에서출간한〈한국건축가100(sketch+note)〉에선정되어작품이소개되었다.

목차

01흐느적거리는선으로만들어낸완벽함
알바루시자

02추상적형태에깃든외유내강의아름다움
데이비드치퍼필드

03건축을시로변화시키는연금술사
피터줌터

04미니멀에서상징으로,단순에서혼성으로
헤르조그앤드뫼롱

05미니멀의옷을입은헤르마프로디테
SANAA

06풍요를위한단순함의희구
다니구치요시오

07노출콘크리트로쓰는시
안도다다오

08데이터로새로운건축을꿈꾸는몽상가그룹
MVRDV

09살아있는건축을만드는마법사
유엔스튜디오

10검은옷을입은팔색조
장누벨

11눈에보이는것과보이지않는것사이에서
다니엘리베스킨트

12개념과현상의이중주
스티븐홀

13건축철학자혹은철학적건축가
피터아이젠만

14건축으로새로운드라마를쓰는극작가
렘콜하스

15예술가?건축가?
프랭크게리

16건축답사를위한안내

17더읽으면좋은책

출판사 서평

책을내면서

‘그랜드투어(GrandTour)'란말그대로크고너른여행혹은답사를의미한다.

우리에게는잘알려지지않았지만17세기중반부터19세기초반까지북유럽의젊은이들은유럽전체를돌아보며그곳의자연과자신들의문화적뿌리를보고배우는여행을하곤했는데그것을‘그랜드투어’라고한다.고대그리스,로마의유적지와르네상스를꽃피운이탈리아,세련된예법의도시파리둥이필수코스였다.모두유럽문명의뿌리이거나문화의꽃을피운곳들이다.여행은진지한학습과정으로이전의종교성지순례가세속화된것이라고볼수있었다.그랜드투어를통해많은인재가나왔음은물론이다.
서양뿐아니라동양에서도여행과답사를강조했다.명나라말기의화가동기창(1555-1636)은그의명저「화안畵眼」에서‘만권의독서를하고만리를여행해봐야가슴에쌓여있는탁기와먼지를털어버릴수있다.’고하며무언가에일가를이루려면독서와여행을반드시해야함을천명했다.평생에만권의책을읽고,십년의여행을통해견문을넓히고탐구한다면무언가를이룰수있지않겠는가?

건축분야에도많은사례가있다.
멕시코건축가안리카르도레고레타의경우에매우극적인이야기가있다.대학을갓졸업했을무렵,세계적인거장건축가이자교육자발터그로피우스가멕시코를방문했고,한호텔에서그로피우스를초청한파티가열렸다.건축에열망이넘쳤던젊은레고레타는호텔주방울통해파티장에들어가당대최고의건축가이자교육자에게물어보았다.
“건축을어떻게공부하면좋습니까?”
“멕시코의건축가가되길원하는가?그러면가능한많은멕시코의건축물을답사하고여행을다니게."
이말을듣고레고레타는가능한한많은여행과답사를했다고한다.

역사상가장위대한근대거장건축가중한명인르코르뷔지에또한수없이많은답사를다닌것으로유명하다.스물다섯이던1911년에일년내내한지중해와동방여행이후달라졌다는것은잘알려졌다.
"그때까지나는인간이아니었습니다.나는막전개되려는삶앞에서독자적인인간이되어야했습니다."
그는첫번째여행이후항상가로10센티미터,세로17센티미터크기의작은크로키수첩을갖고다니는습관을들였다.평생그림을그리고탐구한바를적으며그수첩을채워나갔다.
“우리는눈에보이는사물을내부로,자기자신의역사속으로밀어넣기위해그림을그립니다.연필작업을통해일단사물이내부로들어오면그것은평생거기에머물게됩니다.그것은기록되고새겨지는것입니다:"
젊은샤를에두아르잔느레르코르뷔지에의본명가건축가르코르뷔지에가되기시작한것이다.

우리나라최고의건축가로꼽히는김수근은당시국립중앙박물관장이었던최순우와함께답사하면서비로소한국의미에눈뜨게되었다고한다.
“나중에선생은나에게부여박물관의설계를맡겨주셨고,나는이일을계기로하루이틀이멀다하고자주뵙게되었습니다.주말마다지방으로함께답사여행을다녔죠.일본에서공부한탓에한국에어두웠던젊은건축가에게한국의미를손수가르쳐주시기시작한것입니다.어떤의미로는나를한국의건축가로이끌어주신분입니다.만일에최순우선생을못만났더라면한국의미를잘이해하지못하는건축가또는건축기술자,일반설계자로서머물렀을것이틀림없습니다."
스승과제자는함께민가를답사하고초가를실측했으며,전국의사찰을누비고다녔다.최순우가김수근을데리고다니면서교육하는방법은독특했다.별다른설명도구체적인지적도하지않으면서김수근의눈을키워주려고한것이다.이것은마치물이서서히끓기시작하여100℃가되었을때기체가되는것과같은과정이다.이러한과정을통해김수근은한국을대표하는건축가가되어간것이었다.

이밖에도답사와여행을통해새롭게눈떴음을고백하는건축가는많다.
알바루시자는포르투건축학교에서학생들에게“여행하라봐라,분석하라,변형하라!"를강조했다.

건축은형태와공간으로이루어져있으며이것을직접체험하는것외에다른방법으로건축물을제대로알기어렵다.건축에빛과그림자가드리우고,바람이불고,주변의냄새를맡고,소리를듣고,손으로감촉을느끼는것을어찌책과잡지로보는것과비교하겠는가.건축은인간과의관계이며인간의삶을담는그릇이다.건축과함께살며먹고이야기나누는것이야말로건축을배우는유일한길이다.인간이배제된건축은이미다른종류의산물이다.그래서건축에서는인간에따른스케일이중요한요소로작용하는것이다.책과잡지로건축을경험하거나배우는것은부분적이고제한적이고평면적이고간접적이고축소된것일뿐이다.건축을하는사람은느껴봤을것이다.책이나잡지의사진으로건축을보았을때와는다른느낌을현장에서받게됨을말이다.따라서많은건축가들이책이나잡지를통해건축을배우지말라고강변하는것이다.
화가가그림을통해그림을배우고,음악가가음악을듣고음악을느끼고,소설가가소설을읽고소설을익히고,영화감독이영화를통해영화를알게되듯이건축가는건축을통해건축을알고익히고느끼고배우는것이다.그리고건축가인혹은예비건축가인당신은건축을답사하며스스로를확인할수있을것이다.내가건축가임을,건축가가되고있음을.

이글은1988년창덕궁연경당에서시작해30여년간답사하고연구한작은결실이다.
현대에활약하는최고건축가들의생각이나특징을이해하고답사다니면서실제건축물에적용해보고직접느낀것을담았다.인간은세상에태어나서말을하기전에공간과환경을먼저인지한다.그리고건축속에서살며사랑하고울고웃는다.인간의삶을담은건축을설계하는일은대단히힘들지만어느무엇못지않게가치있는일이고아무나할수있는일이
아니다.외롭고힘든건축가의길을걸어가거나그것을알고자하는지적호기심을가진그대에게이책이작은동반자가되길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