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선량

오만과 선량

$16.00
Description
가케루는 오랜 시간 만난 연인과 결혼이라는 결론에 다다르지 못하고 헤어졌다. 오랜 결혼 활동 끝에 결혼 정보 앱에서 착하고 성실한 마미를 만난다. 가케루는 마미와 결혼해야겠다는 확신은 없지만 결국 2년 동안의 연애 끝에 결혼을 약속한다. 다니던 회사의 송별회 다음날, 마미는 약혼 반지를 비롯해 많은 것을 그대로 남겨둔 채 홀연히 사라진다. 단서는 마미가 줄곧 말해 왔던 스토커의 존재. 가케루는 스토커가 있다는 마미의 고향 군마로 향해 마미를 둘러싼 사람들을 만나며 마미의 과거를 파헤친다.
저자

츠지무라미즈키

1980년2월29일생.지바대학교육학부를졸업하였다.2004년『차가운학교의시간은멈춘다』로제31회메피스토상을수상하며데뷔하였고,2011년『츠나구』로제32회요시카와에이지문학신인상을받았다.2012년소설집『열쇠없는꿈을꾸다』로제147회나오키상을,2018년『거울속외딴성』으로제15회서점대상을수상했다.
이외에도한국에소개된책으로『얼음고래』『아침이온다』『나의계량스푼』『슬로하이츠의신』『파란하늘과도망치다』『어긋나는대화와어느과거에관하여』등이있다.

목차

1부
2부

출판사 서평

연애도결혼도힘든시대,무엇이우리의결혼을방해하는가?

당신은몇점짜리연인과만나고있는가?
대체어떤사람을만나야100점짜리결혼을했다고할수있을까?
그리고당신은몇점짜리연인인가?

결혼이라는문턱앞에서상대와나를저울질하는오만함과,
자신의의지가아닌타인의호의에기대어살아가는선량함이라는인간의속성
이두가지를깨닫고성장해나가는두사람

“제7회북로그대상소설부문수상작”
나오키상,서점대상수상작가츠지무라미즈키가선사하는현실적인연애소설

한국과일본에두터운팬층을갖고있는작가츠지무라미즈키의작가데뷔15주년기념작『오만과선량』이번역출간되었다.츠지무라미즈키는『아침이온다』,『파란하늘로도망치다』등의작품을통해일본소설특유의미스터리적전개를놓치지않으면서가족이라는소재를다양한각도에서조명해온작가이다.이연애소설역시가족이야기가아닐수없는데,사랑과결혼을통해형성되는가족의시작이야기이기도하지만새가족이생기기전의개인을형성해온원가족의이야기도빠질수없기때문이다.

연애하고결혼하는존재의현재와과거

“왜결혼해야겠다고다짐했어?”하고참고삼아물었다.누군가등이라도떠밀어주면좋겠다고생각했다.물어볼때마다그들은“그냥분위기가그렇게흘러갔어”혹은“너도빨리해”하고격려를받았지만···.(75쪽)

연애가힘든시대다.심지어사랑의종착역이라고여겨지는결혼은설거지니감옥이니하는말로조롱의대상이되고있다.하지만여전히많은사람이개인에게가해지는사회적압력때문에,혹은정상가족을이루는것이행복의당연한길이라고믿기때문에결혼을생각한다.이이야기의주인공들도현실적인이유로결혼을하기위해움직이기시작한다.

젊고잘생긴데다가능력과센스도모두갖춰만나는사람이끊이지않았던가케루는뜨겁게사랑했던연인과결혼이라는결론에다다르지못하고헤어졌다.하지만해가지날수록매일같이열리던모임은줄어들고자연스럽게누군가를만날기회가없어진다는것을깨닫는다.결국남들다하는결혼이못내하고싶어진가케루는결혼정보앱에등록한후여러사람을만났고,결국엔모두가인정하는성실하고착한사람마미를만난다.

지방에서나고자라서른중반이될때까지지역을떠나본적이없는마미는자신이이지역에서착실하게살아온날들이부모의과보호때문이었다는사실을깨닫고홀로서기를위해도쿄로떠난다.가케루와마미는삼십대중반이라는,이른바결혼적령기가지난나이에만나2년의연애끝에결혼을약속했다.이제그들의앞에는행복한길만펼쳐질것같았다.

그런데어느날마미가약혼반지를남긴채홀연히사라진다.가케루는실종된마미를찾아나서는데,단서는그녀가평소스토커에게쫓긴다고한말과,그스토커가군마에있을때마미가고백을받아주지않은사람이라는것뿐이다.가케루는마미의부모와언니,전직장동료,결혼상담소중매인을비롯해소개받은남자들까지마미의과거를둘러싼사람들을만나며자신이몰랐던마미의모습을알게된다.

결혼앞에서의오만과선량에대하여

“······눈에보이는신분차별은이제없지만개개인이자신의가치에만중심을두는탓에모두가오만합니다.한편선량하게살아온사람일수록부모의말에복종하고남이정해준대로따르기십상이라‘나자신이없는’상태가되죠.오만함과선량함이모순없이한사람속에존재하는,신기한시대라고생각합니다.”(112쪽)

이소설의제목『오만과선량』은제인오스틴의소설『오만과편견』에서가져왔다.제인오스틴의소설에서주인공엘리자베스가가지고있던편견,즉다아시가매우오만한사람이라는생각은두사람을가까워지지못하게만드는요소로작동한다.츠지무라미즈키의소설에서드러나는오만이란자신의잣대로남을평가하는태도이며,선량은자신의의지없이다른사람이또는사회가정한대로살아왔다는것에안도하는태도다.오만한심성만이사람을사랑하는데방해되는것이아니라,선량한마음역시서로가까워지지못하게만드는요소가됨을새롭게보여주고있는것이다.이책속에서가케루와마미는사건발생이후주변인물들과의대화속에서자신안에있었지만미처알지못했던오만함과,마냥좋은것인줄로만알았던선량함의이면을깨달으며서로를보듬을줄아는어른으로성장한다.

지금의가케루는이렇게생각했다.마미와함께,이곳에오고싶었다,하고.실은나도당신과함께저흔하디흔한사람들속에섞이고싶었구나,하고.(197쪽)

|옮긴이의말
사람은누구나행복한삶을꿈꾼다.어려서부터가정에서자연스럽게배워온가장보편적인행복은사랑하는사람을만나가정을꾸리고아이를낳는삶일것이다.많이들그렇게하니까으레그래야하는줄알고다른행복한삶에는곁눈질한번하지않는사람도많다.남들이결혼과출산을하는것을보고자신또한그삶을손쉽게이루어낼수있을줄알았지만현실은결혼은커녕연애를시작하기조차쉽지않다.

사카니와마미는삼십대중반의여성으로,결혼을앞두고직장을그만둔다.그리고어떤일로인해자취를감추고만다.그녀의약혼자니시자와가케루는실종된마미를찾아군마와도쿄를오가며고군분투한다.마미의가족과직장동료,지인을만나과거마미에대한이야기를들으면서가케루는자신이모르는마미의또하나의얼굴을마주하게된다.부모의과보호아래자라온마미는혼자서는아무것도못하는사람이었던것이다.

자식은부모를전적으로믿는다.어렸을때는부모를믿고의지하지않고서는살아갈수가없다.그러나머리가굵어지면서부모에게반항심을갖고남들과비교하기도한다.처음으로의심을하는것이다.마미의언니인노조미가사춘기때부터제목소리를냈다면,마미는서른중반에서야제소신을갖는다.심지어본가를나와도쿄에서홀로살기로결심했을때조차부모의속박에서벗어나고싶다는마음에서가아닌,자식이자립하는모습을보여드리는것이야말로효도라는마음에서였다.

마미의어머니인요코는자식을고생시키고싶지않은마음에서마미의모든인생에직접징검돌을놓는다.자식이쉬운길로만갔으면하는마음에서자식이몸소겪어야할시행착오를사전에차단한것이다.걱정된다는‘무적의말’로딸의선택을믿어주지않음은물론선택할기회조차빼앗아왔다.마미가전적으로신뢰한요코는반대로딸을한순간도믿지않은것이다.그런마미가과연말과행동에책임을질수있는제대로된어른으로성장했을까.

도쿄에서제힘으로직장을잡고생활을하고또가케루를만나연애하면서새로운세상을알게된마미는그제야조금씩성장하게되었을것이다.어머니의울타리안에서‘착한아이’로살아온나날또한값진인생이었을테지만,이제사랑하는사람을만나그사람에게신뢰를주는삶의동반자로서인생의다음페이지를열어야할때인것이다.그‘때’가남들보다조금늦어졌을뿐,마미의인생에서는조금도늦었다고할수없을것이다.

가케루가마미의모든것을알고도그녀를기다린이유에대해조금은어리둥절해할독자도물론있을것이다.그러나마미가가케루와연애를하며보여준모습을통해가케루는마음의안식을얻었고그래서마미를오롯이신뢰하고의지하지않았을까.마미의존재그자체가가케루를완전하게해주었던것이다.마미가곁에있을때는몰랐지만,잃고나서야비로소마미가자신에게어떤존재였는지깨달은것이다.

마미와요코가어느한쪽이일방적으로신뢰하는관계였다면,마미와가케루는서로신뢰하는관계인것이다.마미가가케루를신뢰한만큼가케루또한마미를신뢰했다.마미를한사람의인격체로마침내똑바로마주할수있게되었다.물론마미와가케루,두사람은결혼활동과연애를하면서상대에게점수를매기고지난번상대와비교를하는오만을부리며선량의또다른이름인‘둔감함’과‘무지함’으로상대에게상처를주기도했을것이다.앞으로도그러지않으리라는보장은없다.그모든과정을각오하고두사람은마침내선택을한다.

작가츠지무라미즈키는2011년에결혼식장을무대로한소설『오늘은만사대길하게』를출간했다(국내에는『달의뒷면은비밀에부쳐』라는제목으로출간되었다.[오유리옮김,작가정신,2012]).그때만해도결혼이란온가족을동원하여두집안의축복을받는것이라고생각했는데,이번에『오만과선량』을써내려가는과정에서결혼이란두사람의의지만있다면충분하지않을까하고생각하게되었다고한다.부모가어떻고하는것이아닌,사람대사람으로하는것이야말로결혼이라는생각이들어자신의결혼관이바뀌었음을깨달았다고한다.

참고로츠지무라미즈키의결혼관은단편집『어긋나는대화와어느과거에관하여』(소미미디어,2020)중「동기나베의신부」를통해서도엿볼수있다.이단편은더극단적이긴하나,주변에서뭐라하든상관없이두사람의의지만으로이루어낸결혼이야기를다룬다.그리고「엄마,어머니」를통해서는요코와마미보다더한모녀관계,더나아가서는과연바람직한부모자식간의관계란무엇인가하는것을생각해볼수있을것이다.

또한『오만과선량』의2부에등장하는사나에와지카라모자는『파란하늘과도망치다』(블루홀식스,2019)의주인공이다.두사람역시커뮤니티디자이너인다니카와요시노의도움을받는다.

2004년『차가운학교의시간은멈춘다』로제31회메피스토상을수상하며데뷔한츠지무라미즈키.『오만과선량』은작가생활15주년을기념하여일본에서2019년에출간되었다.츠지무라미즈키는작가로살아온15년내내즐거웠다고한다.매번새로운소설에도전하는과정에서처음에는편집자와독자로부터‘이런소설을읽고싶다’,‘이런소설은츠지무라답지않다’라는의견을들을때면,‘나다운지아닌지는내가정한다’고생각했다고한다.하지만지금은많은독자들이‘어두운분위기의이소설은블랙츠지무라’,‘밝은분위기의저소설은화이트츠지무라’라고말하며어떤소설이든다‘츠지무라답다’고받아들여준다.그리하여이제는어떤소설을쓰든옛날처럼두렵지않다고한다.무엇이츠지무라다운지는독자가정하는것이라고생각하게된것이다.독자를신뢰하게된지금츠지무라미즈키는자신이정말행복한작가라고생각한다며,실패를두려워말고앞으로도높이날아오르는작가가되고싶다고한다.

첫소설을번역한지어느덧5년이흘렀다.최애작가인츠지무라미즈키의작품을『오만과선량』을포함해다섯작품이나번역했다.원서를읽고난뒤의재미와감동을기획서에충분히담아내지못했는데도불구하고관심을기울이고책으로출간될수있도록힘써주신출판관계자분들에게다시한번감사의인사를드린다.앞으로도성덕으로서츠지무라미즈키의작품과좋은인연이닿았으면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