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근택 평전 (전위와 계몽을 향한 미술평론가의 여정 | 개정판)

방근택 평전 (전위와 계몽을 향한 미술평론가의 여정 |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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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방근택(1929-1992)은 6.25 이후 정치적 사회적 혼란기에 전위예술론과 현대미술을 옹호하며 한국의 추상미술 전개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평론가이다. 1958년 박서보 작가의 도움으로 평론의 길을 가기 시작한 그는 청년 작가들과 어울리며 앵포르멜 미술의 토착화에 기여했고 1960년대 후반까지 평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그러나 이후 주류 미술계에서 멀어지기 시작했으며 1980년대에야 미술계로 돌아와 활동하다 사망했다고 알려져 있다.
1992년 사망 후 그에 대한 기억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간혹 일부 앵포르멜 미술과 관련된 연구 논문이나 글에서 인용될 정도이다. 그러나 그의 존재가 완전히 망각되지도 않는다. 미술계의 원로작가들을 만나보면 자신들이 화단에 나올 때 이미 ‘실력 있는 평론가’로 언급되고 있었다는 증언부터 그의 글을 읽고 자신의 무지를 깨달았다는 고백, 그로 인해 자신감을 얻었다는 증언, 그리고 번뜩이는 박식함에도 불구하고 외골수 성격으로 인해 성공하지 못한 비운의 평론가라는 평가까지 다양하다.
이 평전은 전반적으로 연대기 순으로 서술하고 있으나 이해하기 쉽게 소주제를 달아서 사건과 사실의 맥락을 부분적으로 조명한다. 그래서 때로 설명의 맥락상 그 연대순이 다소 일관적이지 못할 때도 있다는 점을 미리 밝힌다.
저자

양은희

양은희는제주출생으로뉴욕시립대학교에서미술사박사학위를받았으며한국과미국에서큐레이터및평론가,미술사가로활동해왔다.현대미술과미술제도에대한다수의논문과저서,번역서를발표했다.
『22개키워드로보는현대미술』(2017,공저),『디아스포라지형학』(2016,공저),『뉴욕,아트앤더시티』(2007,2010)의저자이자『개념미술』(2007),『아방가르드』(1997),『기호학과시각예술』(1995,공역)의역자이다.
현재스페이스D디렉터이자한국예술종합학교미술원겸임교수이다.

목차

책소개
1장근대제주와방근택의성장기
2장청년방근택의실존주의:해방공간부터1950년대까지
3장미술평론가등단과추상미술의전도
4장냉전시대의추상미술과평론가의역할
5장전위예술과도시문명론을외치다
6장검열과감시의시대
7장미술평론을넘어서
8장종말로서의예술
부록도판목록
참고문헌
방근택약력
탈고하며

출판사 서평

방근택(1929-1992)은6.25이후정치적사회적혼란기에전위예술론과현대미술을옹호하며한국의추상미술전개에서중요한역할을했던평론가이다.1958년박서보작가의도움으로평론의길을가기시작한그는청년작가들과어울리며앵포르멜미술의토착화에기여했고1960년대후반까지평단에서활발하게활동했다.그러나이후주류미술계에서멀어지기시작했으며1980년대에야미술계로돌아와활동하다사망했다고알려져있다.
1992년사망후그에대한기억은점점사라지고있다.간혹일부앵포르멜미술과관련된연구논문이나글에서인용될정도이다.그러나그의존재가완전히망각되지도않는다.미술계의원로작가들을만나보면자신들이화단에나올때이미‘실력있는평론가’로언급되고있었다는증언부터그의글을읽고자신의무지를깨달았다는고백,그로인해자신감을얻었다는증언,그리고번뜩이는박식함에도불구하고외골수성격으로인해성공하지못한비운의평론가라는평가까지다양하다.
오늘의눈으로그의글을읽다보면수많은한자와다소고답적인단어와문체때문에종종해독이느려진다.한자도축약된형태로사용되어한글세대에게는접근이어렵다.그가오랫동안일본을통해수입된서양의지식을수용했고평생철학,역사,종교,미술사등수많은책을읽으며자신만의지적세계를만드는과정에서대중적인문구와표현보다는자신이읽은서구지식인들의문체를은연중에체화했기때문이다.또한그가읽은책들은대부분이미전문용어로점철된서구의지식을일본어로번역한책과잡지들이었기때문에일본어문체도그의글에종종나타난다.이런요인들때문에그의글의가독성은더떨어진다.그럼에도불구하고종종그만의번쩍이는성찰이보이며현재에도유용하게다가오는지점도많다.이책에서는그러한부분들을다수인용하여그의의도를최대한있는그대로전달하려고노력했다.
이평전은전반적으로연대기순으로서술하고있으나이해하기쉽게소주제를달아서사건과사실의맥락을부분적으로조명한다.그래서때로설명의맥락상그연대순이다소일관적이지못할때도있다는점을미리밝힌다.
먼저1장〈근대제주와방근택의성장기〉는방근택의출생전후의제주의상황과그의가족이야기를다룬다.일본과의교류가빈번했던제주에서책을좋아하는소년으로성장한그가1944년가족을따라제주를떠날때까지의이야기를다룬다.근대제주의분위기,소학교시절의면모등그가일찍이서양의문화를빠르게흡수하게된배경을살펴본다.
2장〈청년방근택의실존주의:해방공간부터1950년대까지〉는부산으로의이주,그리고6.25를겪으면서군인으로서전쟁터에서고뇌하던방근택이그탈출구로서실존주의철학과추상미술을선택한배경을살펴본다.전쟁의상흔과군대의규범을강조하는문화속에서자신을추스르기위해지식과예술에기대었던그의모습,그리고서울에올라와명동의다방가에서당시주요인물들과어울리던시절,그리고그가박서보,김창열,하인두등과어울리며앵포르멜미술을전파한과정을살펴본다.
3장〈미술평론가등단과추상미술의전도〉는박서보의도움으로미술평론가로등단한과정,그리고1958년부터현대미술가협회회원들과어울리며지속적으로추상미술을옹호했던그의여정을살펴본다.국제추상미술과의관계속에서현대미술을주장하던그의입지와배경을돌아보고주요작가들과의교류와영향을살펴본다.
4장〈냉전시대의추상미술과평론가의역할〉은방근택이추상미술을옹호하던시기의정치적지형이그의활동에우호적이었다는점을밝히고1960년대냉전이한국미술계에미친영향을다룬다.또한작가들과의갈등속에서미술비평의정당성을강조한그의활동을살펴본다.
5장〈전위예술과도시문명론을외치다〉은방근택이1960년대중반부터미술평론뿐만아니라도시와문명등여러주제로확장해나간과정을살펴본다.포스트-앵포르멜을기대하던미술계에서고군분투하며전위적인미술의중요성을설파하고,박정희정권의공공예술정책을비판하는가하면‘민족기록화’비판으로작가들과각을세우며미술평론가의역할을강조하던모습을그린다.
6장〈검열과감시의시대〉는반공이데올로기속에서늘검열과감시에시달렸던상황을다룬다.반공법위반으로구속되어감옥에서생활했을뿐만아니라평론활동을금지당했던과정,그로인해미술계와거리가멀어진시간을되짚어본다.그리고표현의자유를빼앗긴시대에그의일기에담은정치비판과개인적,지적고민을통해냉소적태도와허무주의가커진과정을살펴본다.
7장〈미술평론을넘어서〉에서는방근택이1970년대이후발표한평론과글을살펴본다.치열하게박서보와단색화에대한검증을시도하던모습,『현대예술』의주간을역임한전후의평론활동,문예비평부터도시미학,그리고지식인에대한책번역까지그의폭넓은관심사를들여다보며근대주의자의모습을그린다.
8장〈종말로서의예술〉은그의일기와글에등장한죽음,허무주의등을주요단서로삼고1980년대이후부터사망시까지의그의지적활동을정리한다.그가1980년대에가장공을들인『세계미술대사전』시리즈집필부터그가쓰고자했던책의주제‘종말로서의예술’의착상,후기구조주의와포스트모더니즘의수용으로커져간허무주의와제3세계의평론가로서의자괴감속에서번민하던모습을살펴본다.

***
필자가방근택에대해관심을갖게된것은미술평론가협회가주최한2011년한국미술평론60주년기념심포지엄에서이다.당시서영희교수는방근택에대한논문을발표했는데,그논문에서그가전후한국추상미술과앵포르멜에적극적이었을뿐만아니라‘전위적평론가’였다고묘사한바있다.그표현이필자에게다가왔다.불안정한사회에서낯선서구의추상미술을앞장서서‘전위적으로’싸우며소개했다는인물이어떤사람인지궁금해졌다.
그리고그의약력에나온‘제주출생’이라는문구는필자의뇌리에강하게박혔다.필자가나고자란곳이었고20세기제주가겪은혼란의역사와한반도의격랑속에서예술가가된다는것도어려웠지만미술평론가가된다는것은극히드문일이었기때문이다.그렇게홍익대학교에서열린그날의심포지움이이책의출발점이되었다.그러나이런저런일로인해본격적으로자료조사에나선것은2019년이다.
방근택에대한정보는제한적이었다.주로1950-60년대앵포르멜미술과추상미술의전개를다룬글에서만언급될뿐그의유족이나개인적배경을아는사람은드물었다.서영희교수,윤진섭평론가,김달진소장등을만나서묻는것으로출발했다.김달진소장으로부터방근택이소장했던책들이인천대학교도서관에있다는것을들었고,윤진섭평론가로부터책기증의배경에방근택과가까웠던주수일교수가있다는말을들었다.그렇게리서치가시작되었다.
방근택의글과관련자료를찾아읽으면서서서히그의삶의윤곽을잡고있던2019년가을삼성미술관리움의자료실에유족이기증한자료가있다는것을알게되었다.리움이소장한자료를통해결국소설가로활동하고있는미망인민봉기여사와연결이되었고이후그의아들방진형,그리고방근택의여동생방영자,이종사촌정인숙과정경호,조카여서스님등유족을만나며그의글에서파악하기어려웠던빈공간들이채워졌고사진과그림등여러자료를얻을수있었다.
이평전을엮는동안필자가힘을얻을수있었던것은시간을넘은공간의공유였다.우연인지필연인지모르나필자가수년전집을마련한제주시건입동은바로방근택이어린시절을보낸동문통과산지항이위치한곳이다.필자의집에서골목길을따라2분정도걸어가면그가태어난생가이자외할머니댁이있다는것을알고놀라지않을수없었다.이동네에자리를틀때방근택의생가가있던곳이라는사실을몰랐었다.우연한선택이운명적인만남이되었고이책의동력이되었다.그가걷고뛰어다녔을집,학교그리고산지와칠성통을다니며90년전근대제주의삶을상상하곤했다.산지천변을거닐며근대제주의유적을보다보면다시금이책을마무리해야겠다는열의가생겼다.●저자의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