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당신이 내게 말을 걸어서 (양장본 Hardcover)

그날 당신이 내게 말을 걸어서 (양장본 Hardcover)

$14.80
Description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당신에게도 들려주고 싶어서?
시인의 감성으로 새롭게 발견한 다정한 말들
시집 『나는 잠깐 설웁다』, 에세이 『나는, 당신에게만 열리는 책』을 통해 타인을 향한 공감과 환대로 다정한 세계를 그려온 허은실 시인의 에세이 『그날 당신이 내게 말을 걸어서』가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책에는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쓰는 단어들 속에서 시인의 감성으로 새롭게 발견한 말뜻을 담았다. 물끄러미 단어의 면면을 살피는 게 습관인 허은실 시인의 글 속에는 자신을 지키려는 삶의 태도까지 올곧이 배어 있다.
저자

허은실

시인.팟캐스트「이동진의빨간책방」의작가.
강원도홍천에서농부의딸로태어났다.대학3학년무렵,선물받은최승자의시집『내무덤,푸르고』를읽고시에눈뜨게되었다.백석,김수영,파블로네루다,최승자를시적스승으로생각한다.
청각,후각,미각이예민하고,계절의변화에민감하다.동음이의어개그를자주구사한다.청각은예민하지만귀가나빠서다른사람의이야기를귀기울여듣는다.
에세이『나는,당신에게만열리는책』과시집『나는잠깐설웁다』를펴냈다.방송원고가바깥을향한소통이라면,시를쓸때좀더비일상적인사람이된다.
지금도어디에선가시를쓰고있다.쭈그리고앉아,자꾸만여위어가며,누군가의몸에세들어서,한밤중에무릎위에턱을올려놓고발톱을깎으며,뺨대신이마를가리고웃으며,꽃잎을손톱으로꾹꾹누르거나,볼을타고내려오는뜨듯한것을핥으며,살에와녹는눈송이에기대,그림자에끌려서,장어탕을먹고유리벽에이마를찧으며지금도시를쓰고있다

목차

1부
사랑-사랑은언어를발명한다

스침/설렘/말을걸다/손을잡다/끌어당김/온다,라는말/무릎/포옹/사랑의언어/마중과배웅/스미다/들다/
그리움/침묵/섭동/울림/사랑만의룰/반딧불이/사랑의책임/영원/품/곁/맡/밑/별

2부
관계-당신이있어가능한

다정/아름다움/타인/함께/이해/울지말아요/수줍음/우애수/슬퍼하다,아파하다/이름을살다/()/사소함/
차한잔해요/스윙바이/연결/거리/귀명창/터칭/행운을빌어요/관계의온도/시간이필요해요/우리/선긋기/
완벽/지는능력

3부
태도-살아가면서몸에배었으면하는

낭만/다행/부끄러움/이퀄라이징/미완/버티기/쓰다/회복탄력성/유머/딴짓/불시착/탐닉/선선함/다음/
그래도/홀로/리추얼/소확행/시적인습관/산책/탄성/암실/20데시벨/방하착/멍하니/중산간/행간/망중한/
세런디퍼티/자세/다와간다/갑자기/실존감/하지않음을하다/실패

4부
발견-기울이면말을걸어오는

아린/나이테/소금/바람개비/모래성/의자/책/다시책/창/팬/노래/얼굴/뒷모습/눈빛/결/사금파리/
이름/연필/수첩/서랍과선반/그냥/현위치/발소리/기억/@/낯설게하기

5부
시간-지금붉지않다하여도

춘화현상/꽃샘/봄/청춘/꽃지는날/초여름/하안거/구월/가을/빨강/가을하다/십일월/만추/입동/
키스앤크라이존/십이월

출판사 서평

말의얼굴을물끄러미바라보다
문득깨달은삶의태도에관하여

시집『나는잠깐설웁다』,에세이『나는,당신에게만열리는책』을통해타인을향한공감과환대로다정한세계를그려온허은실시인의에세이『그날당신이내게말을걸어서』가위즈덤하우스에서출간되었다.이번책에는우리가일상에서무심코쓰는단어들속에서시인의감성으로새롭게발견한말뜻을담았다.물끄러미단어의면면을살피는게습관인허은실시인의글속에는자신을지키려는삶의태도까지올곧이배어있다.
“말의먼지를털고말의빗장을푼뒤조심스레말을캐”보는사람이라는이동진영화평론가의소개처럼,허은실시인은수많은사람들이바삐지나쳐버리는동안에늘그자리에서묵묵히온기를품은말들을기록했다.무언가혹은누군가를새롭게불러보고다른표현을발명해보는일은어쩌면말과그말이지시하는대상에대한사랑이있어간신히가능한일들이라는생각을하면서.
허은실시인은이책이다른책들속에서만난문장들과더러는누군가지나가듯한말들,곁에늘놓여있던사물과풍경들이걸어온말에대한서투른대답으로탄생했다고밝힌다.그리고이책역시누군가에게는수줍음과떨리는손길로‘저기요’하며소매를붙잡는정도의말건넴이기를,그래서당신의새글에,새사랑에,그리고삶에영감을주기를희망한다.

무릎:사랑을위해서만내어주고싶은자리
다정:늦게돌아올사람을위해온기를보존하려는마음
울지말아요:당신의슬픔이어서그치기를바라요

어떤단어를마주쳤을때시인의상상은마치강물위에서원을그리며퍼져나가는물결처럼한없이뻗어나간다.‘설렘’이란단어에“철렁,내려앉거나출렁,흔들리는것”을떠올렸다가,첫꽃을내보내기직전의봄산과남쪽바다를지나온바람으로생각이흘러들었다가,누군가를마중나가있는마음에도착한다.‘스치다’를발음해보면서한밤에연필이종이를가만가만스치는소리를떠올리거나,‘손을잡다’는단어가품은온기를느끼며위안을얻기도하고,‘온다’라고표현하는말들은대부분기다림을전제로한귀한것임을새삼깨닫는다.
단어자체를가만히바라보고있노라면단어는시인에게삶의태도를넌지시일러준다.사랑하는사람의태도는상대에게‘곁’이되는것.시인은서로의체온을느낄수있는만큼의거리에서늘머무는사랑을이야기한다.또사랑은끝내떠나지못하는자리,‘맡’이되는것이기도하다.그리하여당신이아플때당신의머리맡을지키는사람이바로사랑이다.
시인은상대가있어야가능해지는관계에도주의를기울인다.늦게돌아올사람을위해아랫목에밥공기를넣어두던마음에‘다정’이란이름을붙이고또좋은것을같이느끼고싶은‘함께’를떠올린다.‘울지말아요’라고말을건넨이의마음속에서‘당신이우니까내마음이아프다’는공감을발견한다.관계를지키기위해서는상대가서있는곳에내가서보는‘이해’와때로는자신을선밖에세워둘줄도아는‘선긋기’가필요하다는조언도덧붙인다.
어쩌면버티기에가까운삶을지탱하기위해서시인은‘낭만’에대해이야기한다.어른이되면서하늘을수놓는긴비행운이사실비행기연료가연소되며만들어진수증기가배기가스에섞여냉각된얼음알갱이라는것,매일해가지는서쪽하늘을바라보게만드는노을이파장이긴붉은색가시광선이대기층의먼지와수증기에부딪친현상이라는사실들을알게된다.그럼에도그사실들이비행운과노을을바라보며아름다움을느끼는우리의‘마음’을침해하지는못한다.더많은아름다움을발견하고때로는거짓말이라는걸알면서도그속으로기꺼이입장하는낭만을잃지않을때우리는더자주삶에감탄할수있을것이다.
이책을펼치면단어하나가마음속으로깊고오래스미는풍경들로가득하다.시간에쫓기고조급해질때면나무가건너온겨울의개수만큼의나이테를떠올려보고바닷물이졸아들어한알의소금이될때까지의시간을상상하면좋겠다.매일새롭게시작되는날들을자신만의속도로차곡차곡쌓아좋은삶을살아보고싶다는시인의마음가짐을닮아가면좋겠다.한획의실수를다음획이보완을하듯이서로기대고손잡고지탱하며선선히삶을산책하는시인의걸음을따라걸으면좋겠다.이런시인의책이우리곁에있어서얼마나다행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