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와 우리 시대 (에세이·관찰·편지)

바그너와 우리 시대 (에세이·관찰·편지)

$22.08
Description
토마스 만의 시선으로 만나는 리하트르 바그너
장녀 에리카 만이 선별한 49년간의 관찰, 에세이, 편지 모음
《바그너와 우리 시대》는 토마스 만의 장녀 에리카 만이 아버지 토마스 만의 글과 서신, 기고문 가운데서 리하르트 바그너(Richard Wagner, 1813-1883)를 주제로 삼은 것들을 연대순으로 한데 묶은 것이다. 1902년 토마스 만이 절친이자 작가인 쿠르트 마르텐스에게 보낸 편지를 시작으로 1905년의 메모 속에서 세 줄짜리 짤막한 글까지 바그너에 대한 토마스 만의 기록을 세심하게 살려낸 이 책은, 편지나 발췌문, 작은 발언들 등 세월이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토마스 만의 즉흥적 발언들 사이에서 바그너에 대한 양가감정과 변화 과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1908년에 쓴 ‘연극 무대에 관한 시론’이나 1911년 잡지에 기고한 ‘리하트르 바그너 정산’, 그리고 제1차 세계대전 기간에 쓴 논란의 책 《비정치적 사람의 관찰》, 바그너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은 1931년의 글 ‘바그너와 우리 시대’처럼 바그너와 그 작품들에 대한 경탄과 비탄 그리고 깊은 통찰이 드러나는 글들도 가득하다.
토마스 만의 가장 중요한 바그너 연구라 할 만한 에세이 ‘리하르트 바그너의 고난과 위대함’과 《니벨룽의 반지》에 대한 중요한 해설이 들어 있는 1937년의 글 ‘리하르트 바그너와 《니벨룽의 반지》’도 빼놓을 수 없다. 두 편의 글은 토마스 만의 지식의 총합을 보여주는데, 바그너 작품에 대한 그의 특별한 노고가 핵심을 이룬다. 특히 ‘리하르트 바그너의 고난과 위대함’이라는 에세이는 뮌헨의 괴테학회가 바그너 50주기를 맞이해 의뢰한 강연의 원고인데, 열렬한 바그너 숭배자인 히틀러가 권력을 잡은 직후인 1933년 1월에 토마스 만이 뮌헨대학교 대강당에서 처음 이 내용을 발표하고 2월에 암스테르담, 브뤼셀, 파리 등지에서 강연한 바 있다. 바그너의 예술적 성과에 대한 뜨거운 찬사와 함께 바그너 숭배 이데올로기의 무비판적 태도에 들어 있는 위험을 경고한 이 강연 원고는 토마스 만이 독일을 떠나 망명 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계기가 되었다.
이처럼 이 책에는 1902년부터 1951년까지 토마스 만이 49년간 기록한 바그너에 관한 41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 책에서 토마스 만의 눈을 통해 위대함과 세련됨, 감각성과 섬세한 퇴폐성, 포퓰리즘과 악마적 기교들이 서로 뒤엉켜 있는 바그너의 작품들과, 인간 바그너를 향한 더할 수 없이 날카로운 표현, 그리고 바그너의 내면 풍경과 그가 세운 위대한 성과 등을 만날 수 있다. 바그너라는 그 강력하고 다의적인 현상을 추적하면서 평생 그에 대한 비판적 관찰을 멈추지 않은 토마스 만의 지적·예술적 호기심 덕분에 우리는 바그너 세계에 제대로 진입할 기회를 얻는다.

여기 수집된 글들이 완전한 것이라고 요구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토마스 만이 리하르트 바그너에 대해 쓴 모든 것을 포함한다. (…) 토마스 만은 바그너에 대해 이따금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그것도 시간과 공간이 서로 달라서 그의 발언들을 완전히 구분해줄 때만 그런 것도 아니었다. 그는 에세이들을 한 권의 책으로 묶을 때 문제가 있는 표현이나 구절들도 그대로 두었다. 수십 년이 흐르면서 그의 바그너에 대한 이미지가 얼마나 여러 번 바뀌었든 상관없이, 일정한 기본 특성들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그는 그런 것들도 놓치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래서 출판사와 발행인도 역시 완결된 글의 일부를 줄이는 일을 그만두었다.
_ ‘발행인의 말’, 308-309쪽
저자

토마스만

ThomasMann,1875-1955


20세기독일문학을대표하는소설가,평론가.독일북부의뤼베크에서부유한사업가집안의둘째아들로태어났다.세기말의암울한데카당스분위기에서학창시절을보냈고일찍부터문학,
예술,철학등에관심이많았다.1891년아버지의죽음으로형편이어려워지자보험회사에서잠시근무했고,뮌헨으로이사가1933년까지살았다.이때부터집필활동을시작했고,쇼펜하우어,바그너,니체등에심취했다.1898년단편집《키작은프리데만씨》를발표하고,1901년《부덴브로크가》를출간하여작가로서자리를잡는다.이어1903년《토니오크뢰거》,《트리스탄》등을집필한다.1905년에카티아프링스하임과결혼하여그해에장녀에리카만을얻는다.1911년에는휴양지에서작곡가구스타프말러의서거소식을듣고《베니스에서의죽음》을쓰기시작하여이듬해에발표한다.제1차세계대전이끝나가던1918년10월에600쪽이넘는방대한논문집《비정치적인사람의관찰》을완성하는데,여기서그는세계대전을지지하는발언을한다.그러나차츰이러한경향에서멀어져나중에는민주주의와시민계급을옹호했고,이러한세계관이반영된대작《마의산》을1924년발표,소설가로서세계적명성을얻으며1929년노벨문학상을받는다.1933년‘리하르트바그너의고난과위대함’이라는제목으로국외강연여행도중히틀러의집권으로신변에위협을느껴귀국을포기한다.이후스위스에서《요셉과그형제들》을집필하여1943년에4부작을완성한다.1936년에는독일국적을포기하고1938년미국에서망명생활을보내는데,여러강연과연설로바쁜와중에도1947년음악과독일에관한소설이라할만한《파우스트박사》를내놓는다.1952년미국에서스위스로거처를옮기고3년후인1955년취리히에서영면한다.

목차

서문_빌리슈

쿠르트마르텐스에게
쿠르트마르텐스에게
‘메모’에서
‘연극무대에관한시론’에서
발터오피츠에게
리하르트바그너정산
에른스트베르트람에게
율리우스바프에게
《비정치적인사람의관찰》에서
에른스트베르트람에게
파울슈테게만에게
요제프폰텐에게
한스피츠너에게
‘독일편지’(6)에서
‘그들은세계시민이념에서무슨덕을입었나?’에서
어느오페라연출가에게
입센과바그너
‘시립극장의추억’에서
바그너와우리시대
발터오피츠에게
에른스트베르트람에게

리하르트바그너의고난과위대함
답변
빌리슈에게
레네시켈레에게
카를포슬러에게
빌리슈에게
슈테판츠바이크에게
리하르트바그너와《니벨룽의반지》
‘쇼펜하우어’에서
카로이케레니에게
《안나카레니나》에서
〈코먼센스〉편집자에게
아그네스E.마이어에게
아그네스E.마이어에게
아그네스E.마이어에게
내가좋아하는음반들
‘《파우스트박사》의형성과정’에서
에밀프레토리우스에게
리하르트바그너의서한집
바젤시립극장감독프리드리히슈람에게

발행인의말
옮긴이의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19세기를대변하는바그너에대한뛰어난평전이자
20세기를대표하는토마스만자신에대한전기

이책은두가지방식으로읽힌다.19세기를대변하는위대한작가겸작곡가리하르트바그너에관한책이면서동시에20세기를대표하는소설가토마스만에관한책이기도하다.경탄과비판이한데어우러진최고급바그너평전이면서토마스만의내면풍경과예술론이솔직하고생생하게담긴역사적자료라고도할수있다.

이책은제1급의독일예술가두사람의만남에대한생생한육성기록이다.바그너(1813-1883)는어지러운독일통일과정(1806-1871)을고스란히살아내며19세기를대변하는작가겸음악가,토마스만(1875-1955)은양차대전과히틀러시절을고통으로체험한20세기의대표적인작가다.이들의만남에는19세기를대표하는특별한두철학자쇼펜하우어(1788-1860)와니체(1844-1900)도함께한다.이런지성과예술의만남은다시한예술가,곧토마스만의내면깊은곳에서벌어지는경탄과충격과변화의과정을보여준다.
_‘옮긴이의말’,316쪽

바그너는문학과음악,춤과무대장치,연기등이함께어우러진종합예술작품인‘음악연극’을최초로만든예술가다.많은오페라작품을작곡한음악가였을뿐만아니라그작품의대본을쓴작가이기도하고,나아가당대유럽의대표적인지휘자였고자기작품을무대에직접올린연출가이기도했다.토마스만도이를잘알고있었다.바그너의음악연극을“신화[문학]와음악이한데어우러져제3의장르인연극”으로승화한것이라보았고,그래서바그너를기존오페라관습에서벗어난예술의혁명가로평가했다.그래서바그너작품의위대함이자그어떤오페라음악에서도느낄수없는매력이토마스만을통해더욱잘드러난다.특히바그너가《니벨룽의반지》전편의대본을쓰고,작곡을하고,이를무대에올리고자바이로이트극장을건설하여〈라인의황금〉,〈발퀴레〉,〈지크프리트〉,〈신들의황혼〉전편을초연하기까지20년이상씨름한이야기가토마스만특유의만연체로펼쳐진다.
토마스만은“바그너작품을알게된이후로그작품들을향한열정과경탄이줄곧자신의삶과함께”했다고고백한다.그러면서경탄과열광이야말로우리가가진가장좋은것이며“세계와예술과삶의현상”에서없어서는안되는감정이자태도라고단언한다.바그너또한예술가의능력이란경탄또는공감능력덕분에자라는것이라고여겼다.토마스만은1902년‘쿠르트마르텐스에게’보낸편지에서“자기가바그너라면쪽을못쓰는사람”이라며“〈파르지팔〉을보면2주동안단한줄도쓰지못할”것이라고말하기도했다.그러나그의소설《트리스탄》,《벨중의혈통》,《부덴부로크가》,《요셉과그형제들》등을생각해보면,바그너의그림자에서벗어나더밝고새로운예술영역으로들어섰음을알수있다.바그너작품에경탄하고열광하면서토마스만은자신만의위대한재능을발휘하였고,바그너의작품은그런그에게예술적환상에날개를달아준것이다.

옮긴이안인희의섬세하고친절한번역으로
토마스만과바그너의위대한세계안으로

바그너는철학자쇼펜하우어의영향을깊이받았고,아들뻘니체와는한때절친이었을만치깊게교류했다.또한바이에른의루트비히왕과20세기의문제적인물히틀러에게결정적영향을미쳤다.여기서바그너와관련하여빼놓을수없는이름이하나더있는데,바로토마스만이다.토마스만은말년까지바그너에게매혹되었고,그의정신적모습을19세기자체처럼고통스럽고위대해보인다고표현했다.또한바그너가자신에게는가장강력한체험이었다고고백하면서도그에대한날카로운비판도서슴지않았다.따라서19세기와20세기의음악,철학,문학,역사등여러분야에서지대한영향을끼친위대한예술가바그너를20세기독일문학의최고봉으로꼽히는토마스만의문장으로만난다는것은,21세기독자들에게는전무후무한경험이자특별한선물과도같다.
그러나토마스만이나바그너의세계를제대로만나기란결코쉽지않다.인문학자이자경륜있는번역가안인희도처음이책을접했을때검토가쉽지않았다고한다.독일에서도문장가로손꼽히는토마스만은사유의굴곡이난해하고도복잡한지식인인데,이책에서는그것만이문제가아니었다.바그너또한삶의굴곡과사유의굴절이극심한문제적인물이었으니,그의삶의궤적에대해상당히정통하다해도여전히이해하기곤란한부분들이남는다는것이다.그것을찾아내고일일이해결하는과정은그리순탄치않았다.

원문을뚫어져라바라볼때도많았고,일부는길을걸으며머릿속에지닐때도있었다.교정과정에서만전체원고를여러번이나거듭읽고자주원문과대조했다.그과정에서천천히광채가나타나기시작했다.번역원고의여기저기서아름다움이빛을발하고있었다.일부는찬란한아름다움이었다.아니,언어가이렇게빛난단말인가?_‘옮긴이의말’,321-322쪽

옮긴이안인희는차츰토마스만의정교하면서도아름다운언어에깊이빠져들었고,그기쁨이작업의추진력이되어그힘든작업을계속할수있었다고전한다.덕분에우리는19세기와20세기의대표적인예술가,토마스만과바그너의세계에안착할수있게되었다.
_

‘음악의글’시리즈
‘음악의글’은음악전문출판사포노가선보이는시리즈로,음악을좀더깊이읽고폭넓게이해하는통찰이담긴글들을한데모읍니다.
제1권은최초의근대적음악평론가가운데한사람인작곡가로베르트슈만의《음악과음악가_낭만시대의한가운데서》,제2권은리트의아름다움을알리는데평생헌신했던성악가디트리히피셔디스카우의《리트,독일예술가곡_시와하나된음악》,제3권은20세기를대표하는음악가,‘미국음악의목소리’에런코플런드의《음악에서무엇을들어낼것인가_세계적작곡가의음악사용설명서》,제4권은프랑스음악의위대한정신클로드드뷔시가자신의분신크로슈씨를통해들려주는음악이야기《안티딜레탕트크로슈씨_프랑스음악의한정신》,제5권은우리시대를대표하는신학자한스큉의《음악과종교_모차르트-바그너-브루크너》,제6권은천재에대한사회학적고찰을담은노르베르트엘리아스의《모차르트,사회적초상_한천재에대한사회학적고찰》,제7권은작곡가,지휘자,저명한음악교육자였던이모겐홀스트가집필한음악교육서의고전《음악의ABC_입문자를위한음악기초문법》,제8권은20세기를대표하는지휘자빌헬름푸르트벵글러가격변의시대에예술이나아갈길을제시하는《음과말_에세이와강연록》,제9권은음악과음악가의위대성에대해논하는알프레트아인슈타인의《음악에서의위대_위대한음악가는누구인가》입니다.제10권은시인오든이“역사상최고의음악평론가”라칭송했던버나드쇼의《쇼,음악을말하다_거장극작가의음악평론》,제11권은세기말과세기초를대표하는작곡가이자지휘자인리하르트슈트라우스의예술과인생에대한성찰이담긴《사색과기억_예술과인생에대하여》,제12권은새로운지휘자상을확립한브루노발터의경험과지성,통찰이깃든《음악과연주_창조와재창조에대하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