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지금으로부터134년전인1889년11월,말러의교향곡1번‘거인’이부다페스트에서초연되었을때공연장은경멸과분노로아수라장이되었다.혁신적이지만낯선그의음악어법은비평가들에게“교향곡의규칙과질서를파괴한,통속적이고끔찍하게과장이심한작품”이라는혹독한비난을받았다.말러를지지하던빌럼멩엘베르흐,브루노발터,오토클렘퍼러,레오폴드스토코프스키,존바비롤리등선구자들이그의작품을알리려애썼지만,1960년대까지만해도말러의곡들은연주회레퍼토리에포함되는경우가드물었다.하지만오늘날말러는서양고전음악의전당에당당하게이름을올렸다.이름난지휘자가운데말러의작품을녹음하지않은이가드물고,부천시향과서울시향은말러교향곡전곡을연주했고,우리에게친숙한지휘자정명훈도“말러를연주하기위해지휘자가되었다”고밝힐정도로말러교향곡의영향력과대중의사랑은커졌다.말러가“앞으로나의시대가올것이다”라고말했듯,그의시대가왔다.
1894년바이마르에서1번교향곡을처음들은열여덟살의브루노발터는말러에대해알고싶어서“애가달았다”.같은해함부르크에서말러를첫대면한발터는말러에게발탁되어함부르크시립가극장에채용되었고,빈궁정오페라에서도6년간함께일하며평생제자이자친구이자동지로우정을쌓았다.발터는말러의수많은작품을초연및지휘했으며,말러서거후〈대지의노래〉와9번교향곡도초연했다.
말러의부지휘자로함께일했고그의전성기때6년을거의매일같이만났던동료,브루노발터가전하는말러는과연어떤모습일까?《구스타프말러》는발터가말러서거25주기(1936년)를기념하여그의음악과삶을기록한책으로,그로부터20여년이지난1958년에쓴서문이포함되어있다.20세기두거장의깊은이해와우정의결실인이책은말러를세상에알리는데크게공헌했다.
2.2022년영화〈헤어질결심〉에삽입된말러교향곡5번4악장‘아다지에토’가말러음악에대한대중적관심을다시한번불러일으켰다.(토마스만은1910년말러교향곡8번초연을듣고감동한나머지《베네치아에서의죽음》(1912)의주인공구스타프폰아센바흐에게말러의이미지를덧씌웠다.훗날루키노비스콘티감독이동명의영화(1971)에서‘아다지에토’를사용하며이곡이대중에게널리알려진다.)이책은말러애호가에게는거장발터의증언을통해말러를더깊이이해할수있는기회를제공하고,말러를처음만나는입문자에게는그의삶과예술을조망할수있는좋은안내서가될것이다.
책은두부분으로구성되었다.1부‘회상’에서발터는말러와의첫만남부터함부르크,슈타인바흐,빈궁정오페라를거쳐뉴욕그리고다시빈으로돌아와숨을거둘때까지음악여정을따라간다.
발터가말러와가장오래함께일한도시는빈이었다.발터는말러의빈시절은“한위대한음악가가동료예술가와청중들을위해펼친10년간의축제였다”라고말한다.이후말러는미국으로떠나메트로폴리탄오페라와뉴욕필에서일한3년여간8,9번교향곡과〈대지의노래〉를완성했다.세상을떠나기1년전에는교향곡8번의대성공에도불구하고부인알마와건축가발터그로피우스의의불륜으로고통스러워했다.심장병이악화되어다시유럽으로돌아온말러는빈에서수많은군중의애도속에1911년5월18일눈을감았다.
2부‘성찰’에서는오페라감독,지휘자,작곡가로서말러의음악적성취와인품에대해이야기한다.말러는연극을깊이이해하고정통했다.오페라와연극에서음악정신을불러일으키려했다.오케스트라지휘자로서그의위대함은연주의엄밀성과명료함,존재의의미를찾기위한고통스러운노력,인간과세계에대한따뜻하면서도격정적인마음에서우러나온다고발터는말한다.
3.체코칼리슈테의유대인가정에서태어난말러는스스로평생경계인으로살았다고말했다.“나는3중의이방인이다.오스트리아사람가운데서는보헤미아사람이요,독일인가운데에서는오스트리아사람이요,세계인사이에서는유대인이다.”
말러만큼음악과삶이밀접하게연관된작곡가가있었을까?말러의교향곡은자신의인생이자거대한이세계자체라고할수있다.그는“교향곡은세계와같아야한다.모든것을포괄해야한다”라고말했다.불우한성장기,버거운가장의무게,두동생과어린딸의죽음그리고불안과혼돈의세계속에서말러는평생죽음,고통,선과악,고귀함과비천함,고상하고시시한것등세상에존재하는모든것을음악에담고자했다.
4.작곡가이자지휘자말러는여전히누군에게는열렬한숭배의대상이고,또누군가에게는시끄럽고지루한음악을만든괴팍한사람이다.그의강렬한개성과재능,음악에대한절대적헌신은사람들을끌어모으는한편많은사람을적으로만들기도했다.가수와오케스트라를너무가혹하게몰아붙여원성을사기도했지만,음악적완성도와무관한일상에서말러는매우친절했다.
발터는말러가어린아이처럼맛있는음식을좋아했으며,숲속의모든생명체에따뜻한감정을품었다고전한다.생활고로허덕이는발터에게1년치생활비를대주겠다고제안할정도로따뜻한품성을지녔다.열정과재능,진실함에귀기울였고,타인에게관대하고동정적인가하면,경악스러울만큼타인을배려하지않는행동을하기도했다.그것은그가예술에온통사로잡혀있었기때문이었다.
말러는충동적이고,우울하며,죽음에대한생각을평생안고살았지만,사실은천성적인낙관주의자였고엉뚱하고유머감각이뛰어났다고한다.단원들과연습하던중혼자생각에몰두하다느닷없이“웨이터,계산서”라고외치는가하면,늘실수하던성악가가극장에화재가나자완벽하게노래하는것을보고“그구절을제대로부르려면불이나야겠군”이라며웃으며말했다.심각한병에걸린단원을위해최선을다해도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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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러와1910년의세계-〈교향곡8번〉의탄생
말러는그가존경한니체가규정한‘자신의시대가남긴흔적을그대로받아내열린상처처럼떠안고사는창조적유형의전형’이었다.‘천인千人교향곡’으로도불리는〈교향곡8번〉을발표한1910년은‘영원한여성’과같았던아내알마의외도가발각된시점과맞물려말러에게는결정적인생의전환점이자,제2의고향빈에게는거대한두전쟁을앞둔시대적변곡점이기도했다.이책은말러〈교향곡8번〉의음악적요소와의미및의의를치밀하게추적하고분석하며,말러의개인사와심리적변화,화려하게꽃피웠지만퇴폐적이고불온한기운이감돌았던20세기초빈의시대상과문화적지형도를섬세하게파헤친다.
스티브존슨지음│이석호옮김│464쪽│24,000원
말러,그삶과음악
말러전문가스티브존슨이전하는말러의삶과작품이야기.함께제공되는음반2장과온라인사이트를통해주요작품들을고음질로감상할수있다.말러의생애사,음악사,시대사를함께살펴볼수있는비교연표와주요작품해설부록이알차다.
스티브존슨지음│임선근옮김│260쪽+CD2장│20,000원
말러를찾아서-세계적지휘자29인이만난말러
탄생100주년인1960년즈음에도그의음악은정규레퍼토리바깥에있었으나지금은베토벤과견줄만큼빈번하게연주된다.어떻게그런변화가생겼을까?이책은우리시대의탁월한말러지휘자29인과의인터뷰를토대로그답을찾는다.한위대한작곡가를이해하기위한여정은클래식음악전체를,결국우리삶전체를조망하게해준다.
볼프강샤우플러지음│홍은정옮김│380쪽│23,000원
말러앨범-서거100주기기념판
구스타프말러의알려진사진을모두모은결정판.유명한말러권위자길버트캐플런이직접이미지를고르고편집했다.특히말러의사후인1922년아내알마말러가남편의친구이자빈궁정오페라의무대미술가였던알프레트롤러에게부탁한글에서말러의음악세계와인간적인면모를더깊이들여다볼수있다.
길버트캐플런지음│임선근옮김│양장본│336쪽│100,000원
음악과연주창조와재창조에대하여
온화하고진취적인연주로지금까지도많은사람에게사랑받는지휘자브루노발터의저서이다.1959년,자신의음악인생에서길어올린생생한경험과깊은통찰을담은이책은한세기가훌쩍지난오늘날에도많은음악인과음악애호가들에게‘음악의본질’과‘연주의의미’에대한커다란울림을줄것이다.
브루노발터지음│이기숙옮김│328쪽│2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