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선언 : 상호의존의 정치학

돌봄 선언 : 상호의존의 정치학

$13.80
Description
“우리는 오랫동안 서로를, 특히 가난하고 취약한 이들을 돌보는 것에 실패했다!”
*** 주디스 버틀러, 나오미 클라인 강력 추천 ***

놀랍도록 긴박하고 시의적절한 선언,
‘무관심한 신자유주의’에 대한 완벽한 해독제!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은 그동안 간과되었던 ‘돌봄’이라는 이슈를 비극적인 방식으로 조명했다. 간호사를 비롯해 수많은 의료계 종사자들이 코로나 방역 현장에서 적절한 보상 없이 사투를 벌이고 있으며, 요양시설, 장애인 거주시설, 교정시설에서 집단 감염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학교가 문을 닫는 동안 빈곤층 아동들은 결식 상태로 방치되었으며, 택배 노동자가 업무량을 견디지 못해 길에서 쓰러지고, 복지 제도의 사각지대 속에서 빈곤 인구가 방치되거나 고독사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재난의 위험은 불균등하게 분포되며, 소수자와 취약 계층에게 이 위험은 가장 먼저 생존의 위협으로 다가온다. 돌봄 사각지대에 관심이 높아진 코로나 위기의 한가운데서 출판된 《돌봄 선언》은 보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보편적인 돌봄의 필요성을 선언한다.
2017년부터 ‘더 케어 컬렉티브The Care Collective’라는 이름으로 의기투합해 돌봄 문제를 연구하던 각기 다른 분야의 학자 다섯 명이 공동 집필한 이 책은 최근 수십 년간 심각해진 돌봄의 부재, 즉 무관심Carelessness이 세상을 지배하는 원인을 일차적으로 신자유주의에서 찾는다. 신자유주의 체제하에서 많은 나라가 수익 창출을 앞세워 복지제도와 민주적 절차를 파괴했고, 기업들은 ‘셀프케어’를 내세워 ‘돌봄’을 개인이 돈을 주고 사야 하는 상품으로 ‘돌봄’을 만들었다. 역사적으로 여성의 몫으로 전가되어 평가절하되었던 돌봄 노동은 상품화되지 않으면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지만, 시장화된 이후에도 계속해서 열등한 노동으로서 저임금과 낮은 사회적 지위에 묶여 있다. 자신과 같은 사람들, 가까운 이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자기 것 돌보기’는 집단화되어 극우 포퓰리즘이나 인종차별주의로 치닫기도 하고, 지구적 차원에서는 무분별하게 생태계를 파괴해 기후위기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 책은 현재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무관심의 기저에 있는 ‘상호연결성’에 주목한다. 다양한 삶의 영역들이 모두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서문에서 무관심한 세상과 시장, 국가, 공동체, 친족 순으로 범위를 좁혀가며 무관심의 일상화가 궁극적으로 인간관계의 친밀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본다. 그리고 다시 개인 간의 관계로부터 시작해 지구적 차원으로 규모를 넓혀가며 페미니즘, 퀴어, 반인종차별주의, 생태사회주의를 아우르는 대안을 모색하며 ‘보편적 돌봄’을 제안한다.

저자

더케어컬렉티브

2017년영국런던에서학술모임으로시작한단체.오늘날세계적으로‘돌봄care’이마주한다면적이고심각한위기상황을이해하고해결하기위한목적으로결성되었다.각기다른분야를전문으로하는이들은개인적,학술적,정치적영역에서개별적으로또는단체로활동해왔다.안드레아스차지다키스AndreasChatzidakis,제이미하킴JamieHakim,조리틀러JoLittler,캐서린로튼버그CatherineRottenberg,린시걸LynneSegal이활동중이다.

목차

서문|무관심이지배하다
1장|돌보는정치
2장|돌보는친족
3장|돌보는공동체
4장|돌보는국가
5장|돌보는경제
6장|세상에대한돌봄
감사의글
더읽을자료
옮긴이의글

출판사 서평

“돌봄을우리삶의중심에놓으면무슨일이벌어질까?”
우리의상호의존과연결,그리고돌봄의양면성에대하여

우리사회에만연한,돌봄이개인차원의문제라는생각은우리의취약성과의존성,상호연결성을인지하기를거부하는데서비롯되며,돌봄을필요로하는이들에게냉담하고무관심한분위기를조성한다.《돌봄선언》은인간은어떤형태든돌봄에의존하여생존한다는사실을강조하며,상호의존interdependency은인간의존재조건임을주지시킨다.
이책에서‘돌봄’은가족간의돌봄,돌봄시설이나병원에서종사자들이수행하는직접적인돌봄,교사들이학교에서수행하는돌봄,그리고다른필수노동자들이제공하는일상적인서비스를모두포괄하는확장된개념이다.그뿐아니라사물도서관,협동조합형태의대안경제나연대경제,주거비용을낮추는정책들,화석연료의감축과녹지공간확대를위해일하는활동가들이제공하는돌봄도포함한다.즉직접누군가를보살피는‘대인돌봄’뿐아니라누군가의안위를염려하며마음을쓰는‘정신적돌봄’과세상을변화시키기위한이념과활동에참여하는‘정치적돌봄’을포괄한다.돌봄은모든규모의생명체에활성화되어있고필요한것으로서,사회적역량이자복지와번영하는삶에필요한모든것을보살피는사회적활동이다.
물론돌봄을삶의모든규모에서우선시하며중심에놓는것에는많은어려움이따른다.사실‘돌봄’이라는개념은그자체가역설과양면성으로넘쳐난다.가령,어머니가아이를기른다거나간호사가환자를돌본다거나하는경우를떠올려보면,살아있는생명체의요구와취약함을전적으로돌본다는것은어렵고지칠뿐아니라혐오스럽고더러운일이될수있다.타인의고통에대한공감과염려는다른모든감정과마찬가지로변하기쉽고,종종개인적만족감이나인정욕구등의정서적상태와부딪치거나죄책감이나수치심같은감정과얽히기도한다.이러한보편적양면성을전제로,돌봄은평등하게배분되어야한다.목표는사회전체가돌봄의보람과짐을함께나누는것이다.

“돌보는공동체는민주적공동체다!”
친족개념의무한한확대와민주적지역공동체의강화

현체제는돌봄을가능한한‘가족’단위의문제로제한하려한다.전통적으로가정에서여성,어머니가수행해온돌봄은비생산적인일로여겨졌고,시장화되어임금노동영역에들어온후에도여전히여성의몫으로,특히가난하거나유색인종이거나이민자인여성의몫으로남아있다.그동안공동체의다른여성들이나페미니스트연대를통해집단에서돌봄을실천하려는움직임이있었음에도여성의문제에서벗어날수없었고,최근에는성소수자나선택가족,대안가족형태를소외시킨다는문제점도노출되고있다(전통적가족주의에기반한사회안전망이다양한가족구성을포괄하는데한계가있다는지적이다.)저자들은의미의범주가훨씬넓은돌봄개념이필요하다며,퀴어문화에서성적분방함을뜻하는‘난잡함promicuity’의긍정적의미를차용해‘난잡한돌봄’을제안한다.이는실험적이고확장적인방법으로,차별없이돌봄을배가하는것을뜻한다.
한편줄어든공공자원,사람보다이익을우선시하는문화,개인에집중하도록하는사회·정치적분위기는민주주의를발전시키는데필요한공동체적결속을와해했다.우리가살고활동하는지역공동체,이웃,도서관,학교,공원,사회네트워크,우리가속한다양한집단등의환경에따라돌봄문제는다르게형성된다.이책은돌보는공동체를만드는네가지핵심특성으로상호지원,공공공간,공유자원,지역민주주의를꼽으며각각의특성을어떻게강화할수있는지를살핀다.그리고이를위해시간과재정자원과구조적지원이모두필요하다는사실을부각한다.

‘우리와같은’사람들에대한돌봄이아닌,‘다름’을넘나드는돌봄
돌보는국가,돌보는경제를넘어초국가적·지구적차원의돌봄연대를상상하며!

이책의목표인보편적돌봄을성취하려면국가또한매우중요한영역이다.국가는기업의이익추구,심화되는불평등과종족민족주의에서벗어나지속가능한돌봄인프라를구축하고유지하는것을우선순위에두어야한다.저자들은전후케인스주의가상정한복지국가를계승하되성차별적이고인종차별적인위계를제거하고반이민,외국인혐오와맞서며공공서비스와민주적참여를증진하는돌보는국가를그린다.
그리고이를실행하기위해경제적으로는자본주의시장의힘과영향범위를규제하고돌봄활동에작용하는문화적·법적규칙들을다시정할필요가있다고주장한다.협동조합과인소싱부터핵심서비스의국유화에이르기까지탈물신화,재규제,시장의지역화그리고더욱민주적이고사회화되고평등한소유의형식을도모한다.동시에경제의핵심영역을탈시장화하고통제를벗어난돌봄인프라의사유화와금융화에맞서야한다고말한다.
일련의돌봄구상은진보적인지방자치와국가를구축하는데서더나아가초국가적기관들과글로벌네트워크와동맹을추구하며지구적차원의생태사회주의대안으로도약한다.이를통해도달하게되는‘보편적돌봄’이란돌봄이가정뿐아니라친족에서공동체,국가,지구전체를포함한모든영역에서우선시되고중심에놓이는사회의이상이다.이렇듯돌봄역량을증진하도록사회적·제도적·정치적장치들을발전시켜보편적돌봄이상식으로여겨지며자연스럽게실천되는사회에서우리는돌보는정치와만족스러운삶을구축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