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사랑,또사랑하라!”
사랑만이몸과마음의굶주림을치유할수있다
안나의집25년은기적의역사다.이탈리아오블라띠수도회소속으로1990년한국에온김신부가안나의집을시작한것은IMF외환위기직후노숙인이쏟아져나오던1998년7월,어려운이웃을돕는김신부의모습에감동한인근뷔페식당오마테오사장이자신의식당한개층을급식소로제공하면서다.그해10월성남동성당구내조립식건물로급식소를옮겨운영하다가2018년수원교구의지원으로현재안나의집이마련되었다.안나의집은하루평균750명,25년간300만여명에게식사를대접했다.후원회원은1만명,월5,000원소액후원자가대부분이다.여기에지자체지원과‘우연히들어오는목돈’으로꾸려왔다.김하종신부에따르면,“우연은불안합니다.안들어올수도있으니까.그런데쌀이떨어져걱정하고있으면누군가쌀을보내줍니다.계획을세우면못했을거예요.예수님께맡기면생각지못한일이생겨요.매일하루가기적이자선물이지요.”
‘안아주고나눠주고의지하는집’이라는뜻의안나의집은노숙인급식소와기숙사,자활센터,가출한아이들을돌보는청소년쉼터로이뤄져있다.김신부는“노숙인,독거노인,가출청소년은불쌍한사람들이아니라부활한예수님의아픈상처”라며“나는부활한예수님의아픈상처를모시는것이다.내게는영광스러운일”임을강조한다.
안나의집은가톨릭사제가운영하는곳이지만,가톨릭신자뿐만아니라목사님부부,불교보살님,무슬림청년등신앙을뛰어넘어각계각층의사람들이참여한다.이곳을하나로연결해주는것은오직‘사랑’.어려운사람들을위해섬기고사랑하는마음에는종교가따로없음을,진정한사랑의의미를돌아보게끔하는대목이다.
나의가장크고아름다운꿈은
안나의집이문을닫는것!
“성남최고의맛집이어딘지아세요?바로안나의집입니다”라고너스레를떨며자부하는김하종신부에게도꿈이있다.안나의집이문을닫는것.몸과마음이굶주린이들을위한봉사가존재이유이자삶의목표인그가궁극적으로원하는것은‘가난하고소외된사람들이없는세상’이다.안나의집에서무료급식을받거나도시락을받아가는사람들가운데약70%는하루에한끼로연명하는사람들이다.
“안나의집문앞에더이상도시락을기다리는가난한이웃들이없기에안나의집문을열쇠로걸어잠그고그열쇠를멀리던져버리는꿈을꿉니다.누추하고떨리는손으로도시락을받아가는이웃들이더이상존재하지않는세상을마주하는것이저의가장큰꿈입니다.”
갈등과반목시대다.이어지러운세상에과연‘신은존재하는가’,‘종교가왜필요한가’묻는사람이있다면,김하종이라는한인물의생애에서그답을찾아볼수있지않을까한다.우리사회가여전히안나의집을필요로하는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