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음식문화사 (프랑스 음식은 어떻게 세계 최고가 되었나)

프랑스의 음식문화사 (프랑스 음식은 어떻게 세계 최고가 되었나)

$32.00
Description
“프랑스 요리가 세계를 지배하게 된 것은 단지 음식의 질이 뛰어났기 때문은 아니다. 그건 프랑스인들이 전하는 프랑스 음식에 관한 이야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구나 프랑스인들은 탁월한 이야기꾼들이다!”

프랑스는 어떻게 미식의 나라가 되었나
음식을 먹고, 음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음식을 신화로 만들어온 역사

미식의 원조이자 정수로 알려진 프랑스 요리. 그런데 정작 그 맛이 명성에 부합하는지를 두고는 이견도 있다. 프랑스 요리는 어떻게 세계 최고라는 타이틀을 갖게 되었을까? 이 책은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고대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프랑스 땅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먹고 마시며 이야기한 음식을 꼼꼼하게 살핌으로써 그 답에 접근한다. 돼지고기를 날것으로 먹던 야만적인 프랑크족, 그리스도교가 식생활에 미친 영향, 빵을 둘러싼 무수한 제도와 규정, 요리책의 등장과 궁정 요리라는 모범, 혁명 이후 부르주아 요리의 유행을 비롯해 식민지의 테루아르 문제, 오늘날 프랑스와 해외 영토의 식문화에 이르기까지 이 책에서 다루는 스펙트럼은 다채롭다. 역사적 기록 외에 문학작품과 영화라는 허구적 장르에서 음식이 재현되는 양상도 조명하는데, 소설 《보바리 부인》과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영화 〈엘리제궁의 요리사〉 등에서 당대의 식생활 관습을 드러내는 다양한 묘사는 그동안의 연구에서 간과된 층을 탐색하게 해준다.
매사추세츠주 바드 칼리지의 프랑스문학 교수이자 음식문화사연구소 소장이기도 한 저자 마리안 테벤은 다수의 음식 관련 저작을 펴내 프랑스 음식과 국가 정체성의 관계를 탐구했으며 프랑스 요리가 지닌 상징을 연구해왔다. 광범위한 역사적 자료를 탐색하며 저자는 프랑스 음식문화를 대표하는 키워드로 ‘사부아르페르savoir-faire’를 택했다. 이 책의 원제인 사부아르페르는 프랑스어로 수완이나 기량을 나타내는데, 음식문화와 관련해서는 훌륭한 먹거리를 키우고 요리하고 감상하는 노하우와, 그것을 프랑스적인 것으로 홍보하는 노하우로 나타난다. 천혜의 자연이 조성한 테루아르에서 난 양질의 음식을 뛰어난 솜씨로 요리해 최고의 가스트로노미를 즐긴다는 믿음, 식생활을 실제 현실 너머 상상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신화와 상징에 의존해 프랑스의 고유한 것으로 만든 자신감이 바로 이 한 단어에 녹아 있는 것이다.
저자

마리안테벤

MaryannTebben
미국노터데임대학교에서불문학과행정학을공부하고,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불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2000년부터매사추세츠사이먼록스바드칼리지에서불문과교수이자음식문화사연구소소장으로재직중이다.프랑스근현대문학과여성및살롱문학을가르치고있으며,문화사가로서프랑스음식이지닌상징을연구하며프랑스음식과국가정체성간의관계를오랜기간탐구해왔다.저서로《프랑스의음식문화사Savoir-Faire:AHistoryofFoodinFrance》《소스-글로벌히스토리Sauces:AGlobalHistory》가있고,〈‘몬칼라루’-마리즈콩데,여성요리사로서자전적글쓰기‘Moncallalou’:MaryseCondéWritingHerselfasFemaleCook〉〈소스의기호학-국가정체성과파스타소스의명칭SemioticsofSauce:NationalIdentityandNamingofPastaSauces〉등다수의논문을썼다.

목차

1장프랑스음식문화의기원,갈리아
문학속음식|데키무스마그누스아우소니우스,〈모셀라〉
2장중세와르네상스:빵의시대
문학속음식|프랑수아라블레,《가르강튀아》
3장프랑스가이룬혁신:요리책,샴페인,통조림,치즈
문학속음식|몰리에르,《서민귀족》
4장프랑스대혁명과그결과:와인,제빵,정육
문학속음식|루이세바스티앵메르시에,《서기2440년》
5장19세기와카렘:프랑스음식이세계를정복하다
문학속음식|델핀드지라르댕,《파리의우체부》/조르주상드,《마의늪》
6장문학적시금석
7장‘육각형’의바깥쪽:바다건너의테루아르
문학속음식|마리즈콩데,《요리와경이》
8장현대:농민은영원히
문학속음식|뮈리엘바르베리,《맛》

맺는글
부록|역사속의요리법
주/참고문헌/감사의글/사진출처

출판사 서평

가스트로노미의발명
-잘먹는즐거움과고급요리의단초

프랑스인들은식도락이나미식문화를함축하는가스트로노미라는용어가사전에등재되기훨씬이전에이와관련된개념과태도를발명했다.고대의문헌자료를보면프랑스인의조상인골족과프랑크족이일찍이로마제국시기부터잘먹는것으로알려졌고,이는훗날프랑스인이요리혁신과좋은음식에대한천부적기호를지녔다는주장의근거로쓰이게되었다.그들은돼지고기와치즈,따뜻한빵과함께하천에서잡은다양한물고기를즐겨먹었는데,그중에서도물고기는클로비스1세에의해프랑크왕국이세워지고그리스도교가도입된이후사순시기의금육의무를교묘히비껴갈수있게해주었다.중세유럽에서는그리스도교의영향으로수도원의식생활관습이주민전체로확산됨에따라수도원체제가식량생산과요리창작에서권력을장악하고영향력을발휘했다.교회의영향으로고기소비가제한되면서빵이프랑스식단의중심에놓이게되었으며,직접경작한채소가식단에포함되었다.
음식문화의역사에서르네상스와중세는상류층을위한세련미를지향하고가스트로노미를향해움직이기시작했다는데중요한의미가있다.기존의음식선택이의학적원칙을따랐던데비해,이시기부터쾌락과개인적취향을우선하는식생활로나아가게된것이다.특히프랑스궁정에서는호화로운향신료,파리근교밭에서수확한신선한과일과채소,급성장하던와인산업으로생산된최고급와인,그리고엄청난양의고기를함께차려낸진수성찬을들었다.프랑스는이른시기에중앙집권화가이루어진데다소비와유행의중심으로서파리를중시한덕분에유럽의다른나라들보다먼저국민요리가발전할수있었다.또한이시기에등장한초기요리책들은앞으로등장하게될상류층을위한세련된프랑스요리의축소판이었다.

빵의시대에이은고급요리의부상
-모든사람이빵을먹을권리와궁정요리에대한동경

프랑스에서는이웃나라들에비해이른시기부터제빵용밀가루를얻기위한밀재배가지배적으로이루어졌고,빵을집에서굽기보다시장에서사먹는일이보편화됨에따라전문직종의구조와규율로통제되는제빵사훈련체계가확립되었으며,관련직업도세분화해발전했다.특히중세프랑스인들은합리적인가격의빵을요구했다.대체로도시에서먹는빵과시골에서먹는빵,부르주아계층이먹는빵과노동계층이먹는빵이달랐으나,빵마다정확한명칭과중량이규정되었다.빵에대한왕실법령과규정은공정성과접근성을고려해합리적이고적당한양과가격을유지하도록강제했으며,이러한기조는생선이나정육에도영향을미쳤다.
한편샴페인과치즈의발명등혁신이이루어지는가운데17세기에들어인쇄되기시작한수많은요리책은프랑스요리의진미와기교를정의하는규칙과기술을기록해정립하며궁정풍의기품있는요리모델을뒷받침했고,고급요리를프랑스어가장악하게되었다.이시기는프랑스역사에서가장심각한기근이발생해시골지역은만성적인곡물부족에시달리던때였으므로파리의상류층과나머지프랑스인사이의격차가얼마나심각했는지를짐작할만하다.경제가팽창하고귀족권력의토대에변화가생기면서부유한부르주아계층이등장해귀족인척행세하기시작했을때도요리사를고용해상류층의음식문화를흉내내는것이관건이었으며,요리책에서도부르주아요리가다뤄지게되었다.이에대응해궁정귀족들은음식의질에관한허영과애착과기나긴토론으로자신들의식사관습을차별화하려했다.
혁명과두명의황제가등장하는정치적격동에이어공화국이수립된19세기에프랑스요리는전설적인셰프마리앙투안카렘,《미식예찬》으로유명한장앙텔름브리야사바랭,《미식가연감》을쓴그리모드라레니에르의활약과함께가스트로노미라는용어를탄생시켰다.아이러니한일이지만대혁명이후에궁정풍의우아한요리가다시사람들에게호감을얻었고,파리에서는귀족들의몰락으로일자리를잃은요리사들이거리로나와최초의레스토랑들을열었다.레스토랑의탄생은파리사람들이정치로부터주의를돌리게했으며,음식을주문함으로써만멋스러운부유층의생활에참여할수있었던방문객들의관심을사로잡았다.

테루아르에대한신뢰와
농민이라는상징

중세와르네상스시대이후문학과신화등으로이루어진허구의영역에서는프랑스땅의풍요로움에대한찬사가서사를지배했다.프랑스야말로타의추종을불허하는약속된테루아르의땅이라는자부심은,식민지를확장해가던19세기와그전후프랑스음식과식민지음식의분리를유지하는데도이용되었다.농업부문에서프랑스인들은식민지에조성한시험용정원에서프랑스식물학자들이직접식민지농산물을재배하며프랑스의테루아르를이식하려했고,식민지토양에프랑스작물을도입하려애썼다.그러나수없이실패한뒤에는프랑스에필요한특정한식민지토종작물을재배하게하는쪽으로옮겨갔고,세계대전이발발해프랑스내에심각한식량부족사태가벌어지자박람회를열어식민지음식을홍보하기에이르렀다.하지만프랑스인들의사고방식속에서프랑스테루아르의음식과식민지음식사이에차등이있다는생각은완강하게지속되었고,누가프랑스인이고타자인지에대한인식에계속해서영향을미쳤다.식민지의음식이나민족은프랑스요리라는관념안에전혀통합되지못했다.
두차례세계대전과독일의점령을거치면서프랑스는식량문제와배급을겪었고,1940년대부터농업인구가도시로이동하면서소농들이대규모농장에통합되며농촌체계가재편되었다.이를가스트로노미의선두라는정체성에대한위협으로인지한프랑스는프랑스음식의프랑스다움을공식화하고자했으며,농민주의에대한믿음을가지고현대자본주의의침입으로부터프랑스농업을지켜내고자했다.20세기초에는테루아르의구분을기반으로프랑스각지의와인과치즈등고급식품을법적으로보호하는원산지명칭통제(AOC)제도가마련되었다.자동차의발명으로지역을여행할수있게되자파리사람들은지방요리를발견하고찬양하며그지위를끌어올렸다.1945년부터1975년까지놀라운경제성장을달성하고식품과유통이산업화면서전국민의식습관이균질화되었고,1970년대에는단순함과가벼움으로고전요리를혁신하려는시도가있었으나,결국1980년대에는미테랑정부의주도하에퀴진드테루아르로회귀해지역의향토요리들이각광받게되었다.프랑스요리는다시농민과토양으로돌아온셈이다.

음식은프랑스를정의하는국가적정체성일뿐만아니라
프랑스공동체의삶을가장잘설명하는현상이다!
2010년‘프랑스의미식’은유네스코의인류문화유산목록에올랐고,현대프랑스요리는여전히세계최고로꼽힌다.동시에프랑스식생활은패스트푸드와냉동식품은물론베이글,도넛,케밥등외래음식을포함하는데,세계화된식품산업과이민자들이들여오는요리전통은여러세기에걸쳐형성된프랑스요리의이미지를파괴하는위협이되고있는듯하다.심지어할랄음식에대한찬반은프랑스내에서정치적갈등을유발하기도했다.
그러나이책을통해드러났듯이프랑스음식은단일체가아니라,겹겹이쌓인층이다.오트퀴진과부르주아요리,전문셰프의음식과할머니의가정식,온갖물자가모여드는수도파리의식탁과지역의특색이드러나는시골식탁이수많은층을이루고있다.음식소비가아니라생산에초점을맞춰살펴보아도현대화된식품산업과농업전통양쪽이공존한다.오랜역사내내프랑스음식은프랑스의경계바깥에서들어온농산물과요리를아우르며프랑스의것이되도록만들어왔으며,다양한형태의이야기를통해프랑스의음식정체성을형성해왔다.그리고이야기는지금도재생되고있다.변화에직면한현대프랑스역시새로움과융합을포용하면서도자국의역사와지역테루아르의가치를유지하고보존할길을찾아가며계속이야기를수정해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