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지 마시오 (수학자들의 칠판 | 양장본 Hardcover)

지우지 마시오 (수학자들의 칠판 | 양장본 Hardcover)

$38.00
Description
수학자들이 손에 분필 가루를 묻히고 칠판 앞에 서서 작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 과학기술이 발달했음에도 여전히 많은 수학자들은 분필을 들고 칠판 앞에 선다. 『지우지 마시오』는 세계적인 사진작가 제시카 윈이 전 세계 유명 수학자들의 칠판을 방문해 촬영한 사진과 그들의 목소리를 담은 특별한 작품집이다. 윈은 프린스턴 고등연구소, 하버드, MIT, UCLA, 시카고대학교, 프랑스 파리의 앙리 푸앵카레 연구소,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순수 및 응용 수학 연구소 등 수학 연구의 최전선에 있는 기관들을 방문해 100여 점의 인상적인 칠판 사진을 담아냈다. 이 책은 단순한 사진집을 넘어 수학이라는 추상적 세계와 그것을 탐구하는 인간의 창의성이 만나는 지점을 기록한다. 테런스 타오, 알랭 콘, 미하일 그로모프, 안드레 네베스, 카소 오쿠주, 피터 쇼어, 크리스티나 소르마니 등 동시대의 위대한 수학자들이 자신의 칠판 앞에서 수학에 대한 개인적인 통찰과 철학을 나눈다.
저자

제시카윈

저자:제시카윈
뉴욕패션기술대학(FIT)사진학교수로모건라이브러리앤뮤지엄,샌프란시스코현대미술관등주요기관에작품이소장되고있다.뉴욕타임즈,가디언,뉴요커,포춘등에사진이소개되었으며사진전문갤러리에드윈호크갤러리소속대표작가로활동중이다.

역자:조은영
서울대학교생물학과를졸업하고,서울대학교천연물과학대학원과미국조지아대학교에서석사학위를받았다.어려운과학책은쉽게,쉬운과학책은재미있게번역하고자노력하는과학전문번역가이다.《이토록멋진곤충》《생명의태피스트리》《세상을연결한여성들》《우주의바다로간다면》《파브르식물기》《시간의지배자》《돌파의시간》《대화의힘》등을옮겼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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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수학과예술의경계를넘나드는특별한여정
"수학자는화가나시인처럼패턴을만드는사람이다"라는영국수학자G.H.하디의말로시작하는《지우지마시오》는사진작가제시카윈이전세계수학자들의칠판을통해수학의시각적아름다움과창의적과정을담아낸작품집이다.100여명의저명한수학자들의칠판을촬영하고,그들의이야기를함께담아수학과예술,수학자들의삶을조명한다.
이책은단순한사진집을넘어수학이라는추상적세계를시각적으로경험할수있게해주는특별한여정이다.윈은칠판을통해우리가쉽게접근하기어려운수학자들의내밀한사고과정과창조적순간을포착했다."칠판은수학자의집이자실험실이고,생각에몰두를허락하는개인공간이다"라고윈은설명하며,수학과예술사이의근본적유사성을강조한다.
이책은수학에관심있는사람뿐만아니라창조적사고과정과인간지성의아름다움에매료된모든이들에게새로운시각을제공하는특별한경험이될것이다."분필가루자욱한먼지투성이방안에감춰진발견과진리,미스터리와아름다움"의세계로독자들을안내할것이다.

"지우지마시오!"의의미와철학
책제목"지우지마시오"는수학자들이중요한연구내용을칠판에남겨두거나잠시자리를비울때자주쓰는팻말에서따온말이다.마루굴리스가말한"나는이부분을몇년째지우지않고두고있다.워낙공식이복잡하기도하거니와매번그계산을다시쓰기가번거롭기때문이다"(p.110)의경우처럼,이문구는책곳곳에의미있게등장한다.특히중요한발견의순간에도이문구는의미를갖는다.

수학이창조되는곳이면어디나칠판이등장한다고자신있게말할수있다.수학자들이함께일하고있다?아마대부분칠판을둘러싸고있을것이다.그앞에서한가지아이디어를훑고토의한다.하지만칠판은이내지워지고곧다음단계의아이디어를위한공간이마련된다.이런과정은몇시간씩지속되고결국엔결론을내지못한사람들이이팻말을걸어놓고나간다.(p.130)

수학자들이칠판에적어둔,지울수없는문제들은아직미완성일수도,이미성공한발견일수도있지만모두'기록해둘가치가있는'생각들이다.제시카윈은이평범한문구에의미를더해"수학자가하는일은모든위대한예술가의작품처럼보존되고명예와인정을받아야한다"는생각을제목에담았다.

칠판위에새겨진발견의순간들
수학자들에게칠판은단순한도구가아니다.그것은탐구의흔적이며,아이디어가형상화되는공간이다.공동연구를많이하는수학자들은칠판위에서사고하고,협력하며,때로는실패하고다시시작하는과정을생생하게기록한다.매튜에머턴은연구에서칠판이가지는중심적역할을이렇게설명한다.

"나는다른사람과협력하는연구를즐기고,실제로도지금내가하는거의모든연구가공동으로진행된다.공동연구자와는다양한방식으로일한다.인터넷을통해원격으로,카페에서만나공책이나노트북에쓰면서.하지만아마연구실칠판앞에가장많이서있을것이다."(p.36)

칠판앞에서펼쳐지는논의는단순한기록이상의의미를가진다.서로다른사고방식을가진연구자들이한공간에서아이디어를교환하고,문제를해결하며,실수를수정해나가는과정은마치즉흥적인공연과도같다.수학의발견은단숨에이루어지는것이아니라,칠판위에서점진적으로형성되며,연구자들의끊임없는토론과협업속에서빛을발한다.
현대기술의발전에도불구하고수학자들이여전히칠판과분필을고수하는이유에대해이책은흥미로운통찰을제공한다.프랑스의수학자클레르부아쟁은"수학적소통은아주강렬한과정이다.칠판에쓰는일은수학의언어적소통을확장하는데필수적"(p.138)이라고설명한다.UCLA의테런스타오는수학을"운무에둘러싸인풍경"에비유하며,"처음에는아무것도보이지않지만안개가흩어지면서서로떨어진봉우리들이서서히보이기시작한다"(p.8)고말한다.이러한발견의과정이칠판위에서펼쳐진다.

다양성과열정이공존하는수학자들의세계
《지우지마시오》는다양한배경의수학자들을소개하며,특히여성수학자들의목소리에도주목한다.두사맥더프,로라발자노,엘렌에스노,크리스티나소르마니,앨리스창등자신의분야에서중요한업적을남긴여성수학자들의이야기는수학계의다양성을보여준다.한국인수학자인오희예일대교수도등장하여"수학은겸손을가르친다.인간이라는존재의한계를알려주고다양한관점의중요성과그속에숨겨진신비를보여준다"(p.40)라고수학의본질을설명한다.
이책은수학자들특유의유머와열정도생생하게보여준다.프랑스수학자에티엔지스는"어느날아내를설득해침대머리맡에칠판을걸어놓았다.하지만6개월뒤,칠판은제쓸모를보여주지못했고침대에분필가루만쌓였다.칠판을치우자고하자아내가몹시기뻐했다"(p.204)고회상한다.
노스웨스턴대학교의니콜라스블라미스는"내가성인이되어알게된가장가까운친구들은모두칠판앞에서공동연구를하며수학퍼즐을함께풀던사람들이었다"(p.90)고말한다.프린스턴대학교의벤슨파브는수학적발견의순간에대해"알고보니항상그곳에있었던것을새롭게발견했을때의도취감을갈구하는중독자가된기분이랄까.수학의진리는우주가존재하기전부터진리였으며,늘그자리에서나를기다리고있었다!"(p.XI)라고표현한다.
《지우지마시오》는수학을연구하는사람들에게는공감을,수학을낯설게느끼는사람들에게는새로운시각을선사할것이다.수학의세계는차갑고딱딱한공식으로만이루어진것이아니라,호기심과열정,그리고창조적사고가어우러진공간이다.분필가루가가득한칠판앞에서,수학자들은새로운세계를탐험한다.그리고그순간,수학은예술이된다.